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날씨 속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서킷 패독 쪽에 모여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임시로 만든 무대 위에 올라와 있었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온도가 굉장히 추웠는지 모두들 약간 떠는 분위기였다. “네, 올 한해도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저희 이글 모터스포츠와 이글 레이싱은 일본 슈퍼다이큐[각주:2]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비록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이글 팀이 시즌 중반에 터진 식중독 문제로 뭐되었지만, 그래도 일본 이글과 이글 코리아, 그리고 이글 레이싱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서 그나마 다행이라 여깁니다.”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여자의 목소리는 약간 떨려있었다. 날씨 탓일까? 그녀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긴장감도 더 했다. 특히 시즌 중 식중독으로 고생한 한 드라이버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뭐, 이제 마이크를 식중독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주인공에게 넘기죠. 박영준, 한 마디 해야지.” 박영준이란 이름이 불리자 한 남자가 앞으로 걸어 나온 후 그녀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네, 안녕하세요. 박영준입니다.” 인사를 마치자 무대 앞에 있던 사람들이 웃었다. “어제와 오늘, 2일간 이런 이벤트를 하게 되었는데, 사실 저 이번 이벤트에 못 나올 뻔 했습니다. 이유요? 팀에 망신된다고 말이죠. 앞에 계신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제가 식중독 걸려서 앓아눕는 바람에 3전은 재연이 형 혼자 뛸 뻔 했지만 다행히도 다른 대회에서 활동하는 드라이버 한 명을 긴급히 수혈해서 경기를 치렀죠. 다행히 그 친구가 엉망진창이 아니어서 말입니다만……, 내년엔 거짓말 안치고 몸 관리를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거 진짜 개망신이네요.” 박영준이라는 남자의 인사가 진행된 동안 구경하던 사람들은 낄낄 대고 있었다. 대놓고 스스로 자폭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누가 그를 대기업 회장의 손자라 생각하겠는가? 그리고 무대 뒤에 서 있던 한 남자도 웃고 있었다. 그곳에 있던 직원들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가 단순한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박영준이 식중독으로 고생할 때 임시로 투입된 드라이버란 사실을. 곧이어 아까 마이크를 잡은 여자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무대 뒤에 있던 드라이버를 소개했다. 바로 박영준이 문제의 사건으로 고생했을 당시에 투입되었던 드라이버였다.
이벤트가 중반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각 드라이버들의 퍼포먼스도 이어졌고, 새로 들어온 드라이버들의 자기소개가 있었다. 조금 전 무대 뒤에서 등장한 남자가 자신을 소개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 DDGT 짐카나 클래스 챔피언인 박준혁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유럽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홀연히 국내 서킷을 떠난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이글 모터스포츠에 합류한다고 정식적으로 선언했으니 그 충격은 더 컸던 것이다. 어느 정도의 충격이 지나간 뒤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한 남자가 질문을 던졌다. 자신을 한 신문사에 근무하는 기자인 김정석이라 소개한 그 남자는 이번에 이글 모터스포츠와 같은 계열사이자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이글 코퍼레이션이 스피라의 개발권을 인수했고, 이글 모터스포츠가 이 차의 경주차를 투입시킬 것이라는 루머가 사실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던 여자는 표정이 약간 변하더니 한마디 했다. “아, 진짜. 이번에 주식회사 이글에 가면 담당자에게 한소리해야겠네요. 그 이야기를 누가 퍼트린 건지.” 그렇게 말한 여자는 옆에 있던 남자를 불러서 귓속말로 뭐라 했고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이글 모터스포츠의 최고 고문인 박금석입니다. 일단, 지금 기자 분께서 질문하신대로 이글 코퍼레이션에서 스피라의 개발권을 인수한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사실입니다만, 그 뒤는 아직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회사 사이트를 통해 공지할 방침입니다.” 씁쓸하게 웃는 박금석이라는 남자는 무대 앞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박금석, 그는 본래 박영준이 소속된 한강 블랙버드 소속이었지만, 팀이 이글 모터스포츠에 인수된 후 지금은 고문 역할 겸 주니어 스쿨의 대표 역을 맡고 있었다. 예전에 비하면 직위가 낮아진 것이지만 그로서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사실 내가 너무 지쳐서 그렇지, 송미옥 대표는 정말 열정적이라니까. 남편이 도와주니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벤트가 종료된 지 2일 후인 12월 23일 오전 11시 20분,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2가. 박금석 고문과 이벤트에서 대표로 인사한 여자, 즉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인 송미옥은 한 남자와 사무실에 앉아서 협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송재혁 선수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휴식이 필요한 시기에 휴식이 이뤄지는 것 그거 하나네.” “네, 그녀석이 요구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대표님께서도 아시겠지만 걔는 그동안 쉴 틈이 없이 달렸어요. 클리오 컵 프랑스, GT4 European Cup[각주:3],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본에서 개인자격으로 뛸 수도 있어요. 영국에서 만난 드라이버의 요청으로 인한 영국 GT 챔피언십 출격 설도 나도는데…….” 속이 타는지 송미옥의 앞에 앉은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물을 그대로 원샷했다. 송미옥은 그를 쳐다보면서 한마디 했다. “좋아. 일단, 테스트부터 해 보자. 어차피 우리 팀은 내년 대회를 위해서라도 올해 2월 안에는 독일로 갈 거야, 그 이전에 테스트를 마무리 짓고 싶어. 일단 엄진호 너는 날 잘 아니까, 평시 대화처럼 갈게. 재혁이가 지금 한국에 들어온 거 맞지?” “네. 아주머니. 어제 조부님 뵙는다고 청양으로 가던데요. 근데 왜 청양인지.” “집안의 산소가 청양에 있고 재혁이는 매년 귀국하면 청양에 있는 집안 산소를 찾고 걔 조부님에게 문안을 올려. 그렇게 한 후 국내 활동을 하는 거지. 어차피 지금 재혁이 조부님, 즉 나에게 있어서는 시아버지 되시지, 그 분이 우리 그룹 총수니까.” “아, 그건 들었어요. 가족 그룹으로 시작되었다면서요.”
지금 송미옥이 대표로 있는 이글 모터스포츠는 본래 주식회사 이글, 즉 이글 코퍼레이션의 모터스포츠 사업부로 시작한 회사였다. 확실히 일반 회사와 다른 것이 있다면 본래 사업부로 출발하다보니 대부분의 업무가 주식회사 이글의 업무에 맞춰진 것이 태반이었다. 때문에 만일 주식회사 이글에서 뭔가가 발표나면 이글 모터스포츠도 긴장하는 일이 많아서 대표인 송미옥으로서는 언제나 본사의 반응을 지켜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며칠 전의 이벤트 때 역시 마찬가지. 자신에게는 일언의 이야기도 없이 일이 생기자 미옥이 직접 본사까지 간 것은 안 봐도 비디오였던 것이다.
“뭐, 그것 때문에 가끔 시끄럽긴 해. 안 그래도 어젯밤에 주식회사 이글의 대표와 또 한바탕 달렸거든. 일단 신 경주차 도입은 사실상 확정이고.” “신형 경주차요? 911 GT3 R도 부족하다 이건가요?” “응, 안 그래도 한 대로는 부족해서 말이지. 작년도에 이클립스나 다른 팀들이 워낙 쟁쟁했고 또 우리 같은 경우도…… 좀 곤란했던 일이 있어서 말이야. 너도 무슨 일인지는 알거야.” “아, 네 뭔지 알겠네요. 저도 신문에서 봤어요.” 사건은 2012 시즌 중, 스페인 나바라 주의 나바라 서킷(Circuito de Navarra)에서 열린 대회 직전에 일어났다. 대회 직전, 팀 이글 유럽의 선수단은 서킷 인근의 식당에서 조식을 해결한 후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당시 로스 아르코스에서 서킷까지의 거리는 약 30km인 관계로 가서 준비만 하면 되는데 가던 도중 이놈의 음식이 어딘가 잘못되었는지 드라이버인 박영준이 구토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팀 닥터까지 뛰어와서 난리도 아니었고 결국 급하게 마츠자와 유카가 독일에 나가있는 아는 드라이버를 수소문해서 겨우 경주를 마무리 지었다. 그렇게 투입된 드라이버가 박준혁이었던 것은 두말 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준혁이만으로는 좀 부족해서, 이번에 신차도 낼 겸사로 재혁이를 추가로 쓰고 싶었던 거야. 알잖아. 걔 외국 생활이 길어지면 집안에서도 안 좋아하는 거.” “그랬나요? 안 그래도 걔 향수병 날까봐 엄청 고민했거든요. 저한테도 ‘일본 쪽 일이 안 되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자.’라고 해서 말이죠.” 미옥은 그 말을 듣고 ‘역시나’라는 표정을 지었고 박금석 역시 한숨만 쉬는 분위기였다. 당연한 일이다. 자존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송재혁이 일이 안 되면 돌아오자고 한다는 것은 정말 창피한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일본으로 때 마침 나간 마츠자와 유카에게 그를 만날 것을 부탁할까 검토했지만 이미 한국에 돌아온 재혁이 그녀를 만날 리는 만무했다. 아니, 한 가지 가능성이라면 가능했다. 유카는 지난번 오토파크에서 열린 팬 미팅처럼 팀에 행사나 일이 있을 경우 한국에 오는데, 마침 오늘은 서울 신촌에 있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일본 모터스포츠 관련 강연에 요청을 받고 참석하는 중이었다. 그 생각을 하고 웃은 미옥은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 엄진호에게 식사 안 했냐고 물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식당에서 할 기세였다.
오후 4시 20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노고산동, 검은 패딩에 검은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신촌역 3번 출구 쪽에서 걸어 올라오다 두 남녀와 만났다. 잠깐 부딪치면서 여자의 지갑이 떨어지는 바람에 한동안 난리가 났고, 결국 안에서 이야기하면서 대충 정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인근의 커피숍에 앉게 되었다.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송재혁이라고 합니다.” “민폐라뇨, 오히려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이글 모터스포츠 한국 쪽 담당자인 강일준입니다. 이쪽은 일본 쪽 담당자인…….” “松沢由宇かです。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마츠자와 유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こちらこそ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첫 인사가 오간 후 잠시 동안의 정적, 역시나 최고 대표가 없는 상황 속에서 세 사람이 무슨 말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강일준이라는 인물이었다.
“아, 그 궁금한 사안이 있는데 송재혁씨, 모터스포츠에 관심 많으십니까?” “작년까지 SRO의 지원으로 유럽에서 활동했습니다만…….” “잠깐, 작년까지 유럽에서 활동했다면, 지금 소속팀은 없는 겁니까?” 강일준이라는 남자의 말을 들은 송재혁은 고민에 빠졌다. 확실히 지금 그가 뛰는 팀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종전에 뛰던 GT4 European Cup이 사실상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사실상 현재는 무적선수나 다름없는 상태였고 만일 이 사실이 알려지면 충분히 여러 팀에서 제의를 해올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푹 쉬고 싶었던 재혁이었다. 한국에 비밀리에 들어온 것도 이 때문이었고, 만일 그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면 불 보듯 난리날 것은 뻔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그의 앞에 있는 남자, 강일준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큰 급선무였기에 재혁은 입을 열었다.
“일단 지금은 없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이글 모터스포츠라고 들어보셨습니까?” “프랑스에서 TV로 Blancpain Endurance Series[각주:4]을 구경하던 중에 본 적은 있었습니다. 당시 Porsche 911 GT3 R 경주차만 나와서 고군분투를 하던데요. 그때 처음 봤습니다만……” 송재혁의 말을 듣던 유카가 강일준에게 한마디 했다. “ソンジェヒョク選手が私達のチームを知らないわけではないんですね。ただし完全に知ることがないので問題だ。(송재혁 선수가 저희 팀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네요. 다만 완벽히 아는 것이 아니라서 문제지.)” “そうですよね。(그렇군요.)” 재혁은 말을 한 후 자신의 앞에 있던 녹차를 한잔 마셨다. 사실 그렇다. 현재 그가 한국에 들어온 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가족과 매니저인 엄진호, 그리고 절친한 기자인 장민준 정도. 그나마 장민준에게는 오프 더 레코드와 엠바고를 유지하라고 했고, 가족들에게 보안 유지를 촉구했을 정도로 그의 이번 입국은 거의 뜻밖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보안이 새나간다면? 그거야 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그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여러 회사에서 그를 만나겠다고 나올 것이고 그는 어떻게 해서든 도망을 가야 하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 앞이라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송재혁이었다. 애시당초 이들은 그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송재혁이 한참 강일준, 마츠자와 유카와 대화하고 있을 시간인 12월 23일 오후 5시 10분,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국일보 임시사옥. 이곳은 원래 한진그룹의 중심기업인 한진이 입주해 있고 또 한진에서 직접 지은 빌딩이긴 하나 한국일보의 중학동 사옥이 재개발 지구로 들어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진의 도움으로 임대해 쓰는 상황이었다. 당초 계획상이라면 중학동 사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도대체 무슨 사정인지 아직도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상암동에 건물을 짓는다는데, 언제 지어질지도 모를 노릇이라고 한다.
이곳 신문사의 경제부 기자인 김정석은 얼마 전 이글 모터스포츠의 행사에 기자 자격으로 참가해 당시 송미옥에게 신형 경주차 투입에 대한 정보를 입수 받아 기자로 작성했고, 이 기사는 특종으로 다뤄져 국내외의 모터스포츠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런 소식만큼이나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선배나 다른 기자들이 가지고 있겠지만 적어도 다른 기자들은 정보를 내놓지 않을 기세였다. 이에 김정석은 대학 선배인 사진부의 장민준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장 선배, 뭐 정보 없어요? 이글이나 다른 팀에 관한 거요?” “모르지. 나는 이쪽에 큰 관심이 없고, 스포츠부에 물어봐도 다들 꼭꼭 감춘다고 하니까. 김 기자는 그래도 경제부니까 자동차 업체들이나 용품 업체들이 막 팀 스폰서 하는 것에 대한 정보는 얻었을 거 아냐?” “전혀요. 얻은 것들은 대부분 작년 것인데, 거의 장기계약이니까요. 그나마 신서연 기자에게 들은 것으로는 이클립스 레이싱이 이탈리아의 타이어 브랜드인 피렐리(Pirelli)와 개인용 차량 타이어 제공을 중심으로 하는 스폰싱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인데, 이게 타이어 제공 계약일리는 없단 말이죠. 선배도 아시지만 피렐리 사는 현재 Formula One의 타이어 공급 업체라서 좀 난감해요.” “피렐리가 F1 타이어 공급업체라…… 왜 체결했을까? 페라리(Ferrari) 때문 아냐?” “단순히 팀 경주차 중 하나가 페라리라서 그런 것은 아닐거에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내년에 GT1과 GT3에 나서는 팀들이 모두 단일 타이어를 쓴다는 소문이 있어요. 확실한 소문은 아닌데, 만일 이게 맞는다면 이클립스 레이싱은 이 부분에 있어서 앞서 나가는 거죠.” 김정석의 말을 들은 장민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물었다. “그럼 연습할 때 편하다, 이거네?” “당연하죠. 올해까지만 해도 미쉐린(Michelin)이었는데, 당장 내년부터 타이어 공급 업체가 바뀌어봐요. 준비를 못하면 초반 패닉이라고요.” 김정석의 말대로라면 준비가 부족할 시 경기에서 밀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모터스포츠 팀들이라면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다 대응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민준은 이를 가지고 질문했지만 정석의 생각은 그 반대였다. “전혀요. 당장 GT1 World Championship은 경주차 유지비와 도입비가 장난 아니게 뛰어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특히 이 클래스는 실제 시장에 팔리는 스포츠카와는 전혀 다른 모델들이 되어가니까, 개조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통합이죠. 경주차에 관한 규정을 통합하는 거예요. 말 그대로 GT1과 GT3을 통합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타이어에 대한 적응은 아마 어려울 겁니다.”
그런 김정석과 장민준의 대화에 끼어든 한 여성. 바로 그들과 같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신서연이었다. “하지만, 김 선배. 그런 증거가 어디에 있어요?” “확실히 신서연 네가 말한 대로 증거는 희박하지. 하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의 추세가 다운사이징인데, 레이싱계도 그걸 반영하고 있잖아. 당장 F1만 해도 2014년부터 V6 터보를 쓴다는 소식이 상당하고, WRC[각주:5]는 1.6리터 터보, WTCC[각주:6]도 그 급이고, 영국 BTCC[각주:7]와 스웨덴 STCC[각주:8]를 보라고. 새로운 투어링카 규정을 내놓고 터보 엔진을 기본으로 했어. 우리나라도 뭐, 말이 필요 있냐? 슈퍼레이스만 봐도 알잖아? 작년 시즌 엑스타 GT 클래스는 아예 대놓고 2리터 터보 경주차였잖아. DDGT[각주:9]도 그래. 저비용 고효율을 키워드로 하다보니까, 아예 장난 아니게 되었다고.” “선배, DDGT는 이야기가 다르죠. MK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거긴 뭐 그리 규정이 복잡한지. 게다가 내년 시즌에는 아예 대놓고 원메이크도 나온다고요.” “어쩔 수 없어. 신 기자도 알지만, 독일 DTM과 일본 Super GT, 그 중에서도 최고 클래스인 GT500이 2014년을 목표로 규정 통일화를 선언했어. 들어서 알겠지만, 독일과 일본 최고의 투어링카 챔피언십인 이 두 대회가 규정의 통일을 선언한 것은 나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쇼크였고, 팬들에게는 엄청난 소식이었지. 그 정도의 거대 대회가 등장하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소식인거 같아. DDGT도 나름대로 거대화를 노리는 거겠지.” 누가 알면 이들 3인이 모터스포츠 전문 잡지 기자인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이들은 단순한 신문 기자들이었다. 다만 김정석이나 신서연은 취향이 둘 다 모터스포츠 쪽이라서 그렇지.
“아, 김 기자, 이거 알고 있어?” “무슨 소문인데요?” 김정석을 돌연 부른 것은 스포츠부의 최대천 기자였다. 원래 모터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그였지만 경제부의 김정석에게 맨날 끌려 다니는 바람에 자칭 ‘반(半) 모터스포츠 전문가’가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기자들의 평. 그런 최 기자가 김정석을 부른 것은 뭔가 있다는 것 아닐까? “이글이 박준혁 말고 신규 선수를 영입한다는 소문 말이야. 그거 사실일까? 일단 박준혁 선수와는 며칠 전에 계약했잖아?” “박준혁 선수와 계약한 것은 맞죠. 그건 스포츠한국에서 다뤘으니 빼고 간다 해도, 이글 모터스포츠가 어떠한 자금력으로 신규 선수를 영입할지는 모릅니다.” “자금력? 돈이 될까?” 최대천 기자의 질문, 김정석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해줬다. “그룹 차원에서 이글 모터스포츠를 지원해 주고 있는 지금 상황을 볼 때 이글의 자금사정은 나쁘지 않거든요. 지난 번 행사에서 언급한 송미옥 대표의 발언을 검토해보면 적어도 유럽 공략을 위해 현지에서 활동하던 드라이버가 한 명 더 필요한가봐요.” “결론은 유럽 공략을 위한 보충이네? 그런데 돈이 될까?” “제 아무리 돈 먹는 하마라 해도, 올해 이글의 성적을 보면 다른 팀의 공세가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았어요. 박영준, 이재연이라는 필승 카드가 있지만, 정작 포르쉐 911 GT3 R은 웬만한 팀에서 공략 법을 가지고 있을 테니, 드라이버 본인에게도 고역이었을 거고요. 그래서 송미옥 단장의 공격적인 성격상 단순히 넘어가지는 않을거에요. 새로운 경주차와 신규 선수를 동원해서라도 다른 팀을 따돌리겠죠.” 정석은 그 말을 하면서 올 한해 이글 모터스포츠 산하 팀과 이글 모터스포츠에서 후원중인 선수들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보면 아시겠지만, 유럽 이글의 주장 이재연은 확실히 올해 장난 아니었죠. 스폿으로 참전한 박준혁(전 ADAC GT Masters, BMW Alpina B6 GT3)은 확실히 송미옥 대표가 계약할 의사를 보일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으니까요. 문제는 박영준 선수인데, 하필 오셔스레벤 서킷 전 직전에 식중독으로 골로 가서, 결국 박준혁이 스폿 참전 했잖아요. 게다가 올해가 소포모어 징크스인지? 아님 그냥 향수병이 걸린 건지, 약간 안 좋아요. 박영준이 삽질하면 이재연이 막는 수준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정도 더 있으니까, 그냥 쓸 거 같아요. 아님 뭐 구 한강 블랙버드 레이싱팀 때문에라도 더 쓸건지.” 정석이 컴퓨터의 마우스를 한번 누르자 다른 성적표가 뜨기 시작했다. “일본 이글은 슈퍼 GT GT300 클래스에서 활동하는 황태현 선수(BMW Z4 E89 GT3)가 복병인데, 계속해서 오토바이 레이싱으로 전향한다는 소문이 나와서 송미옥 단장이 머리를 싸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혼다기연공업이나 스즈키에서 계속 이야기 들어와서 문제긴 합니다. 만일 황태현이 전향하면, 지금 파트너인 윤지은 선수는 파트너가 없어서 당장 귀국 비행기에 올라야할지도 몰라요. 아님 쌍둥이 언니가 있다는 슈퍼 다이큐(スーパー耐久)로 전향하거나요.” 김정석은 그 말을 마치고 물을 한 잔 마셨다. “슈퍼 다이큐는 클래스 규정상 GT3가 추가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를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직 거기도 드라이버가 문제고, ST-3의 경주차인 마쯔다 RX-7 FD3S는 나쁜 성적은 아니었어요. 드라이버 3명 모두 여자인데, 체력 관리 능력이 뛰어나서 성적도 좋고요. 작년 시즌 마지막 전에 논문 프로토타입 쓴다고 빠진 마츠하라 미야코(松原宮子) 선수를 대신해 스폿으로 참가한 박수현 선수는 이미 경력이 있는건지, 나쁜 활약을 보이지 않아서 올해 정식 투입 가능성이 높고, 남은 두 명 중 한 명은 외부 수혈이 될 것 같아요.” 정석은 그 말을 한 후 국내 현황을 공개했다. “국내는, 말이 필요 없죠. 일찌감치 이글 모터스포츠의 경주차 메인터넌스를 받고 있는 DDGT의 노원일 선수(DDGT GT300, 현대 제네시스 쿠페)는 뭐, 올 시즌에도 펄펄 날아다녔고, 상위 클래스인 GT500에 기습 참가한 나형일 선수(현대 제네시스 쿠페)는 2전부터 이글 코퍼레이션의 스폰싱을 받았으니까요. 슈퍼 레이스 N9000 클래스에서 활약 중인 채서인(기아 뉴프라이드 5도어) 선수는…… 더 두고 봐야겠네요. KSF 같은 경우는 뭐…… 드라이버 실력에 따라 좌우되는데, 올해 차은주, 윤희진 둘 다 성적이 안 좋네요. 그래도 아마추어니 그렇지만요.” “그럼 김 기자 말대로라면, 가장 중요한게 내년 시즌 일본 이글도 차를 몇 대 굴린다는 거 아냐? 지금도 2대인데?” “지금 솔직히 말해서 슈퍼 GT 1대에 슈퍼 다이큐 1대인데, 어차피 슈퍼 다이큐야 규정상 엔진 개조가 안 되고, 몇몇 부분만 바꿀 수 있는 정도라 그거 빼면 양산차와 별 다를 거 없어요. 물론 실제로 일반도로 주행은 안하겠지만, 일단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게, 이글의 생각이겠죠. 슈퍼 GT에 BMW인데, 이번 슈퍼 다이큐에 벤츠면……아마 신형 SLS를 추가 도입할 거 같네요. 현재 GT3 규정에 맞는 차는 그거 하나고, 어차피 그거 있어도 출혈이 얼마 가겠나라고 생각하겠죠. 대놓고 델타 로지스틱스와 스폰싱 계약을 체결한 이글인데요. 뭐. 거기 대표가 유명한 벤츠 매니아에요.” “아, 지난번 팬미팅에 팀 챔피언스 소속의 채미연 선수가 참가했는데, 채미연 선수 이적 확실한 거지?” “네.” 전 팀 챔피언스 소속이던 채미연이 이적을 선언한 것 역시 지난 팬미팅 자리였다. 당시 팀 챔피언스 선수들이 그녀를 환송하기 위해 인제 오토파크에서 열리던 팬미팅에 참석했고 송미옥 대표는 그 자리에서 팀 챔피언스 선수들에게 큰절을 했을 정도로 부족한 여성 레이서는 팀의 아킬레스 건이기도 했다.
김정석이 남대문로에 있는 자기 소속 회사에서 다른 기자들과 신나게 이야기하는 시간인 오후 5시 40분, 태평로에 가까운 시청역 출구로 한 남자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사복 차림을 한 이 남자가 향한 곳은, 태평로에 위치한 이글 그룹의 본사. 이 회사에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사복차림이라는 점은 회사에 가는 이 남자가 단순히 뭘 팔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손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뭘 판다는 것은 그야말로 비약 아닐까? “이글 그룹의 본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슨 사유로 오셨나요?” “아, 파리 7대학 졸업생인 송재혁입니다. 회장님을 뵈러 왔는데요. 며칠 전 청양에 내려갔는데 회장님을 뵙지 못해서 말이죠.” “아, 송민수 회장님을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에게 자신의 정체와 사유를 말한 이 남자가 바로 송재혁이었다. 프랑스 유학을 마쳤지만 한동안 독일, 영국 등에서 활동했던 그는 당시 조부인 그룹 총수의 지시로 외국의 반민족행위자 처벌에 대한 자료를 모아다 본사로 보냈고 그는 이를 바탕으로 민족문제 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의 친일파 처벌과 외국의 민족반역자 처벌에 대한 연구자료를 모아오고 있었던 상황. 그의 귀국은 어느 정도 사업이 마무리 되어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회장님께서 오시라고 하십니다.” “알겠습니다.” 재혁은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으로부터 올라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후 13층에 있는 회장실로 이동했다. 이글 그룹 본사 건물은 지상 25층, 지하 3층의 건물로, 1996년에 지어진 건물을 쓰고 있다. 건물이 지어진지 20년 미만인 관계로 리모델링은 아직 안 하고 있지만 그룹 내에서 언젠가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리모델링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3층의 회장 집무실은 최상층은 아니지만, 총수인 송민수 회장의 취향으로 잡힌 것이다. 지상 전 층 중 가장 중간이고, 그곳을 중심으로 13층의 레이아웃이 결정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 레이아웃이 바로 이글 그룹의 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그룹의 중앙집권화라는 점이다. 중심 계열사라 할 수 있는 주식회사 이글과 이글 로지스틱스, 그리고 보라매 정밀공업의 본사가 이곳 서울 태평로에 있고 다른 계열사의 중심 업무 역시 여기서 이뤄질 정도로 이곳의 업무 집중도는 높다. 주변 지역 자체가 상업지구 겸 업무지구인 탓인지, 상인들이 상대하는 주 고객층도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룹 사옥 13층의 회장 집무실. 이곳에는 회장과 지주회사 대표, 그리고 아까 올라간 송재혁 이렇게 세 남자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 고생했다. 재혁아. 너 덕에 프로젝트 진행은 이제 민족문제연구소로 넘어갔다.” “과찬이세요. 할아버지. 오히려 해야 할 일을 했는데요. 뭐.” 그룹 총수를 할아버지라 부른 재혁의 모습에 지주회사의 대표도 웃으면서 말했다. “어느 정도 반환점은 돈 거 같으니, 네 차기 활동에 대해서도 그냥 두고 갈수는 없잖느냐? 안 그렇냐, 재혁 애비야. 재혁이가 졸업한 지금 상황에서 이제 얘 직장도 검토해야 할 거다.” 역시나 화두는 송재혁 자신의 향후 진로였다. GT4 European Cup이 중단된 지금, 선수 생활을 지속하느냐, 아님 여기서 중단하느냐는 그의 손과 입에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재혁은 오늘 자신이 강일준과 마츠자와 유카를 만난 것을 자신의 아버지와 조부에게 다 이야기 해야만 했다. 이야기를 듣던 재혁의 부친과 조부의 반응은 예상대로라는 반응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집에만 있을 재혁은 아니었고, 아마 무슨 방법을 써서든 밖으로 나갈 성격이었다. 그러다가 걸린 것이 패인이지만…… “솔직히 골치죠. 아버지도 아시겠지만, 어머니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장난 아니잖아요?” “너 잡는데 그 정도의 돈을 안 쏟아 붓겠냐? 재민이 봐라. 장학금 받아가면서 대학 마치고 바로 러시아 유학 가서 거기서 일하고 있잖냐.” “걔는 위험수당도 크고 지가 하고 싶다는 거 한다는데, 저는 또 뭐 하러 잡는 거예요. 그냥 대학원가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아니, 그리고 걔는 학교도 구리구리한 곳인데.” 웃으면서 물을 마시는 재혁이었다. 확실히 제안 받은 것은 그로서는 좀 깨는 안건이었다. 다름 아니라 이글 모터스포츠 유럽 활동의 중핵이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유럽 경험이 있는 재혁 정도라면 가능하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쪽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네 어미가 원한다면 그 정도는 해 줘도 되지 않겠냐?” 그룹 총수인 조부의 말. 사실이다. 송재혁은 단순한 인물이 아니라 이글 그룹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특히 이글 그룹의 중심회사인 주식회사 이글이 그동안 다져온 유럽 공략의 핵심 존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기에 송재혁의 입지는 중요한 상태였다. 재혁의 고민은 그것이었다. 아니, 사실상 그 고민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간을 상당히 잡아먹은 오후 7시가 되어서였을까? 마침내, 그룹 내에서 송재혁의 직위가 결정 되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인 송미옥에게 통보하는 것이지만, 이 문제도 금방 해결되었다. 그룹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미옥이 바로 본사에 도착해 의견을 듣고 그 의견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그로부터 2주 후인 2013년 1월 6일, 서울특별시 용산구의 그랜드하야트 호텔. 이곳에서 송재혁의 계약식이 열렸다. 유럽 이글의 주장인 이재연과 최고 고문 박금석, 주식회사 이글의 대표 송태훈과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 송미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조건으로는 계약기간 3년, 연봉은 한화 2억 및 스톡옵션으로 주식회사 이글의 주식 600주와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수리화재의 주식 200주, 물론 보통주였다. 팀 소속인 이재연이 3년에 3억 6천, 박영준이 3억을 받은 것에 비하면 작았지만, 실제 뚜껑을 열면 이보다 더 큰 액수를 받은 셈이었다. 현재 이글 코퍼레이션의 보통주는 주당 약 3만 원 선에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고 수리화재는 코스닥에서 주당 5천 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었다. 재혁은 이글 코퍼레이션의 주식을 주당 2.5만 원에, 수리화재는 주당 4천 원에 구매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자신이 유럽 생활하면서 받은 돈 중 절반 가까이를 투자했다. 만일 자신이 구매한 가격보다 주식가가 오른다면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합류는 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유럽에서 SS(Super Sport)와 ST(Super Touring)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이번에는 GT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파워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하는 송재혁의 모습에 모든 카메라가 주목하고 있었다. 그 옆에 앉은 이재연은 송재혁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베테랑으로 구성된 팀입니다만, 송재혁 선수도 단순한 드라이버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GT4 대회를 보면서 알았습니다. 이번에 송재혁 선수가 들어간 만큼,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편은 분위기 봐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인제 오토피아 :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서킷으로 서킷 총 길이는 3.98km. 그러나 공포스럽게도 지형이 산쪽에 있어 고저차가 큰 편이다. 최대 고저차는 15m로 짧은 거리이긴 하나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고저차가 있는 서킷으로서 한국의 뉘르부르크 링이란 별칭을 노리고 있다. 현재 아시안 르망 시리즈, 슈퍼다이큐, 람보르기니 블랑팡 챔피언십 등이 확정된 상태로 길이는 짧지만, 아마 고저차 때문에 욕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개장일은 2013년 5월 23일. 개장 2일만에 슈퍼다이큐 한국전이 열렸다. 으악!!!!! 2013년 5월에 인제 스피디움(Inje Speedium)으로 개칭 [본문으로]
일본의 자동차 경주 중 하나로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들의 경주, ST-GT3, ST1, ST2, ST3, ST4, ST5로 나뉘며 2013년 5월 25일, 한국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GT3은 FIA GT3 규정에 맞는 차들이 벌이는 대결이며, ST1은 3,500cc 이상, ST2는 2,001cc 이상 3,500cc 이하 4륜구동 경주차들, ST3은 ST2와 배기량은 같으나 주로 2륜구동 스포츠카들이 대결을 벌인다. ST4는 1.5리터 이상 2리터 이하, ST5는 아예 1,5리터 이하의 차들만 대결하는 경주. 2013년 시즌은 4월 20일 일본 미야기현 시바타군에 있는 스포츠랜드 스고(スポーツランドSUGO)에서 열려고 했으나 폭설로 취소, 한국전은 45분 씩 2회로 나눠 열렸다. [본문으로]
유럽을 무대로 열리던 아마추어 GT 챔피언십. 2007년에 시작되어 2008년에 클래스를 2종으로 늘렸으나 2011년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경주차는 BMW M3, BMW Z4, 쉐보레 카마로, 포르쉐 캐이맨 등이 주로 활동했으며 GT4보다 하위인 Supersport에 푸조 207이 뛰기도 했다. 주관은 SRO. [본문으로]
스위스의 시계제조사인 Blancpain이 후원하고 SRO(Stéphane Ratel Organization)과 벨기에 왕립 자동차 클럽(Royal Automobile Club of Belgium)이 주관하는 자동차 내구레이스 시리즈. 실제로 이 경주는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 SRO가 주관하다보니 FIA GT Series에 나서는 팀이 나서기도 한다. [본문으로]
풀네임은 World Rally Championship, 월드랠리 챔피언십이라 부르며 FIA에서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랠리대회의 최고봉. 본래는 높은 파워를 자랑하는 2륜구동 차들이 강세였으나 아우디 콰트로 랠리카 이후 풀타임 4륜구동 승용차의 강세가 지속중이다. 현재 출전 차량은 푸조 308, 시트로엥 DS3, 포드 피에스타, 폭스바겐 폴로, 미니.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한번 엑센트 WRC로 나섰다가 철수, 이후 2014년 시즌에 i20 랠리카로 복귀할 예정이다. [본문으로]
풀네임은 World Touring Car Championship, 세계 투어링카 챔피언십. 그룹 N 클래스의 투어링카들이 벌이는 양산형 승용차 경주, 한국GM의 쉐보레 크루즈가 옛 라세티 시절부터 높은 성적을 내왔으나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워크스 팀이 철수했다. [본문으로]
British Touring Car Championship, 세계 3대 투어링카 챔피언십으로 꼽히는 대회. 현행 규정은 그룹 N, 그 중 Super 2000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STCC와 함께 터보 차져 사용이 가능해진 NGTC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NGTC는 Next Generation Touring Car의 약어로 영국과 덴마크, 스웨덴이 공동으로 만든 규정이다. 터보 엔진의 사용이 가능하고 최고출력은 300마력 이상, Xtrac사의 6단 시퀸셜 변속기와 AP Racing제 카본 클러치 등의 장착이 요구된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사실 이쪽도 레이싱 규정의 변동이 심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Swedish Touring Car Championship.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열리는 투어링카 챔피언십. 작 중 김정석이 말한 신규정은 바로 NGTC를 가리킨다. 2013년, 라이벌격이자 자신들에서 분리했던 TTA – Racing Elite League와 다시 합침에 따라 대회명을 STCC – Racing Elite League로 교체했다. 엔진 공급 업체는 일본 Nismo, 타이어는 한국 타이어 제공. 참고로 공식 홈페이지부터 스웨덴어의 압박이 심하다. [본문으로]
한국의 전 드래그 레이서인 이맹근이 창립한 프로모터인 MK에서 주관하는 자동차 경주, 드리프트, 드래그, GT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드래그 레이스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현재는 드래그가 빠진 상태이다. 현재 열리는 종목은 크게 드리프트, 타임 트라이얼, 스프린트, GT로 크게 나뉜다. 2013년 시즌 개막이 예정되어있었으나 돌연 무기한 연기, 팬들이 멘붕을 호소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