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클릭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승용차로 유명한 것은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지요.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하이브리드 차량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 녀석이 오늘의 주인공인 클릭입니다.

글 | 임유신 사진 | 정진호 취재협조 | 환경부

미래형 자동차라고 하면 대개 시험중이거나 기술 개발 중이라는 진행형 소식만 들려올 뿐이다. 먼 훗날 언젠가는 타볼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만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 이런 와중에도 하이브리드카 만큼은 ‘가능성’을 ‘실현’으로 바꾼 대표적인 미래형차다. 세계 곳곳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일지언정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하늘에 박힌 별만큼 귀한 존재. 그래서 국산 하이브리드카 등장은 더욱 반갑다. 이제 ‘현실로의 초대’도 머지 않았다.

가능성 돋보이는 환경친화적 미래형차


국산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연 클릭 하이브리드. 환경부 업무용차를 시작으로 대중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에 만나본 클릭 하이브리드는 현대가 개발해 환경부에 납품한 50대중 하나. 환경부가 업무용으로 들여놓은 차다.
클릭 하이브리드의 겉모습은 일반 휘발유 모델과 거의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것은 하이브리드 로고와 홍보용으로 붙인 ‘저공해 미래형 자동차’ 문구, 커다란 나무 잎사귀 도안. 실내로 들어서면 밝은 연두색과 노란색으로 조화를 이룬 시트가 산뜻하면서 환경친화적인 느낌을 살린다.


하이브리드임을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계기판. 가운데 위쪽의 달걀 모양 표시창이 배터리와 모터의 작동상태를 보여준다.




가속 등 큰 힘이 필요할 때는 모터가 작동, 제동할 때는 충전이 이루어진다

계기판은 하이브리드임을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계기판 가운데 위쪽에는 배터리 충전 상태와 모터 작동상태를 알려주는 달걀 모양의 표시창이 있다. 내심 복잡하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간단한 편. 왼쪽 반원 부분은 배터리의 충전된 양을 보여주고, 오른쪽 위의 사분원은 배터리가 충전되고 있음을, 아래는 모터가 작동중임을 표시한다.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큰 축을 이루는 144V 니켈-수소 배터리는 트렁크 밑에 자리하고 있다. 트렁크 바닥은 일반 모델보다 조금 높아 공간 면에서 약간 손해지만 뒷시트 폴딩기능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


83마력의 힘을 내는 α-Ⅱ 1.4X MPI 엔진. 모터의 도움을 받아 보다 큰 토크를 내며 여유 있는 가속을 이끌어낸다

클릭 하이브리드의 엔진은 1.4X 83마력으로 최대토크는 11.9kg·m. 여기에 16마력짜리 구동모터를 더해 여유 있는 힘을 이끌어낸다. 클릭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가 엔진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방식. 출발하거나 가속할 때, 언덕길 주행처럼 큰 힘이 필요할 때는 모터가 작동해 엔진의 부담을 줄인다. 정속주행 때는 일반 휘발유 모델처럼 엔진만으로 달린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모터는 발전기의 역할을 하며 차의 운동에너지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모터만으로 작동하는 구간이 없다는 사실.
시동은 일반 모델과 같이 키를 돌려 거는 방식이다. 액셀 페달을 밟아 출발하자 모터의 어시스트를 받아서인지 어른 4명이 탔는데도 가벼운 느낌이다. 액셀페달을 깊게 밟아 급가속을 시도하니 모터 작동 표시창에 칸수가 높아진다. 가속은 부드럽게 이루어지고 배기량에 비해 힘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가속에 한 몫 하는 CVT

브레이크를 밟으니 충전 표시창의 칸수가 높아진다. 배터리 충전중이라는 뜻. 신호에 걸려 멈춰서자 엔진 시동이 꺼지고, 출발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동은 다시 걸린다. 시동이 꺼지고 걸릴 때의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 배터리 충전량이 모자랄 때는 정지하더라도 시동이 꺼지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못지 않게 큰 변화는 트랜스미션. CVT를 얹어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러운 달리기를 이끌어낸다.


휘발유 모델 못지 않은 달리기 성능과 높은 연비는 하이브리드만의 장점이다

클릭 하이브리드의 최고시속은 161km이고 0→시속 100km 가속은 12.3초, 시속 60→100km 가속은 7.9초. 제원상의 수치를 머리 속에 담고 있지 않더라도 직접 타보면 휘발유 모델에 비해 뒤지지 않는 성능임을 금세 느낄 수 있다. 연비는 18.0km/X로 같은 급의 휘발유 AT모델(12.1km/X)보다 50% 정도 좋다. 평균연비 20~30km/X를 훌쩍 넘기는 외국 메이커의 모델과 비교해서는 낮은 편. 메이커 측이 밝힌 배출가스 감소량은 30%. 개발비는 대당 2억 원 이상 들었고 값은 3천610만 원으로 아직은 비싸다.
이미 1990년대 중반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에 성공한 외국 메이커에 비하면 클릭 하이브리드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기술개발이나 실용화 등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 하지만 하이브리드라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큰 흐름에 발을 담근 것만으로도, 그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번 가져봄직하다.

기사&사진 제공 : 카비전 2005년 1월호(http://www.carlif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