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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리뷰

악당들이 설치던 시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시대를 말하다. [프레이저 보고서]

한국 현대사는 한국사에서 평가가 가장 극과 극으로 나뉘는 시대이다. 혹자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건국의 아버지와 경제를 살린 인물로 기억하지만, 그들이 대통령에 오르기 전부터의 역사를 추적한 사람들은 '이놈들은 순 기회주의자이고 독선적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아니, 사실 그 두사람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분석해보면 딱 맞는 말이지만..........

(사실 박정희가 만주 간 것도 다 긴칼 차고 싶어서 갔다는 것은 이미 보수를 가장한 수구 언론인 조갑제도 인정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두 정권 중 이승만 정권과 제2공화국은 한꺼번에 뒤로 뺀다 해도 박정희 정권에 대해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일단 5.16 쿠데타 때부터 미국은 당혹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할텐데 이건 아마도 박정희의 쿠데타 이전의 전력에서부터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1970년대가 되어서 베트남 전쟁도 끝나고 미국에서는 도덕과 인권을 중시하던 지미 카터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박정희 정권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던 미국이 코리아게이트가 터진 1976년에 기여코 한국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2년 간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책이 바로 오늘 우리가 볼 책이다.


프레이저 보고서

저자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국제기구소위원회 지음
출판사
레드북 | 2014-02-1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한국현대사 논란의 중심, 박정희 박정희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을 쓴 사람들은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산하 국제기구소위원회의 위원들이다. 위원장은 당시 미네소타 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던 도널드 맥케이 프레이저 의원. 그를 중심으로 이 소위에 속한 의원들이 조사하고, 증언을 받아서 만든 보고서가 바로 이 책이다.

읽다 보면 좀 깨는 이야기가 많겠지만, 통일교 이야기가 꽤 나온다. 게다가 중정에서 당시 얼마나 국민들을 괴롭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워낙 내용상 박정희 정권을 비판적으로 다루다보니 당연히 유신정권에서는 이걸 비판하는데 골몰했고, 더군다나 박정희는 이건 국가 모독이라 했을 정도로 말이 많았지만, 어쩌란 말인가? 당시 내용은 다 사실이었고, 덤으로 동베를린 간첩단사건+김대중 납치사건 때문에 대한민국의 위신은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아니, 대놓고 까서 외국에서 사람 납치해다가 고문하고 간첩단 사건 터뜨린다는게 말이 되냐? 괜히 뛰어난 음악가 한 명만 외국에 내 준 꼴이잖아! 이 빌어먹을 3공....)

그런데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문선명 조직이다. 문선명 조직이면 분명 통일교를 가르킬텐데? 하실 분들이 계실텐데, 그 통일교가 맞다. 보고서에서는 통일교가 미국에서 하는 정치 활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문선명의 목표가 정교일치의 국가 건립으로 보고 있다.

조사과정을 살펴보면 당시 미국에서 얼마나 어렵게 조사했는가를 엿볼 수 있는데,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자기들의 행보를 들키기 싫었으면 얼마나 불성실하게 나왔는지, 또 일본의 불성실성, 통일교 조직의 불성실함 등을 보면서 솔직히 창피하니까 그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이 책이 그저 좌빨들이 쓴 책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럼 이 당시 소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도널드 맥케이 프레이저(Donald M. Fraser) - 위원장, 미네소타, 미네소타 민주 농민 노동자당(미네소타의 민주당계 정당)
마이클 조셉 해링턴(Michael J. Harrington) - 메사추세츠, 민주당
에드워드 조셉 다윈스키(Edward J. Derwinski) - 일리노이, 공화당
벤자민 스탠리 로젠탈(Benjamin S. Rosenthal) - 뉴욕, 민주당
윌리엄 프랭클린 굿링(William F. Goodling)- 펜실베니아, 공화당
리 허버트 해밀턴(Lee H. Hamilton) - 인디애나, 민주당
레오 조셉 라이언 주니어(Leo J. Ryan) - 캘리포니아, 민주당

이들은 당시 미국의 하원 의원들로 미 의회로부터 권한을 받았던 인물들이며 지금도 살아서 미국 정계의 원로로 있는 이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책의 내용상 흠잡기 어려운 책이다. 조사 과정에서 여러 인물들에 대한 자료를 찾았고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도 나온 책인만큼 속은 쓰리겠지만 당시의 대한민국을 3자의 눈(솔직히 제3자도 아니지만)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하지 않을까? 아니, 그 전에 박정희가 기회주의자인건 우리가 다 알지 않는가?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조장하는 자들의 말에 속지말고 실제 상황과 전후 상황을 분석해서 평가를 내리자. 그것이 참 된 역사의 판단이라 생각한다.


덤 : 민족문제연구소의 다큐멘터리는 내가 안 봐서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연구소측에서 효과를 노리기 위해 과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