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푸조 207 시승기에 이은 두번째 연타 시승기입니다. 이번에는 또 어떻게 해 먹을려고 운영자가 이러나 하시는 분들. 일단 보시길 바랍니다. 각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 1편(기름 냄새만 맡아도 힘이 솟는 2세대 스마트 포 투(Smart for two) 시승기)
제 2편(스마트가 내게 줄 수 있는 것들! (Smart Cabliolet Pulse 시승기)
제 3편(Stylish SMART (스마트 카브리올레 펄스 시승기)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Let's Go!!!
기본적인 컨셉 자체가 경차와 구별되는 유니크한 스마트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지만,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수입차. 이런 질문을 하면 남자들은 으레 스포츠카를 떠올리겠지만, 여자들은 BMW 미니쿠퍼나 VW 뉴비틀, 혹은 스마트를 대답하곤 한다. 미니쿠퍼나 뉴비틀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니 한국에서 구경하기 힘든 스마트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어설픈 4도어를 과감히 포기하고 쿠페 타입의 경차로 디자인 컨셉을 잡았기에 앞과 뒤, 옆 어디서 보아도 스마트 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젊은이들이 많은 강남역은 물론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를 가도 한번씩은 시선을 돌리게 된다. 이정도면 디자인은 호감?!
걱정을 떨쳐버릴 만큼 신나는 운동성능
열쇠를 받아들고 매장을 나서 차에 올라탄다. 시동을 걸기 위해 열쇠를 꼽는 곳은 마치 Saab처럼 변속기 레버가 있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사이.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걸며 조심스럽게 첫 만남을 기대한다. 브레이크를 밟는 동안엔 첫 만남 만큼이나 어색하다. 액셀과 브레이크 모두 일반적인 차량과는 달리 바닥에서 솟아나있다. 액셀은 무난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은 다른 차와 매우 다르다. 케이터햄 수퍼7과 같은 유압의 도움을 받지않는 기계식 브레이킹을 하는 듯한 필링이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조작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조금 필요할 듯.[각주:1] 하지만 출발하고 도로로 나서면서 이번만큼 빠르게 적응되버린 - 적응한게 아니라 적응이 되버린 - 적은 없었다.
워낙 차가 짧기에 일단 머리를 들이밀면 이미 차선변경이 완료되고 골목안 조그만 공간에 차를 세우면 지나가는 보행자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주차가 완료 되버린 상태. 출력은 떨어져도 핸들링 하나는 좋은 차들을 타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절대적으로 짧은 휠베이스(앞뒤 축간거리)에서 오는 스마트의 유연함은 놀라울 정도. 더군다나 스마트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차처럼 앞에 엔진이 있는게 아니라 후륜 쪽에 위치한 RR에 가까운 레이아웃[각주:2]으로 조금만 적응하면 후륜의 코너링 특성을 만끽하며 신나게 달릴 수 있다. (너무 밟아대면 스마트 특유의 초절정 연비에는 손해가 되겠지만…스마트의 매력이 그것뿐이겠는가) 다만 일반적인 차를 타다가 스마트를 움직일 때 알아둬야 하는 점은 수동기반의 자동변속기이기에 슬금슬금 앞이나 뒤로 나가는 토크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의 크리핑 현상이 없다는 점이다.
주차 시에 크리핑으로만 하던 많은 사람들은 조금만 움직이기 위해서도 액셀을 밟아야 한다는 점이 꺼림직하게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스마트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서 엑셀을 밟는다고 바로 튀어나가는 것이 아니다. 언덕길에서의 뒤로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발이 가는 약 0.7초간은 브레이크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이 Hill Holder 기능은 평지에서도 그대로 작동하기에 액셀을 밟아도 잠깐 머뭇거리는 현상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처럼 작은 차를 타면서 주차를 위해 왔다갔다 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정말 대충 세워도 선에 맞추어 열심히 세운 다른 차들보다 공간이 넉넉하게 느껴질텐데... 주행을 하다보면 1-2-3-4-5 단의 변속구간마다 특이한 변속충격을 느낄 수 있다. 변속하는 순간 뒤로 잡아당겼다가 놓을 듯 놓을 듯 안놓아주는 느낌은 뒤에 탑재된 엔진에 방음 대책이 미비하기에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130KPH 이상 올라가면 그 이전에는 Lotus만큼이나 가벼움을 무기로 날렵하게 가속되던 스마트가 배기량의 한계로 가속력이 크게 둔화되는 것이 느껴지는데 풍절음이나 기타 주행소음도 꽤 올라오기 때문에 장거리 투어러로는 적합하지 않다.
앞뒤 그리고 좌우로 좁고 위로는 높은 스마트를 보면 코너웍에서 불안하겠군..하는 의구심을 품게된다. 스마트를 처음 타는 조수석 동승자의 비명을 뒤로 한 채 코너에서 높은 속도로 들어가보아도 분명 4바퀴는 모두 지면을 꽉 붙잡고 있으며 스키드 음조차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사람들의 걱정을 의식한 듯 스마트는 CBC, ASC, ESP 등 다양한 차체자세 제어장치가 탑재되어 적어도 물리학의 법칙 안에서 운전자를 도와준다. Brabus 스마트를 볼 때마다 느꼈던, 왜 하필 저런 경차를 브라부스가 튜닝했을까 하는 편견이 사라지던 순간.
71마력 밖에 안되는 999cc, 3기통 엔진(터보 버전 84마력)이지만 엔진의 진동은 거슬리지 않는다. 바퀴에 직접 동력을 전달하게 도와주는 변속기는 5단 자동변속기. 무게를 줄이려는 의도인지, 뛰어난 연비를 위한 선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이다. 수동기반이니 수동모드는 기본. 이 정도면 운동성능 면에서는 그래도 벤츠인데….라는 말로 다른 경차와는 비교 불가. (그렇다고 SMG나 DSG와 같은 번개 같은 변속을 바란다면 욕심쟁이!!)[각주:3]
기름 냄새만 맡아도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
시승 코스는 사당동(방배) 매장-강남역-역삼동-미사리 조정경기장-매장으로 이어지는 금요일 오후의 꽉 막히는 시내와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간선도로가 섞여있는 구간이었다. 가득 채워 출발한 연료는 너무도 줄어들 줄 몰랐다. 방배동에 돌아가는 길에도 아직 한 칸도 내려가지 않은 게이지를 보며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확신을 하며 매장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사당역 부근을 지날 때 드디어 한 칸이 내려가게 되었다. 스마트 “오토”의 공인연비는 무려 24km/L. 솔직히 처음 시승하면서 이렇게 가볍게 나가는 차가 24킬로를 1리터로 갈 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만 달리면 그 정도 나오겠지…라고 공인연비를 비웃으며 출발했는데 막상 차를 반납한 지금 계산해보면 24km/L보다도 더 나오겠는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시승이라는 명목 하에 중간중간 풀가속도 해보고 괜한 풀브레이킹에 칼질도 했는데…
스마트 포투 실내
첫 인상은 너무도 큐트한 외모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럭셔리 세단의 대명사 벤츠의 고심을 함께 하게 되었다. 가격도 낮아야하며 운동성능도 좋아야 하는 딜레마를 기존의 차량과는 전혀 다른 특이한 방식으로 해결하였다. 안정성을 위해 탑승자를 보호하는 캐빈은 여러 안전대책을 고려하여 고장력 강판으로 둘러쌓여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취향에 따라 컬러를 바꿀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로 이루어져있다. 이렇게 말하면 사고나면 큰일나겠네…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충돌 테스트 결과를 살펴보면 EuroNCAP에서 별 4개로 기아의 모닝보다 별이 하나 높을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피칸토는 모닝의 수출명이며 아직 뉴-모닝의 테스트 결과는 올라오지 않았음)
작지만 실용적인 도심형 차로 태어나기 위해 할인마트용 넓은 적재공간도 제공하고 있는데 앞좌석 완전폴딩은 물론이고 간단한 짐을 싣고 꺼내기 편하도록 트렁크 유리만 열리는 것은 물론 르노삼성의 QM5에도 채용된 클램쉘 방식 – 위 아래로 트렁크가 반씩 열리는 - 트렁크를 제공하고 있다. 그 밖의 편의장비라면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엔 의무적으로 달려야하는 TPMS 타이어공기압력 경고 정도? 한가지 잊을 뻔 했던 중요한 사실. 카브리오가 아닌 쿠페 버전에도 루프는 봄날의 따스한 햇빛을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심 깊은 벤츠가 준비한 Webasto제 썬스크린이라는 점. 실내에서 전체적으로 비용절감의 노력은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싸구려 차를 비싸게 팔아먹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후방시야가 조금 나쁜 것은 높은 차의 특성 그대로라고 이해하면 되겠고... 다만 글러브 박스 자리에 여닫이 문이 없이 텅빈 공간만 있는 것과 조수석 미러마저 수동이라는 점은 수정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개성을 경제적으로 구매하는 또 하나의 방법
국내에서 수입차를 타는 유저는 돈 많은 집 자식이거나 돈 잘 벌고있는 전문직 종사자라고 인식되는건 수입차의 가격이 워낙 높았던 탓이다. 국산차의 품질이 일본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면서 가격 또한 일본차가 우스울 정도로 높아져버려 저렴한 수입차로 옮겨타는 소비자가 많지만 모두가 한번 타보고 싶어하는 독일 3사의 차량은 여전히 그 가격에 거품이 심함을 부인할 수 없다.
스마트만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스마트-코리아(MB코리아의 자회사는 아님)가 책정한 가격은 거품은 커녕 원산지 가격에 환율만을 곱한 것보다도 저렴하다. 옵션이 매우 다양한 스마트이지만 일단 기본가격만을 살펴보면 1950만원부터 까브리오(컨버터블) 2390만원까지. 중고가 아닌 "신차"의 가격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스마트는 번호판이 안나온다는 항간의 소문을 종결시키며 이미 11대의 차량을 출고시켰다. 시승차는 7000km를 갓 주행한 신차였고 당근 쌩쌩한 새 번호판이 달려 있었다. 연비만 경제적인게 아니라 차값도 경제적인셈. 더군다나 경차의 중고시세는 거의 떨어지지 않으며(참조-모닝) 등록시 취득세와 공채도 면제, 고속도로 통행료나 공영주차장도 50%나 할인 받으니 준중형차를 주말에만 탄다고 해도 매일 출퇴근 하며 쓰는 스마트를 경제성에서 이겨내긴 어렵다. (스마트가 고장이 잦다면 또 다른 변수가 되겠지만)
미친 듯이 오르는 휘발유값. 그렇다고 휘발유값이 무서워 차를 버려두고 매일 콩나물 시루가 되어 만원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하기엔 너무 답답하다면, 또한 도심이동거리가 많은 영업용으로 스마트는 심각히 고려 해볼만한 수단이 아닐까? BMW, M.Benz, Audi를 사면서는 경제성(연비)를 따지는 소비자를 많이 보았으나 정작 더 꼼꼼히 따져야 할 대중적인 차의 오너들은 한국에선 -나 이만큼은 있어-라고 하는 보여주기가 중요하기에 큰 차를 사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경차라는 “빈한” 컨셉의 차들은 소비자의 곁눈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 (올해부터 경차에 편입된 모닝의 선전이 놀랍기도 하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는…) 스마트는 경제성을 매우 중요시 여기지만 깜찍한 외모로 한국 특유의 차 고르기 문화를 개성있게(없어보이지 않게?!) 피해갈 수 있는 좋은 대안이다. 보통 이렇게 좋을 땐 이런 인터넷에서 이런 댓글이 달리던데. “우왕ㅋ굳ㅋ”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krvista
BGM_ Mariah carey-bye bye.mp3
제 1편 종료, 제 2편 시작
What fashion & passion, do you wanna get from Smart?
Fashion
스마트는 유니크다. 2인승 차량은 많지만 스포츠성향이 짙은 것이 대부분이고, 스마트만큼 작지 않다. 아이덴티티 또한 확실하다. 개성만으로 패션, 스타일이 완성되진 않지만, 그 전제조건이다. 무조건 작게만 만든 차도 아니다. 적절한 굴곡과 곡선, 뾰루퉁 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으로 우리를 대한다. 컨버터블 컬러를 갖고 있다. 바디 패널을 떼어내고 새 색상의 것으로 바꿔 끼는 것으로 기존의 우리들이 알고 있던 ‘도색 과정’이 다 끝나버린다.
Passion
Fashion과 많은 부분이 겹쳐 있긴 하지만, 동의어라고 볼 수는 없다. 스마트의 디자인, 아니 형태 그 자체는 이미 개성의 표현이고 열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스마트는 자신에게 외향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에게 희소성과 개성 둘 다를 만족시켜줄 수 있다. 열정으로 보기에 무리 없는 부분이다. 작은 휠베이스가 만드는 차별화는 편리한 주차와 독특한 외관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개성 있는 코너링을 선사한다. 물론 포르쉐 박스터와 같은 완벽한 코너링은 아니다. 하지만, 박스터조차 주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의 코너링이다. 극도의 실용성 안에서도 주행성을 놓치지 않았다. 광폭 타이어 옵션이 장착된 시승차에는 패들 시프트, 분리된 타코미터가 흥미를 연장시켜 준다.
And, 그리고,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두 ‘패션’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접점이다.
First impression
실내는 그다지 좁지 않다. 생각보다 넓다. 조그마한 차에 이 정도 실내 공간이 있다니, 엔진은 어디 얹혀 있는 것일까? 가솔린 기관이 아닌 근육으로 달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변속기 아래에 위치한 자그마한 홀에 ‘조작권’을 의미하는 키를 넣으니 옅은 진동이 온다. 다른 진동은 크지 않지만 스티어링 휠의 진동이 거슬리기도 한다. 넓지 않은 계기판은 속도계가 가득 채우고 있다. 용도로 볼 때, ‘타코미터는 없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호기심 속에 눈동자를 돌리다 보니 대쉬보드 위에서 방긋 웃고 있다. 바로 옆의 아나로그 시계도 슬쩍 미소 지으며 탑승을 환영한다.
사람을 위한 공간은 이 정도면 합격점이지만, 사람에 딸린 짐을 놓을 공간은 다소 좁은 편! 조수석 앞의 트레이, 시트 뒤의 공간이 거의 전부이니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는 살펴볼수록, 단순히 작게만 만들려고 한 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스티어링 휠 양 옆의 작은 공간도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였고, 시트 바로 뒷 부분은 깊게 패여 있어 골프 가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습장을 갈 때, 가벼운 마음으로 채 몇 개를 싣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물 등으로 시트와 트렁크 공간을 나누면 더 활용도가 높아질 듯 하다.
Run and run 액셀을 직접 눌러보기 전까지 알아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이러한 사항은 스마트의 미션이 ‘수동 기반의 자동 미션’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각주:4] 우선, 언덕에서 출발 시 자동으로 밀리지 않도록 잡아주지 않는다. 이전에는 바로 밀려버렸지만, 현 세대에 와서는 0.7초 동안 브레이크를 눌러주게 되었다. 덕분에 평지에서도 정지 후 출발 시 액셀을 다소 매몰차게 밀어 붙여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BMW E46 M3의 SMG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경량화 및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서는 더 좋은 미션일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면에서 아리송하다. 다른 차량을 운전하다 스마트를 탔을 때,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는 메인 카로 사용되기 보다는 세컨 카로 사용될 경우가 많을 텐데 말이다. 브레이크는 어느 정도 깊게 누른 후에야 실효 제동을 시작한다. 다른 경차도 비슷하지만, 대형차나 튜닝된 차량을 탔던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P모드는 따로 없으며, 중립이나 후진 기어 상태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면 된다.
실제 주행에서 미션이 주는 느낌은 더 색다르다. 패들 시프트를 딸깍딸깍 누르는 것, 변속기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 두 가지를 다 사용할 수 있으며, 변속 시 약간의 텀이 생긴다. 처음에는 굼뜨다는 생각이었지만, 해보면 해볼수록 수동의 느낌과 함께 ‘붕~’하는 소리가 울리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여기에 매끄러운 코너링과 적절한 사운드가 가미된다. 일반적인 벤츠 모델은 ‘운전의 즐거움’보다는 ‘고상한 운전’을 추구하는데 비해 스마트는 다소 반항적이다. 벤츠보다는 BMW의 sheer driving pleasure에 더 어울리는데, 이는 의도되었다기 보다는 경량화 및 소형화의 과정 중 창출된 부가적인 즐거움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대시보드에서 앞 유리까지의 거리가 약간 긴 편이나 폭스바겐 비틀과 같이 ‘무지막지하게 긴 것’은 아니어서 전방 시야에 문제가 없다. 사이드 미러 또한 자신의 체급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후방 시야는 다소 좁은 편이라 처음엔 불편하였지만 이내 그렇지 않게 되었다. 기존 차량, 즉 스마트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서는 후방 시야가 좁다는 것이 단점이 되겠지만, 스마트에 와서는 별달리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워낙 짧은 차체 거리 때문에 뒤가 굳이 보이지 않아도 주차 및 차선 변경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등에서 차를 끝까지 밀어 넣기 위해 뒷턱이 있는 곳까지 후진할 필요가 없다. 대~애충 세워 놓으면 이미 주차라인 안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오픈 본 시승 차량의 모델명은 Smart Cabliolet Pulse 모델로 이 중, Smart와 Pulse(스포츠성이 더 가미된 버전)에 대한 해석은 끝냈다. 서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마음을 본격적으로 열게 되었고 지붕을 날려 버리는 것이 그 수단이 되겠다.
스마트의 오픈은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는 파노라마 루프와 같이 지붕을 뒤로 미는 것으로 이것만 해도 상당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태생이 카브리올레이므로 파노라마 루프보다 더 넓은 개방감을 제공하며, 버튼을 중간에 떼어서 원하는 만큼만 열 수도 있다. 한 번 더 누르면, 하단 유리가 접혀 내려가게 되며, 마지막은 창문 위의 루프레일을 직접 떼어 트렁크에 넣는 수동작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동이라고 하여,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로드스터와 같이 여러 사람이 한참 낑낑대야 하는 힘든 작업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수프라(도요다) 타르가탑 보다는 훨씬 쉬우며, MR2(도요다) 티탑보다는 조금 쉽다.) 레일 옆의 버튼 한 번을 누르고, 트렁크 안의 전용 보관 공간에 넣으면 끝이다.
굳이 3단계까지 하지 않아도 1, 2단계로 카브리올레의 특징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오픈 상태에서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의 양 또한 많지 않아서 머리가 다소 뻣뻣한 사람이라면 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 모자 없이 타기 힘든 몇몇 컨버터블과 다른 점이다. 스마트 카브리올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페라리 F430쿠페와 스파이더의 가격차이 정도의 가격으로 스마트 카브리올레를 구매할 수 있다. 강성 보완, 루프 설계 및 제작 등으로 컨버터블 차량의 가격은 500만 원 이상을 더 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마트의 경우 250만 원이면 뚜껑의 유무를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다. 차량의 특성 상 간단한 소프트탑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에서 이러한 원가 절감의 시작을 찾을 수 있으며, 루프 레일을 굳이 자동으로 만들지 않은 것 또한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소비자의 입장)을 미쳤을 것이다.
8월 말, 오픈하고 다니기에는 아직 햇살이 뜨거웠지만 루프가 활짝 열려 있다는 상쾌함이 적절히 열기를 중화시켜 주었다. 2천만원이라는 가격은 ‘차체 크기=배기량=품위=가격’이라는 공식이 적용되어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 애매한 수치다. 자동차의 움직임은 철저히 물리학과 수학에 의해 이루어지고 예외가 없지만, 소비자의 만족이라는 추상적인 범위는 좀 더 유연할 것이고 결정 요소의 범위 또한 넓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스마트, 스마트 카브리올레는 공식의 예외를 만들 수 있는 차량이다.
할 수 있다, 없다!?
있다
-10초만에 주차
-좁은 골목 탐험
-일상적인 물건 운반
-정신적인 사랑(연인과의)
없다, 힘들다
-0.001초 대의 쓰로틀 리스폰스, 칼 같은 변속
-모든 차들에 앞서 달리는 것
-책상 운반
-육체적인 사랑
추천
-개성의 가치를 높게 두는 사람 : 점점 판매대수가 많아지지만, 독특한 외관과 희소성으로 주목 받기에 어려움이 없다.
-오픈카에 대한 미련을 가진 사람 : 현재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차량 중 가장 저렴한 오픈카로, 오픈에어링 시의 느낌은 여타 모델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
-짧은 외출이 잦은 사람 : 주차가 편하고, 시내 연비 또한 훌륭하다.
비추
-쇼핑홀리커 : 카트 1개 이상의 짐은 싣지 못할 수도 있다. 아기와 동행하지 않을 땐, 조수석 시트를 접는 걸로 해결이 가능하다.
-자동차에 감정 이입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 : 기름 이외에도 애정을 정기적으로 주입할 필요가 있다.
-역마살을 가진 사람 : 장거리 여행, MT, 가족 나들이엔 불편한 점이 많다.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splen
관련링크_ 스마트코리아 http://www.benz-smart.com
보기 드문 2000만원 초반의 수입차가 등장했다.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한 메이커의 차량이 아니다. 바로 그 유명한 Mercedes-Benz에서 만든 차량이 2000만원대 초반에 판매가 된다. 경차의 의미를 띄어 넘어, Small Car로서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는 벤츠의 “SMART”가 그 주인공이다.
- 똑똑한 차, SMART?
SMART.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영한 사전에 따르면, 그 의미는 ‘똑똑한’, ‘눈치 빠른’ 등의 의미와 더불어, ‘재빠른’, ‘솜씨 좋은’ 등의 이미지를 겸하고 있다. SMART는 국내에 돌아다니는 차량 중 가장 보기 드문 차량 중 하나. 본인의 경우 그간 SMART의 탑승 기회가 닿지 않아, 어깨 너머로 들어오던 소문으로나마 SMART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다. SMART를 처음 본 순간의 느낌은, 그간 가지고 있었던 SMART에 대한 이미지 - SMART? 그거, 그저 작기만 한 차량 아닌가? - 에 더해, 오히려 ‘생각보다 더 재빠르고 똘똘하게 생겼는걸?’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그도 그럴 것이, SMART는 상상보다 훨씬 더 작고 야무졌다. 이해하기 쉽도록 말하자면, 마티즈나 모닝보다 훨씬 더 작고 단단해 보이며, 휠은 오히려 더 크다.
SMART는 똑똑하다. 작은 차량에서 최대의 탑승 효율을 이끌어 내기 위해 스스로 2인승임을 자처하였다. 경차에 억지로 4인 탑승을 고집하여, 넓은 탑승 공간과 적재 공간, 동력 성능.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 시대 경차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차가 바로 SMART이다. 2인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점은 단 하나, ‘단 2명만 탑승할 수 있다’는 점[각주:5]
- 작은 차, SMART?
SMART의 차체는 ‘정말로 작다’. 국내에 시판중인 GM대우 마티즈보다 훨씬 더 작다. 소위 ‘작은 차량’들의 안전성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각으로는, 프론트 오버행 및 리어 오버행이 거의 없다시피 한 SMART는 불안해 보이기 그지 없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SMART는 보기보다 훨씬 안전하다. 좌측의 동영상을 감상해 보자. 안전하기로 소문난 벤츠 E-CLASS야 전면 후드가 맘껏 찌그러지며 충격을 흡수하지만, 전면 후드가 3배는 짧은 SMART의 경우, 크럼블 존이 없다시피 해서 자칫 큰일이 날 것 같다. 하지만 SMART는 프레임이 탑승공간을 철저하게 보호, 레그룸이 완벽하게 보호된다. 물론 초고속 충돌 혹은 대형차와의 추돌 등 대형 사고에는 SMART든 벤츠든 장사 없겠지만, 일반적인 사고 상황에서는 탑승자의 안전을 매우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차' 치고는 말이다.
에어백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갖추었다. 사이드 에어백을 갖추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차량의 수준과 가격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겠다. 작은 차체에서 오는 불안인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볼 수 있겠다.
작은 차량의 한계는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수납공간의 부족. SMART는 이 부분에 있어서 만족스러운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선 엔진이 등 뒤에 있는 RR 레이아웃인지라, 뒷 트렁크 공간은 엔진 및 트랜스미션과 공유하게 된다. 당연히 적재공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포르쉐의 경우가 그러하듯, 전면 보닛이 트렁크로 쓰일 것이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전면 후드는 파워 오일, 워셔액, 냉각수, 브레이크 액 등 각종 소모성 액체류로 가득차 있었다. RV 차량으로서의 활용성은 물론, 흔히 말하는 ‘마트용’ 차량으로서의 활용성조차 희박하다.
- 경제적인 차, SMART?
SMART는 국내 승용차 분류상 ‘경차’에 속한다. 익히 들어온 경차혜택인 등록세, 취득세 등의 세금을 면제 받으며,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 주차장 등의 수많은 공공 시설물 사용시 50%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경차는 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유류비 300원/L 지원의 적지 않은 혜택을 받는, 그야말로 축복받은 부류이다. 또한 엔진 크기와 덩치에 걸맞게 연비 또한 우수하다. 한마디로, 경제성 하면 경차이다. 비록 성능과 편의 측면에서 준중형급 이상의 차량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지만, 그 혜택만은 탁월한 것이다.
국내의 특이한 시선 – 경차를 타면 무시하는 듯한 – 때문인지, 그 많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경차 구입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 있었다. 현재는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서 그런지, 혹은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었는지... 그 강력한 경제성을 내세운 경차들의 판매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SMART는 경제성으로도 경차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차종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국내 경차들이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 – 각종 세금 면제, 공공시설물 50% 할인, 유류세 환급 – 을 받음과 동시에, 경차만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연비’ 또한 과분하게 갖추었다. 놀라지 마시라. SMART의 연비는 무려 24km/L에 이른다. 고무적인 것은, SMART는 카브리올레로서 스포츠성을 추구하는 2인승 승용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보험 역시 경차답게 싸다는 것. 물론 자기차량손해 (일명 자차) 가격은 비싸다. SMART는 보험사에서 정하는 차량 보상가액이 약 1800만원 (신차의 경우) 정도로 책정되기 때문에 그렇다.
- 벤츠, SMART?
SMART는 벤츠다. 벤츠는 몇십년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용된다. 일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고급차의 조건은 뛰어난 정숙성, 승차감, 안전성, 편의성 그리고 품위이다. SMART는 벤츠로서 이러한 부분을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가?
SMART의 시동을 걸면 범상치 않은 소음이 들려온다. 좋게 말하자면 등 뒤에서 울리는 낮고 굵은, 인상적인 아이들링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시끄럽다’. SMART는 결코 정숙성에 신경을 쓴 차량은 아닌 것이다. RR 차량의 특징답게 등 뒤에서 엔진음이 들리며, 그 엔진음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나름의 스포츠성을 살리는 컨셉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부 오너의 경우 국산 경차보다도 훨씬 소음이 심하다며 불평을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승차감은 어떠한가? 승차감 역시 결코 안락하며 편안하다고 볼 수 없다. 스티어링 휠에는 노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오며, 등 뒤에선 엔진의 울림이 온 몸을 뒤흔든다. 서스펜션은 상당히 하드한 세팅이며, 시트는 그다지 푹신하지 않다. 노면을 읽으며 발 끝과 손 끝으로 전해주는 이 느낌은, 고급차의 느낌이 아닌 스포츠카의 느낌이다. 역시 이러한 컨셉의 차량을 처음 탑승해보는 사람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다.
여러가지 특징상 SMART는 ‘벤츠’라는 타이틀을 달고 세상에 나왔지만 고급차 컨셉으로 탄생한 차량이 아니다. 스포츠성에 보다 치중한 컨셉. 마음에 든다. 다만 SMART는 스포츠성을 추구해 보았자 경차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 고성능, SMART?
바로 앞에 언급한 대로 SMART는 스포츠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다. 경차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인승 카브리올레로 만든 것도 모자라, 하체 등의 세팅은 과감하게 스포츠성을 추구하고 있다니.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탑승했던 999cc N/A 스펙인 71마력은 고작 800kg 정도인 SMART를 잡아 이끌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SMART에 탑재된 변속기의 성능은 SMART의 엔진과 한껏 매칭하며 마음껏 그 능력을 뽐낸다.
SMART는 후륜 부분에 엔진이 위치해 후륜을 구동시키는 RR 레이아웃 차량이다. 하지만 리어가 극단적으로 짧게 제작된 2인승 차량인 SMART는 엔진의 하중이 후륜 구동축을 기준으로 리어 방향이 아닌 프론트 방향으로 쏠려 있다. 이를 감안, SMART는 형식은 RR이지만, 무게 배분으로는 MR 차량으로 보아도 무방하겠다. 어찌되었건 RR과 MR은 스포츠성을 표방하는 대표적인 구동방식이다. ‘경차’ SMART에 RR 혹은 MR을 적용시 얼마나 큰 스포츠 드라이빙 효과를 나타낼지는 알 수 없으나, 본인 역시 와인딩을 좋아하는 드라이버로서 시승전부터 상당한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SMART의 제로백(0-100km/h)타임은 놀랍게도 10.9초. 국산 2000cc급 차량보다도 더욱 빠른 가속력을 지니고 있다. 실측하여 증명할 기회는 없었으나, 실제 체감 가속 성능은 10.9초라는 수치에 비해 모자람이 없었다. 국산 경차에 비해 월등한 가속 성능을 지닌 것이다. 경차의 장점인 경제성을 살리기 위해 악셀에 발을 슬며시 얹어놓고 싶지만, 조금만 깊게 밟아주면 바로 튀어나가는, 경차로서는 놀라운 가속 성능은 운전을 과격하게 만든다.
SMART의 미션은 매뉴얼 모드가 지원되는 5단 자동 변속기. 운전대에 앉자 마자 놀란 것은 바로 오토 미션 특유의 클리핑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수동 미션 기반의 5단 자동 미션인 것이다. 유압 컨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클리핑이 없는 대신 동력 손실도 없다. 연비 향상은 보너스. 경차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변속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SMART의 미션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클러치의 미트 시간. 각 기어 단수에서 클러치의 미트 시간은 약 0.5초에서 0.8초 정도로, 상당히 지루하다. 예를 들면, 1단 풀악셀시 40km/h에서 2단으로 변속이 되는데, 변속 시간이 0.5초 이상 걸린다는 것. 그 0.5초 동안 만큼은 SMART의 휠에 전달되는 토크는 0kg.m 이므로, 당연히 몸이 급격히 앞으로 쏠리게 된다. 매 기어 변속마다 그런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 오토 미션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이질감도 그런 이질감이 없을 것이다. 이 느낌은 수동 미션 차량을 처음 운행하는 초보자가 기어 변속을 할 때의 느낌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변속시의 느낌 및 변속에 걸리는 시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통상적인 주행시 1단 25km/h, 3100rpm에 도달한 후 2단으로 올라가며 rpm은 2100으로 떨어진다. 재차 40km/h까지 스트레스 없이 가속되며 역시 3100rpm 부근에서 3단 변속, 이후 60km/h에서 4단, 80km/h에서 5단으로 변속하는 깔끔한 변속을 선보인다. 5단 80km/h까지는 제로백 수치가 말해주듯 전혀 스트레스 없는 가속력을 보여주며, 100km/h 이후 매우 힘겹다. 100km/h가 넘어서면서 비로소 경차다운 모습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6000rpm부터 레드존이며, 매뉴얼 모드 주행시 1단 5500rpm 부근에서 퓨얼것과 동시에 계기판에서 점멸신호로 2단으로의 시프트 업을 권장한다.[각주:6] 자동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또한 중립 모드에서 풀악셀시 3500rpm에서 자동으로 퓨얼컷이 일어나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다. rpm이 레드존까지 진행하는 것을 막는 느낌이다. 내구성을 위한 세팅으로 보여진다.
엔진과 미션의 성능을 보았으면, 이제 코너링을 짚어볼 차례이다. 경차이며, 축거가 짧고, 전고가 높은 SMART는 좋은 코너링과는 거리가 먼 외관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과감한 마이너스 옵셋 후륜 휠과, 차 크기에 비해 넓은 윤거, 그리고 후륜 광폭 타이어, 마지막으로 RR이라는 점 등이 ‘코너링이 불안하지는 않겠다’라는 짐작을 하게끔 만들어 준다. 운행 초반에는 경차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코너를 돌입해서 그런지 깔끔하게 코너를 클리어하기 힘들었다. 차량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후에는 템포를 올려 코너에 다소 과격하게 진입하였는데, 급격한 코너링 중에는 전자장비의 도움이 거의 없어 오버스티어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순수한 RR이라면 고 rpm에서 후륜에 중심이 집중이 되어 전륜의 트랙션이 부족하겠지만, SMART의 경우 출력이 출력인지라 그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다. 코너 진입시에는 뉴트럴, 코너링 중에는 뚜렷한 오버스티어. 코너 출구 부근에 설정한 클리핑 포인트에서 스티어링에 약간의 각을 주면 리어가 약간 불안하게 흔들리는 정도이다. 결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코너링은 아니지만, 경차임을 감안할 때에는 빼어난 실력이라 볼 수 있겠다.
- 시선, SMART?
SMART를 운전하며 가장 즐거웠던 것은 뛰어난 주행성능도 아니요, 생각보다 좋은 코너링 성능도 아니었다. 바로 주변의 시선이었다. 단 6시간 동안의 시승, 그 짧은 시간동안 받은 시선은 정말 대단했다. 얼굴을 드러내놓고 운전하기 부끄러울 정도였으니…
옆 차선 차량이 운전 중간에 멈추어 SMART를 위 아래로 주의 깊게 바라보다가 가는 경우는 예사. 몇몇 운전자의 경우 본인에게 직접 ‘이 차 얼마에요? 연비는 얼마나 나와요?’ 라며 물어보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바로 서강대교 남단에서 신호 위반으로 교통 경찰의 단속에 걸린 것.
오토바이를 탄 교통 경찰의 유도로 갓길에 차를 정차시키고, 면허증을 들고 차량 밖으로 나가 경찰에게 건네주었다. 경찰은 본인의 면허증을 들고 PDA에 입력하며 하는 말은 예의 ‘선생님. 신호위반 하셨습니다. 범칙금은 얼마이며, 등등…’이 아니었다. 경찰은 본인에게 ‘이 차 얼마에요? 어디서 나온거죠? 경차 인가요? 경차 혜택도 받겠네요? 언제부터 판매되나요?’ 등을 묻다가, 고맙게도 ‘다음부터는 신호위반 하지 마십시오.’라며 범칙금 없이 본인을 보내주었다. SMART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겠다. 바로 Stylish SMART.
- It’s different, Is it SMART?
Lotus의 차량은 로드스터로서, 엔진 자체의 성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엔진을 가지고, 무서울 정도의 경량화 및 최적화를 거쳐 퓨어 스포츠카로 재 탄생 시켰다. Lotus의 엔진 성능이 약하다 한들, 그 어느 누구도 Lotus의 스포츠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Lotus는 그만한 대우를 받을 만한 일을 했으므로. 바로 새로운 장르와 다름없는 분야를 개척해낸 것이다.
국산 경차는 사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세단을 축소/생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구매층의 needs에 맞추어 개성을 무시하고 똑같이 5도어에, 똑같이 4인승으로 만든다. 경차이면서 각종 편의장비는 포기할 수 없으며, 또한 수납공간 또한 포기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꽉 채워 4명은 태우는 모습. 나쁘게 말하자면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끔은 버려야 할 것도 있는 법이다.
SMART는 ‘경차’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는 차량이지만, 국산 경차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그러한 시선 아래에서는, 1000cc급 경차이면서도 2인승 카브리올레이며, RR 레이아웃 이라는 것 자체가 커다란 넌센스가 된다. 전혀 실용성이 없는, 쓸데없이 값만 비싼 경차가 되고 만다.
그 어떤 차량도 도전하지 않은 분야를 개척한 SMART. 4인승 SMART인 for four가 단종된 사실은 아쉽지만, 그것이 오히려 2인승 SMART, for two의 DNA를 더욱 진하게 만들어 준다. 차량 분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든 SMART가 한국 시장에서도 선전하기를 기원한다. ⓒ온라인카쇼 로드앤 www.roadn.com by dhlion
관련링크_ 스마트코리아 http://www.benz-smart.com
'Auto > 시승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Peugeot 308SW HDi 4박5일 시승기10점 만점에 9점? (0) | 2008.12.17 |
---|---|
동영상 시승기 - 쌍용 체어맨 W V8 5000 (8) | 2008.10.23 |
타인의 눈으로 푸조 207SW을 바라보다 (13) | 2008.08.29 |
채영석의 동영상 시승기 - GMDAT Winstorm Maxx (7) | 2008.08.01 |
BMW Z4 Coupe 시승기 (9) | 2008.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