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프로야구로 보는 고전문학 패러디 - 기록지 한 장 내가 사직에서 본 일이다. 30이 넘는 투수 하나가 기록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기록지 한 장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기록지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기록실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기록실 사람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기록지를 쭉 살펴보고 “축하합니다.”하고 내어 준다. 그는 ‘축하합니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기록지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기록실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기록지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제가 승리투수가 되었다는 기록지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기록실 직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