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이라면 용어사전이 따로 필요 없으실거 같아요. 그래도 필요하다면.... 나중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내용이 깁니다. 준비 되셨나요???
2013년 2월 하순, 독일 라인란트팔츠, 뉘르부르크. 이글 모터스포츠 유럽 총괄 캠프로 개편된 이곳엔 마침 이글 모터스포츠 UK의 차들까지 같이 와 있었다. 당연히 드라이버들도 함께 이곳에 몰려있는 셈. 때마침 노르드슐라이페에는 얼마 전 출정식에 참가한 복스홀 인시그니아가 아무런 데칼을 붙이지 않은 채로 달리고 있었다. 재연과 재혁, 영준, 라이언 4명이 영어로 대화하는 내용을 대충 정리해 보면 어떻게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기존 이글 모터스포츠 캠프가 새로운 차를 도입했다면 당연히 일찌감치 붙였겠지만, 이번엔 기존에 있던 프라이빗 팀이 인수된 데다 경주차도 신형인 만큼 새로운 데칼로 바꿔야 했다. “그럼 완전히 새로운 도안으로 가야 하는 건데?” 이재연의 질문에 송재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맞아요. 게다가 저 맥라렌도 좀…….” 재연과 영준이 돌아보니 한 대의 처음 보는 스포츠카가 서 있었다. 전고 자체가 상당히 낮은 그 차, 확실히 이번 출정식에 공개된 차 중 하나였던 McLaren사의 MP4-12C GT3 모델이다. Formula 1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라면 맥라렌의 MP란 코드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텐데, 흔히들 제작사의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McLaren Project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건 내부적인 표현이고, 실제로 이 MP는 좀 의외의 뜻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Marlboro Project. 지금이야 담배회사인 말보로가 페라리(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스폰서이긴 했지만, 사실 불과 17년 전인 1996년까지만 해도 말보로는 페라리가 아닌 맥라렌(맥라렌 레이싱)의 스폰서였다. 1997년에 말보로가 맥라렌과 갈라진 이후에 가서야 McLaren Project라 부른 거지만. 어쨌든 현재 상황을 보면 맥라렌 MP4-12C GT3과 복스홀 인시그니아 2대는 확실히 외장 세팅이 더 필요해보였다. 그걸 보던 송미옥이 한 마디 던졌다. “종전의 911처럼 하면 안 되는 건가?” “뭐,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저희 집안의 눈도 있고 해서 말이죠.” 라이언이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지켜보던 데이빗 로렌이 한마디 했다. “그냥 British Green을 베이스로 하면 안 되나?” “맥라렌에?” “글쎄, David. 네 말대로 British Green을 베이스로 해도 상관없지만 재혁이 저 녀석 문제도 있으니까. British Driver로만 구성된다면 상관없는데, 한 명이 British Driver가 아니잖아.” 라이언의 한 마디에 재혁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당혹한 표정으로 라이언을 쳐다봤다. 이건 완전 자기 이야기라는 것 때문이다. 솔직히 사실이다. 인시그니아 같은 경우 그냥 브리티시 그린으로 외관을 래핑한 다음 데칼을 붙이면 되지만, 맥라렌은 그렇지 못했다. 적어도 드라이버인 송재혁을 생각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었다. 현재 맥라렌의 색은 약간 붉은 주홍색. 미옥은 차체를 한번 둘러본 후 의견을 내렸다. “이 차만큼은 그냥 도박 한 번 걸지. 지금 이 차에 그대로 데칼을 더하자고. 필요하면 맥라렌에 브리티시 그린색 보디를 요청하면 되니까. 그나저나, 송재혁. 너 언제 영국으로 들어가는 거니?” 송미옥의 질문에 재혁은 눈만 껌뻑 거리고 있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 독일행 비행기 안에서 Blancpain Endurance Series에 참가하라고 한 사람이 송미옥 본인인데, 영국으로 언제 가냐니? 그렇게 생각을 하던 재혁은 올해 시즌 달력을 보고 그제야 미옥의 말을 알아차렸다. 잠시 3~4월의 상황을 보자
3월 30일 : FIA GT Series Round 1 Free Peactice British Touring Car Championship Round 1 Practice & Qualifying 3월 31일 : FIA GT Series Round 1 Qualifying British Touring Car Championship Round 1 Race 4월 1일 : FIA GT Series Round 1 Race British GT Championship Round 1 Race 4월 13일 : Blancpain Endurance Series Round 1 Qualifying 14일 : Blancpain Endurance Series Round 1 Race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게 이글 모터스포츠 유럽 캠프이다. 영국 캠프도 당연히 비슷한 상황이고, 당연히 드라이버나 메카닉 모두 패닉의 연속. 현재까지 부지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현재 Castle Donington쪽에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Donington Park와 가깝지만 행정 중심인 London City에서는 머니까요.” “Silverstone은 불가능하나?” “거긴 USC Archangel Racing의 캠프가 있어요. 미친 자식들, 그냥 카탈루냐나 가지, 왜 이리로 와서는…….” 다들 고민에 빠진 상황, 이에 미옥이 한 마디 던졌다. “그것보다 차라리, 브랜즈 해치(Brands Hatch)쪽이 낫지 않아? 거기가 런던 도심과 가깝다며?” “그건 맞습니다. 빠른 구간을 차로 좀 밟으면 30분 정도 걸리고, 조금 돌아서 가도 최대 1시간이면 가니까요.” “그럼 그쪽으로 가는 게 낫겠고, 메카닉은 아무래도 필요하겠지? 새로 시작하니까?” “네, 그렇죠. 아, 그리고 대표님. Catering 문제 말입니다.” “말씀하세요.” 이번에 의견을 낸 사람은 송재혁이었다. 영국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던 재혁은 분명 현지인이 하면 엉망이 될 요리가 영국 요리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분명 현지인을 고용하면 개판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송재혁은 송미옥에게 한국에서 드라이버의 식사를 책임질 영양사를 보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글쎄, 아무래도 나도 영국에 가봐서 알지만, 영국 요리를 파는 음식점은 갈 곳이 못 되더라고. 차라리 인도음식점을 가지.” 송미옥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영국 출신인 라이언 본인도 송재혁이 영국에 오면 인도 요리점이나 중국 요리점에 같이 가지, 아님, 술이 좀 당길 때에는 이름 좀 난 곳에 가지, 웬만한 곳은 안 간다. 왜 그랬을까?
“걔는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잖아. 그래서인지 많은 국가의 요리를 먹었지만 걔도 나 같은 영국인이 만든 요리는 피하더라? 그게 고문이다 이런가봐.” 물론 저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오죽하면 송재혁이 라이언에게 ‘네가 직접 만들어서 먹어봐라!’ 할 정도면 얼마나 영국 요리가 지옥의 요리인지, 답이 나오지 않을까? 참고로 송재혁이 영국 요리를 하면 그나마 사람이 먹을 만한 요리가 나온다. 아니, 애시 당초 송재혁이 런던에서 라이언의 면전에서 ‘잘못된 교육법이 세계 최악의 요릴 만들었군.’이라고 힐난 했으니 말은 다 했다. 이렇게 필요하지만, 누굴 쓰느냐와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바로 선수들과 현지 팀원들의 식사이다. 즉 재수 없이 평범한 영국인을 쓰면, 아마 지옥의 요리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고, 영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고용해 영국식 요리를 하면 좀 나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사실 영국 요리라고 해봐야 잉글랜드 요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스코틀랜드 음식도 있기에 잉글랜드 사람들은 반발하겠지만, 그게 그거다. 어쨌든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 송미옥은 이글 모터스포츠 영국 캠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임을 이야기 했고, 드라이버들의 허락을 받아냈다.
1. 이글 모터스포츠 영국 캠프에 영양사를 파견, 팀원들의 식사 문제에 대한 관리를 지도록 하겠음. 2. 팀 닥터의 투입은 조금 더 시일을 봐서 할 예정, 단 필요할 것 같으면 현지의 의료 인력을 적극 채용할 것을 라이언 슈나이더 지사장 대리에게 지시하겠음. 3. 메카닉은 일본, 한국, 유럽에 있는 메카닉들 중 지원자를 받아 3월 중순까지 파견하겠음. 이 인력이 종전의 멤버들과 조인트 하는 것으로 나갈 것임.
영양사 문제는 라이언 본인이 인증했다. 서양인에게 있어서 우유는 한국인에게 있어 김치와 같은 존재로서 서양에서 우유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기에 상에 꼭 올라간다. 만일 한국정부가 재정부족 문제로 학교, 군대 급식에서 김치를 뺀다면??? 그날로 난리가 날 텐데, 이놈의 영국은 그 짓을 실제로 했었다. 1971년, 아직 마거릿 대처가 수상이 되기 이전, 교육부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Education and Science, 현재는 Secretary of State for Education)이던 시절, 그녀가 7세에서 11세 되던(당시 기준 1960~1964년 생)의 우유 무상급식을 폐지했다가 대처 자신은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개 박살이 났고 Milk Snatcher, 즉 우유 도둑이라는 별명은 여태까지도 그녀를 따라 다니고 있다. 아, 물론 당시 야당이던 노동당은 보수당이 알아서 던져준 이 대형 떡밥을 놓치지 않고 신나게 물어뜯었고, 결국 이 우유 도둑놈 이미지가 그녀를 평생 따라다녔지만, 또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있었으니……
1970년대에 심각한 경제 공황이 영국에 들이닥치자 당시에 수상으로 재임하였던 마거릿 대처가 재정 삭감을 위해 학생들의 급식 배급에 관여하던 영양사들의 수를 줄였고, 그 외의 급식 문제는 더 이상 중앙 정부가 아닌 지방 정부에 넘겨버린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그 이후에 개혁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계속 그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급식에 관해서 관심이 없다보니 예산은 쥐꼬리만큼 나왔고, 나오는 메뉴라고는 프렌치 프라이, 피시 앤드 칩스, 품질 낮은 닭고기로 만든 치킨너깃 따위의 튀김류만 잔뜩 나왔다. 후식은 당연하게도(?) 초콜릿 같은 과자들. 즉 정크 푸드로만 점철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학생들은 비만 및 아토피, 알레르기에 시달렸다. 이런 급식보다 더 최악인 것은 바로 영국군 전투식량, 미군의 MRE 못지않게 최악을 달린다는 음식인데, 최근에야 개정판이 나왔다지만, 적어도 라이언 일행이 전역한 뒤에 나왔다고 하니, 그 맛없는 전투식량을 먹었을 3인에게 애도를 표할 수밖에. 당연히 라이언이나 송재혁을 통해 그런 사실에 대해 알게 된 송미옥의 입장에서 볼 때 영양사가 없다면 아무래도 타국에서 파견될 사람들이 최악의 요리를 먹게 될 것이 자명하기에 영양사 파견은 중요한 결과로 연결되었다. 팀 닥터는 일단 영국 현지에서 찾기로 했다. 전설적인 F1 의무 팀장인 Dr. Sid Watkins를 배출한 영국답게 아마도 유능한 팀 닥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미옥의 고뇌가 나름 담겨져 있는 부분이라 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메카닉 문제는 일단 넘어가자. 누가 영국에 올지 모르겠지만 현지인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으니 말이다. 결국 이글에게 있어서 올 시즌은 새로이 신설된 영국 캠프가 제 역할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성패가 갈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모큐멘터리 하는 거죠. orz
하여튼.....
자! 드디어 FIA GT Series의 첫 라운드로 접어 들었습니다!
본래 1라운드는 지난 2013년 3월, 프랑스에서 열렸습니다만 작가의 귀차니즘 등으로 인하여 지난 2013년 6월에 가서야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날을 좀 빼먹을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ㅠㅠ[각주:1]
솔직히 말한다면 협상은 약간 늦게 시작되었다. 양측 간의 소개가 늦게 이뤄졌고 더군다나 유카가 식사도 못하고 호텔까지 냅다 밟는 바람에 잠시간의 식사 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식사 중에 미옥이 유카에게 몇 km으로 밟았냐고 물어보자 유카는 수도고속도로에서 130km까지 밟았을 거라고 했다. 벌금이 상당히 많이 나올 거 같다는 생각을 한 미옥이었다. 어차피 회사에서 내는 거지만, 아무리 따져도 공사한지 오래된 그 도로를 유카가 무슨 배짱으로 밟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장 고속1호 하네다선(高速1号 羽田線)의 개통시기가 1966년이니 이미 40년은 넘긴 상태. 이 때문에 언제든지 붕괴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도로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고, 그녀도 그 길을 달렸다. “어쨌든 들어가지. 너무 늦어도 손해니까.” “네.”
협상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게다가 미옥은 카구라 재단으로부터 역제안까지 받았는데 이글 모터스포츠가 준비하고 있는 스칼라십에 상당한 지원을 해주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내용은 스폰서 계약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제안자는 이사회 의장인 카구라 마키. 그녀가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 협상이 체결된 지 1개월이 지난 후 한국일보 도쿄 특파원인 한창만은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 카구라 재단을 찾아가 그녀에게 질문했다. 과연 그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협상 초기부터 송미옥 대표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받았다. 그녀는 우리 재단에 대한 많은 조사를 해왔고, 우리 역시 그녀가 대표로 있는 이글 모터스포츠에 대해 조사를 해왔다. 우리에게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회사의 생존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대표의 도덕성과 협상시의 눈동자와 눈의 위치이다. 눈동자가 떨리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한 거짓말을 할 경우 시선은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달랐다. 송미옥 대표의 일어 능력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말에 뭔가 힘이 있었고 또한 눈빛 자체가 살아있었는데 마치 그 눈빛은 사람을 유혹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모습이었다. 그 점이 나와 내 동생을 비롯한 모든 이의 마음을 잡았던 것이며 나 개인적으로는 동생(=카구라 치즈루 이사장)의 모터사이클 선수 활동에 있어서 자료의 부족으로 고생했던 것이 다시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끌렸다.’ - 한국일보 2013년 3월 4일자 15면
이 말이 과연 전부였을까?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인 김정석 기자는 그 해 6월, 송미옥이 드라이버 스칼라십 프로젝트를 서울에서 발표할 당시 어떻게 지원을 받아 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송미옥은 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시 우리는 카구라 재단을 상대로 스폰싱에 대한 이야기만 전개했다. 그런 도중 나는 재단 이사장인 카구라 치즈루씨의 질문을 받고 당혹해 했는데 그 질문은 장기적인 드라이버 육성을 생각하고 있냐는 것이다. 나는 그 질문을 받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지금은 계획하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만들 것이고 또 그 엔트리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때 카구라 재단 쪽에서 모두 웃었는데, 아마도 날 시험해 보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가 이런 지원을 받아오는 것은 아마 어렵지 않았을까?”
2월 1일 오후 1시 30분,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탈 런던 호텔 검은색 재규어 XFR-S에서 송재혁이 내렸다. 보통이라면 영국 현지에서도 웬만한 국산차를 직접 몰 그이지만 이번만큼은 이야기가 달랐다. 특히 일본 도쿄에서 1월 30일에 젠가 존볼트의 입단식이 열렸고, 여기서 젠가의 모든 조건이 다 반영되었는데 이번 영국 현지 쪽도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내용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송미옥 대표가 직접 참가했다는 것은 의외였다고 한다. 일본 지사 뿐 아니라 현지 언론 대부분도 송미옥이 직접 올까? 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송미옥 뿐 아니라 송태훈 이글 코퍼레이션 대표, 그리고 송민수 그룹 총수까지 방문하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송민수 회장은 본래 런던 쪽에도 올 예정이었지만 건강 사정의 문제로 런던은 송태훈 이글 코퍼레이션 대표를 자신의 대리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J, 여기야.” “미안하군, Intercontinental London이라고 해서 조금 헤맸어.” “어디까지 갔는데 그래?” “Westminster.” “이런, 하이드 파크라고 말했잖아. 웨스트민스터는 문 연지 얼마 안 되었다고.” “거기까진 못 들었어. 그 부분에 있어선 유감이야.” 때마침 호텔에는 입단 예정자 중 한 명인 라이언이 송재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1월 31일, 런던에 도착한 재혁은 이슬링턴에서 전날 밤 늦게까지 협상 종료를 자축하면서 라이언과 코가 삐뚤어지도록 둘이서 술을 마신 다음 아침에 영국 정부에 사무소 설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호텔까지 도착한 것이다. 본래는 송재혁이 히드로에서 송미옥을 맞아야 하지만, 카구라 재단의 협조로 히드로 공항에서 호텔까지 헬기를 이동해서 온다고 하니, 재혁은 그저 호텔의 위치만 알려주는 정도였다. 여기서 잠시 재혁이 타고 온 재규어 XF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본래 이글 코퍼레이션이나 이글 모터스포츠는 이 시점까지 영국에 지사를 둔 전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영국 쪽은 이글에게 있어서 거의 ‘미개척지’나 다름없던 상황이었는데, 이번 협상으로 인하여 영국에 지사를 세울만한 가치가 생기게 되면서 송미옥은 계획을 일부 수정하게 된다. 스피라의 호몰로게이션이 늦어지는 이상 금년만큼은 다른 전략을 짜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다른 엔트리는 그대로지만 박준혁과 송재혁 만큼은 이번엔 영국에 파견하는 길 밖에 없었다. 카레이서에게는 사실 휴식이란 것이 거의 없다. 아니, 휴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겨울에도 연습을 필요로 했고, 이는 라이언을 비롯한 영국 현지의 드라이버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예외적으로 송재혁은 입단 후 회사 일에도 참가하면서 연습량이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고, 이 때문에 겨울에 개인 차량인 스피라를 끌고 KIC에서 달렸다는 소리도 종종 흘러나왔다. 이렇게 되자 송미옥 대표는 2013년 1월 말에 들어서면서 소위 말하는 ‘UK공략 플랜’을 준비하게 되는데 이 플랜에 의하면 스피라의 드라이버로 내정되었던 송재혁을 영국 현지로 파견해 그를 영국 현지 팀장 겸 사무 감독위원으로 삼는데다 라이언의 파트너 드라이버로 지목하고 박준혁을 리저브 드라이버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나머지는 동일한 대신 박준혁을 GT Series의 리저브 드라이버로 하는 방안이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2월에 가서야 가능해질 정도로 문제점이 많았던 플랜이었다. 그렇기에 미옥의 이 플랜은 드디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1시 50분, 대연회장에 서 있는 라이언과 송재혁, 데본과 데이빗은 현재 9층에 있는 객실에서 쉬는 중이었다. “행사는?” “3시 시작.” “3시야? 그럼 적어도?” “2시 40분 이전에 대표님께서 도착하실 거야. 언론 기자들은 2시 30분을 전후해 들어오겠지. 2시 50분쯤에 대표님을 포함한 당사자들이 입장하고 3시에 시작하는 거지.” “쉽지 않겠어.” “그렇지.” 재혁이 잠시 한숨을 쉬던 도중, 라이언이 그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의 손에는 마침 레모네이드 한잔이 있었고 라이언은 또 다른 한 잔을 받아 재혁에게 건냈다. “그나저나 일본의 게히른 레이싱이라고 알아?” “아, 들어서 알고 있어. 일본의 운동역학연구소에서 만든 카레이싱팀이고 현재는 슈퍼 GT와 슈퍼 다이큐에만 참가하고 있어. 근데 왜?” “그 팀 출정식이 어제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었는데 지역제한이 걸렸더라고. 왜 그런거야?” 재혁은 라이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본사 측의 정보에 의하면 게히른 레이싱의 출정식은 단 2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만 중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하나는 일본계 사이트. “유투브에서 본거야?” “응.” 유투브라는 말에 또 당혹스러워진 재혁이었지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눈을 떴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의외였으니 그건 바로 ‘지역제한’이라는 조치였다. 특정 지역에서만 영상 시청이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제한을 걸면 특정 지역에서만 영상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거 일본에서만 볼 수 있게 한거야.” “엥? 일본에서만 본다고? 의외인데?” “어차피 거긴 주 활동지가 일본이니까. 막 해외에도 나가는 우리와 다르거든.” 재혁은 웃으면서 라이언이 건낸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셨다. 잠시 후 재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재혁은 그대로 미소를 지으며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옥상으로 올라가지. 보스께서 오셨어.”
이날 행사에는 슈나이더 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실질적으로 슈나이더 가의 협조가 아니었으면 이런 행사를 열 장소도 잡지 못했을 것이란 게 대표인 송미옥의 생각이었던 관계로 아마 행사 이후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대접할 것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 증거라고 한다면 현장에 도착하는 차량들이었다. 아무리 따져봐도 최하가 복스홀 인시그니아였고, 그 위로 캐딜락 CTS, 그 위에 푸조 508, 재규어 X-Type, 그리고 그 위에 벤츠 E-Class나 재규어 XF, BMW 5시리즈, 그리고 가주의 경우 재규어 XJ가 눈에 띄였다. “미치겠구만, 너넨 최하가 복스홀이냐?” “쉐보레 차는 쓰지도 않아. 일제 차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독일차는 쓰네?” “현실적으로 말해서 차가 없어서 말이지. 벤틀리, 롤스로이스는 예전부터 왕가의 차였고, 다이믈러도 역시 말이 필요 없잖아.” “미제도?” “글쎄, 크라이슬러나 포드 차 도입 계획은 있어. 근데 크라이슬러는 도입해봐야 대부분이 란치아 배지엔지니어링(Badge-engineering)이고, 그나마 믿을 만 한 것은 300C겠지만, 아마 펜타스타 엔진이겠지. 포드? 영국 포드의 승용차는 잘해봐야 몬데오가 한계잖아.” “그건 그렇지. 그래서 독일제구만.” “그렇지.”
영국시간으로 2013년 2월 1일 오후 3시(한국 시간으로 2월 2일 자정) 송재혁의 사회로 이글 코퍼레이션 및 이글 모터스포츠 영국지사 개업식 및 라이언 슈나이더, 데이빗 로렌, 데본 슈나이더의 이글 모터스포츠 입단식이 열렸다. “네,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이글 모터스포츠 해외사업부 홍보실 소속 겸 드라이버 스카우터, 그리고 올해, British GT Championship에 나설지 모를 송재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송재혁의 인사. 턱시도로 환복한 재혁은 확실히 달라보였다. 175cm 밖에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체격 때문인지 턱시도가 의외로 어울린다는 사람이 많았다. 사실 사무실에서도 정장을 입는 특성 덕에 재혁의 정장을 입은 모습은 의외로 많이 보였다. 재혁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의외로 물 흐르듯 진행되고 있었다. 입단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행했던 송재혁이기에 의외로 많은 이들이 그에게 질문을 주로 던졌다. 그때마다 송재혁이 직접 답하거나 송미옥, 송태훈이 각자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미옥이 한마디 꺼냈다. “저희에 대해 조금이라도 조사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 본사가 한국 서울에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선수만 뽑고 출정식은 안 하냐고 하는데, 출정식은 인터넷 중계로 열릴 방침입니다.” 송미옥의 말에 사회를 맡던 송재혁과 현장에 있던 송태훈 회장의 표정은 모두 경악 그 자체로 바뀌었다. 이 이야기는 모두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출정식을 인터넷으로 중계한다고? 설마 생중계란 말인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대는 틈을 타 송미옥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인터넷으로 2013년 2월 11일, 오후 4시, 전라남도 영암군에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행사를 진행할 것임을 선언했고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할 것임을 밝혔다.
2013년 2월 3일, 인천국제공항. “아니, 어머니. 말이 안 돼요. 어떻게 8일 안에 드라이버와 경주차를 다 영암으로 불러들여요. 게다가 해외에 있는 드라이버가 더 많은데요? 숙소는요?” 영국에서 귀국한 재혁은 당혹한 표정이었다. 2월 11일 오후 4시에 행사가 열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최하 3일전까지 드라이버들과 경주차들이 영암에 와야 한다. 근데 숙소는? “일단은 전라남도 관광홍보과에 지원을 요청해야지. 1순위는 영암이지만, 안 되면 목포, 최대 광주까지 갈 수 있게 해야 하고, 한국공항공사에 지원 요청도 해야지. 어렵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논스톱 주행이 될 수밖에 없어. 이글 로지스틱스, 델타 로지스틱스에 도움을 요청해봐.” “광주는 조금 멀텐데요? 최대한 1시간 이내에 잡는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외국어도 어느 정도 되어야 하니까요.” “일단은 당신이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 알아보고 재혁이 너는 일단 각 지사에 연락해서 비행기 티켓을 맞춰놓고. 델타 로지스틱스에도 전화해서 SLS AMG의 목적지를 한국으로 맞추라고 해.” “네”/“알았어요.” 귀국 직후 서울 사무실로 바로 들어간 세 사람은 즉시 분담한 역할에 돌입했다. 송미옥은 본사에 출근하자마자 KIC 운영팀에 연락해서 2월 11일, 서킷의 사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했고, 송재혁은 해외사업부에 출근하자마자 바로 델타 로지스틱스 본사로 전화해 한국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마침 SLS AMG GT3은 델타 로지스틱스 유럽지사가 입수, 바로 한국이나 일본으로 보낼 상황이었지만 이글 모터스포츠에서 본사로 전화해 한국으로 빼줄 것을 요청하게 되었다. “아, 송재혁 대리. 카구라 재단에도 연락을 좀 해달라는데? 그쪽에서 이번 출정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내용을 보내줘야 한다네. 그것도 좀 부탁해 달래.” “에, 알겠습니다. 황 차장님.” 재혁은 황 차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선 바로 스폰서 명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카구라 가는 본래 도쿄 외곽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는 집안이 본래 신사를 운영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정치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도쿄도 외곽에 본가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전 가주의 의견을 허락한 일본 왕실에서 치요다 구의 황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건물을 내주었고 그곳에서 카구라 재단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카구라 재단의 현 이사장인 카구라 치즈루는 언니인 이사회 의장 카구라 마키에 비하면 의외로 자유분방한 편이다. 그러나 본인도 집안의 힘이나 사명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에 그 자유분방함을 겉으로 드러내는 편은 아니었으나 언니인 마키는 치즈루의 로드레이스 실력을 알고 있기에 그녀의 로드레이스 활동을 뒤에서 지원해주기도 해왔다. 재단 1층에 있는 혼다 NSR250R(1999년형)은 그녀의 이러한 활동을 보여줬지만 클래스를 올린 이후로는 좋은 활동을 내지 못한 그녀였다. 야심차게 준비한 듀가티였지만, 한계에 봉착한 것 같았고, 남자 레이서들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한동안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멀리했다. 사실 이것 때문이 이글 모터스포츠의 스폰싱 요청을 처음에 거절했지만 내용을 보고 마음을 바꾼 그녀였다. “3월 말이라고 했나? 이글의 시즌 시작이?” 사실 3월 말도 유럽 기준이었다. 빠르면 2월 말에서 늦으면 4월 하순이면 각 캠프 소속 드라이버들이 참전하는 레이스 대회의 공식 테스트와 연습주행이 있을 것이고 이 시점이 지나면 바로 개막이다. 뒤집어보자면, 이 시점에서는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출정식이 지금쯤이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추리는 정확하게 이뤄졌다. “들어오세요.” 들어온 사람은 이글 모터스포츠의 연락을 받은 직원이었다. 방금전까지 송재혁과 통화한 그 직원은 치즈루에게 이글 모터스포츠 측에서 보내온 공문을 치즈루에게 제출했다. “2013년 2월 11일, 한국 전라남도 영암군에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orea International Circuit/韓国インターナショナルサーキット)에서 이글 모터스포츠의 2013년도 시즌 출정식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녀는 공문을 받고서 웃었다. 오후 4시,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는 내용까지 있어서 아무래도 관리가 필요한 입장이었다. 숙소는 전라남도 나주에 있는 중흥골드스파&리조트인데, 이건 드라이버 전용이었고, 내빈은 광주광역시에 있는 프라도 관광호텔을 잡았다고 적혀 있었으니, 좀 의외인 상황, “광주에서 영암까지 차가 있나요?” “이동 차량은 이글 측에서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알았어요. 무안행 비행편을 알아보세요. 환승해도 상관없으니 말이지요.”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글의 전설을 쓸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2013년 2월 11일 오전 11시,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송재혁은 일찌감치 현장에 또 도착해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미 경주차와 드라이버들은 아침부터 도착해서 영암 셰이크다운에 나선 상황. 자기들끼리 타임을 나눴는지 지금 이 시간에는 두 대의 차만 달리고 있었다. 재혁은 차들을 보던 중 처음 보는 차 한 대가 달리고 있음을 확인했고 현장에 있던 한정권 메카닉(이글 모터스포츠 재팬의 메카닉)에게 물었다. “한 메카닉님, 저 차 뭡니까?” “아, 이번에 합류한 송재혁 선수 아닙니까? 대표님으로부터 이야기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입단 축하드리고요.(송재혁 :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거 복스홀(Vauxhall)사의 인시그니아(Insignia)란 차랍니다. 이번에 송 선수께서 직접 스카웃한 드라이버 중 2명의 차라는데요?” “그래요?” ‘인시그니아라, 벡트라의 후속 아니었나? 라이언 녀석. 올 시즌엔 아예 신형인거야?’ 재혁은 한정권의 말을 들은 후 그에게 목례로 인사하고 라이언에게 다가갔다. 역시나 라이언이 현장을 지휘하고 있었던 상황. “라이언. 저건 웬 차야?” “아, J. 올해 BTCC에서 쓸 차량이야. 작년까지 쓴 벡트라로는 성능에 무리가 와서 말이지. 신 규정에 맞췄어.” “벡트라는 S2000 규정에 맞췄잖아. 그럼 이번 인시그니아는 NGTC인가?” “맞아. 엔진은 2리터 에코텍 터보 기반이고. 300? 영국에서 테스트 했을 때에는 그 정도 나오더군.” “300마력? NGTC는 300마력 이상 아니던가?” “그렇지.” “으흠…… 좀 딸리는데, 그건 그렇고. 그나저나 지금 인시그니아와 달리는 저거, Mazda RX-8 아냐?” 재혁의 말을 들은 라이언이 같이 달리는 차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RX-8? 분명 송재혁이 오기 전에 각 계열끼리 시간을 나눠서 투어링카 먼저 달리고 그 다음에 GT가 달린다고 했지만 GT에서 놀아야 할 차가 왜 저기 있을까? “뭐지? 저 RX-8? 설마 저게 올해 참전하는 차야? 저거 작년에 단산되지 않았어?” “그렇긴 한데, 차가 없어서…… 아마 그것 때문 일거야.” 재혁은 한숨을 쉬고서 패독으로 들어가는 두 차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패독에 흰색에 갈색 스트라이프가 포함된 포르쉐 911 2대가 나와 서킷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 30분, 송미옥이 현장에 도착해 담당 메카닉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1차 셰이크다운 해 보니까 어때요? 먼저 유재득 팀장부터.” “일단 911 GT3 R은 차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고속 주행시 문제가 있는지 해서 조금 고속으로 달리게 했는데 딱히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SLS AMG GT3이나 Z4 GT3는 오히려 사람을 놀라게 하더군요. 특히 SLS는 갓 도입된 차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인 다나카 군이 달리는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RX-8은요?”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약간 쥐어짜는 듯한 사운드를 내고 있어서 그게 문제입니다.” “일단 그 문제는 조금 더 검토해야겠군요. 추가적 정보 들어오는데로 주시고요, 911 컵 카는 어떻다던 가요?” “최고라고 하더군요. 시트 포지션만 조금 손 봤었는데 처음 약 300m는 불안하게 주행해서 주행에 대한 설명을 이재연 선수가 해 준 이후에는 거의 포뮬러 카처럼 달리는 게……” “예상한 대로군요. 한정권 팀장. 제네시스 쿠페는요?” “지금 막 끝났는데, 노원일씨에게 물어보니, 좀 밋밋하다고 하네요. 사실 아시잖습니까. KSF는 직분사 엔진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걸요.” “그건 맞아요. 적어도 작년 DDGT에서는 터보로 달렸으니 이번 KSF전의 차량은 조금 밋밋하겠죠. 그러나 V6엔진의 배기량을 감안하면 I4 터보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좀 알려줬으면 해요.” “네, 일단 그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슈퍼레이스 레이싱카 중 N9000쪽은 차후에 변동이 불가피할 거 같습니다.” “그렇게 되겠죠. N9000 중 프라이드는 아무래도…… 알았어요. 크루즈는 드라이버가 클래스를 바꾸지 않는 이상 당분간 유지하세요.” “네, 아 그리고 포르테는……. 뭐 똑같습니다.” “그 차는 예상했습니다. 뭐, 드라이버인 두 사람이 변하는 게 있어야죠.”
오후 4시, 유투브를 통해 전세계로 송출되는 이글 모터스포츠의 출정식이 시작되었다. 3시 40분에 이진석이 사복차림으로 도착해 송미옥 단장을 비롯한 올 시즌 참전 드라이버들과 인사하고 관람석에서 관람하겠다고 한 것은 좀 의외였지만 최대한 숨겨달라는 요청 때문이었기에 미옥은 이를 수락했다.[각주:1] 12시즌에 대한 결산은 이미 12월 말의 팬미팅에서 했으니 안 해도 상관없었지만 송미옥은 굳이 처음에 그걸 언급하면서 12시즌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작년 시즌 이글을 잠시 상기시켰다. 그리고 나서 경주차와 드라이버 소개가 있었는데, 12 시즌의 이글이라고는 믿겨지지 힘든 엔트리였다. 잠시 2012년도 엔트리를 보자.
“저희가 작년에 이 엔트리로 뛰고 나서, 제가 열 받았습니다.”라 말한 미옥의 표정에는 씁쓸함이 서려 있었다. 사실상 작년 이글 모터스포츠는 말 그대로 핵폭탄을 안고 뛰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황태현의 전향설로 인하여 시끄러웠던 이글 모터스포츠 저팬은 그야말로 엉망이었고, 다른 팀도 딱히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유럽 이글 같은 경우 강력한 경쟁 팀이던 이클립스에서 내놓은 2대의 차 때문에 곤욕을 치룬데다 USC Archangel Racing의 경쟁력이 커지면서 이래저래 위험 요소가 많았다. 그렇기에 송미옥은 이번 시즌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그 결과 드라이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키 카드를 손에 쥐게 되었던 것이고 그 결과물은 충격과 공포의 엔트리였다.
엔트리 발표가 나자 현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송재혁이 사실상 유럽에 진출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영국에서 뛴다니, 언어 문제 등으로 성적이 안 나올 것이라 한 사람이 많았고, 더군다나 이렇게 전체적으로 다국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벨로스터 터보, 과연 누가 탈지에 대해서는 송미옥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떡밥을 던져서 팬들이 물게 만들기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5월을 기다리라는 것이 그녀의 말이었다.
Lamborghini Gallardo LP570-4 Super Trofeo Stradale
-
Porsche Carrera Cup Japan
Porsche 911 GT3 Cup Car
-
KSF
Hyundai Genesis Coupe Kia Forte Koup Hyundai Veloster Turbo
금일부로 Round 0가 끝났습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네요. ㅠㅠ
잠시 이번 편에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FIA GT Series나 British GT Championship에 참가하는 드라이버들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 드라이버들은 단순히 저 2대회만 뛰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하나를 더 뜁니다. 바로 Blancpain Endurance Series인데, FIA GT Series, British GT Championship와 운영주체가 같습니다.
그래서 잠시 좀 올해 3개 대회에 같이 뛰는 팀이 있나 해서 보니, 거의 없더라고요. Blancpain Endurance Series와 FIA GT Series에 중복되는 팀 또는 British GT Championship와 Blancpain Endurance Series에 중복되는 팀은 있긴 한데, 세가지 대회를 다 뛰기란 어렵겠죠? 정비는 뭐...... orz
그래도 작가인 제가 약을 좀 빨고 한번 그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근데 만들고 보니 이글은 저렇게 되면 3개를 다 뛰는 꼴인데, 체력이 남아 날라나요? ㅠㅠ
어쨌든 이제, 라운드 1이 진행될 겁니다. 라운드 1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FIA GT Series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
원래 참가하는 드라이버들은 정장을 착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이진석은 깜짝 출전을 위한 카드였기 때문. [본문으로]
공식명칭 : Korea Speed Festival Forte Koup Challenge [본문으로]
이거 연재하는 다른 사이트에는 제가 용어 사전을 만들었거든요?? 근데 여기는 용어 사전이 따로 필요 없을거 같아요. -_-;;;;;;;;
진행 시작합니다.
2013년 1월 28일, 미국 안젤라 시티 특별구. USC Archangel Racing의 2013년도 출정식이 열렸다. 주목할 사항이 있다면 남북 아메리카/유럽계 드라이버들 사이에 끼인 1명의 아시아인 드라이버. 이날 행사에는 송재혁이 델타 로지스틱스의 대표인 Dr. AD와 함께 관람객으로 참가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할 줄 알았더니 여기서 하는군요.” “아무래도 모기업인 United Star Corporation의 본사가 이곳에 있으니까요. 이 행사는 모기업의 전년도 실적 발표도 겸하거든요.” “보통 같으면 실적 발표는 일찍 할 텐데, 의외인데요?” “아시겠지만 대기업의 레이싱 참전은 기업 홍보도 겸하고 있으니까요. 안 그런가요?” “글쎄요. 저희는 이야기가 다른 게 아예 대표님이 작정하고 법인 등록을 해버리셨거든요. 원래는 대기업 내의 한 사업부였지만 확대를 검토해서 만든 게 바로 지금의 이글 모터스포츠니까요.” 이글 모터스포츠는 본래 이글 코퍼레이션 산하의 모터스포츠 사업부가 더욱 더 본격적인 모터스포츠 활동에 나서기 위해 2008년 종전의 사업부 체재를 개편하면서 신규 법인을 신설했고 당시 사업부 책임자이던 송미옥을 초대 대표로 선임했다. 이렇게 독자 법인을 꾸린 이글 모터스포츠는 2010년 초에 정식으로 레이싱팀을 창설하고 유럽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에 출장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강 블랙버드 레이싱 팀을 인수, 레이싱팀의 기반을 더욱 다지게 된다. 이후 마츠자와 유카(松沢由宇か)와 사쿠라이 레이카(櫻井麗華, 현 이글 모터스포츠 일본지사 부사장)라는 두 여성의 도움을 받아 일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11년 초, 이재연과 박영준을 유럽 무대에 진출시킨 이후 2011년 중반, 일본 슈퍼 GT에 이글 모터스포츠가 참전했고 2010년 중반부터 슈퍼다이큐에도 진출, 12년 슈퍼레이스에는 채서인이라는 젊은 드라이버를 합류시켜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망의 2013년, 전격적 공략을 위해 박준혁, 유경진 등의 드라이버와 송재혁이라는 경영업무가 가능한 드라이버를 더했으며 지금 협상 중인 드라이버들만 더하면 상당한 진용을 갖출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까지 외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팀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독이 되지 않을까요?”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러한 독을 맞더라도 홍보가 이뤄져야 투자도 들어오고 회사가 살아날 수 있는 겁니다. 경영상에는 그러한 리스크도 고려해야겠죠. 물론 제가 경영에 대해 완벽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때마침 송재혁이 안젤라 시티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문 기자들의 눈이 모두 몰리게 되었다. 사실 송재혁이 Delta Logistics와의 협상을 위해 혼자 온 것은 아니었다. 이날 회동에는 송재혁의 파트너로 일본 도쿄의 이글 모터스포츠 지사에 있던 사쿠라이 레이카 부지사장이 송미옥 대표에 의해 긴급히 파견, 송재혁을 백업하게 했다. 사쿠라이 레이카는 마츠자와 유카와 동년배인 여성으로 과거 유카가 자위관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같이 일했던 여성이었다. 2003년, 모종의 사건으로 자위관 생활 및 정보요원 근무를 그만 둔 후 유카가 지방에서 은둔하던 그녀를 찾아낸 것은 2007년, 죽고 싶다던 레이카에게 유카는 자신을 도와달라고 했고, 이후 2년간 레이카는 유카의 집에서 동거하면서 유카의 그림자로 지냈다. 그러다가 2010년에 이글 모터스포츠에 합류했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사쿠라이 양, 오늘 이 자리가 마음에 안 드신 겁니까?” “아니에요. 다만, 보는 눈이…… 많네요.” Dr. AD의 질문에 대한 사쿠라이 그녀의 대답, 재혁도 주변을 한번 돌아봤다. 확실히 보는 눈이 많았다. 송재혁이 직접 왔다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에게는 엄청난 정보가 될만 했다. 잠시 여기서 화제를 돌리기 전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재혁과 레이카의 복장을 잠시 살펴보자. Dr. AD의 비서와 함께 서서 대화중이던 사쿠라이 레이카가 입은 정장은 일본 애드 루쥬(Add Rouge, アッドルージュ)제 정장이었고 송재혁은 한국의 제일모직에서 제조한 로가디스 콜렉션 정장이었다. 본래 송재혁은 유럽에서 파크랜드에서 만든 정장을 입었지만 합류 직후 대표인 송미옥이 경영 업무에 나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정장이라고 하면서 새로이 맞춰준 것이 지금의 정장이었다. 물론 송미옥의 취향이 어느 정도 반영된 옷이었다. 이글 모터스포츠와 델타 로지스틱스가 무슨 연유로 만났는지에 대해 기자들의 눈이 이곳 안젤라 시티에 쏠렸지만 양 측 모두 정보를 주지 않고 있었다. 사실 그렇다. 회사의 사정이 걸린 문제를 어떤 다른 이에게 알려준단 말인가? 더더군다나 두 회사는 스폰서 관계이다. 지금 레이카가 송재혁 쪽으로 오자 Dr. AD가 당황해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자들의 눈이 많다는 것을 그녀가 먼저 알아챈 것이다. “장소를 좀 옮기죠.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나요?”
안젤라 시티, 시내의 한 비즈니스 호텔, 송재혁과 사쿠라이 레이카, Dr. AD와 그의 비서가 앉아 있었다. 실질적인 양자회담, 그리고 송재혁의협상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무대에 송재혁 자신이 직접 오른 것이다. “도입 차량의 운송 요청이요?” “네, 그렇습니다.” 재혁의 발언에 Dr. AD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글 모터스포츠에서 신 경주차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것은 그도 들은 바가 있었다. 이미 송미옥 대표는 올 초 신형 경주차의 도입을 확정 짓는다고 했고, 그 상황에서 대강의 참전 계획이 공개된 이상, 출격 차량도 확정되었는데, 하필이면 도입결정 차량이 메르세데스 벤츠 SLS AMG C197 GT3이었다. 다만 이차는 의외로 Dr. AD가 싫어하는 차종이었는데, 화살같이 날렵한 SLR McLaren과 달리 SLS AMG는 1950년대의 전설적인 스포츠카인 300SL의 디자인을 다시 살리다보니, 전체적으로 약간 높아진 감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사람 속을 누가 알겠는가? “혹시 지난번에 언급하신 SLS입니까?” “네, SLS AMG GT3입니다.” “하필이면 SLS AMG입니까?” “벤츠의 스포츠카 중 유일하게 현행 GT3 호몰로게이션을 받은 차는 그 차 하나였습니다. 과거의 Group A였다면 아마 전 190E의 도입을 요청했겠죠. 그러나 현재 저희가 이번에 SLS AMG GT3을 투입시킬 경주는 슈퍼다이큐(スーパー耐久) 레이스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달라진 것입니다.” 사실이다. 2011년 ST-X란 명칭으로 신설된 ST-GT3 클래스는 FIA GT3 호몰로게이션을 통과한 경주차들이 벌이는 내구레이스 클래스이다. 현재 닛산, BMW, 메르세데스 벤츠가 격돌을 벌이는 가운데 다른 업체들도 나설 가능성이 있었지만 사실상 어려운 가운데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 송미옥은 일본 지사가 직접 도전하는 방식을 취해 여성 드라이버로 팀을 꾸려 ST3 클래스에서 활약해 온 이글은 2012년 ST-GT3의 경기 현황을 지켜보고 참전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서 여러 차들을 골랐는데 BMW는 이미 Super GT에서 쓰고 있기 때문에 정비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Super GT에서 고장난 부품을 슈퍼 다이큐에서 쓰거나 그 반대의 일이 생기게 될 경우는 어찌될까? 이 경우에는 100% 사고가 터지게 된다. 그걸 감안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BMW는 제외, 그렇다고 닛산? 현지 메이커이긴 하지만, 이걸 골랐을 경우 송재혁이 떽떽 거릴 확률이 굉장히 높다. 사내 역사교육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닛산의 만주 진출에 대해 알고 있는 재혁이 이 사실을 알면 일본 지사와 본사가 뒤집히는 것은 순식간. 더군다나 사내 역사교육을 제안한 것이 재혁인데, 이걸 알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이걸 감안한 본사의 압박으로 이것도 취소. 결국 독일 벤츠의 차를 골랐는데, 이렇게 도입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들여올지를 검토한 끝에 결국 Delta Logistics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룹 내의 이글 로지스틱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다른 회사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은 이글 로지스틱스가 이쪽 부분에 정통하지 못했기 때문, 그리고 주력이 국내 업무니, 별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제 성향 아시잖습니까?” “압니다. 저희야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SLS AMG가 나온 배경도 아시는 분이니 뭐 할 말은 없습니다만, 별 수 없습니다. 이미 발표도 했고, 곧 있으면 출정식과 함께 등록 신청을 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저흰 예정된 셰이크다운(shakedown)도 못해요. 게다가 스폰서 문제도……” 셰이크다운, 말 그대로 시운전, 연습에 의한 조정 및 정비기간을 의미하는 레이스 용어였다. 당장 금년에 대규모 신 경주차 투입이 예정된 이글로서는 전 캠프에서 셰이크다운이 필요했고, 새로이 뛰는 차들은 특별히 한국에서 1회, 각 지역에서 1회 셰이크다운을 할 예정이었다. 계획상 2월 말 이전에는 셰이크다운 및 출정식이 마무리되어야 했다. 물론 이것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적어도 3월 초엽에는 끝나야 했다. 그럼 여기서 잠시 왜 SLS AMG가 나오게 되었을까? 본래 SLR McLaren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고든 머레이가 있었던 맥라렌 오토모티브의 합작이었다. 전설적인 레이싱카 디자이너인 고든 머레이는 맥라렌에 있을 당시 McLaren F1의 설계자였는데 그는 혼다의 NSX를 상당히 극찬했던 인물로 SLR의 설계를 총 지휘했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소속된 맥라렌에서 벤츠의 요청을 받아 만든 차량이 이 차였는데 당시 메르세데스는 맥라렌 F1 팀에 엔진을 공급해 오던 상황에서 모기업인 다임러 벤츠가 1998년 크라이슬러와 합병, 사명을 다임러크라이슬러로 고치고 구 크라이슬러 쪽에 메르세데스의 문화를 이식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투자자금이 필요했던 벤츠는 당시 자신들이 엔진을 공급하고 있던 맥라렌과 연합해서 고급 GT카를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SLR McLaren이었다. 다만 판매대수, 그 방식을 놓고 벤츠와 맥라렌 간의 이견이 생겼는데, 맥라렌은 종전의 McLaren F1처럼 슈퍼 스포츠카의 희소성에 중점을 둬서 연 생산량을 제한하고자 했으나 벤츠 측은 돈이 급했던 상황이라 대량생산을 요구했다. 결국 벤츠의 엔진과 고든 머레이의 설계를 바탕으로 맥라렌에서 벤츠의 브랜드로 생산했지만 역으로 크게 안 팔리면서 실패를 맛 봤다. 이 때문에 벤츠는 맥라렌과 공동으로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스포츠카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6.3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벤츠 SLS AMG였다. 그리고 맥라렌도 독자적으로 슈퍼카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MP4-12C. 이런 복잡한 과정 때문에 SLR을 과연 벤츠의 차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의 M155 ML55 엔진(M113계 엔진)을 얹고 메르세데스의 이름으로 팔렸다는 것 때문에 메르세데스의 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LS AMG GT3……, 도입은 필연인가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저희도 목표한 시점이 있으니 말이죠.” 재혁의 설득에 넘어갔기 때문일까? 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모두 지쳐서이기 때문일까? 사실, 어찌 보면 이건 마라톤협상의 끝을 달리는 일이었다. 차량 도입에 스폰서 문제가 완벽하게 겹치면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양쪽 다 갑론을박하면 한 수준 하는 정도였고, 노련한 사업가 대 젊은 이사의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게다가 수행원들도 양쪽 모두 뛰어난 인재들이었다. 당장 송재혁이 이번에 수행원으로 데려 온 사쿠라이 레이카는 일본 자위관 출신으로 상당한 정보력을 갖췄고, 지사 부사장 선발 당시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이글 모터스포츠 일본 지사 부사장에 손쉽게 올랐던 실력가였다. Dr. AD의 비서인 아그네스(송재혁은 그녀의 이름을 협상 중에 Dr. AD에게 듣고서야 알았다.) 역시 상당한 식견을 자랑하는 여성으로서 멀티 내셔널 기업 중 톱 급에 드는 물류업체인 델타 로지스틱스를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했던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분명 이글 그룹 내에 물류 회사인 이글 로지스틱스가 있는데, 왜 굳이 이글 모터스포츠는 델타 로지스틱스에 운송을 요청한 것일까? 단순히 스폰서 문제와 얽어서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는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글 그룹의 계열사인 이글 모터스포츠가 어떠한 경로로든 같은 계열사인 이글 로지스틱스에 일감을 준다면, 다른 계열사도 이글 로지스틱스로 일감을 줄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는 공정거래법에 의해 부당거래로 인정받아 법에 저촉된다. 대한민국 정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인 기업집단의 범위 제1항에 의하면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이하 "동일인관련자"라 한다)와 합하여 당해 회사의 발행주식[「상법」 제370조(의결권 없는 주식)의 규정에 의한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 제3조의2(기업집단으로부터의 제외), 제17조의5(채무보증금지대상의 제외요건), 제17조의8(대규모내부거래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및 제18조(기업결합의 신고등)에서 같다] 총수의 100분의 30이상을 소유하는 경우로서 최다출자자인 회사’라고 했고, 그 항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가.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이하 "친족"이라 한다)
나.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동일인관련자와 합하여 총출연금액의 100분의 30이상을 출연한 경우로서 최다출연자가 되거나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중 1인이 설립자인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법인격이 없는 사단 또는 재단을 말한다. 이하 같다)
다. 동일인이 직접 또는 동일인관련자를 통하여 임원의 구성이나 사업운용등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
라. 동일인이 이 호 또는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
마. 동일인 및 동일인과 나목 내지 라목의 관계에 해당하는 자의 사용인(법인인 경우에는 임원, 개인인 경우에는 상업사용인 및 고용계약에 의한 피용인을 말한다)[각주:1]
자, 그럼 여기서 이글 코퍼레이션, 이글 모터스포츠, 이글 그룹, 이글 로지스틱스의 대표들은 각각 어느 항목의 적용을 받을까? 답은 가항,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이하 "친족"이라 한다)’에 걸리게 된다. 이글 그룹의 총수는 사실 이글 코퍼레이션과 이글 로지스틱스 대표의 아버지이며,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는 이글 코퍼레이션 대표의 아내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송재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짧은 기간 안에 대규모 내부거래의 발생 시 정식적으로 증권시장에 공시를 해야 했고, 만일 이를 어길 시 과태료가 붙게 되는데, 이 액수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공시도 안 했을 시 7천만 원인지라 그룹 차원에서는 과태료를 내느니 차라리 법을 지킨다는 처신 때문에 다른 회사, 그것도 스폰서라 할 수 있는 델타 로지스틱스에 의뢰를 해 온 상황이었다. 이렇기에 이글로서는 계열사에 일감을 주는 것보다는 독립/중소기업에 개방하거나 경쟁 입찰하는 방식을 채용해오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국제 배송이기에 결과적으로 전문 배송 업체에 맡기는 편이 편했고, 델타 로지스틱스에도 이 일은 유리하게 전개되기에 양 회사 간의 거래는 사실상 윈윈이라 볼 수 있었다.
송재혁이 미국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어가던 2013년 1월 29일 오전, 일본, 도쿄도 하네다 공항. 김포에 있는 전용기를 탄 미옥이 가고시마를 가지 않고 도쿄에 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의외의 내용이겠지만 사건은 미옥이 재혁을 파견 보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옥은 재혁에게 여러 가지를 지시하는 상황에서 스폰서 문제를 언급했다. 당시 이글 모터스포츠는 델타 로지스틱스와 처음 맺었던 스폰서 계약의 기간이 만료되면서 연장을 하든지, 아님 신규 스폰서의 영입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재혁은 스폰서의 추가적 영입과 함께 기존 스폰서와 추가 계약을 하는 것을 본사에 제안했고 이를 미옥이 수용하게 된 것이다. 당시 미옥은 이글 모터스포츠 일본 지사를 비롯하여 원 모기업이던 이글 코퍼레이션의 각국 지사를 통해 2013년 이후 스폰싱을 해줄 회사나 단체와 접촉을 해오고 있었다. 당시 사내에서는 일본 굿스마일 레이싱(이하 GSR)이 각 개인에게 1인당 1만 엔만 내면 당신도 팀의 스폰서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에서 착안을 얻어 우리도 그렇게 해 보자는 제안을 하는 직원이 꽤 있었지만 마츠자와 지사장의 반대로 무산된 바가 있었다. 그럼 GSR의 특성이 어떤지를 통해 잠시 이러한 사업의 특성을 살펴보자. GSR의 모기업인 굿스마일은 본래 피규어 제작 회사이다. 피규어란 실제 사람이나 캐릭터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서 축소시킨 장난감인데, 굿스마일은 넨드로이드와 피그마라는 두 가지 브랜드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런 와중에서 2008년부터 회사가 모터스포츠에 도전하게 되자 이 회사다운 행보를 보였는데 1만 엔 이상을 내면 아예 개인 스폰서 명단에 올려주겠다는 것. 이것이 인기를 끌면서 2011년 시즌에 1만 명 이상이 몰렸고 2012년에도 확대되었다. 이런 방식을 채용하자는 의견이 이글 코퍼레이션/이글 모터스포츠 일본 지사에서 나왔지만 현재 국내에서 모터스포츠의 인기가 크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개인 스폰서 모집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 송미옥의 생각이었다. 특히 GSR의 모기업인 굿스마일 컴퍼니의 사업 영역을 확인한 이후 미옥의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비영리 재단인 카구라 재단의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카구라 재단은 최근 몇 년 간 일본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여러 활동을 해오면서 인지도를 쌓아올린 이 재단이 이글 모터스포츠에 투자를 하겠다고 제의를 해왔다.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었는데 그것은 현 이사장이 전일본 로드 레이스(MFJ All Japan Road Race Championship)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카구라 재단의 이사장이 오토바이 레이스 매니아라서 지원할 리가 없잖아? 그럴 바에는 차라리 모터사이클 레이싱 팀을 지원하는 게 낫지 않아?” 하네다에서 바로 입국 심사를 마친 후 일본 지사에서 준비한 도요타 크라운 마제스타 URS206에 오른 미옥은 그 자리에 있던 마츠모토 슈이치(松本しゅういち)에게 한마디 던졌다. 마츠모토 슈이치는 이글 모터스포츠 저팬의 직원으로 근무 부서는 대외 협력팀. 본사에서는 송재혁이 있는 그 부서였다. 차이가 있다면 마츠모토 본인은 대회 출장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레이싱과는 문외한이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죠. 문제는 대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잠잠할 때마다 들리는 황태현 선수의…….” “스톱. 거기까지. 뭐,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군.” 이번 제안을 처음 확인한 것은 다름 아닌 마츠모토 본인이었다. 일본 지사 내에서 낸 의견이 본사의 반대로 반려 당하자 마츠모토 본인이 직접 작정하고 여러 기업체, 단체에 제안서를 제출한 결과 카구라 재단 측의 투자 제안이 의외로 상당했기에 본인도 경악하고 송미옥 대표에게 보고, 실무 접촉을 그가 거의 다 했고 중요한 조율만 남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카구라 재단은 최근 몇 년간 일본계 재단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행보를 보여서 산케이 같은 곳에서는 아주 비난을 퍼붓기도 했었죠.” “그건 사실이지. 내가 마츠모토 군에게 지시한 거 기억나? 제안서 받자마자 바로 자료를 내놓으라고 압박해서는…….” “대표님, 전 그 때 정말 제대로 지옥을 맛 봤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이 그러잖습니까? 군대를 2번가는 것만큼의 악몽이 없다고요. 근데 전 자위대도 안 갔는데 그 고통을 겪게 하신 겁니까?” 차 운전석에서 그 말을 하는 마츠모토를 본 송미옥은 마녀의 미소를 지었다. 송미옥은 제안서를 받자마자 미국 출장을 준비하고 있던 사쿠라이 레이카에게 지시해서 마츠모토에게 카구라 재단의 현황, 자금력, 최근 5년 내의 활동 등에 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한국어/일어로 만들어 대표인 자신에게 다이렉트로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마츠모토는 지시를 받자마자 2개 국어로 종합 보고서를 만들어 올렸는데, 워낙에 재작성 명령이 많았는지라 마츠모토는 재작성 명령이 떨어지면 자신은 집에 가기 다 틀렸다고 판단해 아예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속되게 말해서 보고서 자체가 직원을 갈아서 만든 보고서인지라 담당자는 죽을 맛이었고 그걸 본 다른 직원들의 멘탈도 무너지는 효과를 초래했으니 송미옥의 악마본색이 드러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온 보고서를 가지고 협상 계획안을 짜다보니 지금에 이른 거지만, 의외로 계획된 협상 내용은 알찼다. 실무 회의에서는 대략적인 계획이 나왔는데 대충 잡힌 내용을 보면 스폰싱 범위는 전 세계, 프라이머리 스폰싱은 사실상 불가능, 일반 스폰싱이지만 기간이 꽤 길다. 정확한 기한은 대표 협상에서 결판나겠지만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 적어도 짧으면 5년? 길면 7년 내외이다. ‘장기적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편할지도 몰라. 아베 신조는 지속적으로 일본의 경기 부양과 엔고를 위해 돈을 풀고 있어. 이런 상황이라면 장기적으로 스폰싱을 받아오는 게 유리해. 물론 스폰싱 금액도 문제지만 말이야.’
스폰싱 협상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스폰싱의 규모, 기간, 그리고 스폰싱에 들어가는 금액이다. 스폰서는 말 그대로 어떠한 팀이나 행사 등에 기부금을 내고 그것을 후원하는 존재이다. 이글 모터스포츠의 현재 스폰서 중 중심 스폰서는 역시나 계열사인 이글 코퍼레이션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다른 스폰서들이 줄줄이 걸려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각 차의 제작사는 물론이거니와 타이어 공급체, 운송업체 등이 보통 모터스포츠 팀의 스폰서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글 모터스포츠는 팀 창단 초기에 스폰서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본사에서 정한 조건을 맞춘 스폰서를 구하기란 어려운 수준이었다. 더욱이 일본계라면 더욱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내거는 바람에 더욱 까다로운 조건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2012년까지 이글 모터스포츠는 일본계 스폰서를 둔 전례가 없었다.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부속하여 터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가 도쿄전력(東京電力, Tokyo Electric Power Company, TEPCO)의 엄청난 삽질로 인하여 터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적어도 한동안 일본계 스폰서를 구하는 일은 틀렸다라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의외의 제안이 나온 것이었다. 사실 카구라 재단으로서도 이번 이글 모터스포츠의 제안은 의외로 솔깃한 것이었다. 동일본 대지진과 연속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덤터기 쓴 격이니 뭔가 대책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글 모터스포츠의 스폰싱 제안은 상당히 좋은 제안이었다. 즉 양측 모두 이런 저런 생각을 가지고 회담을 하게 된 것이다. 고민하던 미옥은 협상장소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장소는?” “에……, 도쿄도 치요다구에 있는 제국호텔도쿄(帝国ホテル東京)입니다.” “신본관인가?” “네.”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던 그 해, 당시 제국호텔 도쿄의 본관이던 소위 라이트관은 270실, 제1신관은 170실, 제2신관은 450실로서 총 890실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일본의 영빈관이라 불리는 곳이던 이곳의 위치상 본관의 객실수는 너무 작았다. 지역적으로도 긴자, 마루노우치 사이에 있는 곳으로서 교통의 요지였다. 우치사이와이초(内幸町)역에서 3분, 인근의 히비야역 등지에서도 도보로 올 수 있고 치바현 나리타공항에서는 차로 1시간 30분, 도쿄도 하네다공항에서는 4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였기에 아무래도 새로운 건물의 건설이 필요했다. 게다가 당시 본관은 누수와 지반 침하, 노후화 등으로 인하여 더 이상 사용이 어려워지자, 일본 정부는 현관을 보존한 뒤 1968년까지 건물을 철거한 후 2년 만에 새로운 건물을 지었는데 그게 지금의 제국호텔 본관인 셈이다. 다만 이 호텔은 미옥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웬수같은 곳인데, 여기서 협상하면 잘 안되던 징크스가 그녀에게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제국호텔 본관 5층, Executive Service Floor. 1층의 로비에 선 크라운 마제스타에서 내린 송미옥 일행이 도착한 그곳에는 카구라 재단에서 온 사람이 서 있었다. “이글 모터스포츠의 송미옥 대표님 맞으신가요?” “맞습니다. 카구라 재단의 이사장님께선……?” “지금 와 계시는데요, 두 분 모두…….” “네? 그게 무슨 말이신지?”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카구라 재단의 구성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카구라 재단은 이사장 외에 이사회 의장직이 하나 더 있다. 보통 대외적인 일은 이사장이 맡지만 실제적으로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 다만 대외적으로 이사회 의장이 직접 나서는 일이 없기에 이번 일은 미옥의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노릇이었다. 현재 일본지사의 지사장과 부지사장이 전부 출장중(그나마 지사장인 유카는 거의 협의가 끝나서 도쿄에서 입단식을 치르겠다고 한 상황)이니, 일단 급하게 유카에게 데이코쿠 호텔로 오게 할 것을 지시했다. 협상은 식사 후에 시작하기로 결정되었기에 유카가 도착할 타임은 오후 1시였다.
유카는 미옥으로부터 문자를 받고 당혹해했다. 1시까지 제국호텔도쿄로 오라니. 지금 시간이 오전 10시인데, 도쿄까지 오라니? 이건 무리수였다. 아무래도 밟으라는 것도 아니고. “5분 만에 가는 것은 무리겠죠?” “10시 50분 것을 타는 수밖에 없어요. 출발하시죠.” 마침 젠가도 이날은 수련이 있어서 먼저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 즉시 출발이 이뤄졌다. 이동하면서 그녀는 항공권을 예매하고 있었다. 유카의 머릿속에는 이런 계획이 잡혀 있었다.
10시 50분발 하네다 행을 타고 12시 30분 하네다 공항 도착, 체크 완료와 동시에 주차장으로 나와서 준비된 닛산 스카이라인 KV36 세단을 몰고 전속으로 달리는 것. 현실적인 한계였다.
오후 12시 58분, 도쿄도 치요다구 제국호텔 1층, 은색 스카이라인 세단이 재빠르게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여성은 빠른 속도로 5층으로 올라가 도착 신고를 했다. “유카, 조금 늦었어.” “알아요. 그렇다고 10시에 문자를 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미리 주셨어야죠.” “그건 일단 미안하다고 해두지. 어쨌든, 유카. 좀 골치 아파졌어.” “무슨 문제죠?” “카구라 재단 이사장과 이사회 의장이 모두 왔어.” “네?” 유카마저 당혹한 상황. 사실 그녀도 이러한 전력은 처음이었다. 즉 대처 방안을 준비하지 못한 것, 더더군다나 이사회 의장과 이사장 직책이 분리된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만 했지만 이런 경우는 이글 모터스포츠 창사 이래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부딪혀본 다음에 그 자료를 가지고 다음에 유사한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회사에서 이런 일이 터질 때 대비할 수 있는 기록이 되지 않겠는가?
이번 편에 등장한 차량이 2대인데, 한 대는 일본 지사의 업무용 차량인 닛산 스카이라인 KV36(국내명 : 인피니티 G37)이며 한 대는 회사 중역용 차량으로 쓰이는 도요타 크라운 마제스타 URS206입니다.
닛산 스카이라인 세단 KV36. 국내에서는 인피니티 G37로 팔린다. 플랫폼은 닛산 페어레이디 Z Z34(370Z)와 공유중이며 엔진은 V형 6기통 3.7리터 330마력과 V형 6기통 2.5리터 225마력의 자연흡기 엔진 2종. 변속기는 7단 자동, 후륜구동이다.
도요타 크라운 마제스타. 크라운 시리즈 중 최상급이긴 하나, 별개의 모델로 나온다.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고 4.6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4.3리터 엔진 2종류가 나온다. 뒷바퀴 굴림. 참고로 도요타 크라운계 차량 중 최상위로 플랫폼인 S계는 렉서스 GS(구 도요타 아리스토)와 같은 플랫폼이다.
“아, 오셨습니까? 마츠자와 지사장.” “오랜만에 뵙네요. 사범님.” “오랜만은 무슨. 전년도 겨울에 만나서 나와 같이 직접 검을 잡았던 사람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겠소?” “별 말씀을요.” 유카의 당혹한 말을 들은 젠가가 화통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래. 지금이라면 오카야마에 계셔야 할 마츠자와 지사장이 직접 이 남쪽 끝 가고시마까지 먼 길을 오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소? 무슨 일인지 한 번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아, 소피아. 당신도 앉고, 중요한 사안입니까?” “네, 좀 중요한 사안이라서 가족 분들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으흠, 쉽지 않겠지만, 알겠소. 소피아, 이루이를.” “알았어요.”
가나가와현 가나가와시 츄오쵸에 있는 젠가의 집에 유카가 도착한 것은 오후 3시 22분, 마침 젠가는 그의 양녀인 이루이가 집에 온 덕에 그녀를 대신 돌보고 있었다. 소피아가 유카의 마중을 나간 상황에서 젠가는 도복에서 막 사복으로 환복한 뒤였다. 이 때문인지 거실에는 젠가와 소피아, 그리고 양딸인 이루이까지 앉아 있었다. 유카는 그녀의 앞에 놓인 녹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입을 열었다.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대표님께서 한 시즌이라도 드라이버로 뛰어달라는 요청을 해 오셨습니다.” “송미옥 대표가 직접 말입니까?” “네.” 젠가는 유카의 말을 듣고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당혹해 했다. 젠가 본인은 시현류의 사범으로서 활동하지만 가고시마를 넘어선 전 규슈 내에서 그의 드라이빙 실력은 날카로운 칼 그 자체라는 평을 받을 만큼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 소문을 송미옥이 어떻게 들었는지 드라이버가 부족한 팀의 전력 향상을 꾀하는 것도 모자라 드라이버들의 정신 수양을 담당할 드라이버를 필요로 한 것이다. 이는 이미 유카가 시즌 중에 젠가에게 오우카의 정신 수양 등에 관한 것을 맡긴 것에서 봐도 알 수 있었다. 2010년 겨울, 시즌을 마치고 규슈 지방으로 휴가를 떠난 팀원들은 휴가지에서 한 여성을 구한 전력이 있었다. 머리에 피를 흘린 채로 발견된 여성은 자신의 이름을 오우카 나기사라고 소개했지만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여자를 덥석 맡기 어려웠던 팀원들로서는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니었고 결국 그녀를 조사한 소피아 네트 박사의 허락을 받아 가고시마에 있는 젠가의 집에 있게 한 것이다. “지사장, 송미옥 대표께서 나 같은 이에게 이런 일을 맡긴 것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었던 겁니까?” “모르겠어요. 한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요.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지사장님께서는 단 한 명의 드라이버를 놓치실 성격이 아니란 거죠. 그 분이 지정한 드라이버는 더더욱 말이죠.” 젠가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확실히 송미옥 대표가 어떠한 조건을 내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송미옥이 전에 젠가에게 오우카의 교육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시즌 중의 생활을 맡긴 것을 보면 뭔가 있긴 한데,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사장님, 일단 이건 그 사람 혼자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에요. 송미옥 대표님께서 어떠한 생각을 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안은 세다고요. 게다가 애 교육도…….” 소피아의 발언에 유카도 당혹해 했다. 확실히 이건 일리가 있는 내용이다. 아동기의 잦은 이사는 오히려 교우관계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유카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자위관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요코스카에서 태어난 그녀는 6세 이후 소학교[각주:1]를 졸업하기 전까지 이사를 꽤나 했는데 요코스카 → 요코하마 → 마이즈루[각주:2] → 도쿄 → 요코하마 순이었으니, 말 다 한 셈. 더 큰 문제는 가장 길었던 생활이 초등학교 입학 후 2년간 요코하마에서 살았던 것이 가장 길었다고 할 정도, 이 때문에 그녀는 한동안 트라우마를 앓아야 했고, 이 때문에 소학교 당시의 추억이 많이 없는 편이었다. “일단 시간을 좀 줄 수 있겠소? 확실히 결정을 해야 하니.” “네. 그럼 전…….” “저, 지사장님?” 유카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유카가 돌아보니 거기에는 은색과 검은색을 메인 컬러로 한 유카타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던 것이다. 녹빛이 감도는 흑발과 금색의 눈동자. 바로 2011년에 이곳으로 온 오우카 나기사였다. 본래 유카 자신이 보호자로 등록했지만, 그녀의 직업이 문제가 되어서인지 다른 신변 보호자가 필요했고 결국 그녀는 송미옥 대표가 보는 앞에서 소피아 네트 박사를 겨우 설득해 오우카의 또 다른 신변 보호자로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등재시킬 수 있었다.
“에, 나기사?” “오랜만이시네요.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오우카의 웃음을 본 유카는 그저 눈만 깜빡 거릴 뿐이었다. “일단, 뭐 그럭저럭 지냈지만……, 뭐야? 그 유타카?” “아, 이거요?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잠옷용으로 만든 거지만요.”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재봉 실력을 본 유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얘가 가고시마에서 이런 것을 또 언제 배운 건지 놀란 유카가 젠가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거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지만, 지역 문화센터의 교육에 참가한 이후 틈틈이 만들더군. 그러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이루이의 유카타를 완성하고 그러더니 자기 것도 만들더군. 보는 내가 놀라웠어.” “지역 문화센터의 교육이라, 의외네요?” “아무래도 내가 사범인 관계로 다른 수련생들을 지도해야 하고 그녀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니 같이 있어주기 어렵기도 하지. 이루이가 학교에 갔다 오면 오우카 양과 같이 있어 주겠지만, 솔직히 뭘 해줄 수 있겠나. 그러니 그렇게라도 해 주고 싶지.” 사실이다. 시현류의 사범인 젠가는 사범으로서의 일이 끝나면 집안을 돌보게 된다. 다만 실제적으로 볼 때 피곤함이 많이 쌓인 것은 사실인 게, 그가 한 번에 훈련시키는 수련생이 약 4~50명이다. 그들을 일일이 지도하는 것이 사범으로서의 역할. 한 차례의 수련 시간은 대략 3~4시간, 이러한 것을 감안해 볼 때 수련생이나 사범이나 지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젠가의 말에 의하면 하루에 수련을 3~4회를 한다고 하니 하루의 일이 마칠 때 되면 본인도 상당한 체력 소모를 느낀다고 한다. 이러니 젠가 본인으로서도 미안해질 정도였고 한번은 아예 젠가가 오우카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기 직전까지 갈 정도였다. 오히려 오우카는 소피아와 젠가 앞에서 지금이 편안하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는데, 사실 그녀의 말도 이해가 갔다.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으로 돌리고 다른 팀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 보자.
2013년 1월 24일, 이탈리아 북부, 이클립스 레이싱 스포츠의 본부. 단장인 제이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이미 대부분의 엔트리가 결정되었지만 나현화를 통해 들어온 정보는 충격 그 자체였다. 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글이 영국 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송미옥의 인터뷰 기사가 결정타였던 것이다. 이미 송미옥은 금년 1월 초부터 계속 전방위적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로 인해 송재혁의 영입도 사실상 이 선언의 연장선이라고 본 사람이 많았다.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나현화 디렉터, 아시아권에서 신규 드라이버를 영입할 수 있을까요?” “어려울 수도 있어요. 아시다시피 저도 언어 문제로 처음에 크게 고생했으니까요.” “그래도 나현화 디렉터의 외국어 능력은 다들 인정하잖아요? 문제가 뭔데요?” “일종의 향수병이죠.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에요. 유학생들이 처음에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다가도 나중에 유혹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가 외국에 아는 이가 없기 때문에 그렇죠. 어쩌면 그것이 더 나을 수 있겠냐고 하겠지만 향수병이 심해지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법이에요.” 현화의 말에 제이나는 고민에 빠졌다. 2012년 시즌에 이클립스는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젊은 드라이버를 모아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역에서 활동을 전개했다. 현재 이탈리아 몬자에는 각 대회에 쓰인 경주차들이 모두 몰려와 있었다.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에 쓰인 아우디 R8과 페라리 458, 슈퍼레이스에 쓰인 GM대우 젠트라 T250이 있었다. 그리고 인근 서킷에는 한 대의 스포츠카가 달리고 있었다. “낭패인데요?” “별 수 없어요. 현재의 인원으로 계속 달리든지, 아님 단장님이나 에키나씨, 판도라씨의 인맥을 동원해서 충원해야 해요.” “현화양 인맥도 있잖아요?” “안 돼요. 사촌 오빠는 이글 모터스포츠 팀에서 활동한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애시 당초 이쪽에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나현화의 사촌 오빠인 나형일은 본래 아마추어 레이서로 클릭스피드페스티발과 그 후신인 KSF에서 활동했지만 11시즌 이후 DDGT에서 활동을 전개했다. 제네시스 쿠페를 타면서 GT500에서 이름 있는 강자들과 싸운 그를 지켜본 것은 나현화 뿐 아니라 이글 모터스포츠도 마찬가지였다. 나현화가 시즌 중에 아시아 쪽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어지자 강일준 이글 모터스포츠 코리아 대표대리와 박금석 이글 모터스포츠 최고 고문이 이맹근 MK 대표를 통해 나형일과 접촉했고, 그의 서포트를 맡기로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이클립스 레이싱의 나현화가 급하게 나형일에게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글의 요구 조건이 워낙 셌던 탓일까? 나형일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일이 있었다. 당시 이글은 드라이버의 차량 정비, 장기적인 드라이버의 교육, 프로 전향시 1년간 국내에서 뛰고 바로 해외의 계열 팀에서 활동하거나 해외 계열 팀의 리저브로 먼저 뛴 다음 해외 무대에서 뛰는 것, 향후의 학습 문제에 대한 지원 등을 실제로 내걸었다. 이 부분들은 실제로 이글 모터스포츠가 내거는 것 중 하나였다. 드라이버의 은퇴 후 문제까지 생각해야 했던 송미옥 대표는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다른 드라이버들의 경험을 토대로 해 볼 때 문제는 은퇴 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은퇴 후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처음에 제안했고 이것은 현재 이글의 드라이버들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었다. “이글이 내는 요구조건이 너무 세니, 답답하네요. 일단 작년의 드라이버 엔트리를 계속 쓸까봐요. 차만 좀 바꾸고.” “판도라씨와 에키나씨에게도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해야죠. 근데 에키나씨는 지금 세니아 양과 함께 프랑스에 가 있어요. 아르문드 가의 자녀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갔는데 잘 될지는 몰라요. 더 두고 봐야 아는 거겠죠.”
2013년 1월 23일, 서울 이글 모터스포츠 본사. 송미옥은 누군가와 전화통화 중이었다. “그럼 거기서 미국행은 무리겠네?” “네, 아무래도…….” “알았어. 다른 카드를 써야겠네.” “죄송해요. 대표님.” “아냐, 어차피 그 녀석의 실력이 좀 필요했거든. 걔를 대신 파견할게.” “네.” 누군가와 전화한 후 미옥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2013년 1월 24일 오후 12시,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재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공항에 와버린 자신의 신세에 한탄감을 느꼈다. ‘미치겠다. 공항에 또 오다니. 영국 갔다 온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젠 또 미국이야?’ 송미옥이 다른 사람도 아닌 송재혁을 보낸 것은 유카가 아직도 일본에서 스카우트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미옥은 재혁을 먼저 미국으로 파견하고 자신은 일본을 들렸다가 미국에 있는 재혁의 행보가 길어지면 미국에서 합류해 영국으로 간다는 계획을 세웠기에 발생한 일이다. ‘아, 진짜 마츠자와 지사장님은 스카웃 문제 하나 해결 못하고, 재연이 형은 정보 잘못 줘서 욕먹은 대표님에 의해 업무 해결하라고 독일로 강제 출장 명령받고, 난 뭐야?’ 비행 시간표를 본 재혁은 표정이 완전히 뭐 씹은 표정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로스 엔젤레스 국제공항까지 11시간, 그리고 거기서 안젤라 시티 특별구까지 가는데 또 비행기로 40분. 직항편이 있다지만 문제는, 타임을 놓쳤다. 송재혁이 이것 때문에 당혹해 했고, 문제가 있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타이항공, 아시아나 항공 비행기를 타면 100% 톰 브래들리 국제선 터미널에 내리게 되는데 운이 좋아서 델타 항공의 것을 뽑는다 해도 델타 항공의 특성상 100% 대한항공으로 돌릴 것은 불 보듯 뻔하고, 직항편이 아니면 100% 환승 노선이었다. 그렇다고 아시아나? 유나이티드 에어와 코드쉐어를 하는 중이라 유나이티드 에어로 끊어도 아시아나로 굴리거나 아님 경유노선이다. 그렇다고 타이항공은 아무래도 타 본 적이 없던 노선이니……, 결국 재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한항공 직통 편을 끊은 상황인데 일단 TBIT에서 내린 후 5번 터미널까지 걷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적어도 LA까지 가보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2013년 1월 25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송재혁보다 1일 먼저 독일로 출국한 이재연은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포르쉐 본사 앞에 서 있었다. 송미옥에게 한 보고가 사실상 잘못된 바람에 보고자였던 이재연은 한 소리를 듣고서는 독일로 날아가야 했다. 출국 전날에 독일 현지의 관계자와 통화한 재연은 자세한 설명을 독일에서 하겠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용인 죽전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독일행 비행기에 긴급하게 올랐다. 독일로 오는 국제선의 대부분은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국제공항을 이용하며 일부 노선은 아예 베를린으로 진입하지만, 한국에서는 현 시점 상 프랑크푸르트를 통해 진입하는 것 밖에 없었다. 독일에 팀 캠프가 있기 때문에 이재연도 프랑크푸르트는 몇 차례 온 전력이 있었다. 팀 전세기를 타고 움직일 때에는 바로 라인란트 팔츠 주로 진입했지만, 이번엔 사정이 복잡했기에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야만 했다. 슈투트가르트까지 진입하는 것은 항공기의 역할이고 그곳부터 주펜하우젠의 포르쉐 본사까지는 열차로 이동할 방침이었다. 독일의 S-Bahn은 상당히 열차 시간이 잘 맞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재연에게 중요한 것은 열차를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는 점이다. 환승 지점은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이곳에서 S6으로 갈아타는데 굳이 S6의 출발점인 슈바브스트라쎄(Schwabstraße)에서 갈아타지 않고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환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실한 이유는 모르지만 아마도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이 상당히 크기 때문 아니었을까? 유럽에서 중앙역이 가지는 위치는 말 그대로 철도 교통의 요지라는 것이다.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역시 마찬가지. 독일 남부 바텐뷔르템베르크 주의 주도인 슈투트가르트의 특성상 중앙역은 교통의 요지라고 볼 수 있었다. 최종 종착지는 포르쉐광장(Porscheplatz)라는 부역명이 붙은 Neuwirtshaus역. 총 시간 46분 내외.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열차를 타야 했고 이재연은 그 일을 그대로 해냈다. 그리고 인근의 한 카페에서 포르쉐 모터스포츠 사업부 담당자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게 어렵죠.” “아니, 어렵다뇨?” “아니, Helmut 당신이 생각해 봐요. 1년 뒤에 신형 경주차로 경주를 하는데 돈 버릴 작정하고 997을 도입해요? 올해 한다 해도 내년이면 바꿔야 하는데.” “Hans, 우리 회사 대표님 성격 아시잖아요.” “송미옥 대표의 성격은 알지만, 이번엔 좀 심한 것 같은데, 다른 드라이버에게서 구할 수 없겠습니까?” “드라이버 대 드라이버로 말입니까?” “네, 개인적으로 말이죠. 그 대신 내년 카레라 컵 저팬에도 그 드라이버가 뛴다면 직통으로 전해드릴 의향은 있습니다.” 제안은 나쁘지 않다. 사실 997은 포르쉐 입장에서 볼 때 저무는 해였다. 996에서 부정적이었던 차의 디자인을 과거의 스타일로 환원했고, 성능도 996에 비해 더 좋아졌고 게다가 후기세대에 등장한 911 GT2 RS라는 변태적 성능(……)을 가진 차량도 나와서 악명을 날린 것은 이재연도 잘 아는 내용이었다. 무슨 6기통 주제에 12기통 슈퍼카와 맞먹는 성능이란 말인가? 아, 물론 911 GT1 Straßenverion은 이야기가 또 다르다. 그 차는 완전히 GT 레이스에 나서기 위해 만든 차였으니까. 1990년대 BPR Global GT Series은 경주에 참전하기 위해서 25대의 로드 고잉(Road-Going) 경주차를 만들 것을 요구했고, 포르쉐는 수평대항 6기통 3.2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911 GT1의 스트리트 리걸 버전을 만들어 정말로 팔았다. 그렇지만 이미 포르쉐는 최신형 991을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수평대항 6기통 3.4리터 350마력의 자연흡기 엔진과 수평대항 6기통 3.8리터 400마력의 자연흡기 엔진이 먼저 공개되었다. 이미 공개된 991 GT3 Cup Car의 성능도 괜찮았지만, 문제라면 역시나 올해까지는 Typ 997로 쓴다는 점이었다. 보통 한 시즌에 공개될 신형 레이싱 카는 그 전년도에 공개되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신형 991은 2014년도 카레라 컵에 참전한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13년도 시즌에는 종전의 997이 재투입되는 셈. 고민하던 재연은 잠시 대화를 중단한 채로 어디론가 전화했다. 목적지는 서울, 이글 모터스포츠 본사였다.
“네, 대표 송미……, 아 이 팀장. 결과는?” ‘아, 저 그게 말입니다. 포르쉐 측에서는 Typ 997을 개인자격으로 사라는군요. 대신 Typ 991 경주차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이유는?” ‘내년 카레라 컵부터 신형 991 기반의 경주차가 쓰이는데, 997 경주차를 도입한다는 것은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 제안을 한 것으로 압니다.’ “그렇군. 그럼 말이야, 드라이버의 계약이 우선인가?” ‘그럴 필요 없이 차를 도입하는 것이 우선일거 같습니다. 도입 문제는 이쪽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알았어. 실수 없도록 할 것.” “네.”
2013년 1월 26일, 서울에 있던 송미옥은 때마침 이클립스 레이싱 스포츠가 드라이버를 발표하는 내용을 확인하고 있었다. 작년도 이클립스의 엔트리를 잠시 검토해보자. 위쪽이 드라이버, 아래쪽이 경주차이다.
엔트리 발표자는 제이나 루나 이클립스 레이싱 스포츠의 대표 겸 단장이었다. 제이나는 먼저 작년 시즌 팀의 성적을 발표했고 작년 시즌에 응원해준 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는 말을 먼저 한 제이나는 금년 시즌을 월드 챔피언에 도전하는 해라고 선언한 후 드라이버와 차량 명단을 공개했다. 사실상 아르문드 가에 대한 스카웃이 끝났는지, 아르문드 가의 자녀들이 한꺼번에 등재된 것이 이번의 특징이었다.
Eclipse Racing Sports 2013 Line Up
대회
드라이버 명단
리저브
FIA GT Series
Silver Lunar (Ger)
Cynthia Khasandra (ROK)
-
-
Zerai Khanazeph (Rus)
Frei Lunar (Ger)
BTCC
Dakini Zernia (Ita)
-
Super Race
Shina Serith (ROK)
Super GT GT300
Tsukiya Akako (Jpn)
(Team Mach 소속)
Xenociria Arcadius (UK)
(JLOC 소속)
Blancpain Lamborghini Super Trofeo Europe
Camollone Allemund (FRA)
Aurore Allemund (FRA)
WTCC
Senia Kisen (Ita)
Pabianne Allemund (FRA)
대회
경주차
FIA GT Series
Audi R8 LMS Ultra(1호차)
Ferrari 458 Italia GT3(2호차)
BTCC
Volkswagen Golf Mk5
Super Race
Chevrolet T300 Aveo 5Dr
Super GT
Ferrari 458 Italia GT3 (Team Mach)
Lamborghini Gallardo GT3 (Team JLOC)
Blancpain Lamborghini Super Trofeo
Lamborghini Gallardo LP570-4 Super Trofeo Stradale
WTCC
SEAT Leon Mk2
(양 쪽 모두 굵은 글씨는 2013년도 신규 출장 차량 및 드라이버)
드라이버 발표를 지켜보던 송미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드라이버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방송이 전 세계에 나간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일본에 있는 마츠자와 유카나 미국에 있을 송재혁, 독일에 있을 이재연이 이걸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을 봐도 뻔했다. ‘역시나’였을까? 미국에 출장을 가있던 송재혁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미옥이 받아보니 이미 호텔에 도착해서 숙박 중이라고 했고 현지시간으로 익일 아침에 바로 델타 로지스틱스 대표와 대화할 거라고 밝혔다. 이미 연락이 다 되었지만 본인의 안젤라 시티 도착 시간도 늦었고 회사 대표가 자리를 비운 관계로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LA 구경 및 안젤라 시티 구경 잘 했다고 너스레를 떤 재혁은 본론으로 돌아가서 상당히 긴장했다고 말한 다음, 드라이버 스카웃 문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미옥도 이에 대해 동의한다고 하면서 일단 일본 쪽은 유카에게 맡기고 재혁에게는 신형 경주차의 도입 문제를 마무리 지으라고 했다. 곧 이어 마츠자와 유카에게 전화가 왔다. 미옥은 유카에게 스카웃 문제를 물었는데 여기서 놀라운 정보를 입수했다. 같이 TV를 보고 있던 젠가가 선수로서의 출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엔트리를 발표하던 모습을 지켜 본 젠가가 드라이버 중 한 명인 츠키야 아카코의 발언이 어째 자신에게 던지는 도발적인 멘트 같다는 발언을 했고 유카는 이에 그런 생각을 할 드라이버가 한 명 더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들은 미옥은 설득을 좀 더 시켜볼 것을 촉구, 그 뒤에 바로 본인이 일본으로 가겠다고 한 후 전화를 끊었다. 독일에서 온 이재연의 전화는 별 내용 없었지만 보다가 물을 뿜었다고 한 다음 1일만 기다리라고 했다. 송미옥은 달력을 봤다. 드라이버 명단 발표 스케줄의 조정이 필요했다. 당초 계획은 2월 중순에 발표하는 것이지만, 차후 경영 일선에 나설 송재혁의 경영수업이 빠른 스피드를 내고 있고 주장인 이재연이나 일본 지사장인 마츠자와 유카 모두 의외로 빠르게 행동하고 있었던데다 종전 드라이버들의 연봉 문제가 해결되었다. 일본 쪽은 작년 12월 말부터 시작한 연봉협상이 올 1월 중순, 난관으로 예상되던 유경진(슈퍼다이큐 GT3 출격 예정)이 가장 늦게 끝났을 정도로 빠른 연봉협상이 이뤄졌는데 이는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연봉 협상을 회사에 위임했고 사측에서는 그에 맞게 연봉을 조정해줬는데, 최하가 동결이었고 인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동결된 경우도 다른 부분에서 더해줌으로써 실상은 올리는 효과를 보여줬다. 다만 복병이 있다면 한국의 설연휴 기간, 빨라도 2월 8일 오후부터 시작될 연휴를 감안하면 설 연휴 전에는 모든 드라이버와 경주차가 결정되어야 했다. 미옥은 일단 지금까지 확정된 엔트리를 이면지에 적기 시작했다. 신규 드라이버는 계약 일자를 포함한 것이었다.
드라이버
12시즌
13시즌
협상(계약) 현황
이재연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
FIA GT Series
2012년 연말 협상 완료
박영준
송재혁
-
FIA GT Series(?)
2013년 1월 6일 입단식
박준혁
ADAC GT Championship
FIA GT Series(?)
2012년 12월 21일 입단식
박수현
Netz Cup Vitz Race
Super Taikyu (GT3)
2012년 11월 9일 입단 계약
유경진
전일본 더트 트라이얼
2013년 1월 11일 협상 완료
다나카 미츠히로
-
2012년 12월 27일 입단 계약
윤지은
Super GT GT300
2013년 1월 9일 협상 완료
황태현
2013년 1월 7일 협상 완료
나형일
Hankook DDGT Championship
2013년 1월 2일 협상 완료
노원일
차은주
Korea Speed Festival Forte Challenge
2012년 11월 20일 협상 완료
윤희진
윤혜은
Super Taikyu (ST3)
2013년 1월 10일 동시완료
나카타 히데아키
마츠하라 미야코
채미연
Super Race/GTSprint
Super Race
2012년 12월 21일 이적
채서인
Super Race
2013년 1월 9일 협상 완료
※ 박준혁 : 12시즌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 스폿 참전. 이벤트 현장에서 즉석으로 입단식 치름. 박수현 : 12시즌 슈퍼다이큐 파이널 대회 스폿 참전
대부분의 멤버들은 작년과 같은 활동을 하기로 되었지만, 일부 드라이버는 확실히 경주차를 바꿔야 했다. 특히 아예 팀을 옮긴 채미연은 초반 적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당장 경주차가 바뀌는 쪽만 해도 박준혁, 박수현, 유경진, 윤혜은, 나카타 히데아키, 마츠하라 미야코에다가 팀이 바뀐 채미연까지 7명. 12 시즌에 이글 모터스포츠가 쓴 경주차는 다음과 같았다.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 – Porsche 911 GT3 R Typ 997 Super GT – BMW Z4 E89 GT3 Hankook DDGT Championship – Hyundai Genesis Coupe Super Taikyu ST3 – Mazda RX-7 FD3S Super Race – Kia New Pride 5Dr Korea Speed Festival – Kia Forte Koup GTSprint – Kia Shuma(팀 챔피언스 소속으로 참전.)
이런 경주차들을 탄 이글이었지만 2013년에는 대규모의 변동이 불가피했다. 일단 채미연이 이글로 이적한 이상 클래스를 다시 잡아야 했고, 더군다나 RX-7 FD3S도 사실상 퇴역이 불가피해 ST3 부분의 신형 경주차 도입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신 경주차 도입 문제까지 겹쳐서 송미옥의 머릿속은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게다가 북미 지역에 본거지를 둔 팀들이 엔트리를 발표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서 그녀는 더욱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되었다.
참고사항 ● 로드 고잉 경주차란? 본디 경주차는 일반 도로에서 달릴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로드 고잉 경주차란 말 그대로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경주차를 의미하는데, 성능상 다운그레이드가 있지만 실제로 도로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차들은 대부분 대회나 클래스 규정에 의거해 양산대수가 결정된다. 예시를 들면 25대 이상 생산해야만 랠리에 나설 수 있었던 1990년대의 FIA GT(이후의 르망 GT1) 규정. 이 규정에 의거해 벤츠의 CLK-GTR이나 포르쉐 911 GT1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은 도로용으로 순수하게 만들어진 경주차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모터스포츠용 카테고리의 적용을 받는 차와는 다르다.
아마 이 이야기도 1~2회는 더 지나간 후에 본 시즌으로 접어들겠네요. 본 시즌이 메인인데, 이렇게 질질 끌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덤 : 왜 이진석 협상 내용은 없나요? 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자면 이진석은 따로 한 파트를 할애할 겁니다. ㅠ
작품을 슈코넷에서 선연재하다보니 좀 의외의 캐릭터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슈퍼로봇대전을 플레이 해 보신 분들이라면 '어이!! 작가 양반!!' 이러시겠네요/ ^^;;;
본 선수 명단은 2013년 시즌 기준이며 해마다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이글 모터스포츠의 시즌 중 총 본부가 되는 곳. 소재지는 독일 라인란트 팔츠 주 뉘르부르크링 인근. 행정은 인근의 대도시인 쾰른에서 이뤄진다. 2012년까지는 마인츠였으나 이전.
참전 대회 :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 → FIA GT Series/Blancpain Endurance Series 담당 : 회사 대표 송미옥 현 참전 차량 : Porsche 911 GT3 R 드라이버 : 이재연&박영준, 리저브로 박준혁[각주:1] 포함
Mercedes Benz C200 Porsche 911 GT3 R Typ 997 Porsche 911 GT3
Porsche 911 996 GT3 Nissan Silvia S15 R-Spec
Kia Cerato 5Dr BMW-Alpina B6 S
현 출장 클래스
FIA-GT3
탑승 경주차
Porsche 911 GT3 R Typ 997 엔진 : 수평대항 6기통 4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480마력 구동방식 : RR 변속기 : 시퀸셜 6단 엔트리넘버 : 55번[각주:8]
이재연의 info 출신지는 대한민국 전주 출신이지만, 현 거주지는 독일 함부르크.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후 독일로 유학 가서 ADAC Procar Series에 참가하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독일 GT 레이스에 참가할 계획을 세웠지만 당시 팀을 찾지 못하여 포기하려 했으나 개인자격으로 참가한 독일 포르쉐 카레라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어 그대로 다른 팀에 픽업되었다. 이후 ADAC GT Masters에서 Porsche 911 GT3을 타고 경주에 임했을 정도로 이재연 본인의 포르쉐 사랑이 짙은 편. 다만 예외적으로 Super 2000 클래스의 적용을 받는 ADAC Procar 당시에는 벤츠 C200을 몰고 참전했었다. 당시 이랬던 것은 포르쉐의 차량이 대부분 이 규정을 넘어서라는 아주 쉬운 대답이었다. 오프 시즌 때에는 포르쉐 카예엔을 몰고 다니면서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엄청난 포르쉐 매니아. 다만 본인의 증언으로 볼 때 실제 차는 중고라고 하며 공식적 모델은 카예엔 S 2002년형. V형 8기통 4.5리터 340마력짜리 자연흡기 모델이었다고 한다. 팀 합류 후에도 포르쉐 911 GT3 R 경주차를 그대로 타고 있다. 매니저를 따로 안 두고 있는데, 이유로는 송재혁의 매니저인 엄진호가 많이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파트너 드라이버는 전 한강자동차 산하 레이싱팀인 한강 블랙버드의 레이서 박영준이다. 병역은 육군 병장 만기 제대. 팀원들이 부르는 별칭은 보스. 드라이버 중 노원일을 제외하면 맏형이라서 그런다고. 현 이글 모터스포츠 유럽의 주장이다.
박영준의 info 현재 이재연의 파트너 드라이버로 활약하고 있지만 엄연히 밥값을 하는 드라이버로 본래는 그의 집안이 운영하는 한강그룹의 레이싱 사업부인 한강 블랙버드의 드라이버 겸 코치였다. 한강 블랙버드 시절 현대 투스카니와 포르쉐 911을 탔지만, 팀 자금 사정으로 활동 중지되자 개인자격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다이큐(スーパー耐久)에 참가하는 등의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일본 귀국 후 집안 사업을 도왔으나 사업을 그만 두고 유럽 유학을 택한 후 그곳에서 다시 레이싱 활동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에 직접 팀을 찾기로 한 그는 때마침 신규 선수를 찾던 마츠자와 유카를 통해 송미옥과 접촉, 호켄하임에서 테스트를 받고 팀에 정식적으로 합류했다. 합류 후 초기에는 어떤 방법으로 경기를 운영할지를 연구해보기도 했지만 요즘은 아예 본인이 작전 회의에 합류하는 듯. 실제로도 얼마 전까지 선수 겸 코치로 일했으니 어느 정도의 작전을 내는 셈. 개인용으로 타는 차는 현대 제네시스. 실제로 집안이 꽤나 사는 축이기에 가능하단다. 참고로 이 차는 가끔 오프 시즌 때 송미옥이 업무용으로 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에는 그녀의 BMW M135i를 타거나 아님 독일에서 타던 케이맨을 탄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의경 만기 전역자이다.
박준혁 info 전 DDGT 짐카나 클래스 챔피언으로 모터스포츠에 발을 들였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일찌감치 차를 타고 다녔고, 2년 연속 짐카나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아예 이쪽으로 진로를 고쳤다. 공과대학 출신으로 전공은 기계공학, 사실 본래는 이쪽 대신에 컴퓨터 공학으로 가길 원했지만 성적 문제로 기계공학과로 전향해 그곳에서 공부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이 이쪽임을 알고 이쪽에서 살아남아 졸업한 후 레이싱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는 DDGT에서 기아 세라토를 몰고 짐카나에 나선 것을 기점으로 하고 있으며 이 대회에서 챔프에 등극하면서 활동했다. KARA 짐카나 챌린지에서도 활동했고,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ADAC GT Masters에 참가한다. 활동 당시의 경주차는 Alpina BMW B6. 당시 그의 발언에 의하면 도대체 자기 같은 드라이버를 뭘 믿고 차를 맡겼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괴물 같은 파워를 과시했다. 당시의 별칭은 ‘아시안 몬스터(Asian Monster)’였지만 본인은 싫어하는 듯. 소속 팀에서 활동하던 중 팀과의 차후 계약 문제로 고민하던 중 송미옥 단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고 이글 모터스포츠에 합류한다. 전 짐카나 출신 답게 코너링 워크는 상당한 수준이나 스트레이트에서는 약간 밀리는 편이라고 한다. 병역은 육군 만기 전역으로 송재혁과 함께할시 이걸 가지고 놀린다. 시즌 중에는 기아 씨드를 타는데, 최근 씨드 GT로 교체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하며, 오프 시즌에는 기아 K3을 타고 있다.
캠프 참고 사항 - Blancpain Endurance Series 한정으로 UK 캠프 드라이버들이 이곳에서 동시에 연습한다. - UK 캠프 신설 후 유럽 현지 총괄 캠프로 포지션이 바뀌었다.
캠프 소재지 : 일본 오카야마현 미마시카 소재 오카야마 국제 서킷 인근 지사 소재지 :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 2013년 가을에 신주쿠로 이전 예정,
1) Super GT 담당 : 일본 지사 지사장 마츠자와 유카 현 참전 차량 : BMW Z4 E89 GT3 드라이버 : 황태현/윤지은 → 나형일/윤지은
Hyundai Tiburon Turbulance Honda Integra Type R DC2
Kia Cerato 5Dr Hyundai Genesis Coupe
현 출장 클래스
FIA-GT3(Super GT GT300)
탑승 경주차
BMW Z4 E89 GT3 엔진 : V형 8기통 4.4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550마력 구동방식 : FR 변속기 : 시퀸셜 6단 엔트리넘버 : 42번
황태현 info 현 일본 Super GT 드라이버, 하지만 취미는 모터사이클 라이딩이라고 당당히 표기할 정도로 2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당초 일본에서 짐카나 레이스로 시작했지만 이후 2륜차를 탔을 정도로 2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드라이버. 일본 혼다(本田技研工業)의 2륜차인 CBR1000RR 파이어블레이드나 CBR1100XX 슈퍼 블랙버드를 탈 정도로 그 분야의 관심이 높았던 편. 활동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고 실제 팀원들과의 분위기 상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급작스럽게 2륜 전향을 선언 했는데, 이는 당시 단장인 송미옥이 어느 정도 알았던 사실로 전향선언 며칠 전에 마츠자와 유카와 대화한 것을 그녀가 송미옥에게 보고했기 때문. 전향과 동시에 공식적으로 국제자동차연맹의 라이선스를 반납한 대신 국제모터사이클 연맹의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준비했고, 이 기간 동안 이글에서 마련한 숙소 생활을 져야 했다. 사실 황태현의 2륜차 전향은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어서 작중에서도 다루지 않았지만 몇 차례 이니셜로 써서 전향설이 흘러나올 정도로 그의 2륜차 전향에 대한 이야기는 꽤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발표되면서 그 충격은 컸던 듯. 공식적으로 2륜으로 전향한 후에는 Honda World Superbike Team에서 활동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린다. 틈틈이 이글 모터스포츠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이야기를 보내는데, 그때마다 완전 개그성이 짙은 이야기를 내서 보는 이들을 빵빵 터뜨린다. 병역은 육군 만기 전역. 참고로 Super GT 활동 시절의 경주차는 윤지은과 같은 BMW Z4였고 2륜 전향 후에는 혼다 CBR1000RR을 탄다. 평시에는 혼다 CBR600RR의 오너로 활동 중.
윤지은 info 현재 일본 Super GT에 참전 중인 드라이버로 출신지는 서울이나 정확히는 서울 서남부 출신. 박영준이 서울 동북부 출신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쌍둥이 언니와 여동생이 있으며 쌍둥이 언니는 현재 레이싱 경력이 짧은 편인지라 슈퍼다이큐(スーパー耐久) ST-3에서 활동 중. 뛰어난 포텐셜을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마인드 컨트롤이 잘 안 되는 편. 이 때문에 팀에서는 ‘장점이 많은데, 단점 하나가 다 가린다.’고 평가하니 그보다 더 한 평은 없다고. (본인도 인정했다.) 본래 서울 남부 일대를 중심으로 활약했으며 경인가도/경수가도 일대를 휘젓고 다녔지만, 본인이 가장 잘 달리는 도로는 경인가도. 경수가도는 길고 차도 많아서 싫다고 할 정도이며 주로 자주 출몰하는 구간은 경인가도는 영등포~부천 사이. 경수가도는 독산~군포 사이. 일본에서는 잘 안 달리는 편이라고 한다. 애당초 일본의 그 지옥 같은 교통을 생각하면 달릴 일이 없다는 것이 그녀의 평. 작 중에는 일본 Super GT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팀의 개편 및 송재혁의 안식년으로 인하여 중도에 한국으로 급거 귀국, 유럽행을 통보 받고 유럽에서 1년간 뛰게 된다. 신민정과의 라이벌 의식은 이미 있던 듯. 파트너는 본래 황태현이었으나 그가 2륜 모터스포츠로 전향한 후 HANKOOK DDGT Championship GT500 클래스에서 활약하던 나형일로 바뀐다. 사실 이 윤지은의 유럽행으로 인해 엔트리가 한 차례 꼬이기도 했다. 시즌 중에는 Integra DC2를 개인 차로 몰고 다니지만, 귀국만 하면 집에 있는 모닝이나 제네시스 쿠페를 끌고 다닌다.
나형일 info 경기도 안양 출신으로 DDGT에 본래 참가 중이었던 드라이버. 처음에 클릭스피드페스티벌 기아전에 참가한 바 있다. 그러나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대학 동기가 끌고 온 젠쿱에 동승했다가 그대로 젠쿱으로 갈아탈 정도로 자 차에 대해서는 어딘가 무관심할 정도. 본래 DDGT에서 활약하다가 프로 전향 준비를 했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고 또 본인이 아직까지는 이쪽에 관심을 갖지 않는 바람에 프로 전향을 당분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내에 업무 차 들어온 송미옥 이글 모터스포츠 레이싱팀 단장을 만난 자리에서 프로 전향 문제를 상세히 검토했고, KARF(Korea Amateur Racing Federation, 한국아마추어레이싱연맹)의 조언을 구한 결과 어쩔 수 없이 송미옥 단장의 도움을 받아 이글 주식회사 본사의 레이싱 동아리의 특별회원으로 가입, 이쪽에서 활동해 오다가 이후 프로로 전향했다. 아마추어 레이스인 DDGT 시절의 클래스는 스프린트 부분 최상위 클래스인 GT500. 출장 초기 닛산 스카이라인 GT-R의 도입을 검토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현대 제네시스 쿠페로 눈길을 돌려 경주 규정에 맞게 휠마력 500마력 이상으로 튜닝했다. 이 차로 국내에서 활약하던 도중 2013년도 DDGT가 열리지 않게 되자 고심하던 끝에 일본으로 이동, 리저브로 있던 도중 황태현의 2륜 모터스포츠 전향으로 인하여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윤지은의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병역은 육군 만기. 시즌 중에는 개인 차로서 닛산 사파리을 타고 있으며 오프 때에는 예전에 쓰던 제네시스 쿠페를 순정상태로 환원해 타고 다닌다.
2) 슈퍼 다이큐(Super Taikyu/スーパー耐久) 담당 : 마츠자와 유카 현 참전 차량 : Mercedes-Benz SLS AMG GT3/Mazda RX-8 SE3P 드라이버 : 박수현/유경진/다나카 미츠히로(이상 ST-GT3) 윤혜은/나카나 히데아키/마츠하라 미야코(이상 ST3) 리저브 드라이버 : 오우카 나기사(ST3)
박수현 info 한국 부산 출신인 그는 본래 거주 지역 특성상 일본차를 자주 보는 편이다. 이러한 특성과 위성방송을 통해 일본 방송을 접해온 그에게 일본의 모터스포츠는 아무래도 다른 세계였을 것은 불보듯 뻔했을 것으로 보이며 고교 시절에는 이러한 욕구를 공부로 억눌렀던 것으로 판단된다. 국립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일본에서 일본의 헌법체계를 분석하면서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안긴 그는 극우 일본인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어왔다. 오죽하면 괜히 자동차의 핸들을 잡았겠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 그러나 당시 RE아메미야(RE雨宮)에서 튜닝한 마쯔다 RX-7을 타고 다니면서 파워 드라이버로 이름을 날리던 그를 만난 마츠자와 유카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자신을 숨기기 위해 시작했던 레이서 생활이었으나 현재는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합류 이전인 11년도와 12년도에 넷츠컵 비츠 레이스에 나간 적이 있었지만 본인 말로는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하지만 속도를 보면 "어디서 거짓말을 쳐?"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편이다. 개인 차는 RE아메미야에서 튜닝한 RX-7 FD.
유경진 info 고교시절까지의 활동에 대해서 이사가 많았던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는 그는 이미 고등학교 3학년 때 운전면허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일찍 죽고 형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가장이었던 그는 레이싱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지 않다가 우연하게 참가한 국내의 짐카나 대회 당시 소형차로 참가해 상을 받게 되었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레이싱에 나서게 되었다. 이후 일본으로 즉각 건너가 전일본 더트 트라이얼에 참가했지만 결혼 문제로 중도에 그만두기도 했을 정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일찌감치 결혼한 그는 일년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길 원하기에 팀에서는 가족들을 일본으로 데려올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본에서의 생활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는 중이며 이 문제는 단장인 송미옥도 어떻게 못 한다고. 슈퍼다이큐 GT-3 클래스에서 Mercedes-Benz SLS AMG GT3을 타고 활약하고 있어 팀에서는 중요한 재원 중 한명에 든다. 가족이 있다보니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타고 다닌다.
다나카 미츠히로 info 각 지역의 서킷에서 열리는 주행회에 나가 상금을 족족 벌어들이던 실력을 가진 드라이버이지만, 정작 그가 나고 자란 곳은 일본 열도에 있는 4개의 큰 섬 중 유일하게 신칸센이 안 들어간 시코쿠의 에히메현. 그나마 현청 소재지라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래도 서킷이 없다는 것은 아마도 치명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보통 학기 중이 아닌 방학 중을 노려서 참전했는데, 그때마다 기술을 갈고 닦았는지 상당한 테크닉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주행회 당시에는 닛산 스카이라인을 탔는데, GT-R이 아니라 25GT Turbo. 즉 일반 쿠페 모델을 탔던 것. 출력은 때마다 달랐다고 하는데, 최대는 약 550마력 정도. 이 출력이 뒷바퀴에 다 걸렸으니 스핀의 위험성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셈. 슈퍼다이큐 활동 드라이버 중 최고령이지만, 정작 외모 때문인지 더 늙어보인다. 이 때문인지 피부 관리를 여자보다도 더 하며 콘솔게임 마니아이다. 개인 차량은 앞에서도 언급한 닛산 스카이라인 ER34 쿠페.
윤혜은 info 윤지은의 쌍둥이 언니로 드라이빙 경력은 윤지은에 비하면 부족하다. 전공도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를 전공했지만, 팀 합류와 함께 일본어가 조금씩 늘어나서 현재는 유창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 정도. 손가락이 곱고 가늘지만 그런 모습과 달리 성격은 진짜 와일드한 편. 딸부잣집의 장녀다 보니 다른 여성 드라이버들을 통솔할 정도에 이를 정도라고. 한국에 있을 당시 DDGT 스프린트에 뉴 프라이드로 출전한 바가 있고 일본에서는 현대 투스카니로 나선바가 있다. 오우카 나기사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틈틈히 그녀와 대화하면서 그녀의 심리상태를 체크하는 편. 태권도가 취미로 공인 3단이다. 서울시립대학교의 등록금 반값화에 경악했을 정도. 현재 ST3 드라이버 라인업에서는 제일 최선두에 서고 있다. 다만 다른 차들은 다 신형인데, 구형인지라 많이 불안해 하는 듯, 최근에는 독일 BMW의 차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정작 대표인 송미옥은 벤츠로 알아볼까 검토 중이라고 한다. 개인차는 현대 GK(=투스카니).
마츠하라 미야코 info 어린시절 고베 대지진의 트라우마를 겪은 그녀는 이미 중등학교 때부터 카트 레이싱을 취미로 해 온 드라이버로 한신고속 등지를 주 무대로 밤마다 불법적으로 드래그 배틀을 해온 그녀는,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일본으로 건너 온 송미옥과 붙은 후 그녀가 만든 레이싱팀에 합류하게 된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 해외 무대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단순하게 외국어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유카의 조언으로 인하여 그녀는 레이싱 스킬도 키우는데 노력하고 있다. 예술대학 출신이지만 정작 종합은 아니고 단기대학부. 단기간에 학사학위를 노리려고 이렇게 등록했다고 한다. 이타미 출신임에도 오사카까지 다녔는데, 덕분에 돈은 돈대로 깨졌다나? 뭐라나? 취미가 카트 레이싱이라 의외로 돈이 많을 것이라 생각할텐데, 주변의 서킷에서 빌려서 탔단다. 포뮬러 레이스는 생각 안 하는 듯. 개인용으로 스바루 임프레쟈를 몰고 있다.
나카타 히데아키 info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아이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홋카이도(北海道) 북부 출신이다. 고교 졸업때까지 홋카이도를 벗어나지 않은 그녀는 소수민족이라는 위치적 특성상 고교시절까지 이지메를 당했으나 뛰어난 성적으로 도쿄 주오대학을 다녔으며 그곳에서 정치학과를 졸업했을 정도의 엘리트. 도쿄 일왕궁 앞에서 2차 대전의 반성을 요구한 시위를 한 전력으로 인하여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던 그녀의 신변을 인수받은 사람은 남편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된 송미옥이었다. 송미옥의 남편인 송태훈은 나카타 히데아키의 부친인 전일관과 고교 동창이었던 덕에 북해도에서 오지 못한 나카타의 모친인 나카타 요코를 대신해 그녀의 신변을 확보했고 이후 홋카이도에서 나카타 요코의 허가를 받아 팀에 합류했고 한국 DDGT와 전일본 랠리 챔피언십에 나가는 등의 활동을 했다. 장창술과 궁도를 취미로 삼는 그녀는 팀에서 무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휴가때마다 한국을 찾아 궁도장에서 활을 쏘곤 하며 그녀의 외조부는 순혈 아이누계로 북방민족에 대한 연구를 해온 민속학자이다. 개인용 차는 소형인 데미오. 한국에서는 전수영이라는 이름을 쓰며 통칭은 아키.
오우카 나기사 info 이글 모터스포츠 일본 멤버들이 휴가 차 후쿠오카에 놀러갔을 당시 바닷가에서 발견된 여성.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윤혜은으로 나카타와 함께 가서 구조했다. 구조 당시 타이즈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가 약간 찢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즉시 병원으로 이송, 검사를 받았으나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은 오우카 나기사란 이름 뿐. 다만 이름을 들은 송미옥과 마츠자와 유카에 의하면 이 이름도 진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이유인 즉슨 "일본어의 '이름+이름'으로 어떻게 사람 이름이 만들어지냐"는 것. 퇴원 후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지자 일단 마츠자와 유카의 집에 거주하는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던 도중 우연히 팀 캠프에 있던 RX-7 FD3S 경주차를 타고 서킷을 질주하는 모습이 송미옥의 눈에 띄어 바로 스카웃 제의를 받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반대에 부딪혀 방송대학을 다니면 리저브 드라이버로 쓰겠다고 제안했고 그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방송대학에 등록해 방송대학학원법에 의거한 교양학부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바로 팀 리저브 드라이버로 계약했다. 감정이 전혀 없는 것 같지만 다른 드라이버들의 의견을 잘 듣는 편이다. 따로 타는 차는 없고 보통 다른 드라이버의 차를 같이 탄다. 팀 내의 다른 이들은 그녀를 나기사 또는 오우카란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글 팀이 아닌 다른 팀에서는 헷갈려한다. 개인용 차는 나카타 히데아키로부터 무기한 빌린 RX-7 FD3S. 문제는 그게 3로터 NA 레이싱용 엔진을 집어넣은 말도 안 되는 차량이다.
아래는 그녀의 정체에 대한 내용. 외전에 등장한다.
사실 오우카는 과거 어떤 단체의 실험대상이 되었던 여성으로 어린 시절에 납치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녀의 기억 중 이름만 남아 있는 것은 이 때문으로 누가 그녀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실험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듯. 이것도 그나마 한국에 있는 윤희진과 이글 코퍼레이션의 기술 고문인 소피아 네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알아낸 것이니 답답할 정도. 여담이지만 처음에는 말이 짧았다가 지금은 많이 길어졌다고 한다.
3) 포르쉐 카레라컵 재팬(Porsche Carrera Cup Japan) 담당 : 사쿠라이 레이카 부지사장 현 참전 차량 : Porsche 911 GT3 Cup Typ 997(14년도 시즌 전후로 Typ 991로 교체할 예정) 드라이버 : 젠거 존볼트(단독 참전 중)
Porsche 911 GT3 Cup Typ 997 엔진 : 수평대항 6기통 3.8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450마력 구동방식 : RR 변속기 : 시퀸셜 6단 엔트리 번호 : 99번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검술 시연을 하던 부친 밑에서 자랐다. 그 자신 역시 상당한 검사였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젊은 시절에는 의외로 사고뭉치였다는 듯. 일본 사쓰마 계열 검술인 시현류 사범인 리슈 토고의 검술을 본 후 그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왔다. 고향인 바이에른주 퓌센은 사실 오스트리아와의 경계 부근인데다 고향인 퓌젠에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라는 관광 유적까지 있어서 당혹스러울 정도. 오죽하면 젠거 본인도 "이놈의 지역은 다 좋은데 나치스가 문제야."라는 소리를 했을 정도인데, 맞는지는 불명. 이글 모터스포츠의 지주회사격인 이글코퍼레이션의 총괄 기술 책임 고문인 소피아 네트 박사와는 사실상 부부관계. 어느 정도냐면 혼인 신고만 안 했을 뿐, 입양한 딸(=이루이)까지 두고 있다. 거주지는 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중심부. 낚시를 좋아하는지, 가끔 시내에서 떨어진 사쓰마 반도 인근의 암벽에 가면 젠가가 낚시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준은 의외로 상당한 듯 싶으며 회도 직접 뜬다. 횟집 가면 횟집 사장님들이 VIP로 모신다는데 이유는 불명. 소피아 네트 박사가 현재 업무 차 한국에 나가있기 때문에 딸인 이루이를 데리고 종종 한국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의외지만 술은 진짜 못 한다. 술 이야기만 나오면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인데, 한국의 음주가무 문화에 당혹해하기도. 가족과 타기 위해 독일제 고성능 세단인 BMW M5를 선택했고 포르쉐 카레라 컵 재팬에 출격할 것을 선택했는데, 그의 칼날과 같은 핸들링을 생각하면 정말 뛰어난 선택이었다고 송미옥 총괄 대표가 평가했을 정도. 와패니즈이긴 하지만, 서양 기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에티켓만큼은 다른 어떤이 못지 않은 차가운 남자라는 것이 다른 드라이버들의 총평이다. 종종 수출용 네비게이션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듣다 보면 진짜 깨는 음성이 많다. 참고로 독어 그대로 표기하면 젱거 좀볼트가 되는데, 이 때문에 사내 잡지 등에 표기할 때 애로사항이 꽃핀다.
캠프 참고 사항 - 전 캠프를 통틀어서 인원이 가장 많다. 11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 캠프에서 구른다는 것. - 캠프 중 위도상 제일 낮은 곳에 있다.
캠프 소재지 : 대한민국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KIC 인근/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모처 행정 소재지 :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이글그룹 본사
1) Korea Speed Festival 담당 : 강일준 참전 차량 : 현대 제네시스 쿠페 380GT, 기아 포르테 쿱, 현대 벨로스터 터보 드라이버 : 노원일/차은주, 윤희진, 김정석/이진석
이름
노원일
이진석
소속팀
이글 모터스포츠 코리아(정비만)
생년월일/출신지
1979년 6월 18일, 전라북도 전주
1981년 3월 4일/출신지 비공개
성별
남
가족 관계
기혼, 아들 있음
미혼(본인 왈 멍멍이나 키우는 싱글)
학력
한국과학기술원 학사
미공개
병역(한국 기준)
4급 공익근무요원
육군 보병 만기 전역
종전 활동 내용
하우스버그배 타임트라이얼 레이스 KMRC GT 챔피언십 투어링 A
클릭스피드페스티벌 KSF 포르테클래스 참전(2011/2012 우승)
취미
컴퓨터 프로그래밍
멍멍이 키우기, 블로깅
개인 차량
BMW 320i E90
기아 카니발(초대)
종전의 경주차
현대 티뷰론
기아 포르테 쿱
현 출장 클래스
KSF 제네시스 쿠페 20 챔피언십 챌린지
현대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스
탑승 경주차
현대 제네시스 쿠페 380GT 엔진 : V형 6기통 3.8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306마력 구동방식 : FR 변속기 : 수동 6단 엔트리 번호 : 93번
현대 벨로스터 터보 R-Tune 엔진 : 직렬 4기통 1.6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 최고출력 : 201마력 구동방식 : FF 변속기 : 수동 6단 엔트리 번호 : 201번[각주:20]
노원일 info 공식적인 소속팀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드라이버이지만 이재연, 송재혁과 친해 이들이 속한 팀의 멤버들과 같이 훈련하고 있다. 본래 상당한 엘리트로 과학고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를 다녔지만 해킹과 자동차 경주에 빠지면서 학교 내에서 엄청난 성적 문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 다른 학교와 해킹으로 싸우다 구치소 신세를 지고 정학 6개월 처분을 받았을 정도로 문제아 소리를 들었다. 졸업하는데 걸린 기간은 10년. 병역은 본래 전문연구요원으로 갈 뻔 했는데 저거 걸려서 공익 크리. 그러나 실제로 보안 쪽에서는 상당한 실력가이기도 해서 송재혁의 소개를 받은 송미옥으로부터 팀 홈페이지의 보안 강화를 요청받자 이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일찌감치 서킷 면허를 따 둔 상태이고 실제로 아마추어 선수 면허도 있을 정도로 레이싱 부분도 상당한 실력가. 2012년까지 한국 DDGT에 참가하면서 개인 사업도 병행했으나 2013년도 DDGT의 개막이 사실상 물건너가자 KSF로 방향을 전환, 제네시스 쿠페 380GT로 참전하게 된다.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레이싱을 하는 유럽식 스타일을 고수할 방침인 듯. 개인용으로 BMW 320i를 가지고 있다. 모델은 현 A모 사의 대표인 노정석씨. 커리어는 그의 경력에서 따왔다.
이진석 info 현재 서울 모처에서 애견 관련 샵을 경영하면서 블로그를 관리하는 파워 블로거. 사업용인 카니발을 개인차로 끌고 다닐 정도로 직업적인 업무를 많이 보는 편이다. 2011/2012 KSF 포르테 챌린지 클래스 연속 챔피언이지만, 이미지의 고정을 염려해 본인이 대놓고 포르테 쿱을 팔았다고 개인 블로그에 공지했다. 이 때문인지 주변에서 의외로 여러가지 설이 나왔으나 2013년 3월~4월 들어서 나온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신규 클래스 참전이라는 설이 굉장히 유력하며 이 때문에 새로이 추가되는 벨로스터 터보 클래스에 이진석이 참가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란을 낳는 중. 모델은 지난 2011/2013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우승자인 Sgoon님. 올해도 숱한 화제를 모으면서 벨로스터 클래스에 참가 중이다.
기아 포르테 쿱 R-Tune 엔진 : 직렬 4기통 2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158마력 구동방식 : FF 변속기 : 수동 6단/수동 5단 엔트리 번호 : 138번, 139번, 155번
차은주 info 현 이글 주식회사 산하의 팀인 이글 레이싱의 멤버, 이글 모터스포츠의 레이싱 라이선스 교육을 마치고 이글 레이싱 소속으로 2011 KSF 포르테쿱 챌린지 레이스 2전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본래 이글 코퍼레이션에서 윤희진과 함께 일했지만 둘 다 염증을 느끼고 이글 모터스포츠로 이적, 거기서 송미옥에게 걸려 레이싱에 뛰어들게 되었다. 경주차가 포르테 쿱 6단 수동인지라, 핸디캡을 잘 받는데 그녀가 선택한 것은 드라이브 스루를 받는 것. 주변의 드라이버들은 50kg 웨이트 핸디를 선택하라 했는데, 본인이 자기 몸무게와 비슷한 핸디를 달고 달리기에는 어렵다고 할 정도로 포기하고 결국 드라이브 스루를 선택, 서킷에서 상당히 빠른 주행을 구사하는 편이다. 팀에서는 무드 메이커이고 노래를 잘 부르지만, 잘 안 드러난다는 점이 문제. 약점이라면 그놈의 6단 수동 때문인지 같은 팀 소속인 윤희진의 차로 넘어가면 제대로 못 다룬다고. 오죽하면 “어? 이거 왜 이래요?” 라는 질문까지 던질 정도였단다. 휴가 차 한국에 들른 송재혁이 이걸 보고 멍해질 정도. 박금석 이글 레이싱 단장에 의하면 다른 변속기를 단 차를 잘 몰기 어려울 거라고. 개인용 차는 기아 모닝. 포르테를 타다가 포르테는 남동생 줬단다. 정작 그 모닝은 잘만 모는 중.
윤희진 info 소속은 차은주와 동일, 같은 부서로 차은주와 근무하다가 송미옥에게 잡힌 차은주가 윤희진까지 끌어들이면서 결국 이 바닥에 발을 들였다. 역시 차은주처럼 이글 모터스포츠의 교육을 받은 바 있어서인지 그나마 실력은 나았던 듯. 재미있게도 포르테 쿱 2009년형 모델을 보유하고 있던 관계로 바로 실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차은주와 달리 경주에서 핸디캡을 적용받지 않아 그냥 달리기에 5단임에도 민첩한 면모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포르테쿱의 기어비는 순정상태 그대로 둔만큼 그냥 KSF 사양 그대로 세팅해 놓고 달린다고 한다. 다만 신나게 도망치다가 피트해야 할 시점을 놓치는데, 그때만큼 돌아버리는 일이 없다고 한다. 개인용 차는 포르테 쿱 2009년형. 사실 개인용 차에 데칼만 붙여서 경주에 나서는 중이다.
김정석 info 현재 한국일보 기자. 자동차 전문 기자 겸 경제 기자로 활약하고 있다. 당진시 합덕읍 출신이지만 대학을 천안에서 다니고 학보 기자 생활을 덤으로 하면서 서울을 오고다녔다. 이후 회사를 서울쪽에서 다니면서 아예 자취방도 서울에 눌러앉은 편. 스포츠팀의 요청으로 모터스포츠 기사를 쓸 때도 있다. 본래 대학 학보사에서 일하기 전에는 인터넷에서 알아주던 블로거 중 1인이었다고. 같은 신문사의 신서연 기자와는 라이벌 관계인데, 이는 두 기자가 응원하는 팀이 달라서라고. 김정석 기자는 이글 레이싱팀을 응원하는 편이고 신서연 기자는 이클립스 레이싱을 응원하는데, 사실 김정석 기자 같은 경우 같은 신문사의 사진기자인 장민준 기자가 이글의 송재혁 선수와 지인인 관계로 이글 레이싱 쪽에 더욱 마음이 많이 간다고 한다. (참고로 신서연 기자는 사촌이 이클립스 유럽의 레이서인 신시아 카산드라라고.) 모터스포츠에 크게 관심을 안 가지고 기자로서 생활하다가, 신서연 기자가 이클립스 레이싱의 지원을 받아 KSF 기아 클래스에 참전한다는 소문을 듣고 마침 국내에 들어와 있던 송미옥 단장을 취재 명목으로 만나 사실을 이야기했다. 당시 송미옥은 그의 말에 반신반의했으나 30초 만에 난입한 송재혁으로부터 사실임을 확인한 후 지원을 받게 된다. 이에 송재혁을 트레이너로 해서 훈련을 받게 되어 이글 레이싱 팀의 도움으로 KSF 기아 클래스에 참가한다. 평소 타는 차는 기아 비스토 터보. 본인이 직접 DIY를 했는데 약간 어설프다고.
2) Super Race 담당 : 박금석 참전 차량 : 쉐보레 크루즈 디젤/기아 뉴 프라이드 5Dr 드라이버 : 채미연/채서인
쉐보레 크루즈 디젤 엔진 : 직렬 4기통 2리터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 최고출력 : 163마력 구동방식 : FF 변속기 : 수동 6단 엔트리 번호 : 94번
기아 뉴 프라이드 5Dr 엔진 : 직렬 4기통 1.6리터 자연흡기 엔진 최고출력 : 112마력 구동방식 : FF 변속기 : 수동 5단 엔트리 번호 : 90번
채미연 info 대학 재학 도중 KGTC GT 챔피언십에 출장한 것이 계기가 되어 모터스포츠계에 들어왔다. KGTC GT 챔피언십은 현 슈퍼레이스의 전신격인 대회로 열리던 도중에 하이카 클래스가 사라지면서 많은 팬들을 경악케 했는데, 채미연은 이 대회에서 하이카 클래스와 투어링B(현재의 N9000)에서 활약했다. 이 당시의 활약에 힘입어 2008년부터 팀 챔피언스에 픽업되어 활동, 주로 N9000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다른 레이싱 대회에도 나섰다. 2012년 GTSprint에 참전하던 중에 전격적으로 이적을 계획해, 시즌 종료 후 이글 모터스포츠로 이적한다. 이적료는 약 6000만 원 정도? 본인도 모르는 일이라고. 합류와 동시에 벤투스 클래스로 이전해 참전한다. 원래는 기아차 오너였고 실제로도 기아 엘란의 오너. 관리는 잘 되어 있지만 대회에서는 쉐보레 크루즈를 탄다.
채서인 info 충북 영동군을 벗어나 본 적이 없어 이쪽 방면으로 데뷔한 것 자체가 의외인데, 사실 그가 사는 지역 인근에 추풍령이 있을 정도로 험준하기로는 국내 톱 랭크급. 영동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로 상경했는데, 이는 집안이 서울로 올라와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정도. 서울 상경 후 KARA 짐카나 챌린지에 참가했고, 이 이후 한동안 짐카나 레이스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프로 전향 당시 집안의 반대가 있었지만 당시 고문인 박금석이 직접 찾아와서 사정을 해 겨우 합류할 수 있었다. 현재 거주하는 곳은 팀 숙소이며, 경기 끝나고 상금을 받으면 모아서 시즌 종료 후에 집으로 송금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베르나를 중고로 사서 탔지만 현재는 기아 프라이드를 타는 중, 단, 시즌 중에 교체 가능성이 있는데 후계차량인 UB형 프라이드가 될 확률이 높다.
캠프 참고 사항 - 실질상 본부, 다만 대표인 송미옥이 유럽에 있어 콩라인 소릴 듣는다. - 캠프가 2곳에 나눠져 있는데 용인쪽은 구 한강 모터스포츠[각주:24]의 시설이라고 한다.
캠프 소재지 : 영국 사우스이스트잉글랜드 켄트 주 Sevenoaks Fawkham Brands Hatch Circuit 인근 팀 행정지 : 영국 런던.
담당 : 송미옥 총괄 대표 사업 감독 : 송재혁 이글 모터스포츠 대외협력사업부 대리(실제는 이사) 참전 차량 : McLaren MP4-12C GT3/Vauxhall Insignia VXR-R 드라이버 : 라이언 슈나이더, 데본 슈나이더, 데이빗 로렌+송재혁
이름
Ryan Schneider
송재혁(J. H. Song)
David Lollen
Devon Schneider
소속팀
Eagle Motorsports British Branch
생년월일/출신지
1983년 12월 27일, 영국 런던
1986년 4월 8일/대한민국 대전광역시 중구
1983년 12월 29일, 영국 맨체스터
1984년 9월 1일, 영국 런던
성별
남
여
가족 관계
1남 1녀 중 장남
2남 무녀 중 장남
무남 2녀 중 장녀
1남 1녀 중 장녀
학력
비공개
한국 단국대학교 역사학 학사 프랑스 파리7대학 역사학 학사
비공개
병역
육군 장교 복무
해군 의병 전역
육군 장교 복무(부대는 다름)
종전 활동 내용
British GT Championship
Clio Cup France 챔피언 GT4 European Cup
British Touring Car Championship
취미
독도(지도 읽기)
드라이빙 및 음악 감상
고찰
사격
개인 차량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Oullim-Eagle Spirra S(시즌 중) (오프 시즌에는 기아 K7을 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피아트 친퀘친토
종전의 경주차
McLaren MP4-12C GT3
Renault Clio 197 Hyundai Tuscani Elisa
Vauxhall Vectra VXR
현 출장 클래스
British GT(FIA GT3)
BTCC Next Generation Touring Car
탑승 경주차
McLaren MP4-12C GT3 엔진 : V형 8기통 3.8리터 트윈터보 엔진 최고출력 : 500마력 구동방식 : MR 변속기 : 시퀸셜 6단 엔트리 번호 : 90번[각주:25]
Vauxhall Insignia VXR-R 엔진 : 직렬 4기통 2리터 터보 엔진 최고출력 : 320마력 구동방식 : FF 변속기 : 시퀸셜 6단 엔트리 번호 : 46번, 51번
세 명 모두 이글 모터스포츠 영국 지사 소속 드라이버. 드라이버 중 유일한 남자인 Ryan Schneider가 대표 대리 역할을 겸직하고 있다. 독일에 있는 팀 캠프 직속이나 총괄대표인 송미옥이 시즌 중에는 FIA GT Series의 감독직을 겸직하는 관계로 경기가 없는 틈틈히 송재혁이 대신 파견되어 팀원들의 작전을 지휘하고 있고 사내 업무를 감독하고 있다. 대표 대리인 Ryan의 취미가 지도를 읽는 것인 만큼 실제 서킷에서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한다. Ryan의 애인이기도 한 David Lollen은 어그레시브한 주행으로 유명한데 이게 오히려 사고를 부를 수 있어서 본인도 많이 당혹해 하고 있다. 실제로 2012 시즌 중에 크로프트 서킷에서 Devon Schneider 선수의 경주차가 사고를 낸 것은 바로 이 때문. 당시 사건으로 사고를 당한 Devon Schneider 선수는 대표 대리인 Ryan의 친여동생으로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이다. 이 때문에 드라이버들은 그녀가 A형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상태. 참고로 데본 본인의 혈액형은 예상외로 O형이다. 참고로 Ryan과 David는 같은 부대의 부대장과 부관으로 같이 일한 적이 있다. 예외적으로 송재혁 같은 경우 대한민국 국적자로 이글 모터스포츠의 단장인 송미옥과 이글 코퍼레이션의 대표인 송태훈 부부의 아들. 장남이며 집안의 영향 탓에 학교를 다니면서 경주에 나섰다.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바로 가서 해군 사병으로 복무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Clio Cup France에서 활동했다, 당시 외국인으로서는 드문 참가였는데, 이 대회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자 당시 SRO의 제안으로 GT4 European Cup에서 활약했다. 매니저는 당시 고교 동창이던 엄진호가 담당했으나 GT4 European Cup 대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중지되자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고, 이에 엄진호를 일본으로 보내 일본 Super GT에서 활동할 것을 준비했지만, 이 역시 어려워지자 때마침 그를 지원하던 일본인 마츠자와 유카(松沢由宇か)의 도움을 받아 어떤 팀의 테스트를 거쳤는데, 그 팀이 하필 송미옥이 단장인 팀. 이후 팀에서 활동하면서 처음에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탔지만, 스피라의 유럽 수출 소식을 듣고 어울림모터스의 지원을 받아 스피라로 갈아탔다. 해외에서 활동한 탓에 국내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 시즌 한정으로 한국으로 귀국해 채미연을 파트너로 해 슈퍼 레이스에서 뛰기도 했다. 이때의 매니저는 팀 매니지먼트 차장이 된 엄진호를 대신해 강민준이 담당했으며 이 때에는 다시 KARA의 라이선스를 획득해서 나섰다. 나이 탓인지 결혼하란 소리가 나오지만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전에는 결혼하기 다 글른 듯. 평시 타는 차는 어울림-이글 스피라. 다만 엔진은 3.3리터 슈퍼차져 엔진이다. 경주차는 트윈터보 엔진으로 차이가 있는 듯. 2013년 시즌에는 유럽이 아닌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유럽 생활시 유럽을 순회하면서 역사 자료를 많이 모으기도 했다. 선수단 중 특이하게 약을 복용하고 있어 매 시즌때마다 조직위에 신고 한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병역은 해군 의병 전역.(실제 작가가 의병 전역이다.) 회사 업무용으로는 의외로 기아 K7을 타고 있다. 별칭은 캡틴. 이 별칭은 여성 드라이버들이 붙여줬다. ※ 다른 작품 등장 여부를 보면 슈퍼 히어로즈 워즈 3화에 송재혁이 깜짝 출연했는데, 여기서의 송재혁은 대한민국 군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장교(계급 : 대위) 겸 이글 코퍼레이션의 이사로 등장한다.
캠프 참고 사항 - 신설 캠프. 구 슈나이더 레이싱의 인원을 승계했다. 승계과정에서 빠진 인원은 본사에서 메우는 중. - 런던 인근에 캠프가 있어 편하다나?(물가는?)
경주차 설정도 곧 공개하겠습니다. ㅠㅠ
단, Blancpain Endurance Series 대회 한정으로 드라이버 출격. [본문으로]
2013년 1월 6일, 이탈리아, 몬자, CET(Central European Time, 중부유럽시간) 새벽 1시 30분.
밤이 깊은 시간이지만, 이곳에 있는 한 건물 내에는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작년 FIA GT3 European Championship 시즌 팀 포인트 순위 4위를 기록한 이클립스 레이싱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 검붉은 색의 머리칼을 가진 한 여성이 작년도 성적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역시나,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458 GT3과 R8 LMS로 911 GT3 R과 카마로를 못 이길 줄은. 게다가 이글은…….’ 여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막 들어온 소식에 대한 것이다. 이글 모터스포츠가 신규 선수를 투입시킨다는 소식은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드라이버가 아니라 어느 정도 이름 있는 드라이버들이었다. 데스크에 있는 명패에 있는 이름인 제이나 F. 루나(Jeina F. Lunar), 독일의 플레어가 출신으로 그곳에서 의학박사 학위까지 받은 실력가였다. 이탈리아에 레이싱팀 본부를 두고 유럽 챔피언십 도전에 나섰지만, 이글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상대로 고전하는 입장이었다. 게다가 이글이 신규 드라이버와 계약했다는 정보가 나오면서 제이나 루나 본인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이렇게 되면 우리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제이나는 자신의 앞에 있는 서류에 주목했다. 팀 나이트(Team Knight)와 이클립스 주니어 스쿨(Eclipse Junior School)이라는 명칭의 서류, 그 서류에는 몇 명의 드라이버에 대한 정보와 함께 최근에 테스트를 받은 드라이버들에 대한 정보도 들어가 있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특단의 조치가…… 지금으로선 실비나 레이는 어림도 없어. 신시아도 마찬가지. 제라이? 젠장.’ 고민하던 제이나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송재혁의 전격적 입단으로 언론계와 모터스포츠계에 한바탕 소란이 있던 다음날 아침, 한국일보 본사. 한국일보 스포츠국 기자들이나 스포츠한국의 기자들은 아침부터 공황상태에 빠졌다. 전날 기자 중 누구도 송재혁의 입단식을 보지 못해 상당히 당혹스러워했고, 출근한 김정석이나 장민준, 신서연 모두 송재혁의 입단 소식을 신문사에서 듣고 경악한 것. “아니, 편집장님. 저희 기자 중 아무도 간 사람이 없다고요?” 편집국으로 불려간 3인은 편집장에게 한 소리 듣기 시작했다. “아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자네 3인 중 누구도 안 갔다는 게, 게다가 장 기자는 송재혁 선수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대해서 이미 알았는데도 왜 이야기 안 했어?” 장민준은 말을 잇지 못했다. 송재혁이 들어온 사실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 차원에서 어느 정도 알아차린 것으로 보였다. “그게 말입니다.” “말해보게.” “이글 측에서 장기 오프 더 레코드를 걸어서요. 한 3개월 정도 되는 겁니다.” 장민준의 말을 들은 한국일보 편집국장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엿보였다. 웬 오프 더 레코드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었다. “뭐? 오프 더 레코드를 걸어?? 그 무슨 소리야? 게다가 3개월?” “네, 레이싱 계도 스토브시즌이다 보니까, 드라이버들의 이적, 연봉 협상 문제로 골치를 썩히는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이번에 총수 일가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있는 송재혁 선수가 귀국했으니, 오프 더 레코드가 나올 만하죠. 게다가 유럽에서 활동한 베테랑 드라이버가 들어왔으니, 잡으면 팀 분위기 올린다 이거죠.” 편집국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그것만으로 오프 더 레코드가 걸릴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1주일 전 동아일보가 그걸 무시하고 송재혁 선수의 국내 활동에 관한 기사를 냈다가, 이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3개월 취재정지 처분을 받았거든요. 저도 이글 모터스포츠의 송미옥 대표를 만나서 들은 이야기인데, 그룹 총수께서 직접 송무팀에 지시한 거라네요.” 편집국장은 장민준의 이야기를 듣고 할 말을 잃었다. 확실히 동아일보가 얼마 전에 터뜨린 송재혁 선수의 국내 입국 관련 기사로 인하여 동아일보가 서울중앙지법에서 그룹 관련 보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은 것은 익히 들었다. 한마디로 3개월짜리라면, 말 그대로 스토브시즌 종료 때 까지였다. “뭐,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김 기자. 조금 전에 이글 모터스포츠로부터 보도자료 막 도착했고 연합뉴스에서 사진도 보냈어. 그거 가지고 다른 기자들과 회의해서 기사 써. 그리고 기사 내기 전에 이글 측에 전화해 봐. 오프 더 레코드 풀렸는지. 근데 연합뉴스에서 보낸 거 보면 오프 더 레코드가 풀린 거 같아. 아님 연합뉴스가 미쳤는지.”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이글 그룹 본사. 김정석과 장민준이 급하게 차를 방문객용 주차장에 세우고 차에서 내렸다. 타고 온 차는 회사 업무용인 쉐보레 말리부 2013년형 모델. 한국일보에서 렌트해 쓰는 모델로 김정석이 뻑하면 속도가 안 나온다고 욕하던 그런 차였다. “성능 안 나온다고 욕할 땐 언제고, 지금은 잘만 타네?” “적응 되어서 말이죠. 별 수 없잖아요. 비스토와 비교해도 엇비슷하겠구먼요.” “비스토 까는 소리 하네.” “에이, 선배 이건 그나마 나은 거예요. 신서연이 걔는 외제차인데요. 뭐. 갓 대학 나온 놈이 무슨 아우디인지.” “야, 그럼 푸조 타는 난 뭐냐? 따지고 보면 그것도 수입차잖아.” “장 선배님이야 어차피 기자 생활하신지 좀 되셨잖아요. 그리고 308이 비싼 찹니까? 게다가 그거 장기 리스라면서요. 회사에서 돈도 대주겠다. 신서연이는 뭔 돈이 많아서 자기가 다 해먹는다는 건지.” 정석의 말은 사실이었다. 민준이 어느 정도 기자로서 활동하게 되자 회사에서는 그에게 차를 살 것을 촉구했는데, 프랑스 쪽에 관심을 가지던 그는 고민 끝에 푸조 308SW을 구입하기로 했지만, 돈이 문제였다. 3천만 원이 넘는 차를 구입하는 것이 골치였던 장민준은 결국 장기 렌트를 선택해서 지금까지 굴리던 것. 그나마 비용 일부를 회사에서 대주니 망정이지. 자비였으면 죽어 나가는 거였다. 두 사람이 들어간 곳은 이글 그룹의 본사 건물 내부, 이곳 1층에서 송미옥 대표와 긴급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일단 계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본 레이싱팀 드라이버 겸 주식회사 이글 코퍼레이션 테스트 드라이버로 계약했고, 레이서 계약 연봉에 대해서는 아시겠지만 3년에 2억, 게다가 스톡옵션 주식 800주입니다.” 그룹 사옥 1층의 커피숍에서 송미옥의 말을 들은 김정석과 장민준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수 한 명을 잡는데 스톡옵션? 어떤 팀에서도 보기 드문 결정이었다. 게다가 송재혁이 어떤 가치가 있다고 굳이 스톡옵션을 쓴단 말인가? “왜 하필 스톡옵션인가요? 이재연 선수나 박영준 선수, 그리고 얼마 전에 계약한 박준혁 선수는 이게 없었는데 말이죠?” 김정석의 질문에 송미옥은 웃고서 대답했다. “스톡옵션을 안 쓸 수도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죠. 하지만 이번 송재혁 선수, 박준혁 선수의 합류를 계기로 저희도 공격적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그 시작이 바로 송재혁 선수인 겁니다. 그리고 말씀드리면 또 긴데…….” 미옥은 쓴 웃음을 짓고 이야기를 했다. “김 기자님, 이거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할 수 있나요? 들으시면 충격일 텐데. 아, 동행하신 장민준 기자님은 알겠네요.” 당황한 장민준과 놀란 토끼 눈으로 민준을 바라보는 정석, 도대체 미옥이 말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1시간 후, 인터뷰를 마치고 신문사로 돌아가는 길, 두 사람은 아직까지 멍한 상황이었다. “아, 상상을 못했는데, 하필 그런 관계일 줄이야. 근데 장 선배는 이거 아셨어요?” “대충은, 아니, 아우 진짜…… 송미옥 대표가 거기서 날 걸고넘어질 줄은 몰랐다니까. 아니, 농담이 아니라 이 양반이 단대 출신이라서 설마 했거든.” “송재혁 선수가 단대요? 단국대학교 출신이라고요?” “그래, 같은 팀의 이재연 선수처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역사학과 학사 출신이야. 거기 졸업하고 학사편입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니까. 내가 전에 송재혁 선수 졸업식에 갔는데, 그때에는 못 느꼈거든.” “아……, 그건 진짜 극악이네요.” “씨X. 그것도 그렇고 이재연 선수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 인터뷰 중에 이재연이 난입했던 것을 의미.)해서 우리가 또 놀라고. 알고 보니 이재연 선수, 박영준, 박준혁 선수도 단대. 게다가 박영준, 송재혁, 이재연은 같은 과 선후배 사이. 아우, 내 신세야. 지금 이 사람들이 누구 엿먹이고 멘붕시키려고 작정했나.” 장민준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선배.” “왜?” “어떻게 하죠? 인터뷰 기사 중 마지막 부분은 못 쓰겠어요. 그거 오프 레코드 걸린 바람에, 그거 썼다가 우리가 또 X되잖아요.” “그거 이번엔 영구지?” “2주요.” 정석의 말을 들은 민준의 대답은 간단했다. 버티라는 것. 미옥이 연락을 준다고 했으니 그 때 터뜨려도 무방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날 두 사람이 얻어낸 것은 다음과 같았다. 1. 이글 모터스포츠가 송재혁과 계약한 것은 사실이다. 2. 계약식이 이뤄진 날로부터 그동안 송재혁 선수에 대한 모든 오프 더 레코드가 해제되었다. 3. 송재혁 선수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며, 이미 이글 코리아의 책임자인 강일준 감독과 이글 저팬의 책임자인 마츠자와 유카와 3자 대면함. 4. 송재혁을 시작으로 스톡옵션이 추가된 계약이 더 생길 것. 5. (오프 더 레코드) 송재혁의 집안에서 위치와 송미옥 대표와의 관계
“5번은 빼고 기사에 싣자. 나중에 추가하면 되니까.” “연초에 대박 기사가 터지는 군요. 웬만한 모터스포츠계가 초토화 되겠는데요?” 신문사로 돌아간 둘은 즉시 기사를 작성했고, 다음날 신문에는 다른 소식을 다 제쳐두고 송재혁의 입단이 한국일보/스포츠한국의 1면 톱기사로 들어갔다.
송재혁, 독수리의 날개를 달다. - 3년 2억 원에 스톱옵션 포함, 국내 레이싱 선수 계약 사상 제1호 급이라 봐도 무방한 기록. - 유럽에서 활약하면서 실력 검증. 적응력이 문제
(서울=연합뉴스 제공) 이글 모터스포츠(대표 – 송미옥)가 유럽 공략을 위한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글은 구랍 12월 21일, 행사장에서 박준혁 선수의 합류를 선언한 지 불과 3주 밖에 안 된 상황에서 GT4 유로피언 컵에서 활동하던 송재혁을 선수로 합류시켰다.
새해 시무식을 거행하는 날인 1월 2일,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에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의 F1 코스에서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인 송미옥, 이글 모터스포츠 최고 고문 겸 이글 주니어 레이싱 스쿨의 감독인 박금석과 이글 코리아의 강일준 감독 및 일본 지부장인 마츠자와 유카, 총괄 주장 이재연이 참석한 가운데 테스트를 받은 송재혁 선수는 일본의 도요타 테크노 크라프트(Toyota Technocraft)에서 제공한 도요타 알테자 훈련용 차량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은 결과 동 팀의 이재연 선수가 본 서킷 F1 코스에서 기록한 1분 15초 25를 1.07초 단축한 1분 14초 18로 완주하면서 입단 합격을 받았다. 본 기록은 현재까지 팀에서 테스트를 받은 드라이버들이 낸 기록 중 최단 기록으로 기록되었다.
입단식에는 이글 유럽의 주장인 이재연과 그룹 지주회사인 이글 코퍼레이션의 대표 송태훈, 그리고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인 송미옥 단장 및 최고 고문인 박금석 고문이 송재혁 선수와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박금석 고문은 “유럽에서 활동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말을 남겨 주목을 끌었으며 주장인 이재연 선수도 GT4에서의 경험을 살리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이글 모터스포츠는 현재 유럽에서 포르쉐 911 GT3 R 경주차(드라이버 : 이재연, 박영준)만 운영하고 있으나 송재혁 선수와 박준혁 선수의 합류로 인하여 새로운 경주차의 투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송미옥 대표는 또 다른 경주차의 출격에 대해서는 ‘작년 연말에 나온 이야기 그대로’라고 하면서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계약의 연봉은 3년간 2억 원에 스톡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으며 모터스포츠 팬 사이에서는 송재혁 선수의 활약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GT4와 송재혁 선수가 뛸 클래스에서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얼마나 적응할지, 그리고 그 활약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정석 기자(tisdory@hk.co.kr)
◇ 이글 모터스포츠팀 훈련용 알테쟈의 제원
형식명
SXE10
제작사
도요타
전장
4,400mm
전폭
1,720mm
전고
1,410mm
엔진
직렬 4기통 터보
보어
87.0mm
스트로크
86.0mm
배기량
2,045cc
최고출력
270ps@8,600rpm
변속기
수동 6단
일본 Toyota Technocraft에서 제공한 이글 모터스포츠의 훈련용 알테쟈의 엔진 그래프. 사진을 통해 볼 때 상당히 튜닝된 것을 볼 수 있다. [제공 : 일본 Toyota Technocraft]
‘독수리 군단의 수장’ 송미옥 이글 모터스포츠 대표 긴급인터뷰 - 철의 여인이라고는 불릴 수 없어. - 유능한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 우승은 육성과 함께 이뤄지는 일
이글 모터스포츠가 송재혁 선수 영입에 성공하면서 모터스포츠계의 모든 눈은 이글 모터스포츠를 이끄는 ‘독수리 군단의 수장’ 송미옥 대표(56)에게 쏠렸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이글 그룹을 이끄는 4개의 축 중 하나인 이글 모터스포츠는 이글 그룹을 해외에 알리는 3대 계열사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유럽과 일본, 국내 모터스포츠에 이글 모터스포츠와 이글 레이싱 명의로 참전하는 드라이버 모두 실력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되어 화제를 모은 팀의 수장인 그녀가 이번에 송재혁을 잡게 됨에 따라 드림팀을 구성하게 되었고, 팀원 선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현재의 심정과 향후 계획이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에서 그녀와 인터뷰 하게 되었다.
- 유럽컵에서 활약하던 송재혁이 합류했다. 대부분의 팬들은 ‘드림팀의 결성’이라고 하면서 좋아하던데, 일찌감치 잡은 이유가 있었나? “송재혁 선수의 귀국 전부터 일찌감치 그와 연락을 취해왔다. 사실상 GT4 유로피언 컵이 막을 내리자 송재혁 선수 본인으로서도 사실상 유럽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길이 막힌 만큼 어떠한 방법으로든 활동을 더 하길 원하던 상황이었고 팀 차원에서도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 현금 2억에 스톡옵션 800주, 주변에서 미친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된 것인가? “사실 주변에서 보듯 미친 게 맞다. 무슨 깡다구가 있어서 3년간 2억에 스톡옵션 800주를 주겠는가? 하지만 그만큼 우리 팀이 송재혁 선수를 잡고 싶었다는 것만 알아주었으면 한다.”
확실히 송미옥 대표는 남달랐다. 선수를 잡기 위해 억만금을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를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특히 다른 팀들이 송재혁의 귀국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라 예상된 시점이 그가 귀국한 바로 당일이었다. 워낙 송재혁 선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많이 남기는 편인 관계로 그가 글을 썼다면 글을 쓴 당일차로 수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릴 것은 불을 보듯 뻔했을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대처했을까?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당혹스럽게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 혹시 송재혁 선수 말고 다른 계획된 선수가 있나? “있다. 안 그래도 송재혁 선수가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만난 드라이버가 한 명 있는데 브리티시 GT 챔피언십에서 활동하는 선수라고 한다. 국내에서 활동하지 않기에 영국으로 건너가 직접 만날 생각이다.”
(중략)
- 업계에서는 당신을 가리켜 ‘철의 여인’이라 부른다. 그 말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철의 여인인가? 차라리 가녀린 한 떨기 꽃이라면 모를까?”
- 글쎄, 꼭 그렇지만 않지 않은가? 경기 영상을 봤는데, 서킷을 바라보는 눈은 완전 하이에나 수준이다. 그건 어찌 생각하는가?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킷 밖에서는 나도 상당히 늘어지는 여자고, 남편 바가지 긁는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다.”
남편을 잡는 여자라고 했으니 이미 유부녀가 아닌가? 잠깐, 그럼 자녀가 있다는 것인데, 그녀는 이 문제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물론 물어볼 이유 자체도 없는 것이 누가 개인사정을 캐묻고 싶겠는가? 하지만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녀가 가지고 다니던 사진인데, 물어보니 모두 자녀들의 모습이라고 했다.
(중략)
- 향후의 계획 같은 것이 있나? “모터스포츠의 팀이 가지는 최종적 목표는 우승이다. 그건 우리 팀도 마찬가지인데, 유럽 뿐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도 명실상부 최고의 팀으로 남고 싶다. 물론 그 전에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드라이버 육성은 무엇보다 필요하고 말이다.”
송미옥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강렬한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개개인을 살펴보면 이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팀 분위기가 시끄럽다고 말하지만, 유럽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인 그들이 살아나가는 나름의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취재=김정석 기자(tisdory@), 사진=장민준 기자(Albis@hk.co.kr)
물론 저 기사가 인터넷에 뜬 그 순간과 다음날 조간신문을 받은 인터넷은 말 그대로 벌집을 쑤신 듯 공황상태에 빠졌고 한국일보에는 계속해서 송재혁 선수 관련 추가 기사를 요청하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으며, 다른 신문사는 급하게 연합뉴스와 한국일보의 기사를 받아쓰는 형식으로 업무가 진행될 정도였다.
아, 그리고 문제의 기사를 담당한 사람들은 전부 며칠 동안 휴가를 받고 자리를 비워야 했고, 신서연만 출근해서 다른 기자들의 업무를 열심히 담당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 동안 경제면이 약간 허전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사실인지는 미지수였다.
시점을 다시 이탈리아로 되돌려 보자. 이탈리아 몬자에 있는 이클립스 레이싱의 본부는 벌써부터 초토화 된 상황이었다. 송재혁의 입단식이 치러진 상황에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지만 자세한 기사가 올라오고 나서 이렇게 빠른 스피드로 행동한 이글에 대해서는 할 말을 잃은 상황이었다.
“생각을 못 했어. 이글이 이렇게 빨리 행동할 줄은.” 단장인 제이나 루나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대한 빨리 송재혁 선수와 접촉을 해야 했지만 눈앞의 상대인 이글 모터스포츠가 급작스럽게 한국으로 들어간 것을 주시했을 뿐 그 뒤에 감춰진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송재혁 선수가 갑작스럽게 들어간 것도 의외였는데, 집에서 휴식한 후 바로 계약이라, 진짜 고속이다, 고속이야. 그렇게까지 다른 팀을 전부 낚다니. 우리도 완전히 당했어. 개인 사이트에서도 글을 안 남겼다는 것이 더 놀라워.” 팀 이클립스의 코치인 판도라 제르니아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보력이라면 최고로 불리는 이클립스가 송재혁의 활동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송재혁이 이클립스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단행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만큼 이글의 보안능력이 보통이 아니란 거지. 근데 말이야, 제이나. 글의 내용을 내가 봤는데 계약할 것을 미리 감안하고 쓴 거 같아.” 팀 나이트의 단장인 에키나 카산드라의 말에 놀란 다른 사람들, 에키나는 송재혁의 블로그[각주:1]에 올라간 글을 공개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마도 어떤 한 팀과 계약할 것이라 생각하며, 가능하다면 그 팀과 계약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본 제이나와 판도라의 표정은 썩 좋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히 기습적이었다. 글 하나만 달랑 올려버리고 이마저도 예약발행으로 올림으로서 뒤통수를 쳐버린 것이다.
“팬들은 무슨 생각일까? 확실한 뒤통수치는 일 인거 같은데?” “아직은 알 수 없어. 일단 송재혁 선수가 어떤 팀과 접촉했는지를 모르니까 이렇게라도 추측해 보는거지. 다만 현역 생활이 길어진다는 것에서는 찬성할거야.” 사실 그렇다. 선수가 은퇴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선수의 가족이나 팬들이다. 특히 그 선수가 아직 실력이 있다면 더더욱 그런데, 이럴 경우 팀에서 어떻게 해서든 잡으려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어쨌든, 무슨 수를 써야겠어. 이글이 세컨드 카를 출격시킨다면 우리도 이에 대응해야 하는 수 밖에.”
그날 밤, 이탈리아 몬자. “그게 진짜니? 그럼 서연아. 넌 계속해서 국내 정보 좀 뽑아 줘. 송미옥 대표가 일찌감치 알아 차렸다는 것은 몰랐는데. 그래 알았어. 좀 부탁한다.” 어디론가 전화를 급하게 한 후 전화를 끊은 한 여자는 한숨을 쉬었다. ‘완전히 당했을 줄이야. 이글에서 송재혁 선수의 귀국에 맞게 손을 썼구나. 당했어, 당했어.’
2013년 1월 9일,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이글 그룹 본사 선수로 합류한 재혁이 정장을 입고 그룹 본사 빌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장인 이재연이 동행하는 만큼 평시와는 달랐다. “정장 차림이 잘 맞을 줄이야. 의외인데?” “이런 차림도 맞을 줄 몰랐습니다.” 검은 정장에 클래식한 손목시계를 찬 이재연과 그보다 약간 키가 크고 검은색 스트라이프 정장을 입은 송재혁이 같이 걸어온 것이다. 다만 송재혁의 손에는 가방이 들려있는데, 그 안에는 자신이 브리핑하려고 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룹 사옥 9층에 자리한 이글 그룹 회의실. 그룹의 임원들이나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실에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날의 회의에는 그룹 총수와 각 계열사 대표, 특히 이글 모터스포츠의 송미옥 대표가 직접 참가해 눈길을 끌었고 송재혁과 이재연도 참석한 상황이었다. “유럽에서 만난 드라이버 중 괜찮아 보이던 드라이버가 있었나?” “있기야 있었죠. 없다면 그거야 말로 거짓말이니까요.” 회의에 참가한 송재혁의 표정을 본 송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재혁을 유럽으로 유학 보낸 것은 다른 성과를 가져왔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 모터스포츠 국가의 시스템을 직접 체험한 인물은 다른 이들도 있겠지만, 송재혁만큼 확실하게 체험해 본 사람이 없었다. 일찌감치 이글 모터스포츠가 송재혁을 잡은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독일에 있는 이글 모터스포츠의 유럽 본부에 차려진 이글 그룹의 유럽지사에는 실시간으로 그의 활동이 전해졌고, 이를 통해 이글 모터스포츠에서는 송재혁을 잡을 방안을 놓고 준비를 해 왔고, 비밀스러운 작전을 편 끝에 그를 영입할 수 있었다. 즉 그를 잡기 위해 한화로 2억 원이라는 거금을 쓴 것은 그를 단순한 선수가 아닌 해외 공략의 중요 인물로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재혁은 준비한 노트북에 USB 디스크를 꽃아 브리핑을 하기 시작했다.
“왼쪽이 라이언 슈나이더(Ryan Schneider)이고 오른쪽이 데본 슈나이더(Devon Schneider)입니다. 영국 런던 출신으로 영국 육군에서 남매가 모두 복무 후 현재 군을 나와 개인 차원에서 레이싱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라이언 본인은 맥라렌 MP4-12C GT3 경주차로 브리티시 GT 챔피언십에 도전 중이며 데본 슈나이더는 현재 활동을 잠시 쉬고 있습니다. 쉬고 있다는 소리에 모두들 이상하게 여긴 상황. 현역이라면 분명 활동 중이어야 할 텐데, 왜 송재혁은 쉬고 있다고 말한 것일까? 이에 대한 재혁의 대답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전년도 BTCC의 경기 사진 중 한 장입니다. 사진에 보시는 벡트라 경주차가 바로 데본 슈나이더 선수의 차량으로 북 요크셔(North Yorkshire)의 크로프트 서킷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현재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혁의 설명에 의하면 데본 슈나이더는 라이언의 애인인 데이비드 로렌(David Lorren)과 팀을 이뤄 참전했으나 경기 중반 시케인을 빠른 속도로 돌던 중 조항 시스템의 문제로 인하여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슈나이더 가는 임시로 BTCC에서 철수하고 돈이 더 들어가는 브리티시 GT 챔피언십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맥라렌 MP4-12C가 돈이 더 들어갔지?” 미옥의 질문에 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소리다. 사건 당시, 데본이 탄 벡트라는 이미 2009년에 단종되어 인시그니아가 후계모델로 들어갔으니 그렇다 치고 문제는 맥라렌 MP4-12C였다. 현재 양산중인 차인데다 성능도 뛰어난 만큼 송재혁이 받기로 한 3년 연봉을 좀 더 웃도는 가격이니 잡기만 하면 다행이지만, 성능상의 위화감이나 추가될 투자비용이 문제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문제는 개정 예정으로 알려진 규정. 현행 FIA GT1 클래스 규정은 경주차 자체가 양산차에서 멀어진 만큼 경주차를 도입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양산차들의 성능과 달라지는 만큼 양산 스포츠카들의 성능이 레이스에서 얼마나 반영되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규정의 개정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존속해 왔고, 실제로 르망 시리즈의 GTE 규정을 근간으로 한 신 규정을 만든다는 설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듣던 송민수 회장의 표정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당일 저녁, 서울시 도봉구 2012 KSF 포르테챌린지 챔피언인 이진석[각주:2]은 시즌이 마친 후 포르테를 팔았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2011/2012 연속 챔피언이었던 그였지만, 벨로스터 터보가 포르테 쿱 2.4리터 모델을 따돌리는 모습을 보고, 또 이미지의 고정이 두려워서 차를 바꿀 것을 검토했던 것. 밖에는 그의 가게용 차량인 구형 카니발이 떡하니 서 있었다. ‘무슨 차로 나가야 하나? 아반떼? 아님……’ 시상식에 참가한 그였지만 당시 그의 머릿속은 시상식을 제대로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지가 고정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에게 엄습했던 탓일까?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한 그는 송재혁이 귀국했다는 소식을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한국일보에서 낸 기사와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송재혁이 귀국해 새로운 팀에서 뛸 것이라는 정보는 확실히 큰 정보였다. 이진석 역시 송재혁에 대해들은 바가 있었기에 그가 이번에 귀국했다는 정보는 상당히 큰 정보였다. “거함의 복귀군. 이글 코퍼레이션 송태훈 대표의 장남이 돌아왔다라.” 언론이 밝힌 대로 송재혁은 이글 코퍼레이션 대표인 송태훈의 장남이 맞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어머니가 바로 이글 모터스포츠의 대표인 송미옥이라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한 신문에서는 그의 집안 계보까지 입수해서 공개할 정도로 송재혁에 대한 관심도는 차원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의 계보를 실제로 공개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기사를 올린 언론사는 분명 매일경제. 경제신문사인 특성상 대표의 모습은 보통 사진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사진쯤이야 할 사람들은 많았다. 즉 이런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추측성 기사를 남발해도 되는 것인가가 의문이었다. 진석은 기사를 읽으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기업의 후계자인 송재혁인데, 왜 그가 갑자기 귀국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여러 가지 추측만 난무할 뿐.
2013년 1월 12일, 오전 11시 40분, 대전광역시 대덕구 덕암동, 경부고속국도 신탄진 나들목, 이글 오토모티브의 공장으로 가는 길. Star & Stripe Racing이 이글 모터스포츠의 행동이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발표한 성명을 읽으면서 내려가는 송미옥과 차에 동행한 송재혁. 그룹 차원에서 대표인 송미옥에게 기사가 딸린 기아 K9[각주:3][각주:4]을 지원한 덕에 의외로 편하게 내려가는 상황이었다. “굳이 차로 이동할 필요가 있어요? 기차가 있는데?” “예매하는 것도 있고, 더군다나 너 기차에 타면 너 보고 사인해달란 사람 많은데? 야간 열차 타서 거기서 있다면, 아예 울산역이나 동대구역에서 미니 사인회도 가능할 거고.” “그냥 안양역이나 광명역에서 낮에 하자. 집이 거기와 가깝잖아. 대전은 내가 떠난지 몇 년 전인데.” 사실 그렇다. 송재혁은 대전 출신이지만, 오히려 안양에서 더 많이 살았을 정도로 안양에 대한 애착 역시 강했다. 거주 경력만 따져도 유학 가기 전까지 안양에서 생활했던 그였기에 지금 그가 말할 정도로 광명역에서 해도 무방했다. “한 번 검토해 보자.”
이글은 자금난에 허덕이던 어울림모터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한 후 스피라의 생산을 서둘렀으며 이에 병행해 신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디자인 부분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러 회사로부터 디자인 수주를 받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복리 후생 역시 마찬가지, 이글 그룹 차원의 복리후생 제도는 재계에서 유명한지라 이 제도가 이글 오토모티브에도 적용되면서 많은 직원들이 환호했던 일이 있다.
도로가 막히지 않아서일까? 아님 조금 밟아서일까? 신탄진 나들목에서 달린지 약 1시간 만에 도착한 추풍령 휴게소에서 요기를 하기로 정했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추풍령,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을 잇는 이곳은 반대방향인 서울방면 휴게소에 준공비가 서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2000년 7월 당시 이곳 부근 커브 내리막길 구간에서 발생한 수학여행 버스 추돌 화재 참사가 벌어지기 전만 해도 이 인근의 도로는……, 말을 말자. 오죽하면 대표인 송미옥이 괜히 젊은 시절 여기서 논 것 아니냐는 후문이 나올 정도로, 악명 높았던 구간이었다. 다행히도 지금 달리는 구간은 이후 개량된 선형인 관계로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확실히 이 구간은 지옥이었다. 오죽하면 운전하는 사람들도 꺼리는 구간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송미옥 대표의 취향을 감안하면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울산을 방문한 재혁은 스피라의 프레임 생산과정을 확인하고 여러 가지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재혁이 가장 궁금증을 가진 것은 모터스포츠에서 스피라가 활약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 관계자들로서는 재혁이 레이스에 나서고 있다는 생각을 사실상 처음으로 들은 꼴이었다. “적어도 여기 계신 분들께서는 송재혁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오늘에서야 아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글 모터스포츠가 단순하게 다른 차를 가지고 활동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우리가 만든 차를 세계에 내놓는 것도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옥이 바라본 것, 그것은 세계를 향해 질주하려는 스피라의 역동적인 움직임이었다.
다음편요? 여러분이 코멘트 많이 주시면 빨리 올려드리겠습니다. ^^;;;;(뭔 소리여?)
송재혁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편으로, 따로 개인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본문으로]
작 중 기아자동차 K시리즈의 등급 : K3(준중형, 아반떼급), K5(중형, 쏘나타급), K7(전륜구동 준대형, 그랜저급), K8(후륜구동 준대형, 제네시스 급), K9(대형, 에쿠스급) [본문으로]
본래 기아 K9는 출시 당시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에 위치했지만, 애매모호한 시장에서의 위치로 인하여 생기는 ‘서자의 서러움’을 탈피하기 위해 제네시스급, 체어맨 H급 모델인 K8을 새로이 개발하고 K9를 끌어 올렸다. 작 중에서 등장하는 K9의 엔진은 V형 8기통 5리터 타우 GDi 엔진과 V6 3.3리터 람다 터보 GDi 엔진 2종이다. 물론 실제와는 다를 수 있다. [본문으로]
김정석 기자는 위대합니다.
근데 그 질문에 함정이 있다는 거~~ ㅋ
라운드 1이 본격적인 시작인 겁니까? ㅎㅎ
네, 빨리 올려드릴께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