[사진: 1985년 공개된 MG EX-E 컨셉트카-영국차임에도 왼쪽에 핸들이 있는 것(LHD)이 흥미롭다-와 오스틴 로버사의 개발자들. 4년뒤인 1989년 선보인 혼다의 NSX와 내외형적으로 비교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글/박상원(차량상품성 연구원/자동차 칼럼니스트)
0. 서두: 롱브릿지의 방문자들
지난 5월 중순, MG로버사의 파산으로 폐쇄된 영국 롱브릿지(Longbridge) 공장에 한 집단의 동양인들이 ‘극비리’에 방문하였다. MG로버사의 주요 생산시설인 롱브릿지는 회사에 대한 영국 정부의 지원금 거부로 인하여 지난 4월12일 생산시설의 노동자 6천여명을 이미 해고한 후였지만 잠재적인 인수자를 위해서 페인트 공장만큼은 가동중인 유휴시설이었다. MG로버사 노조 간부들이 함께 동행한 이 동양인들은 MG로버의 유력한 인수자인 중국 상하이 기차(SAIC)의 중국인들로 추정이 가능했겠지만 상하이기차는 언론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MG로버 사의 인수를 부인한 후였다. 하지만 이 방문자들의 국적은 이들간에 이루어진 대화가 일본어였다는 점에서 드러났다. 대체 어떤 일본인들이길래 한때 영국시장을 독점하였던, 영국 최후의 자동차 업체인 MG로버 그룹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1. 혼다 NSX의 전신, MG EX-E
롱브릿지 공장이 문을 닫기부터 20년 전이었던 1985년, MG로버의 전신인 로버그룹은 오스틴 로버(Austin Rover)사를 통하여 “비밀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흥분되는 컨셉트카”라는 슬로건 아래 MG EX-E라는 차량을 공개하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 차는 오스틴 로버사의 미래 프로젝트들이 기반을 두는, 단순한 '연구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양산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EX-E는 디지털 계기판, 신용카드 모양의 열쇠로 작동되는 잠금장치, 좌석 위치와 측면 거울 및 에어컨디션 정도를 기억하는 메모리 장치, HUD장비, 그리고 RSW(Rain Sensing Wiper: 자동 와이퍼)등 오늘날 많은 차량에게는 옵션으로 주어지지만 당시로는 우주공학에 가까울 정도로 혁신적인 장비를 장착하고 있었다.
이들 옵션만큼 흥미로운 것은 EX-E의 기술사양이다. 그룹 B 경주에 참여하는 MG사의 Metro 6R4 랠리카의 엔진인 3.0리터의 24밸브 V6엔진을 원동력으로 채용하고 있었다. 효율적인 무게배분을 위해 차체 중간에 위치한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무려 410마력으로 양산형의 경우 250마력이 예상되었다. 이러한 고출력을 견디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전륜이나 후륜구동방식은 무의미했다: 고로 6R4 랠리카에도 적용되었던 4륜구동 체제가 함께 선을 보였으며, 올 라운드 더블 위시본 형식의 서스펜션(all round double wishbone suspension)이 차체를 견뎌주었다. 고로 EX-E는 AWD, Mid Engine 차량 구조로 차체 또한 당시로는 첨단기술에 해당되는 것으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본드로 결합하여 (adhesive-bonded, high strength aluminum alloy frame) 제작되었다. 모듈러 방식의 이 차체는 기계적인 요소들이 들어가는 엔진실의 모듈과 운전자가 탑승하는 승용 모듈 등 3개의 모듈이 합쳐지는 방식으로, 이 모든 것을 통하여 공기저항 지수(Cd: Coefficient of Drag)는 지금까지도 경이적인 0.24를 이룩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EX-E로 하여금 최고시속 272킬로미터, 시속0-100킬로미터 도달시간이 5초 이하라는 놀라운 결과를 낳게 하였다.
같은 시기였던 1984년, 일본의 혼다는 그 동안 자사차량에 다수 채용하고 있던 FF 레이아웃(Front engine, Front wheel drive: 엔진을 앞에 배치하였고 앞바퀴 굴림 방식)외에도 새로운 종류의 파워트레인을 개발 중이었다. 혼다 엔지니어들이 결국 구상하게 된 방식은 UMR (underfloor, midship-engine rear wheel drive: 엔진이 차체 중앙에 위치하며 후륜구동 방식)이라는 것이었으며 뛰어난 무게배분으로 인하여 놀라운 운동성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이 방식은 FF에 비해 큰 장점이 없다는 결론아래 프로젝트가 중지되는 비운을 맞이하는 듯 했다. MG EX-E가 공개된 1985년 가을, 혼다는 그 결정을 번복하고 혼다의 첫 슈퍼 스포츠카 개발에 UMR을 채용하기로 결정, 개발을 재개하였다. 그리고 4년 후인 1989년,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진 NSX는 MG EX-E와는 달리 양산이 가능하였고 곧 시판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것은 이 두 차들간의 유사점이다. NSX는 혼다 차량으로는 처음으로 알루미늄 차체(aluminum monocoque body)를 채용하였으며 차체 중간에 위치한 3.0~3.2리터 V6엔진으로 295마력의 출력을 내었다. 이 두 차량의 스타일링도 아직까지 논란이 될 정도로 유사하지만 혼다가 겪었던 UMR의 실용화 어려움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높았던 EX-E가 혼다측 개발진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MG로버사의 디자이너였던 게리 맥거번 (Gerry McGover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본인들이 해낸 것에 대해서 존경을 금치 못하지요. 혼다 NSX를 보세요. 그것은 MG EX-E 디자인이 나온 지 꽤 되고 나서 나왔고, 나는 우리의 차량에 매우 흥미로워 하던 [혼다측]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었지요. [둘간의] 비교에 대해서는 당신이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맥거번씨의 말처럼 혼다는 MG로버가 MG EX-E로 선보였던 컨셉트카를 통해서 자신들에게 닥쳤던 몇몇 기술적 문제들의 해답을 찾았으며 종내 NSX라는 명차를 내놓았다는 유추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혼다가 MG EX-E를 단순하게 ‘참고’하게 된 데에는 이러한 ‘우연성’보다는 혼다가 로버와 일찍이 맺었던 관계가 더 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혼다가 로버가 보유한 기술력을 내부자만큼이나 충분히 알수 있을 정도의 관계였다는 점이다.
2. 혼다와 MG로버: 1980년대의 전략적인 파트너들
NSX와 MG EX-E의 유사성이나 둘 다 일본과 영국이라는 섬나라의 회사라는 공통점 외에도 혼다와 MG로버는 1980년대에 전략적인 관계를 맺은 역사가 있다. 당시 혼다는 MG로버의 전신인 ARG(Austin Rover Group)에게 시빅과 어코드를 제공하여 200, 400, 600 그리고 800 씨리즈 차량을 탄생시켰으며 MG, 로버 및 랜드로버 등 ARG측 차종들의 빈약한 품질관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더 나아가 혼다는 1986년 로버그룹으로 재 명명된 ARG에 대해서 20% 지분을 인수하였고 반면에 로버그룹 또한 혼다의 주식 20%를 매입할 정도로 상호 회사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들간의 관계는 냉정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1994년, BMW는 로버그룹의 대주주인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에게서 로버그룹의 주식을 매입하여 대주주가 되었으며, 다른 대주주인 혼다측에게 아무런 사전 양해없이 진행된 이 거래에 대해 혼다측이 매우 불쾌했다고 한다. 이후 BMW가 혼다에게 로버그룹의 경영을 함께 하자고 제의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혼다는 BMW의 움직임에 대한 결과로 혼다-로버 간의 상호 주식 제휴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 대영제국 거대 자동차 그룹의 말로: 단돈 10파운드
이후 MG로버가 걸어온 길은 필자가 쓴 BMW에 관한 기사, ‘BMW와 나비효과’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요약하자면 BMW는 로버그룹의 경영에 너무 방만한 자세로 일관하여 더 깊은 경영난에 처하게 되었고, 1996년 로버그룹 인수를 추진했던 BMW 회장인 베른트 피체스리더가 해임되고 로버그룹의 역사적인 브랜드들인 랜드로버는 포드에게 1.85 billion Pound를 받고 매각, 미니(Mini)는 BMW가 가지고 갔다. 결국 MG와 로버를 포함하는 나머지는 BMW가 영국계 투자가들이 이룬 피닉스 홀딩스(Phoenix Holdings)에게 상징적인 가격인 10 파운드에 매각하여 로버그룹은 남은 브랜드들의 이름을 따서 MG로버로 최후의 재명명을 거치게 되었다.
1952년, 모리스(Morris)와 오스틴(Austin)이 통합하여 브리티시 모터 코페레이션(British Motor Corporation: BMC)로 시작했던 MG로버. 1952년도 통합 당시 오스틴의 사장인 레너드 경(Lord Leonard)이 “BMC의 약어가 뭔지 아나? 내 경쟁자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네! (“Bully My Competitors!”)라며 조롱을 던질 정도로 영국 자동차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랜드로버, 미니, 재규어, MG, 로버, 오스틴 힐리 등의 명 브랜드로 지금도 영국, 유럽, 미국과 일본 등 전세계에 팬을 보유한 이 회사의 44년 뒤 잔존가치는 이처럼 단돈 10파운드 (한화 2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이만한 가치 창조(value creation)가 아닌 가치 파괴(value destruction)가 행해진 것은 유례가 없을 것이다.
[계속]
4. 무너진 영국 제조업의 꿈, 로버
로버의 불운은 안타깝게도 10파운드로 끝나지 않았다. 피닉스란 이집트 신화에서 자신을 태워 새롭게 부활하는 새였지만 정작 같은 이름의 투자회사는 MG로버를 살리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장하준 교수(영국 케임브릿지대, 경제학)가 ‘월간 참여와 혁신’ 2005년 6월호에 기고한 글(영국에서 자동차 회사가 ‘멸종’된 까닭은)에서 적힌 이들 경영진의 행태는 무너져 가는 회사치고는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에서도 피닉스 홀딩스는 경영진 4인에게 4년간 2800만 파운드(한화 약 55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했으며 주주들에게 고율의 배당을 나누어 주면서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 장교수의 지적이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된 국가로서 주주에 대한 배당을 중시하는 풍토가 강했기 때문에 주주들에 호의를 얻고자 했던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이었으며 이공계를 경시하는 영국의 고질적인 풍토까지 가세, 마지막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 로버에 대한 구원의 결과는 이렇게 참담하게 끝났다.
결국 2005년 4월 7일, 로버를 아끼는 많은 영국인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같은 회사는 영국 정부에 의해 법정관리가 선포, 잔존하는 자산을 매각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게 되었다. 일본이 자동차 강국이 될 수 있게 해준 데에는 학자 마키노 노보루의 책 제목이였던 ‘제조업은 영원하다’에서 처럼 제조업 중시 사상이 존재했던 것과는 달리, 영국의 자동차 제조업은 수십년간 영국 정부의 지나치고 비일관적인 간섭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어 결국 그 종말도 정부의 손에 의해 차갑게 처리되고 말았다.
이제는 쓰러져버린 물소 위를 맴도는 독수리 떼처럼 MG 로버의 유산인 차종들, 생산시설들과 브랜드들에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00년부터 로버 그룹에 관심을 보였던 상하이 기차, 영국의 자존심을 살리려는 영국계 투자가들, 이란의 국영 자동차 회사인 코드로(Khodro)등이 그들로서 상하이 기차나 코드로는 차종들에 대한 생산 권리 및 시설의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MG로버가 보유한 MG브랜드에 관심을 보인 곳은 로버그룹의 제휴사였던 혼다 그리고 영국 중소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TVR의 소유주 등이다. 혼다측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카(AutoCar)에서 혼다가 MG로버 그룹 전체 보다는 MG 브랜드만을 인수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하고 있으며, 지난 5월 롱브릿지 공장을 방문한 일본인들이 바로 혼다 본사에서 나온 파견단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4. 혼다-MG의 가능성
혼다는 로버가 1990년대에 경영난으로 서서히 침몰하고 있던 와중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서 기록적인 경영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빅이나 어코드, 오딧세이 등과 같은 세단과 미니밴 등 재래적인 차종들을 통한 것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NSX를 비롯한 스포츠카들의 판매율은 저조했으며 2도어 쿠페인 프레루드는 단종되었고 Civic Si, Acura Integra의 경우는 단종과 재판매를 거듭하는 등 혼다의 스포츠카 판매는 전체적인 사운과 무관하게 돌아갔다. 더 나아가 후륜 구동의 S2000은 2.0리터의 직렬4기통 엔진에서 240마력이라는 놀라운 성능을 냈지만 초반의 판매호황과는 달리 판매 6년째 접어드는 지금은 단종설이 흘러나올 정도로 독일의 경쟁차종들이나 자사의 대중차종들에 비해 판매성적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1922년 로드스터 판매를 시작으로 스포티한 운전의 재미를 선보였던 영국 브랜드중의 하나인 MG는 혼다의 스포츠카 또는 스포티카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MG로버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MG차량의 판매는 큰 감소가 없었으며 아직 틈새(niche)시장을 노릴 수 있는 충분한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이 있다는 것이 중설이다. 사실 MG로버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영국 자동차 업계는 그 경쟁력이 빈약하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르지만, 영국의 자동차 기술력은 여전히 우수하다: 현재 말레이지아의 자동차 회사인 프로톤(Proton) 산하에 들어간 로터스(Lotus)는 자체 차종 개발 및 생산 외에도 현대차를 비롯한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차량 연구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지금은 독일 아우디 휘하로 들어간 코스워스(Cosworth)의 경우 모회사 고성능 차량 개발에 참여할 정도이다. 이처럼 영국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영국 자동차 전문지인 CAR 의 편집장, 제이슨 발로우(Jason Barlow)씨가 MG로버의 명멸과 관련하여 쓴 금년 6월호 사설에서도 탄식했듯이 아직까지 세계 최상급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혼다의 MG브랜드 인수 가능성은 그들이 자체 브랜드를 통한 차종 확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일본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고급브랜드인 아큐라(Acura)를 진출시킨 혼다는 렉서스와 사이언 (미국시장 전용)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가고 있는 도요타에 비해 성공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도요타의 경우 1980년대말 미국시장에 렉서스를 진출시킬 때 이미 진출해 있던 아큐라의 전략을 분석, 혼다측의 실수를 피해갔으며 짧은 시간에 독일의 고급경쟁차종들과 같은 급으로 인정받은 렉서스에 대한 평가와 달리 아큐라에 대한 평은 복합적이다. 물론 아큐라 또한 렉서스, 인피니티등과 마찬가지로 매년 판매기록을 세우고는 있으나 – 참고로 2005년5월 아큐라의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9.1% 증가한 18,685대로 9개월 연속으로 판매량 갱신 중이며 금년 1월부터 5월까지의 판매량은 86,201대로 전년동기간 대비 8.7%증가하였다 - 브랜드 가치에 있어서 렉서스만큼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만약 혼다가 MG를 인수하게 될 경우 후자가 80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여 스포츠카 또한 스포티카(sporty car) 분야에서 이미지 구축이 더 신속할 수 있고, 나아가 EX-E에서도 잘 나타난 MG측의 기술력을 이용, 자사의 고성능 차량 또는 스포츠카를 함께 개발 할 수도 있다. 여담으로 독자가 일본의 유력한 자동차 회사와 영국의 쇠퇴한 브랜드간의 결합에 ‘공포감’을 느낀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폴크스바겐과 벤틀리, BMW와 미니의 경우처럼 이미 독일업체들이 이러한 조합을 멋지게 성공시켰으며, 로버와 제휴 경험이 있고 영국내에 이미 생산시설들(HUM: Honda U.K. Manufacturing Ltd.)을 보유한 혼다가 오히려 더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혼다 이외에도 MG브랜드 인수를 희망하는 곳으로는 영국의 중소 스포츠카 메이커인 TVR의 소유주, 니콜라이 스몰렌스키가 있다. 6월 1일 오토익스프레스(AutoExpress)에서 전한 소식에 따르면 스몰렌스키 소유인 영국의 TVR가 MG의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보도되었으나 다른 언론매체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스몰렌스키 개인에 의한 인수 시도라고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 최대 은행이었던 SBS/AGRO, Sibnett 정유사, ORT방송사등을 소유했던 알렉산더 P.스몰렌스키의 아들인 니콜라이 스몰렌스키는 1998년 IMF위기로 인하여 무너진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은 젊은 백만장자로 영화 ‘Swordfish’에서 날렵한 컨버티블로 알려진 영국의 TVR사를 인수했던 2004년 그의 나이가 불과 24살이었다. 스몰렌스키가 MG로버에서 인수할 수 있는 것으로는 TVR의 생산시설보다 더 현대적인 롱브릿지 생산시설, MG의 TF모델 권리 등으로 이 경우 TVR측이나 MG로버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어서 영국 언론들에 의해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5. 좀더 푸른 대양(Blue Ocean)을 향해서…
한때 영국이나 이태리와 같이 자동차 선진국의 메이커들 - MG로버, FIAT등 - 이 경영난으로 중국, 러시아등 의 신흥 또는 후발 주자들에게 인수 또는 합병을 통해 새롭게 재편되어 가고 있는 요즘, 세계 자동차 업계는 로버와 같이 피를 흘리며 좌초한 ‘고래’들로 인하여 빨간 대양(Red Ocean)을 이루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의 유해는 또 다른 생명체들에게 더 커질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더 푸른 대양을 향해 전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듯 하다. 혼다의 MG인수 가능성도 그런 면에서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 문득, 20년 전 MG EX-E의 꿈이 오늘도 일본 도치기(Tochigi) 공장에서 생산되는 NSX의 알루미늄 차체에서 투영되듯, MG와 혼다가 함께 멋지게 비상하는 것을 더운 6월의 한 밤에 꿈꾸어 보게 된다.
기사&사진 : 글로벌 오토뉴스(http://global-auto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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