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이 수퍼차저를 장착한 이유? - Chairman 600S Rotrex Supercharger
배기량이 크면 클수록 수퍼차저의 효율이 더욱 좋아지는데 체어맨은 Rotrex Supercharger를 통해 휠 파워가 261ps/5,500rpm, 34.0kg·m/3,800rpm으로 향상 되었다. 최고급 승용차와 어울리는 정숙하고 매끄러운 가속력이 돋보이고 4,000rpm 이후의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이채로운 느낌이 상당히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튜닝을 통해 직렬 6기통 3,200cc 엔진의 성능과 숙성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마도 국내 자동차 회사의 엔진이 독일차 수준만큼 되려면 적어도 수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흉내만 내서 ‘따라쟁이’가 될 것인지 소비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음을 자동차 회사들은 알아야 한다.
튜닝카 포커스 취재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튜닝카가 투스카니이다. 그 이유는 과거 베타 엔진을 사용해 온 티뷰론, 터뷸런스 그리고 투스카니에 이르기 까지 현대 베타 엔진에 대한 튜닝 파츠가 많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어온 퍼포먼스 데이터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의미도 될 수도 있으나 베타 엔진 튜닝의 완성도는 많은 시행착오와 숙성을 거쳐 수입 스포츠카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되었다.
이번 호 튜닝카 포커스는 아마도 국내 최초로 시도된 튜닝카가 될 것이라는 묘한 흥분을 갖고 취재한 체어맨 600S 수퍼차저이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빛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엔진
먼저 체어맨 600S의 OEM 스펙을 살펴보면 3,200cc 배기량, 220ps/5,500rpm, 32.0kg·m/3,800rpm 파워를 나타내는데 ‘함부로 쳐다보지 못하는’ SM7 VQ 3,500cc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낮은 배기량의 체어맨이 파워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SM7 VQ 3.5는 217ps/5,600rpm, 32.0kg·m/3,500rpm의 파워이지만 공차중량이 약 100kg 이상 체어맨이 더 무겁기 때문에 실제 주행에서는 SM7의 성능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100kg의 공차 중량 차이를 퍼포먼스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100kg의 두 배 이상의 배기량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실제 주행에서 체어맨 600S가 SM7 3.5의 성능을 내고 싶다면 체어맨의 배기량이 적어도 200cc 이상은 상승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뉴 체어맨600S는 SM7 3.5보다 400kg 이상 무겁고 그 결과 기존 체어맨보다 낮아진 공인 연비로 증명할 수 있다.
체어맨 600S의 직렬 6기통 엔진은 이미 20년 전부터 1995년까지 메르세데스 벤츠 W124 모델에 적용된 엔진으로 280E, 300E에 사용되었는데 요즘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은 직렬 엔진보다는 V형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엔진이 아니기 때문에 엔진의 기본특성과 취약점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좀 어렵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1996년 이후 모델에서 부터 사용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직렬 6기통 엔진의 크기와 무게가 이 엔진의 취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체어맨의 모든 세팅은 느긋하다. 한 박자 늦은 스타트와 리스펀스는 엔진 자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체어맨이 가진 대형 세단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조금 비약적인 표현을 하자면 20년이 지난 엔진이지만 현재 국내에서 신차로 나오는 엔진과 비교해도 성능상의 모자람은 없다. 아마도 국내 자동차 회사의 엔진이 독일차 수준만큼 되려면 적어도 수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흉내만 내서 ‘따라쟁이’가 될 것인지 소비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정숙하고 매끈한 Rotrex 수퍼차저
수퍼차저는 크게 스크루 형태의 루츠형과 터보차저의 날개와 비슷한 구조의 터보팬형으로 나눌 수 있다. 스크루 방식의 차저는 이튼 사의 제품이 대표적이고 미국차량이나 독일차에 순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공기와 스크루의 마찰로 인한 흡기온도 상승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많은 출력 상승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성능이 크게 향상되지 않는다. 또한 터보팬형식 차져는 볼텍사의 제품이 있으나 차저의 효율이 높지 않아 압축부의 크기가 크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회전부의 회전수를 만들기 위해 위의 두 차저는 기어방식으로 회전수를 조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이 사용자에게 약간 부담스러운 소음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체어맨에 탑재된 Rotrex 수퍼차저는 유성기어의 원리를 기본으로 유체마찰로 회전수를 증가 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어 소음을 억제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장점이 있다. 프라임 게러지의 수퍼차저 체어맨 600S의 주된 컨셉은 위에서 말했듯이 가속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성능은 올라가더라도 원하지 않는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순정상태의 디자인이나 배치를 바꾸지 않는 방향에서 장착하고 순정상태의 동력전달부와 브레이크 및 서스펜션에 무리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출력을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 엔진룸을 보면 기존에 여유 공간을 활용해 흡기라인 등을 구성하려고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 프라임 게러지에서 자체 제작한 브래킷을 설치해 수퍼차저를 장착하고 키트의 흡기라인을 연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ECU 세팅은 키트에 맞게 구성된 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탈, 부착이 매우 용이해 보인다. 기본 구성이 큰 차이가 없는 메르세데스 벤츠 직렬 6기통 엔진에 장착하는 것도 문제가 없어 보였고 V6 엔진도 적절한 브래킷만 사용하면 충분히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로는 쉽게 장착이 가능한 차량은 FR 방식의 차량으로 BMW, MB 등 기본적으로 FR 방식의 차량의 경우 이러한 제약이 거의 없다. 그러나 FF 방식의 차량에서 발생하는 공간상의 문제는 튜너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조용하게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이 매끄럽고 부드러운 가속력
자연흡기엔진에 수퍼차저를 장착하는 이유는 엔진의 충전효율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자연흡기엔진의 경우 피스톤의 구동만으로는 엔진 실제 배기량의 100%의 충전효율을 기대할 수 없는데 이는 다시 말해 엔진의 설계치의 70%내외의 출력이 실제 출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과급을 통해 실제 엔진이 가지고 있는 출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과급의 포인트이다.
0.1bar정도로 과급할 경우 실제 엔진의 설계치의 출력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여기에 엔진의 상태를 고려해 약간 더 과급하면 엔진의 숨어있는 출력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수퍼차저를 장착해 얻는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OEM 체어맨 600S 휠 파워는 170ps/5,500rpm, 26.0kg·m/3,800rpm으로 나타났으나 Rotrex 수퍼차저를 장착한 후 다이노젯 기준 0.3bar, 261ps/5,500rpm, 34.0kg·m/3,800rpm으로 향상 되었다. 순정과 비교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이고 휠 파워가 약 180ps 정도의 SM7 3.5와는 아무래도 큰 차이를 보인다.
배기량이 크면 클수록 수퍼차저의 효율이 더욱 좋아지는데 체어맨의 경우 91ps, 8kg·m의 휠 파워가 대폭 상승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성능을 맛보기 위해서는 역시 과급기가 정답이다.
실제 주행을 하면 초기 스타트와 3,000rpm 미만의 엔진 회전수에서는 OEM과 큰 차이가 없지만 3,000rpm이 지나고4,000rpm~6,000rpm 구간에서는 무엇에 이끌려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매우 이채롭다. 부드럽다는 표현보다는 매끄럽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고 파워 변화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처음 타봤음에도 불구하고 금세 익숙해질 수 있었다.
비교적 조용하지 못한 대형차에 속하는 체어맨 600S는 Rotrex 수퍼차저를 통해 카리스마적인 엔진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수퍼차저 자체의 소음은 거의 무소음에 가깝다고 느껴졌지만 터보차저와 모양을 가진 Rotrex 수퍼차저의 흡기음은 마치 동굴에서 사자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냈다. 전체적인 성능은 다른 수퍼차저보다 조용하고 가속력은 중후반이 더욱 매끄러웠고 실키 식스의 부드러움도 잃지 않았다.
체어맨 600S는 MB의 보쉬 Gasoline Ver3 ECU가 장착되어 있는데 쌍용의 가솔린엔진은 VDO의 ECU가 많이 사용되고, 일부 모델에 보쉬의 ECU가 장착되어 있다.
실제로 이 ECU의 경우 1997연식 MB의 V6 엔진에 사용되었던 ECU와 같은 방식인데 아마도 아직까지 이 ECU를 세팅한 업체가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OEM 체어맨 600S는 워낙 타이트하게 세팅을 하는 독일의 세팅 노하우를 그대로 반영하여 실제 국내의 튜너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점화시기나 연료량이 세팅되어 있습니다.”라며 이어 “과급을 하면서 늘어난 공기에 맞추어 연료량이 증가했고 증가한 연료에 맞추어 점화시기가 변경된 것 이외는 순정상태의 자연흡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공연비와 점화시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순정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엔진 내구성을 보장하도록 한 세팅이 저희 노하우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프라임 게러지의 윤철인 실장은 보장할 수 있는 엔진 내구성에 대해 강조했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일부 튜닝파츠와 데이터가 없거나 부족한 이유는 누군가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동안은 재미있게 타야한다. 오늘 만난 체어맨 600S가 몇 년 전에 튜닝이 되었었다면 오너는 지금까지 더 재미있게 자동차를 타면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라는 오지랖이 넓은 아쉬움도 조금은 든다. 이처럼 전혀 튜닝하지 못할 것 같은 대형차도 튜닝의 세계에 들어오면 가야할 길이 무한하다는 생각과 함께 Rotrex 수퍼차저는 조용하고 강한 파워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하는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사진 제공 : Option 2005년 10월호(http://www.liberowebzi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