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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 푸조다움의 결정체 308SW HDi - 4박 시승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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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 푸조다움의 결정체 308SW HDi - 4박 시승기

sephia 2008. 12. 17. 18:54

푸조의 8세대 준중형 라인업 

작년에 등장한 푸조의 첫번째 8세대.. 준중형급인 308시리즈가 드디어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되며 시승할 기회가 주어졌다. 전작에 이어 308SW는 본고장인 유럽에서 이미 여러 상을 수상하며 베스트 셀링카에 올랐다는데.. 이런 ‘잘나가는’ 차들의 평은 대개 칭찬 일색으로 흐르기 쉬운 법. 다소 냉정하게 파악해 보리라 마음 먹었다.

 

주행 감각

푸조의 공식딜러인 한불모터스를 방문해서 시승 차량을 인도 받을 때 첫인상으로 남은 것은 바로 우수한 정숙성이었다. 주변이 좀 시끄러운 도로 옆이긴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야 디젤인지 알아차릴 정도의 소음레벨은 첨단 엔진의 수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HDi 엔진은 공차중량 1.5톤짜리 차를 공인연비 15.6km/l에 올려놓는 경제성은 물론, 적은 emission과 3세대 DPF를 장비해서 디젤 엔진의 가장 큰 문제인 soot까지도 거의 완벽하게 잡아내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스펙만으로는 2리터 배기량에 가변식 터보차져 및 인터쿨러를 장비한 138마력, 국산 승용 디젤과 별차이 없어 보이는데.. 명성이 자자한 푸조의 다이나믹함, 그리고 초고압 직분사 디젤 엔진의 주행 감각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성질이 급한 관계로 외관은 대충 훑어 보고 바로 운전석에 앉아 출발..

우선 느껴지는 것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적고 엔진룸과 실내의 차폐도 잘 되어 있는 점이다. 유리창을 올리고 나면 터보차져의 휘파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디젤 특유의 ‘깔깔깔’ 하는 소리도 상당히 억제되어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항속시에는 1800~2500rpm에서 매끄러운 회전음만 희미하게 들려올 뿐이다. 밸런스가 좋고 85x88mm의 보어x스트로크로 디젤치고는 스퀘어 타입에 가깝기 때문인지 레드존이 시작되는 4500rpm까지도 진동이 커지지 않고 유연하게 돈다. 엑셀을 밟을 때 아이들링 모드에서의 전환도 매끈하고 2000rpm 미만의 영역에서는 엑셀 조작에 대해 부드러운 반응이다. 적극적으로 엑셀을 밟아 회전수를 더 올리면 터보차져의 부스트 상승과 함께 치고 나가는 성질이 강한 편으로 흔히 말하는 플랫한 토크감은 아니다. 일단 2000rpm을 넘어가면 가솔린 3리터급의 가속감으로 제법 펀치가 있는데, 2500rpm 부근에서 살짝 오버부스트가 걸렸다가 내려오는 것 같다.

아이신제 6단 오토매틱은 일반적인 주행으로는 2000rpm 미만에서 변속되는데 직결감이 우수했다. 셀렉트 레버를 D레인지에 두고 가속하다 페달을 떼어도 그 단수에 홀딩되며, 스포츠 모드에 두면 4000rpm 부근까지 빠듯하게 회전수를 사용한다. 주행시 엑셀을 놓기만 했을 때는 그 단수에 계속 물려있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가 약한 편이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다운쉬프팅이 함께 이뤄진다. 게이트식 쉬프트레버는 절도가 있고 매뉴얼 모드에서 미는 쪽이 +, 당기는 쪽이 - 이다. 메이커마다 설정이 다르지만, 본인 취향으로는 하중이동 방향에 자연스럽게 당기는 쪽이 쉬프트 업이 되고 밀면 쉬프트 다운되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된다. 매뉴얼 모드에 두어도 레드존에 직전에 자동으로 쉬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00rpm까지도 매끄럽게 속도가 올라가는데, 중속 영역 토크가 워낙 좋아서 변속 후에 차량이 살짝 퉁겨나가는 느낌이 든다. 크리핑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수준. 멈춰섰다가 출발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떼어도 1초 정도 후에 출발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아마도 정차시에는 중립상태로 설정되는 것 같다.

브레이크는 부스터의 영향도 있지만 캘리퍼와 디스크의 용량 자체가 워낙 큰 편인듯 발만 얹으면 제동이 이뤄질 정도이다. 앞서 말한 대로 브레이크 페달 조작과 함께 적극적으로 다운쉬프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속 제동은 힘이 들지 않아서 좋지만, 페달 터치가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정지 및 서행을 반복할 때 조금 신경을 써야 한다. 완전히 정지하기 직전에 패드의 마찰 소음이 조금 전해져 오는 점은 디스크와 패드의 길들이기 문제로 보이는데 시승차라서 그런 것 같다. 전통적인 방식의 주차 브레이크는 움직여보았을 때 스트로크가 짧고 유격이 별로 없다.

유럽식 취향이라고 보이는 서스펜션은 노면의 굴곡을 정직하게 전해줄 정도로 통통 튀는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날카로운 노면 충격을 걸러주면서 깔끔하게 바운스를 잡는 모습이 극악한 서울 시내 도로 사정에도 어울린다. 17인치 휠/타이어라도 노면추종성이 상당히 좋아서 도로의 이음매나 과속방지턱을 스트레스 없이 유연하게 타고 넘는다. 또한 뒤편 실내가 텅빈 구조임에도 노면 충격에 차체가 전혀 울리지 않는 점이 훌륭하다. 푸조의 하체의 세팅 수준이나 차체 강성을 경험하면서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섀시 및 서스펜션에 알루미늄 합금 소재가 대거 적용되었고 리어 서스펜션은 크로스멤버 타입으로 마운트의 강성을 확보하였다고 한다.

 

내, 외부 소감

우선 하이루프 스타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날렵해 보이는 외관이 돋보였다. 심플하면서도 강인하게 보이는 17인치 알루미늄 휠이 근육질의 펜더안에 꽉 차있어 더욱 다이나믹해 보인다. CUV, MPV 같은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좀 특이한 해치백이랄까.. 전면 디자인은 푸조 고유의 ‘펠린 룩’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커다란 ‘벨포르 라이언’ 엠블럼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으로 전모델인 307SW과 닮았지만 귀여운 인상보다는 강인한 이미지가 강하며 특히 ‘V’라인이 시작되는 노즈 부분이 입체적이다. 전체적으로 훨씬 볼륨감이 커지고 캐릭터 라인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상당히 누워있는 초대형 전면유리를 닦기 위해 장비된 버터플라이형 와이퍼도 이 차의 개성에 한몫한다. 지붕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늘씬하고 D필러가 비행기의 꼬리날개처럼 기울어져 측면 인상을 더욱 날렵하게 만든다. 유려한 곡면의 테일게이트 글라스는 후면 이미지를 모던하게 표현하고 있다.

리모콘 키로 도어락을 해제하면 웰컴 라이트가 깜빡깜빡 거리면서 접혀있던 사이드 미러가 연동되어 펴지고, 반대로 도어를 잠그면 다시 사이드 미러가 접혀서 편리하다. 도어를 여닫는 반발력이 약간 센 편이지만 닫힐 때 견고함이 묻어난다. 엔진룸을 열어보았을 때 요즘 많이들 장비하고 나오는 본넷 가스식 리프터가 없는 점은 좀 아쉽다. 시동을 건 직후에는 디젤 특유의 소리가 들리지만 국산차의 커먼레일 디젤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수온은 금방 적정 온도로 상승하고 아이들링도 안정을 찾으며 왠만한 가솔린 엔진만큼 조용해진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엔진 자체의 진동이 좀 있는 편인데, 엔진 마운트에 특별히 신경을 썼는지 기어 위치가 N이든 D에 물려있든 상관없이 핸들이나 차체를 타고 오는 떨림은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실내는 도어캐치, 계기판 주변, 쉬프트 레버 등에 크롬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적절한 굵기의 스티어링 휠은 묵직한 느낌이며 번들거리지 않는 가죽 재질로 싸여있고 굵직한 스티치의 촉감도 괜찮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주위와 대쉬보드는 말랑말랑한 감촉의 합성소재로 깔끔하게 덮여있고 무광 티타늄 컬러의 센터페시아는 사진보다 실제로 보니 그리 나쁘지 않았다. 계기판은 하얀 바탕에 EL 방식의 연하늘색 조명으로 주, 야간 모두 시인성이 좋은 편이지만, 속도계가 70km/h, 90km/h, 110 km 단위로 표시되어 있어 익숙치는 않다. 계기판 속도는 GPS로 계산되는 속도에 비교해서 차이가 있다. 좀 특이한 건 속도 변화에 비례해서 오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옵셋이 있어서 30km/h이건 150km/h이건 계기판이 5km/h 정도 높게 표시되는 점이다.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기어단수 및 트립 컴퓨터에 따른 각종 표시를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드 변경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방향지시등이나 와이퍼 레버 역시 조작감이 좋은 편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오디오 리모콘 스위치는 운전에 간섭받지 않도록 배치되어 있는 점은 마음에 들지만, 스티어링 휠에 가려있어서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쉬보드 중앙 상단에는 기온, 시간, 오디오 등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LCD 화면이 있고, 후방 감지기도 장비되어 있어 주차를 용이하게 해준다. 센터페시아에는 스위치류가 쓰기 좋게 잘 배치되어 있다. 굳이 사용설명서를 찾아보지 않아도 충분히 조작할 수 있게 아이콘이나 글자 표시가 직관적인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 글라스루프이기 때문에 천정 블라인드를 열고 있을 때는 실내가 쉽게 더워지기 때문에 공조장치의 성능이 중요한데, 좌, 우의 온도를 따로 설정할 수 있으며 최저 14도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보통은 17도 정도). 다이얼을 돌려 바람 세기를 높이면 송풍기의 통로에서 나는 소음이 큰 편인 것은 아쉬운 점이다.

전형적인 캡포워드 디자인으로 확보된 널찍한 대시보드 위로는 초대형 앞 유리를 통해 탁트인 시야가 펼쳐져 있다. A필러 아래의 유리창이 있어 전측면에도 사각이 없고 대형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를 통해 보이는 후방 시야도 좋다. 강변북로, 자유로를 달리면서 주말 붐비는 시간이라 차량이 많았음에도 차선을 변경하면서 굳이 차체 크기를 의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적당한 거리감을 제공해서 금방 308SW에 익숙해졌다. 4개의 윈도우 스위치와 천정 블라인드의 스위치 모두 2단계라서 살짝 누르면 원하는 만큼, 끝까지 누르면 원터치로 완전히 닫히거나 열린다.

이것저것 장비된 것들이 많지만 파노라믹 글라스루프는 이 차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블라인드가 걷히며 드러나는 청명한 가을 하늘.. 자외선 차단 틴팅이 되어있어 햇빛이 따갑지 않았다. 옆 창문을 살짝 연채로 바람을 느끼고 천정에서 환한 햇살을 받으며 색다른 ‘오픈’을 만끽할 수 있다. 보통의 썬루프 스위치는 룸미러 근처에 있는데 반해, 308SW는 마치 컨버터블처럼 센터 콘솔 아래에 스위치를 두었다. 일반 썬루프와는 차별화하고 싶다는 것일까.. 하긴, 글라스의 면적이나 개방감은 썬루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높은 천정 덕분에 신장이 185cm인 본인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도 머리 위로 여유 공간은 충분하고, 재질이 좋아보이는 시트는 사이드 볼스터가 제법 높은 버킷 타입으로 착좌 부분은 깊은 편이다. 하지만, 허벅지 부분을 지지하지 못해서 장거리 운전시 페달을 밟는 오른쪽 다리가 유난히 피곤한 점이 무척 아쉬웠다. 표준 신장의 운전자에게는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본인에게는 아무리 앞, 뒤로 밀고 높이를 바꿔봐도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유럽 차종이라 덩치가 좀 큰 편인 운전자를 기준으로 삼았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의외였다. 그 외에 포지션 조정이 전동식이 아닌 건 옵션 패키징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리클라이닝 레버가 손이 잘 닿지 않는 등받이의 측면에 위치하고 있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레버를 당기는 방식이 아니라 누르는 방식이고, 등받이가 세워지는 스프링 탄성이 약해서 눕히기는 좋을지언정 세울 때는 다소 불편하다. 프론트 시트의 레그룸은 보통 수준이지만 대쉬보드가 멀찍해서 꽤 넓어 보인다.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차라더니 있을 건 다 있다. 핸드백 걸이, 도어 포켓을 비롯한 각종 수납공간들 역시 곳곳에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글로브 박스는 개폐할 때 너무 품질감이 없는 점이 안타깝다. 썬 바이져는 접었을 때 천정에 딱 밀착되지 않아 무언가 애매하긴 하지만 운전석, 조수석 모두 열었을 때 조명이 들어오는 점은 쓸만해 보인다. 뒤쪽 승객에 대한 배려는 내용면에서 충실하다. 사이드 윈도우 스크린이 달려있고 고급차에 주로 달려있는 뒷좌석 송풍구까지 갖추었다. 프론트 시트의 등받이 뒤에 설치된 접이식 트레이는 컵홀더를 갖추고 약간의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모양새를 갖추어 아이들에게 특히 요긴하게 보인다.

 


모튤러 타입의 리어 시트는 앞, 뒤로 조절이 가능한 레일에 견고하게 고정되고 등받이와 헤드 레스트가 잘 만들어져서 여타 미니밴의 접이식 좌석 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휠베이스는 충분하지만 뒤로 끝까지 밀었을 때도 레그룸이 충분한 편은 아니라서 아마 트렁크 공간에 더 비중을 둔 것 같다. 리어 시트는 동일한 사이즈로 3개로 분리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각각을 원하는 대로 눕히거나 접어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대신, 각 시트마다 할당한 공간이 다소 좁은 감이 있다. 실제로 지인들을 동승시켰을 때, 각각의 좌석 사이에 경계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좌석 하나씩에만 앉아야 해서 2명만 타거나 혼자의 경우에도 편안하지는 않다는 반응이었다. 실내 폭은 넓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 3명이 앉으면 어깨가 서로 닿는다. 그리고 어른을 모실 정도의 점잖은 승차감과는 거리가 있다. 아내가 운전을 하고 본인이 뒤쪽에 탔을 때 느낀 점은 운전석에 앉았을 때에 비해 확실히 튀는 느낌이 강하고, 뒤쪽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무시할 수 없는 편이었다. 이래저래 따졌을 때 뒷좌석은 ‘모시기’ 보다는 ‘함께 타고 즐길’ 사람들에게 적절해 보인다. 이 차는 준중형급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트렁크 공간은 최강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충전식 손전등은 트렁크 조명으로 사용되다가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센스있다. 골프백은 물론 스키나 보드, 자전거 같은 레져용품들을 싣고 떠나기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차가 또 있을까.. 바닥이 평평하고 지붕이 높기 때문에 기본 적재 공간도 대단히 유용하고 길이가 있는 물품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리어 시트가 모듈러 방식이라서 승객을 위해 그대로 두고 한두 개를 필요한 만큼만 접어서 무난하게 적재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308SW 시승 때 1.7m 가량되는 에어로파츠를 실어오기에 적격이었다. 테일 게이트는 터치 방식으로 손쉽게 오픈되며, 유리 부분만 따로 열 수도 있는 배려가 돋보인다.

시승 코스별 임프레션

대전에 내려가면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차를 받아와서 그동안 100km 정도 주행했는데 연료 게이지는 이제 약간 움직였을 뿐이다. 우선 연비 체크를 위해 트립미터를 리셋하고 출발했다. 기흥까지 정체가 이어졌음에도 트립 컴퓨터는 7.5리터/100km (리터당 13.3km) 정도를 가리킨다. 시내 구간이라도 연비가 이 정도는 나오겠구나 예상할 수 있겠다. 이후 구간은 차량 흐름 사이로 약간 속도를 내었는데, 아주 약간의 랙이 있지만 변속 시점이 토크 밴드에 잘 매칭되어 연결성이 좋고 2000~4000rpm에서 발휘되는 강력한 토크 덕분에 저단으로 킥다운을 하지 않고도 추월에 충분한 가속력을 제공한다. 쭉쭉 뻗는 느낌으로 역시 엑셀을 과감하게 밟으면서 토크감을 즐기기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저속 영역에서 민감한 편이라고 생각했던 서스펜션 반응과 브레이크 답력이 고속 영역으로 갈수록 점점 알맞은 수준이라고 느껴지는데, 소위 말하는 ‘칼질’에도 후륜이 잘 따라오고 노면 고저차에 바운스하면서도 차체가 불안한 거동을 보이지 않아서 묵직한 스티어링 반응과 함께 특히 고속코너링이 매우 믿음직스러웠다. 다만, 도로에 배수를 위해 종방향으로 파놓은 그루브에서 선회 라인이 울렁거리면서 흐트러지는데 이는 타이어의 탓으로 생각된다. (시승차에는 컨티넨탈 스포츠컨택3가 장착되어있었는데, 과거 비슷한 트레드 패턴의 스포츠컨택 시리즈를 사용해 본 경험으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 이것을 제외하면 고속 주행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실내 소음도 옆사람과 대화하기에 충분히 조용하다. 특히 엔진 쪽 방음이 잘 되어있는 듯 하고, 공기흐름이 원활하기 때문인지 윈드쉴드나 사이드 미러에서 생기는 풍절음은 크지 않은 반면, 주변 차량의 소음이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소음은 보통 수준이다.

저녁 무렵에 대청댐으로 향했다. 평소 종종 가는 길이라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는데, 리스펀스가 아주 빠른 핸들링이 돋보이고 좌우로 굽이치는 도로에서 감아 돌려봐도 별로 휘청거리지 않는다. 지붕이 약간 높은데다 무거운 강화유리 재질의 루프임에도 코너에서 롤링이 적고, FF이지만 언더스티어가 억제되어 턱인으로 코너를 파고듦이 대단히 예리하다. 급제동을 시도했을 때 ABS의 개입은 늦은 편이었지만 간결한 동작과 함께 상당히 짧은 거리에서 멈춰 섰다. 특히 브레이크 밟는 힘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제동 밸런스가 정말 우수하다. EBA, EBFD 같은 보조 장비들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트레스 없는 4000rpm까지의 영역만으로 부지런히 변속하면서 오르막에서도 힘차게 가속하며, 강력한 브레이크와 함께 우수한 접지감으로 내리막에서 코너를 진입하는데도 부담이 없다. 이 차로 그렇게 코너를 몰아부칠 일은 많지 않을 것이지만 중저속코너가 많은 대청댐 와인딩에서 꽤 즐겁게 공략할 수 있을 정도로 풋웍이 가뿐하다. 때때로 ESP 개입해서 재가속 타이밍을 약간 빼앗는 점도 있지만 코너링 스피드는 어지간한 스포츠 모델들에 육박한다. 본인은 전자장치의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ESP를 꺼버리는 게 나았다. 순정 서스펜션이 이렇게 홀딩이 좋다니.. 308 해치백은 분명 더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할 정도로 훌륭하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우연히 매너가 좋은 베라크루즈와 고속 배틀이 이뤄졌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최신 디젤 차량끼리 성능 비교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운동성에서는 308SW쪽이 훨씬 여유있어서 재빠르게 차선을 선택하는데 우위를 점하고, 완전히 트인 길에서는 180km/h 정도까지 베라크루즈과 거의 동급으로 가속하며 일정 거리를 유지했다. 물론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상대차량이 야금야금 앞서 나가지만 시야에 둔 채로 따라갈 수 있었다. 308SW는 낮은 공기저항계수, 촘촘한 기어비에 직결감 좋은 6단 변속기에 힘입어 스펙상의 138마력을 극대화하여, 슬립스트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꾸준한 뒷심으로 GPS 기준 약한 오르막에서 185km/h까지 밀어부치고, 평지에서 200km/h를 빠듯하게 정복했다. 같은 6단을 사용하는 베라크루즈가 600~700kg가 더 무거움을 감안하더라도 무려 1.5배의 배기량 차이, 100마력의 출력 차이 치고는 308SW의 대단한 선전이었다.

 


롱텀시승으로 짚어본 308SW의 매력은? -총평-

우선 최고의 연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4박5일 동안 정체구간에다 고속도로 최고속 테스트, 와인딩 주행까지 틈만 나면 엑셀을 끝까지 비비고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주행으로도 710km를 뛰고 나서야 밥 달라고 안내문구가 나온다. 유럽식이라 여전히 주유구에 키를 꽂아서 여는 방식으로 이런 차는 역시 셀프 주유가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가득 채우고도 고작 8만원 주유. 절대 연비가 잘 나올 조건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터당 13km 수준을 지켜낸 점이 정말 놀랍다. 경제속도에서 항속하면 공인연비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거기다 출력과 반응성에서 결코 가솔린 엔진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푸조의 기술력이다.

무엇보다도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든다. 신뢰성 있고 안정적인 주행감각, 생각보단 넓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의 실내공간, 각종 편의장치의 세심한 배려 등등..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나 여행을 가기에 너무나 어울리는 차이다. 아내의 평을 듣자면 우선 실내가 넓직하고 대쉬보드가 깔끔하면서도 세련되었다고 했고 역시나 파노라믹 글라스루프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작에 비해서도 27%나 넓어져 뒷 승객 머리 위까지 펼쳐지는 그 개방감.. 타본 사람들은 누구나 탄성을 지를 만도 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디젤인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고 하길래 이 차의 공인연비가 리터당 15km를 넘는다고 하니 더 놀랜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겼는데, 가감속이 용이해서 몰기가 쉽다고 하더니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라서 그런지 처음 몰면서도 주차까지 쉽게 마쳤다.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갖춘 실내, 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페달 조작감은 어찌보면 여성 운전자에게 더 편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차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동지애 같은 건지.. 길에서 마주친 미니 쿠퍼 클럽맨이나 폭스바겐 파사트 바리안트 같은 차들이 괜시리 반갑게 느껴졌다. 308SW HDi에서는 굳이 승용 감각을 강조해서 왜건 이미지를 지우려는 시도는 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CUV이니 MPV이니.. 하는 이름이 어떻든, 제대로 만들어 졌기에 성공했다는 점을 수긍하게 된 시승이었다. 전작 307SW보다 더욱 개성있어진 마스크와 역동적인 캐릭터 라인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인상의 차체, 출력 뿐 아니라 경제성, 정숙성, 친환경성까지 겸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승용 디젤 엔진과 우수한 매칭의 변속기, 유로 NCAP 별 다섯개에 빛나는 안전성, 오너 드라이브용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승차감에다 우수한 노면 장악력과 가뿐한 몸놀림, 승차인원과 공간활용성의 조화..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푸조다움을 마음껏 발산하는 308SW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기를 기대하며 시승기를 마친다.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mr2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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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진 출처 : 로드앤(http://www.road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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