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쏘나타(Y1)는 1985년 현대의 첫 중형차 스텔라의 최상급 모델로 데뷔했다. 88년 앞바퀴굴림 방식의 수출전략형 2세대 모델(Y2)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93년 바통을 이어받은 쏘나타Ⅱ(Y3)는 쏘나타 시리즈의 장수 기반을 닦았다. 98년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EF 쏘나타로 발전했고 지난 8월 31일 5세대 모델(NF)이 데뷔했다
글·박지훈 기자(mannong@carlife.net)
각종 조사에서 항상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10위 안에 들고, 자동차 이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 쏘나타는 85년 데뷔해 94년 소형차를 제치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 거의 매년 판매 1위의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쏘나타가 대중적인 소형차를 제치고 국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큰차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국민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쏘나타가 ‘대한민국 국민차’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데에는 지난 20년 동안 크게 4번, 페이스리프트까지 포함해 8번에 걸쳐 진화해온 쏘나타 자체의 매력이 크기 때문인 것도 사실이다. 20년째 같은 이름을 쓰면서 국내에서는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쏘나타는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차종의 업그레이드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1세대 (Y1)
현대의 첫 고유모델 중형차 스텔라
1985년 소나타 쏘나타의 탄생 배경에는 현대가 8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중형차 스텔라(프로젝트명 Y)가 있다. 1.4X와 1.6X 두 가지 엔진을 얹고 나온 스텔라(이후 1.5X 단일 모델로 정리되었다)는 당시 다양한 엔진 라인업(1.5∼2.0X)을 자랑하던 대우의 중형차 로얄 시리즈에 비해 배기량과 차체 크기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현대가 스텔라에 큰 배기량의 엔진과 각종 첨단장비를 얹어 선보인 차가 첫 쏘나타다. 이때 이름은 ‘소나타’였다.
85년 나온 초대 소나타. 스텔라의 실내외를 고급화하고 1.8X, 2.0X 엔진을 얹었다
85년 11월, 2.0X 110마력과 1.8X 100마력 시리우스 엔진을 얹고 스텔라의 윗급으로 데뷔한 소나타는 스텔라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손봐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당시 스텔라 최고급형 CXL에 달았던 우레탄 범퍼를 쓰고 범퍼 둘레와 라디에이터 그릴, 휠 아치 등에 크롬을 입혀 스텔라보다 한결 고급스런 분위기를 냈다. 소나타는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루미늄 휠을 달고 현대차로는 처음으로 안개등을 선보였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디자인도 개선하고 파워 스티어링과 오토 크루저 컨트롤, 가스식 쇼크 업소버, 전자식 4단 AT, 전동식 사이드 미러, 운전석 파워시트 등 요즘 기준으로 봐도 풍부한 편의장비들을 갖췄다.
고급스런 외관에 풍부한 편의장비를 얹은 소나타는 데뷔 당시 인기배우 신성일 씨가 1호차를 계약하는 등 중형차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스텔라를 베이스로 한 탓에 차체 크기가 여전히 대우 로얄 시리즈에 밀렸고 ‘값싼 중형차’라는 스텔라의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이어받아 판매가 신통치 못했다.
87년 2월 뉴 쏘나타가 나왔다. 이때부터 차 이름이 ‘소나타’에서 ‘쏘나타’로 바뀌었다
1987년 뉴 쏘나타 현대는 87년 2월 투톤 컬러 보디에 새로운 알루미늄 휠로 스타일을 개선한 뉴 쏘나타를 내놓았다. 배기량을 표시하는 로고(1800과 2000)를 선진국형인 1.8과 2.0으로 바꾸고, 앞 서스펜션을 위시본에서 스트럿으로, 뒤 서스펜션을 4링크에서 5링크로 바꿔 승차감을 높였다. 워밍업 시간과 소음을 줄이고 연비를 높여주는 쿨링팬,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배기가스 재연소장치 등으로 엔진 성능을 개선하고, 주행속도와 날짜 등 8가지 운전정보를 알려주는 트립 컴퓨터로 운전자의 편의성도 높였다. 뉴 쏘나타는 이전 모델에 비해 한층 고급스럽게 바뀌었지만 대우의 중형차 로얄 시리즈를 꺽지 못하고 87년 12월 서둘러 단종되었다.
2세대 (Y2)
88년 북미 수출전략형 고유모델 중형차로 태어난 쏘나타
1988년 쏘나타 현대는 Y1 쏘나타를 내놓은 것과는 별도로 84년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중형차 Y2카 개발을 시작했다. 스텔라만 갖고는 당시 가장 큰 수출 시장으로 노리고 있던 북미에서 경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Y2카는 개발과정에서 뒷바퀴굴림이 앞바퀴굴림으로 바뀌고 차체 크기도 6∼7번이나 변경되는 등 많은 혼선을 겪으면서 88년 6월 완전히 새로운 중형차로 등장했다.
스텔라의 그늘에서 벗어난 쏘나타는 스타일부터 신선했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당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토러스와 비슷했고 풀 플러시 개념을 도입한 매끈한 보디는 공기저항계수 0.32를 자랑했다. 길이×너비×높이는 4천680×1천750×1천420mm로 로얄 시리즈보다 길이가 10∼20mm 짧았지만 너비는 30mm 컸고 트레드도 약간 넓었다. 차체가 그리 큰 것은 아니었지만 실내 크기는 로얄 시리즈나 86년에 먼저 등장한 대형차 그랜저보다도 컸다.
엔진은 86년 그랜저에서 먼저 선보였던 2.0X 엔진을 기본으로 1.8X 엔진을 더했다. 2.0 모델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고시속 174.5km의 성능을 냈고, 트랜스미션은 수동 5단을 기본으로 전자식 4단 자동기어를 옵션으로 마련했다. 쏘나타는 8인치와 9인치 부스터 2개를 조합해 제동성능을 높인 ‘탠덤 부스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3링크 타입으로, 북미 시장에 맞게 세팅된 부드러운 승차감이 특징이었다. 90년 8월에는 수출용 2.4X 엔진과 LCD 계기판, 가죽시트 등으로 고급스럽게 꾸민 최고급 모델 쏘나타 2.4i가 국내 시장에 나오기도 했지만 판매대수는 적었다.
91년에 선보인 뉴 쏘나타는 Y2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앞 뒤 램프가 커지고 트레드가 넓어졌다
뉴 쏘나타 골드의 실내. 오디오 조절 스위치가 달린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계기판이 고급스럽다
뉴 쏘나타 골드의 심장인 2.0X DOHC 시리우스 엔진은 137마력의 출력을 냈다
1991년 뉴 쏘나타 91년 2월 앞뒤 램프를 키우고 범퍼의 모양을 바꾼 Y2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선보였다. 뉴 쏘나타는 앞뒤 트레드가 이전 모델보다 각각 25, 20mm 넓어졌고 주행안정성과 승차감, 실내 재질 등이 개선되었다. 찾는 사람이 적었던 2.4 모델은 단종됐고 대신 91년 7월 2.0X DOHC 137마력 엔진을 얹은 골드 모델이 선보였다. 뉴 쏘나타 골드는 최고시속 185km, 0→시속 100km 가속 10.6초의 시원스런 성능을 냈고 가죽시트와 CD 플레이어, LCD 계기판, ABS 등의 편의·안전장비를 갖추었다.
쏘나타는 88년부터 2.4X와 V6 3.0X 엔진을 얹고 수출길에 올랐다
개발 과정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는 쏘나타
한편 88년부터 수출되기 시작한 쏘나타는 89년 7월 캐나다 브로몽에 전용 조립공장이 세워지면서 본격적인 북미 수출기반을 마련했다. 브로몽 공장에서 조립된 수출형 쏘나타는 2.4X와 V6 3.0X 엔진을 얹어 경쟁모델인 혼다 어코드나 도요타 캠리보다 배기량이 크면서도 값이 쌌다. 그러나 쏘나타는 좋은 품질을 내세우는 일본차와 포드 토러스의 인기에 눌려 판매대수가 많지는 않았다.
해외 시장은 녹록치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쏘나타의 맞수가 없었다. 데뷔 이듬해인 89년 ‘국내 10대 히트상품’에 오른 쏘나타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더해갔고 기아 콩코드나 대우 프린스는 쏘나타 열풍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 무렵 국내 전체 차종 가운데 판매 2∼3위에까지 오른 쏘나타는 93년 5월 후속모델인 쏘나타Ⅱ에 자리를 물려줄 때까지 모두 58만6천655대(수출 13만1천416대)가 팔렸다.
3세대 (Y3)
3세대 쏘나타는 2세대에 비해 훨씬 에어로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지녔다
1993년 쏘나타Ⅱ 쏘나타Ⅱ는 구형(Y2)보다 길이와 너비가 각각 20mm 늘었지만 높이가 5mm 낮아지고 에어로 다이내믹 스타일 덕분에 훨씬 날씬해 보였다. 휠베이스도 구형에 비해 50mm 늘어나고 트레드도 앞 뒤 각각 35, 45mm 넓어졌다. 또한 뒤 서스펜션을 구형의 3링크 토션빔 액슬 대신 멀티링크로 바꿔 승차감이 좋아졌다. 최고급 모델인 골드에는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운전석에 에어백을 달고 ABS와 스티어링 휠 리모컨,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등 고급스러운 장비도 마련했다.
엔진은 이전 쏘나타의 1.8X와 2.0X, 2.0X DOHC 3가지를 개선해 얹었다. 그 덕분에 1.8 모델은 최고출력이 110마력으로 5마력 커지고 최고시속은 188km를 기록했다. 최고출력 115마력의 2.0 모델은 최고시속 188km, 2.0 DOHC 모델은 146마력의 출력으로 최고시속 195km를 기록했다.
쏘나타Ⅱ는 94년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국내 베스트셀러에 올라 쏘나타 성공신화의 초석을 닦았다.
쏘나타Ⅱ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Ⅲ. 실내는 쏘나타Ⅱ와 큰 차이가 없다
1996년 쏘나타Ⅲ 96년 2월 쏘나타Ⅱ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Ⅲ이 나왔다. 쏘나타Ⅲ은 쏘나타Ⅱ에서 빠졌던 1.8X DOHC 135마력 엔진을 다시 라인업에 추가하고 새로운 보디컬러 3가지를 더했다. 실내의 레버식 냉난방 스위치는 마르샤의 것으로 바꾸었고 도어트림의 직물패턴도 개선했다.
쏘나타Ⅱ가 데뷔한 지 2년 반만에 겉모습만 약간 손본 ‘쏘나타Ⅲ’이 서둘러 나온 데에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대우 뉴 프린스와 뉴 브로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과 이미 54만여 대나 팔려 식상한 감을 주는 쏘나타Ⅱ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섞여 있었다. 당시 쏘나타Ⅲ의 뒷모습은 대체로 좋은 평을 받았지만 헤드램프가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닮아 작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4세대 (EF)
이전 모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과감한 스타일의 EF 쏘나타. 1.8X, 2.0X 시리우스 엔진과 더불어 현대가 자체 개발한 V6 델타 엔진을 얹었다
1998년 EF 쏘나타 쏘나타는 98년 3월 4세대 EF 쏘나타가 나오면서 또 한번 크게 변신했다. 개발명인 EF를 차 이름에 쓴 점과 이전 모델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는 과감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현대의 패밀리 룩이 된 뉴 에지 라인의 옆모습을 처음 선보인 차도 EF 쏘나타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710×1천815×1천410mm로 구형에 비해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10, 45, 5mm가 커졌다. 특히 너비는 당시 그랜저보다 5mm나 넓었다.
현대가 직접 개발한 V6 델타엔진. 투스카니에도 얹혀졌다.
엔진은 이전의 시리우스 엔진을 개량한 1.8X DOHC 133마력, 2.0X DOHC 147마력 두 가지 4기통 엔진을 얹고, 현대가 독자개발한 V6 2.5X DOHC 175마력 델타 엔진을 더했다. 서스펜션 역시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로 크게 바뀌었다. 설계단계에서 로터스가 손보고 현대가 마무리한 새 서스펜션 덕분에 EF 쏘나타의 하체는 구형보다 훨씬 단단해지고 핸들링도 정확해졌다. 이밖에도 EF 쏘나타는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과 뒷좌석 어린이 안전의자, 풀오토 에어컨 등의 새로운 장비를 갖추었다.
EF 쏘나타는 한창 IMF의 시련을 겪고 있던 좋지 않은 시기에 데뷔했지만 잠깐동안을 제외하고 국내 판매 1위의 자리를 지켜나갔다.
EF 쏘나타의 앞 뒤 모습을 손질해 나온 뉴 EF 쏘나타
2000년 뉴 EF 쏘나타 EF 쏘나타가 데뷔한 지 2년 10개월 만인 2001년 1월 마이너 체인지된 뉴 EF 쏘나타가 나왔다. 두 개의 원형 램프를 감싸안은 곡면의 헤드램프와 볼륨 있는 뒷모습이 힘차고 당당한 이미지를 풍겼다. 실내는 고급장비를 더하고 세부 패키징을 다시 짜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엔진은 1.8X와 2.0X, V6 2.5X 세 가지를 얹었고 수동 및 수동 겸용 H매틱 4단 AT, 6단 CVT 등 다양한 트랜스미션을 갖추었다. 이밖에 실내 공기청정기와 HID 헤드램프 등의 고급장비를 옵션으로 두고, 2003년형 모델부터는 조수석 에어백을 기본장비로 마련했다.
5세대 (NF)
5세대 쏘나타 역시 구형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2004년 쏘나타 EF 쏘나타가 선보인 이후 6년 6개월만인 올해 8월 31일 5세대 모델이 나왔다. 프로젝트명 NF로 개발된 새 쏘나타는 EF 쏘나타와는 달리 그냥 ‘쏘나타’로 선보였다. 폭스바겐 골프, 포드 머스탱, 도요타 카롤라 등 대부분의 장수차들이 같은 이름을 계속 쓰는데 착안한 것. 대신 개발명 NF를 한 자씩 따서 2.0 모델을 ‘N20’, 2.4 모델을 ‘F24’로 구분한다.
현대가 새로 개발한 세타(θ) 엔진은 가변 밸브타이밍(VVT, Variable Valve Timing)기구로 효율을 높여 출력과 연비가 모두 구형의 시리우스Ⅱ 엔진보다 뛰어나다. 배출가스가 줄고 타이밍벨트도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체인형으로 바뀌었다. 세타 엔진은 현대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도 함께 쓸 예정이다.
현대는 5세대 쏘나타를 선보이면서 예전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Y1 쏘나타를 ‘쏘나타 계보’에 넣었다. 85년에 선보인 Y1을 쏘나타의 계보에 포함시키면 쏘나타의 역사가 20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운 오리새끼’처럼 소외되던 Y1 쏘나타는 현대에 의해 공식적으로 쏘나타 패밀리의 초대 모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각종 조사에서 항상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10위 안에 들고, 자동차 이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 쏘나타는 85년 데뷔해 94년 소형차를 제치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 거의 매년 판매 1위의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쏘나타가 대중적인 소형차를 제치고 국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큰차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국민 성향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쏘나타가 ‘대한민국 국민차’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데에는 지난 20년 동안 크게 4번, 페이스리프트까지 포함해 8번에 걸쳐 진화해온 쏘나타 자체의 매력이 크기 때문인 것도 사실이다. 20년째 같은 이름을 쓰면서 국내에서는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쏘나타는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차종의 업그레이드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쏘나타의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들
현대 마르샤
현대 마르샤
쏘나타Ⅱ의 앞 뒤 모습과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95년 3월에 선보인 마르샤는 2.0X와 V6 2.5X DOHC 엔진을 얹은 쏘나타Ⅱ의 윗급 모델(준대형차)로 나왔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97년 4월에는 이중격자무늬의 프런트 그릴과 신형 알루미늄 휠, 새로운 우드 그레인 및 2단 콘솔박스 등으로 실내외를 개선한 뉴 마르샤가 선보였고 98년 9월 단종되었다.
현대 그랜저 XG
현대 그랜저 XG
EF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되던 마르샤 후속모델이 98년 9월 ‘그랜저 XG’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왔다. 전작의 판매 실패로 인해 마르샤란 이름 대신 이미 국내 시장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그랜저’라는 이름을 쓴 것. 엔진은 V6 2.0X DOHC 137마력, V6 2.5X 172마력, V6 3.0X DOHC 182마력 등 3가지를 얹었다. 2001년 3월 테일램프를 손본 뉴 그랜저 XG가 선보였고 지난해 7월 2004년형 모델이 나와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기아 옵티마/옵티마 리갈
기아 옵티마 리갈
2000년 7월 선보인 기아 옵티마는 기아를 인수한 현대가 크레도스의 후속으로 선보인 중형차다. 양사 플랫폼 공유 계획에 따라 나온 기아 옵티마는 애초 현대 EF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준비중이던 차. 데뷔 당시 EF 쏘나타와 같이 1.8X, 2.0X, V6 2.5X 3가지 엔진을 얹고 비슷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2001년 11월 블랙베젤 헤드램프와 ABS를 기본장비로 얹은 뉴 옵티마가 나왔고, 2002년 5월에는 옵티마를 고급화한 옵티마 리갈이 더해졌다.
5세대 쏘나타는 뉴 EF 쏘나타보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55, 10, 55mm 늘어났다. 실내는 검은색과 회색 투톤 및 메탈 그레인으로 단장하고 베이지색 투톤과 우드 그레인, 검은색과 알루미늄 장식으로 꾸민 특별 모델을 더했다. 새로 개발한 세타 엔진은 2.0X가 144마력, 2.4X가 166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값은 2.0 모델이 1천659만∼2천239만 원, 2.4 모델이 2천200만∼2천570만 원이다
글·박지훈 기자(mannong@carlife.net)
8월 31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현대 쏘나타의 발표회 모습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 중형차 쏘나타의 5세대 모델이 나왔다. 현대는 지난 8월 31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새 쏘나타의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갔다.
발표회에 참석한 김동진 현대 부회장은 새 쏘나타를 “현대가 엔진 및 모델개발을 위해 3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야심작”이라고 소개하고, “연간 국내 10만 대, 해외 20만 대 등 30만 대 이상 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우선 올해 국내에서 쏘나타 4만 대를 판매할 계획이고, 11월부터 북미를 제외한 유럽 및 기타지역에 수출을 시작한다. 북미지역은 내년 3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현지 생산해 5월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는 지난 85년에 선보인 이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브랜드 쏘나타를 앞으로 현대,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현대는 성능을 높이고 실내외를 차별화한 2.4 모델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쏘나타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도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는 2천cc가 대세를 이루는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 2.4 모델의 판매비중을 20∼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스타일
새 쏘나타의 앞모습에서는 검은색과 은색이 혼합된 얇은 4등식 헤드램프와 개성 있는 라인의 보네트가 눈에 띈다. 검은색 철망을 바탕으로 한 프론트 그릴 가운데에는 크롬을 입힌 얇은 가로줄무늬를 넣었고, 범퍼에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몰딩(2.4 모델)을 더하고 커다란 공기흡입구를 뚫어놓았다.
옆모습에서는 에지가 들어간 캐릭터 라인, 리어 램프와 범퍼를 부드럽게 이은 파단선, 보디 컬러를 입힌 도어 핸들, 휠 하우스 위쪽을 직선으로 처리한 뒤 도어가 특징적이다. 웨이스트라인에 범퍼 몰딩과 마찬가지로 반짝거리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몰딩을 붙이고, 윈도 아랫부분의 벨트 라인에도 얇은 크롬 몰딩을 더했다(2.4 모델). 대형차가 주로 쓰는 5볼트 타입의 합금 휠을 단 것도 구형 쏘나타와 달라진 부분이다.
뒷모습에서는 붉은색과 흰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한 리어 램프와 듀얼 머플러(2.4 모델)가 인상적이다. 범퍼 아랫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쏘나타 영문 로고(SONATA)를 역동적인 모양으로 디자인한 것도 눈길을 끈다.
쏘나타의 길이×너비×높이는 4천800×1천830×1천475mm로 뉴 EF 쏘나타보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55, 10, 55mm 늘어났다. 휠베이스(2천730mm) 역시 구형보다 30mm 늘어나고, 앞 뒤 트레드도 각각 25, 20mm 넓어졌다.
인테리어
모델에 따라 색상을 달리한 쏘나타의 실내
실내 디자인 역시 뉴 EF 쏘나타와 완전히 달라졌다. 실내 색상은 크게 3가지로, 두 가지 특별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를 검은색과 회색의 두 가지 톤과 메탈 그레인으로 꾸며놓았다. 특별 모델 가운데 하나인 엘레강스 스페셜은 실내를 두 가지 톤의 베이지색으로 꾸미고, 대시보드와 센터 페시아,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등에 우드 그레인 장식을 더했다.
또 하나의 특별모델인 F24S의 실내는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되어 있다. 실내 전체를 검은색 한 가지 톤으로 마무리하고, 센터 페시아와 도어 손잡이, 기어 노브 등에도 광택이 나는 검은색 플라스틱을 덧붙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든 100% 알루미늄 재질의 장식을 더하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도어트림, 콘솔박스 등에 빨간색 실로 바느질한 검은색 가죽을 씌워놓은 것도 특징이다. 심지어 F24S는 매트 색상도 검은색이고, 매트 주변에도 붉은 색 테두리를 둘러놓았다.
메탈색 바탕의 계기판 조명은 오렌지 빛깔이다. 오디오(혹은 모니터)를 센터 페시아 위, 계기판 옆에 설치해 조작성과 시인성을 높였고, 센터 페시아의 각종 스위치들을 작동하기 쉽도록 단순하고 큼지막하게 디자인했다. 도어 핸들과 주차 브레이크 버튼, 자동변속기 주변, 히터 스위치 등에 무광 금속 재질의 장식을 입혀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새 쏘나타는 뉴 EF 쏘나타보다 너비와 높이가 늘어나 실내 거주성이 좋아졌다
새 쏘나타는 뉴 EF 쏘나타보다 너비와 높이가 늘어나 실내 거주성이 좋아졌다. 앞좌석의 헤드룸과 숄더룸은 구형에 비해 각각 22, 15mm 늘어났고, 뒷좌석 역시 레그룸과 헤드룸, 숄더룸이 각각 30, 25, 30mm 커졌다. 리어 서스펜션 암의 위치를 낮게 설계해 트렁크의 크기도 구형(398X)보다 크게 늘어났다(462X).
메커니즘과 동력성능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로 성능을 높인 신형 세타 엔진
새 쏘나타는 2.0X와 2.4X 두 가지의 세타(θ) 엔진을 얹고 있다. 현대가 새로 개발한 세타 엔진은 블록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가변 밸브타이밍(VVT, Variable Valve Timing)기구로 저회전과 고회전에서의 엔진 효율을 모두 높였다. 타이밍 벨트 대신 내구성이 높은 체인을 달고 엔진 아래쪽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진동을 흡수하는 밸런스 샤프트를 더해 정숙성을 높였다. 흡배기 매니폴더의 위치를 일반 엔진과 달리 거꾸로 설계한 것도 이색적이다. 즉 흡기 매니폴더를 앞쪽에, 배기 매니폴더를 뒤쪽에 설계해 촉매의 효율을 높여 배출가스의 양을 줄였다. 2.0X 엔진은 최고출력 144마력/6천rpm, 최대토크 19.1kg·m/4천250rpm, 2.4X 엔진은 최고출력 166마력/5천800rpm, 최대토크 23.0kg·m/4천250rpm의 성능을 낸다.
세타 엔진은 쏘나타에 얹힌 후 현대가 다임러 크라이슬러,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미국에 설립한 합작법인 GEA(Global Engine Alliance LCC)를 통해 두 회사의 차에도 쓰일 예정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내년 9월부터 스트라투스, PT 크루저, 리버티(뉴 체로키) 등 약 70만 대에 세타 엔진을 얹고, 미쓰비시 역시 내년 8월부터 랜서 후속모델과 이클립스 등에 세타 엔진을 얹을 예정이다. 현대는 두 회사에 세타 엔진의 기술을 이전하는 대가로 5천700만 달러(약 740억 원)의 로얄티를 받는다.
게이트 방식을 더한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
유럽형 수동변속기
트랜스미션은 5단 수동변속기와 수동 겸용 게이트 방식 4단 자동변속기 두 가지를 얹는다. 2.0 모델에만 얹히는 수동변속기는 후진기어가 1단 왼쪽에 자리하고 있고 후진기어를 넣기 위해서는 레버를 당겨야 하는 유럽식이다. 4단 자동변속기는 P-R-N-D레인지가 게이트 방식이고, D레인지 옆에 ‘+, -’ 수동 기능이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 링크다. 뉴 EF 쏘나타와 같은 방식이지만 앞 서스펜션의 로암 위치를 조정하고 뒤 서스펜션에 분리형 코일 스프링을 달아 승차감과 조종안정성을 높였다.
새 쏘나타는 서브 프레임의 구조를 개선해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차체 패널의 강성을 높이고 도어 윈도 두께를 늘려 주행할 때 실내로 스며들어오는 노면소음을 줄였다. 또한 바람소리를 줄이기 위해 차체 아랫부분을 최대한 편평하게 만들고 사이드 미러의 이음새 간격을 좁혔다. 이밖에도 에어컨과 히터를 강하게 틀었을 때 나는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풍구 내부를 개선하는 등 소음·진동을 차단하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안전 및 편의장비
액티브 헤드레스트
쏘나타는 모든 모델에 EBD ABS를 기본으로 갖추었다. 브레이크 디스크의 크기를 키운 덕분에 시속 100km→0 제동거리가 43.9m로 줄었고(ABS 작동 때),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 최대 6개의 에어백을 달아 승객의 부상위험도 줄였다. 충돌 때 안전벨트와 버클을 당겨주는 프리텐셔너, 후방 충돌 때 헤드레스트가 앞으로 이동해 승객의 목을 보호해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의 안전장비도 눈에 띈다.
또한 쏘나타는 ABS와 TCS를 바탕으로 브레이크와 엔진출력을 제어해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줄이면서 차체의 자세를 바로잡는 주행안정장치(VDC, Vehicle Dynamic Control)를 달아 능동적인 안전성을 높였다. 안전을 위해 뒷선반 위에 보조 브레이크가 자리하고 있고 트렁크 속에는 비상탈출용 레버도 달려 있다.
세이프티 파워 윈도
쇼핑백 걸이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스위치를 작동해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를 76mm 조절할 수 있는 전동조정식 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운전자 방향으로 최대 30mm 이동할 수 있는 수동식 텔레스코픽 기능을 갖춘 스티어링 휠도 주목할 만한 장비다. 후진할 때 단계별로 경보를 울려주는 후방경보장치와 뒷좌석 승객을 위한 수동식 뒤 윈도 커튼, 복제키로는 시동을 걸 수 없는 이모빌라이저, 신체 일부가 닿았을 때 자동으로 내려가는 세이프티 기능을 담은 오토 업다운 윈도(운전석), 트립 컴퓨터, 와이퍼 결빙 방지장치, 자외선을 차단하는 앞 유리, 핸즈프리 등의 편의장비도 쏘나타의 가치를 더한다.
뒷좌석 높이조절 헤드레스트
모든 모델의 앞좌석 시트에는 열선기능이 있고 특히 2.4 모델의 뒷좌석에는 독립식 헤드레스트, 컵홀더가 내장된 암레스트를 마련했다. 시트 전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수동식 시트를 기본으로 고급형 모델에는 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전동식 시트도 준비했다. 운전석 센터 암레스트 속에는 티슈를 뽑아 쓰기 쉬운 홀더를 마련했고, 스페어 타이어의 빈 공간에는 OVM 공구를 수납할 수 있는 정리함을 짜 넣었다.
값과 옵션
5세대 쏘나타는 구형에 비해 200만 원 정도 값이 올랐지만 새로 더한 장비가 많다
쏘나타는 배기량에 따라 2.0(N20)과 2.4(F24와 F24S)로 크게 나뉜다. N20은 다시 기본형과 디럭스, 럭셔리, 엘레강스 스페셜과 프리미어 등 5가지로, F24와 F24S는 각각 럭셔리와 프리미어 2가지 모델로 구분된다. N20의 기본형과 디럭스, 럭셔리에는 수동기어가, 나머지 모델에는 자동기어가 기본이다.
DVD 내비게이션 시스템
수동식 에어컨 스위치
가장 값이 싼 N20 기본형(수동기어)은 1천659만 원으로, 16인치 알로이 휠과 광폭타이어가 옵션이다. 여기에 풀오토 에어컨 등을 더한 디럭스 기본형의 값은 1천710만 원. 운전석 파워시트와 트립 컴퓨터, 가죽 스티어링 휠 등을 더한 N20 럭셔리 기본형의 값은 1천780만 원이다. 가죽시트와 조수석 파워시트, 6매 CD체인저 내장형 오디오 등을 더한 프리미어 모델은 2천60만∼2천239만 원이고, 베이지색 내장과 우드그레인으로 실내를 꾸민 엘레강스 스페셜의 값은 2천10만 원∼2천174만 원이다. 옵션으로 마련된 선루프의 값은 49만 원, 모젠은 163만∼234만 원, DVD AV시스템은 159만∼230만 원이다.
225/50 R17 사이즈의 타이어
2.4X 엔진을 얹은 F24의 값은 2천200만∼2천490만 원으로, DVD AV시스템이나 모젠, 전동식 선루프 등을 제외한 N20의 편의장비 대부분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특히 현대가 수입차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최고급형 F24S의 값은 2천330만∼2천575만 원으로, 17인치 합금 휠과 225/50 R17 사이즈의 타이어, 주행안정장치(VDC) 등 각종 고급장비를 얹고 있다.
보디 컬러는 순백색과 흑색을 비롯해 오로라 청색과 진와인색 등 9가지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현대는 에쿠스를 대상으로 한 무상정비 서비스인 ‘플래티넘 서비스’를 쏘나타에도 펼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출고 후 보증기간인 3년 6만km 내에 엔진오일과 오일필터 4번, 에어클리너 1번을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성능검사를 해준다. 보증기간 내에 명의를 이전하더라도 서비스 쿠폰만 있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남양연구소와 아산공장 탐방
열기 가득한 쏘나타의 개발·생산현장
현대 관계자가 남양연구소 내에 자리한 파워트레인 연구소에서 쏘나타 엔진의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는 지난 9월 10일 내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쏘나타를 개발한 남양연구소와 생산기지인 아산공장을 돌아보는 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남양연구소는 1995년부터 현대차 개발의 산실이 되고 있는 곳이다. 가장 먼저 돌아본 파워트레인 연구소에서는 포니의 심장인 1.4X 새턴 엔진에서부터 5세대 쏘나타에 얹힌 쎄타 엔진까지 현대의 엔진 역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한 실험실에서는 59개 내구테스트 가운데 하나로 1천 시간동안 2천500rpm에서 6천500rpm을 오가며 테스트를 받고 있는 세타 엔진을 볼 수 있었다.
충돌시험장에서는 시속 30마일(약 48km)로 고정벽에 충돌하는 쏘나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날 실험은 체격이 작은 여성 더미의 상해치를 측정하기 위한 것. 에어백이 폭발한 후 연기가 사라지자 보네트의 1/3이 정확하게 ‘ㄱ’자로 꺾인 쏘나타의 모습이 보였다. 앞유리에 약간 금이 가고 운전석 앞 펜더가 1cm 정도 뒤로 밀렸지만 승객석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고 양쪽 도어 모두 여닫는데 문제가 없었다.
풍동시험장은 공기역학 시험과 소음을 측정하는 곳이다. 직경 8.4m의 커다란 송풍구가 만들어내는 풍속은 최고시속 200km에 달한다고 한다. 현대 관계자는 “해외의 여러 자동차 메이커가 풍동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소음까지 측정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수많은 소음 시험을 반복해 태어난 쏘나타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다음으로는 쏘나타를 디자인한 디자인연구소를 방문해 스케치와 렌더링, 페인팅과 모델링 과정을 거쳐 새차가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주행시험장에 들러 테스트 드라이버가 모는 차에 동승해 프루빙 그라운드를 돌았다. 4명이 타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쏘나타 F24가 낸 최고시속은 200km 남짓. 이 속도에서도 쏘나타의 차체는 불안하지 않았고 소음이 작아 실내에서 대화를 나누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현대적인 설비를 갖춰놓고 연간 30만 대의 EF와 NF 쏘나타, 그랜저 XG를 생산한다. 공장은 크게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4개로 나뉘어 있는데, 새 쏘나타는 물론 수출용 그랜저 XG와 EF 쏘나타의 생산이 한창이었다. 마지막 공정인 의장공장에서는 57초마다 1대의 새차가 나오고, 라인을 나온 모든 차들은 공장 내에 자리한 3.2km 길이의 도로주행시험장에서 주행시험을 거친다. 이밖에 PDI 센터에서는 갓 생산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여러 대의 5세대 쏘나타를 볼 수 있었다.
현대 쏘나타의 주요 제원
모델 : N20 기본형(AT)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800×1830×1475mm ←
휠베이스(mm) : 2730mm
트레드 앞/뒤(mm) : 1575/1560mm
무게 : 1450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직렬 4기통, 1998cc
보어×스트로크 : 86.0×86.0mm
성능
최고출력(마력/ rpm) : 144마력/6000rpm
최대토크(Kg·m/rpm) : 19.1kg·m/4250rpm
최고시속(Km) : 189km
0→시속 100km 가속(초) : 11.9초
연비(km/ℓ) : 10.7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4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15/65 R15
값(만원) : 1,764만 원
현대 쏘나타의 주요 제원
모델 : F24S 럭셔리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800×1830×1475mm
휠베이스(mm) : 2730mm
트레드 앞/뒤(mm) : 1575/1560mm
무게 : 1496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직렬 4기통, 2359cc
보어×스트로크 : 88.0×97.0mm
성능
최고출력(마력/ rpm) : 166마력/5천800rpm
최대토크(Kg·m/rpm) : 23.0kg·m/4천250rpm
최고시속(Km) : 202km
0→시속 100km 가속(초) : 10.2초
연비(km/ℓ) : 10.9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4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25/50 R17
값(만원) : 2,330만 원
1세대 쏘나타는 미쓰비시가 개발한 시리우스 엔진을 그대로 얹었고, 2∼3세대 쏘나타는 시리우스 엔진을 개선해 얹었다. 4세대 쏘나타는 현대가 개발한 V6 2.5X 델타 엔진과 1.8X 베타 엔진을 얹어 기술자립의 터전을 닦았고, 5세대 쏘나타는 독자 개발한 세타 엔진으로 미쓰비시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5세대 쏘나타는 스타일과 메커니즘에서 4세대보다 크게 진보했다. 특히 새 쏘나타의 심장이 미쓰비시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전한 독립을 이룬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소형차와 준중형차의 엔진은 이미 90년대 초반과 중반에 기술독립을 이루었지만 중형차인 쏘나타의 엔진은 4세대에 이르기까지 기술 도입선인 미쓰비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세타(θ) 엔진의 블록. 내년에 로열티를 받고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 기술을 이전해줄 예정이다
5세대 쏘나타에 얹힌 세타(θ) 엔진은 순수한 현대의 기술로 설계, 생산한 다섯 번째 엔진이다. 현대는 지난 2001년 개발에 들어가 46개월만에 세타 엔진을 완성했다. 국내 메이커가 설계한 엔진 가운데 해외 업체에 보내 기술이전비용을 받는 것은 세타 엔진이 처음이다. 현대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미국에 설립한 글로벌 엔진 얼라이언스 합작법인을 통해 모두 5천7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내년부터 세타 엔진의 기술을 이전하게 된다.
4세대 모델에 독자 개발한 엔진 처음 얹어
세타 엔진으로 미쓰비시 그늘에서 벗어나
1∼4세대 쏘나타는 미쓰비시가 개발한 시리우스 엔진을 그대로 얹거나 손질해 썼다
지금의 현대는 독자 개발한 엔진을 외국업체에게 넘겨줄 정도의 기술력을 갖게 되었지만, 첫 세대 쏘나타가 나온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상황이 크게 달랐다. 85년 선보인 1세대 쏘나타의 심장은 미쓰비시가 개발한 시리우스 엔진으로, 당시 소나타는 1.8X와 2.0X 두 가지 시리우스 엔진을 얹었다.
2세대 쏘나타의 심장 역시 미쓰비시가 개발한 MPI 방식의 시리우스 엔진이었다. 이 엔진은 카뷰레터 대신 전자제어 연료분사장치(EFI, Electronic Fuel Injection)를 달아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료분사노즐을 한곳에 설치한 SPI(Single Point Injection) 방식이 아니라 각 흡기 매니폴드마다 분사노즐을 설치한 다중연료분사장치(MPI, Multi Point Injection)를 써 카뷰레터 엔진에 비해 출력이 15%, 토크는 6% 정도 높았다.
85년 7월부터 국내 생산을 시작한 시리우스 엔진은 1.6X, 1.8X, 2.0X의 다양한 배기량으로 엘란트라, 쏘나타, 그랜저에 얹히면서 93년 5월 국내생산 100만 대를 넘어섰다. 이후 현대는 흡배기 계통을 손봐 성능을 개선한 새 시리우스 엔진을 93년 3세대 쏘나타에 얹었다.
현대가 개발한 대형 승용차용 V6 델타(δ) 엔진
4세대 EF 쏘나타 역시 시리우스 엔진을 개선한 2.0X DOHC 엔진을 얹는 한편 현대가 독자 개발한 V6 델타 엔진을 얹어 화제를 모았다. 중형차로는 처음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엔진을 얹은 것이다. 델타 엔진은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크기와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는 지난 2000년 4세대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EF 쏘나타에 1.8X 시리우스 엔진 대신 또 다른 독자개발 엔진인 1.8X DOHC 베타 엔진을 얹었다. 베타 엔진은 지난 95년 현대가 개발한 것으로, 아반떼와 티뷰론 1.8 모델에 먼저 얹었다. 두 종류의 독자개발 엔진을 더했지만 뉴 EF 쏘나타는 여전히 시리우스 엔진을 개선한 2.0X DOHC 시리우스Ⅱ 엔진을 썼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5세대 쏘나타는 엔진 부문에서 완전한 독립을 이룬 첫 중형차로 기록된다. 지난 20년간 개선을 거듭하며 쏘나타에 얹었던 시리우스 엔진 대신 현대가 새로 개발한 세타 엔진만 얹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는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물론 중형차까지 완전한 엔진 기술독립을 이룬 셈이다.
한편 현대가 독자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석유파동 직후인 지난 1980년의 일이다. 당시 전세계 휘발유 값이 치솟자 유지비가 싼 디젤차의 필요성이 커졌고, 현대는 해외로부터 승용차용 디젤 엔진 기술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현대는 휘발유를 쓰는 포니의 새턴 엔진을 대체할 디젤 엔진을 개발하기로 하고 독일의 소규모 업체인 엘코에게 용역을 주었다. 독일 현지에서 실차 실험을 거쳐 양산 준비작업까지 진행되었지만 기술적인 어려움과 석유파동의 완화로 1981년 말 현대는 디젤 엔진 개발계획을 백지화했다.
83년 처음으로 독자기술 엔진 개발 시작
첫 작품 알파 엔진, 스쿠프에 얹어 데뷔
현대가 스스로의 힘으로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지시로 ‘신엔진개발계획’을 세운 때부터다. 계획에 따라 수석부사장 직속의 엔진개발실이 생겼고, 1984년 기술개발실로 확대되면서 경기도 용인 마북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것이 현대의 연구개발조직인 마북리 연구소의 시작이다.
현대는 91년 1월 첫 독자기술 엔진인 알파(α) 엔진을 개발해 스쿠프에 얹었다
마북리 연구소에서 개발을 진행한 첫 독자기술 엔진은 멀티밸브를 얹은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의 1.5X급이었다. 대중적인 수요와 성능을 고려해 자연흡기방식과 터보차저 과급방식의 두 가지를 설계했고, 1991년 1월 개발에 성공해 알파(α)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현대는 알파 엔진을 응용한 다양한 변형 엔진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린번 엔진과 독자설계의 DOHC 엔진이다. 희박연소를 이용해 연비를 높인 린번 엔진은 1989년, DOHC 엔진은 1990년에 개발을 시작해 각각 1991년과 1994년에 발표되었다. 이들 중 먼저 상품화가 이루어진 것은 DOHC 엔진으로, 1995년 아반떼 1.5에 처음으로 얹혀 판매에 들어갔다. 린번 엔진은 개발 이후 한동안 쓰이지 않다가, IMF 경제위기로 소비자들이 유지비 절감에 관심이 높아진 1998년에 엑센트와 아반떼에 얹혀 빛을 보았다.
첫 독자기술 엔진의 개발로 자신감을 얻은 현대는 1990년 준중형차와 중형차에 쓸 베타(β) 엔진, 1992년 경차에 쓸 입실론(ε) 엔진, 1993년 대형 승용차용 V6 델타(δ) 엔진 개발에 들어갔다. 엔진 개발에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지만, 알파 엔진을 개발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개발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나갔다.
현대가 경차용으로 만든 입실론 엔진. 흡기 2, 배기 1의 12밸브 엔진이다
새로 개발한 엔진들은 저공해와 고효율, 환경친화성이 강조되는 추세에 따라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이 쓰였다. 1994년 엑센트에 얹혀 선보인 뉴 알파 엔진은 가볍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실린더 헤드 커버와 점화시기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직접점화장치(DLI)가 쓰였다. 1995년 아반떼 1.8을 통해 처음 선보인 베타 엔진은 워터펌프 임펠러, 에어클리너 등으로 플라스틱의 사용범위를 넓혔고, 1997년 발표한 아토스의 입실론 엔진은 에어클리너와 실린더 헤드 커버 등을 하나로 묶은 플라스틱 부품을 썼다. 1998년에 나온 EF 쏘나타 2.5의 델타 V6 엔진은 국내기술로 개발한 엔진 가운데 처음으로 실린더 블록을 비롯한 주요 부품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다.
1998년 현대는 미쓰비시의 V6 엔진을 가변흡기방식(VIS) 등으로 개선한 시그마 엔진을 선보였고, 1999년에는 에쿠스에 V8 4.5X 오메가 엔진을 얹어 발표했다. 오메가 엔진은 에쿠스 프로젝트와 함께 미쓰비시와 함께 개발한 휘발유 직접분사방식(GDI) 엔진으로, 설계는 미쓰비시, 생산은 현대가 맡았다. 이후 현대는 GDI 엔진을 일반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의 MPI 엔진으로 개선했다.
세타 엔진은 현대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다섯 번째 엔진이다
현대는 순수 독자 기술로 세타 엔진을 설계, 생산한 데 이어 여섯 번째로 개발한 람다(λ) 엔진에 큰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다. 람다 엔진은 V6 3.3X를 기본으로 북미 수출용 쏘나타와 함께 내년 상반기 선보일 그랜저 XG 후속 TG에도 얹힐 예정이다. 람다 엔진은 그랜저 시리즈가 얹고 있는 시그마 엔진보다 최고출력이 25%, 최대토크와 연비도 5% 이상 높아 국제적인 제품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쏘나타는 보디 내외가 커지고 품질감이 높아졌다. 심플한 센터 페시아와 계기에 쓰인 오렌지 컬러 등이 신선함을 준다. 초기가속은 부드러운 회전곡선을 그리며 차분하고 예측 가능한 몸놀림을 보여준다. 연속적인 가속은 강력하게 이루어지고 고속에서의 보디 안정감도 좋다. 2.4X 166마력 엔진의 성능은 필요충분한 수준이다
글·최주식 편집장(jschoi@carlife.net) 사진·정진호 기자(jino@carlife.net)
12년산 위스키보다는 17년산이, 그보다 21년산이 더 귀하고 값비싼 것은 그만한 세월동안 정성과 기회비용이 들어갔으며 잘 숙성되어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쏘나타도 이제 17년을 넘어 위스키 맛의 절정이라는 21년을 향해 가고 있음이다. 일천한 국내 자동차산업 역사를 돌아볼 때 기념할만한 일이다. 또 그만큼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것도 메이커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바뀐 환경은 수출 시장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수입차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 이제 가격경쟁력이란 울타리에 안주해 있던 시대는 지난 것이다.
낯선 디자인은 앞, 뒷모습의 조화가 문제
넓어진 실내, 심플한 센터 페시아 돋보여
시원한 느낌을 주는 테일 램프
항상 그러하듯 새차가 나왔을 때는 먼저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번 쏘나타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우디, 혼다 등이 거론되며 어디어디가 닮았다는 얘기 등이 분분한 모양이다. 기자가 볼 때는 앞, 뒷모습의 조화에 대한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는 이전세대인 EF 쏘나타에서부터 나타났는데 페이스리프트인 뉴 EF 또한 마찬가지였다. EF의 여성적인 스타일 때문에 뉴 EF는 남성적인 또는 보수적인 스타일로 바뀌었는데 앞, 뒷모습의 동일성은 찾기 힘들었다. 뒷모습은 매력적인데 앞모습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듀얼 머플러를 단 뒷모습. 트렁크 리드가 높아 전반적인 차의 인상을 당당하게 만든다
옆모습을 보면 앞 뒤 램프의 연결이 자연스럽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 보인다
이번 쏘나타 또한 듀얼 머플러를 단 뒷모습이 다소 파격적인데 반해 앞모습은 평범한 인상이다. 뒤 라인을 그대로 살린다면 앞모습은 보다 공격적인 쐐기형 스타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프런트 그릴에서 현대차의 아이덴티티가 많이 살아있는데 뒷모습은 전혀 낯선 타입에서 오는 부조화인 셈이다. 그런데 옆모습을 보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을 뿐 아니라 앞, 뒤 헤드램프의 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결국 앞모습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편한 자세를 쉽게 잡을 수 있는 운전석
실내는 확실히 크고 넓어진 느낌이다. 이전 모델에서는 센터 페시아가 조금 튀어나오고 운전석 주변이 좁게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차분해졌다. 그렇지만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직각에 가깝게 세워져 있는 기본적인 패키지는 이전과 비슷하다. 앞으로 비스듬히 눕고 카울 포인트가 멀어 개방감이 큰 SM5와는 역시 차별화를 보인다.
DVD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단 F24의 인테리어. 심플한 센터 페시아 구성이 돋보인다
시승차는 고급 모델인 F24 프리미어이고 DVD 내비게이션 등 풀옵션을 갖춰 실내 구성은 베이직 모델과 다소 차이 난다. 아무튼 F24 모델을 중심으로 말하자면 가장 큰 특징은 단순화 된 스위치류이다. 세계에서 가장 심플한 센터 페시아라고 해도 좋을 만큼 스위치를 단순화시켰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한 시도는 세계적으로도 앞선 디자인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선글라스 케이스와 룸램프
이처럼 심플한 구성은 대부분의 차에 빠짐없이 있는 라디오 선곡 버튼 등을 없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기능은 AV 모니터에 달아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주행중 라디오 선곡은 모니터를 보며 몇 단계에 걸쳐 조작해야 하므로 다소 불편하고 운전중 시선을 뺏길 수 있다. 핸들 리모컨 스위치에 선곡 기능을 달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현재는 볼륨 조절 기능만 있다.
계기에 쓴 오렌지 컬러가 신선하다
계기판이 있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소재 질감은 이전보다 한층 고급스런 느낌이다. 계기판 트립컴퓨터와 시계, 온도표시계 등에 오렌지 컬러를 쓴 것도 신선하다. 특히 송풍구 커버가 완벽하게 밀폐되는데서 품질향상을 실감한다. 단순해 보이는 것이지만 과거 국산차는 이 부분의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한편 센터 페시아 주변의 패널 소재는 위쪽 인스트루먼트 패널부위와 달리 질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 흠이다.
한층 넓어진 뒷좌석. 선루프를 달았어도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
뒷좌석은 구형보다 한급 위의 차라고 할만큼 여유로워졌다. 뒤창을 가리는 선바이저는 고급 대형차에나 보던 장비. 특히 선루프를 달았음에도 헤드룸에 여유가 있어 답답하지 않다. 다만 천장이 조금 평평하게 고르지 않은 것은 개선해야 될 부분으로 보인다.
초기가속은 부드럽고 고속안정성도 듬직해
2.4X 166마력 엔진, 하체와 운전성능 조화
버튼으로 페달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를 맞추고 출발준비를 한다. 특징은 간단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페달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핸들은 틸트와 텔레스코픽 기능이 되는데 기계식이어서 앞 뒤 조절이 조금 매끄럽지 않다. 아무튼 체구가 작은 여성은 물론 어떤 체형의 운전자라도 딱 맞는 운전자세를 만들 수 있다.
시동은 부드럽게 걸리고 아이들링은 잔잔하다. 저속에서 가벼운 핸들은 주차장이나 좁은 골목길을 빠져 나올 때 차를 쉽게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속도를 조금씩 높여가자 핸들도 적당한 무게로 반응한다.
초기가속은 부드러운 회전곡선을 그리며 편안하게 이루어진다. 혼다 어코드를 몰았을 때 깜짝 놀랄 만큼 뛰쳐나가는 가속 반응과는 달리 차분하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몸놀림이다.
시속 80km에 도달해 어느 정도 정속주행으로 달리는 구간에서 rpm은 매우 낮은 회전대에 머무른다. 1천rpm 내외에서 맴돌고 2천rpm을 쉽게 넘어서지 않는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세게 가하더라도 rpm 상승은 급격하지 않다. 회전영역을 높게 쓰지 않으므로 실제 연비가 좋게 나올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가속은 부드럽고 강력하게 이루어지고 고속에서의 보디 안정감도 좋다
고속도로에 올라 한적한 구간에서 제법 속도를 올려보았다. 시속 160km까지 거침없이 가속이 이루어지고 회전력이 부드러운 것은 물론 보디 안정감도 좋다. 다만 연속적인 가속 때와 달리, 시속 80km로 달리다 100km로 올릴 때 그리고 시속 100km로 달리다 120km로 속도를 끌어올릴 때는 조금 멈칫거리며 엔진이 평소에 내지 않던 “캬르릉~” 소리를 냈다. 특히 혼자 주행할 때보다 동반석에 사람을 태웠을 때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직렬 4기통임을 쉽게 알 수 있는 2.4X 166마력 엔진
이는 V6이 아닌 직렬 4기통 엔진의 특성이기도 하고 초기 길들이기 이전 또는 토크의 세기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해도 쏘나타는 분명 스포츠 세단은 아니다. 자칫 패밀리 세단에서 지나친 스포츠성능을 기대한다면 본질이 희석될 수 있다. 쏘나타 F24는 2.4X 166마력 엔진을 얹고 최고시속 202km, 0→시속 100km 가속 10.2초의 성능을 낸다. 필요충분한 성능을 갖추었고, 마력당 무게비 9.01kg도 적당한 수준이다. 추월가속에서의 순발력이나 차선에 들어섰을 때 복원력, 브레이크 모두 나무랄 데 없다.
고급형에 달리는 17인치 타이어. 2.4 모델과 궁합이 잘 맞는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 링크 서스펜션과 17인치 타이어는 차체와 궁합이 잘 맞는다. 접지력은 안정감 있고 핸들을 통해 전해오는 노면 진동도 미세한 수준이다. 약간 소프트하게 조율된 하체와 시트 역시 무난한 만큼 승차감도 부드럽게 세팅되었다. 2시간 정도를 계속 달리는 데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는 대형차 못지 않게 넓다
코너링에서는 기본적으로 약한 언더스티어를 보이지만 VDC를 채용해 차체 자세를 제어한다. 따라서 조금 거칠게 선회동작을 시도해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이다. H-매틱 수동 모드에서는 감속 후 다시 가속할 때 뒤에서 쑥쑥 밀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자동 모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자동 4단의 기어비는 각 단수의 간격이 조금 넓은데 2.0이라면 몰라도 2.4 모델에서는 자동 5단을 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사실 쏘나타가 지향하는 혼다 어코드나 도요타 캠리 같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카는 그리 특별한 차는 아니다. 뚜렷한 특징이 없으면서 그렇다고 별다른 흠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차다. 그런 측면에서 쏘나타는 지향하는 바에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의 획득이 그것이다.
현대는 88년 Y2 쏘나타를 개발할 때부터 미국 수출시장을 겨냥했다.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차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두 차 모두 미국에서 판매 선두를 다투고 있는 인기차다. 캠리는 무난한 스타일과 뛰어난 품질, 미국 현지화가 성공요인이다. 미국에서 잔뼈가 굵은 어코드 역시 기술력과 탄탄한 주행성능이 인기 비결이다
글·박지훈 기자(mannong@carlife.net)
현대를 대표하는 중형차 쏘나타의 가장 큰 수출시장은 북미다. 85년에 선보인 첫 쏘나타(Y1)는 수출을 목표로 개발한 차가 아니었다. 같은 플랫폼을 쓴 스텔라 역시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수출되었을 뿐 북미에는 상륙하지 않았다. 현대가 북미 수출을 염두에 둔 것은 1988년 선보인 Y2 쏘나타부터다.
Y2 쏘나타는 개발할 때부터 철저히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벤치마킹한 차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포드 토러스, 혼다 어코드와 레전드, 도요타 캠리, 마쓰다 626, 포드 템포, 시보레 캐벌리어 등이었다. 당시 현대는 “쏘나타의 승차감과 조종성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랑했다.
북미 시장이 가장 치열한 수출 격전지
캠리와 어코드가 항상 벤치마킹 대상
현대가 Y2 쏘나타를 내놓을 때 벤치마킹 했던 차들 가운데 지금까지 북미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차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로 요약할 수 있다. 현대는 매번 새로운 세대의 쏘나타를 선보일 때마다 입버릇처럼 ‘캠리, 어코드와 대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현대가 캠리와 어코드를 쏘나타의 최대 목표이며 경쟁상대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혼다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는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를 앞다투고 있다. 물론 쏘나타 시리즈도 93년 쏘나타Ⅱ(Y3)와 98년 EF 쏘나타를 거쳐 지금은 5세대 쏘나타(NF)를 선보이며 발전을 이루었다. 16년 전에 선보인 Y2 쏘나타와 지금의 쏘나타(NF)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타도! 캠리와 어코드’라는 목표다.
현대는 지난 9월 10일 쏘나타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로 내외신 기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12대의 시승용 쏘나타 F24와 더불어 혼다 어코드 2대, 도요타 캠리 1대를 내놓았다. 기자들에게 ‘쏘나타와 캠리, 어코드를 비교해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2∼4세대 쏘나타를 선보였을 때와는 무척 다른 자세였다.
주행시험장에서 직선 코스를 한두 번 돌아본 것으로 세 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게다가 시승차로 준비된 쏘나타는 주행안정장치까지 갖춘 풀옵션 모델이고 캠리와 어코드는 ESP 등의 옵션이 없는 모델이어서 맞비교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다. 그러나 잠깐동안의 시승에서 느낀 점을 종합해보면, 도요타 캠리는 서스펜션이 상당히 부드럽고 저회전에서 정숙성이 뛰어났다. 혼다 어코드는 캠리보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탄탄한 주행감각을 보였다. 두 차 모두 4기통 2.4X 엔진을 얹은 모델이라 부드러운 V6 버전과는 다른 타이트한 감각이었고, 급한 스티어링 휠 조작에서는 어김없이 심한 언더스티어를 보였다.
쏘나타는 가속력과 정숙성 모두 두 차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캠리보다 가속할 때 더 경쾌하고, 고회전에서의 정숙성도 뛰어났다. 코너를 돌며 엔진 브레이크를 쓸 때는 캠리나 어코드에 없는 쏘나타의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가 돋보였다. 쏘나타는 부드러운 캠리와 탄탄한 어코드의 중간 정도 성격을 갖고 있는 듯했다.
2.2X 140마력과 V6 3.0X 182마력 엔진을 얹는 새턴 L300 세단
미쓰비시 갤랑. 2.4X 160마력과 V6 3.8X 230마력 두 가지 엔진을 얹는다
시보레 말리부 세단. 2.2X 145마력, V6 3.5X 200마력 엔진을 얹는다
2.5X 175마력과 V6 3.5X 250마력 엔진을 얹는 닛산 알티마
현대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를 철저히 벤치마킹해 쏘나타를 선보여 왔지만, 실제 4세대 쏘나타까지는 주로 시보레 말리부, 폰티액 그랜드 앰, 올즈모빌 알레로, 미쓰비시 갤랑, 새턴 LS, 닷지 스트라투스 등 저가형 중형차와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5세대 쏘나타를 앞세운 지금 현대는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는 내년 앨라바마 미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될 쏘나타에 2.4X 엔진은 물론 V6 3.3X 엔진도 얹어 본격적으로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북미 현지화에 성공한 도요타 캠리
도요타 캠리는 미국 운전자들이 자국 세단으로 여길 만큼 현지화에 성공한 모델이다
캠리의 뒷모습. 캠리는 무난한 스타일과 합리적인 값, 뛰어난 품질과 AS 등이 장점이다
도요타 캠리는 미국 운전자들이 자국 세단으로 여길 만큼 현지화에 성공한 모델이다. 캠리의 장점은 유럽 시장에서 평범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무난하다는 점이다. 합리적으로 차를 만든 것도 캠리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즉,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 합리적인 값, 뛰어난 품질과 AS 등이 캠리의 성공요인이다. 철저한 현지화도 마찬가지. 캠리의 디자인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도요타 디자인센터에서 맡고 생산도 현지공장에서 한다.
캠리의 대시보드. 큼지막한 스위치들이 센터 페시아 윗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캠리는 중산층 패밀리 세단으로 빠질 것 하나 없는 크기와 성능, 스타일링을 갖추고 있지만 처음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아니다. 80년대∼90년대 베스트셀러를 놓고 자리다툼을 벌인 차는 포드 토러스와 혼다 어코드였다. 97년 30만 대 이상 팔리면서 북미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캠리는 98년 선두자리를 어코드에 내주었고, 이후 매년 선두자리를 놓고 어코드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보면 2000년 42만여 대가 팔린 캠리가 어코드(40만 여대)를 제쳤고, 2001년에는 41만여 대가 팔린 어코드가, 2002년에는 다시 43만여 대가 팔린 캠리가 선두를 차지했다.
캠리의 2.4X 엔진은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VVT-i)를 얹어 160마력의 출력을 낸다
90년대 말까지 직렬 4기통 2.2X와 V6 3.0X 엔진을 얹었던 캠리는 지난 2001년 배기량을 키우고 엔진의 가짓수를 늘려 지금은 직렬 4기통 2.4X DOHC와 V6 3.0X DOHC, V6 3.3X DOHC 등 세 가지 엔진을 얹는다. 직렬 4기통 2.4X 엔진은 최고출력 160마력/5천600rpm, 최대토크 22.5kg·m/4천rpm의 성능을 내고, V6 3.0X DOHC와 V6 3.3X DOHC 엔진은 각각 210마력과 225마력의 출력을 낸다. 트랜스미션은 2.4 모델이 5단 수동과 자동변속기를 얹고, V6 모델은 5단 자동변속기만 얹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캠리 솔라라. 컨버터블
미국에서 판매되는 캠리 솔라라. 쿠페 버전이 있다
캠리는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의 안전장비와 선루프, 전동조절식 페달 등을 기본장비로 갖추고 있다. 주행안정장치가 아랫급 모델에서는 옵션, 윗급 모델에서는 표준장비이고, JBL 사운드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등의 고급장비도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다. 타이어는 2.4 모델이 205/65 R15와 215/50 R16를 신고, V6 모델은 2.4 모델의 두 타이어와 함께 215/55 R17 사이즈도 신는다. 미국에서는 캠리의 쿠페, 컨버터블 버전인 캠리 솔라라도 팔리고 있다.
혼다의 탄탄한 기술력 담은 어코드
혼다 어코드는 캠리와 함께 매년 북미 베스트셀러를 다투는 인기차다
어코드는 데뷔 이후 몇 세대에 걸쳐 다듬은 탄탄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혼다의 대표적인 패밀리 세단인 어코드는 1976년에 데뷔해 현재 7세대 모델이 팔리고 있다. 어코드는 70년대 북미에서 소형차 시빅으로 인기를 얻은 혼다가 주력차종을 소형차에서 중형차로 끌어올릴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다. 매년 포드 토러스, 도요타 캠리와 함께 미국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러 자리를 다투고 있다. 가장 최근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2001년으로, 이때 어코드는 한해 동안 41만4천718여 대가 팔렸다.
혼다만의 개성이 담겨있는 어코드의 실내
어코드는 데뷔 이후 앞바퀴굴림 구동계, 더블 위시본과 멀티링크 서스펜션, 다루기 쉽고 내구성이 뛰어난 직렬 4기통과 V6 엔진 등의 기본 메커니즘을 몇 세대에 걸쳐 다듬고 발전시켜왔다. 혼다 라인업 가운데 미국 현지화에 가장 충실한 모델로 꼽히고, 일본과 유럽, 미국형 모델이 각각 독립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혼다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수입되는 어코드는 미국 혼다가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 미국형이다.
어코드 2.4의 i-VTEC 엔진. 16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엔진은 직렬 4기통 DOHC와 V6 SOHC 4밸브 두 가지다. 직렬 4기통 2.4X DOHC 엔진은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 i-VTEC을 얹어 160마력의 출력과 22.3kg·m의 토크를 낸다. 이 엔진은 전자신호를 통해 드로틀을 조절하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기술을 쓰고 전자제어식 3점 엔진 마운팅으로 진동과 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 V6 3.0X 엔진의 최고출력은 240마력이고, 5단 AT와 6단 MT를 얹는다.
어코드는 세단 외에 쿠페 버전도 생산 된다
어코드는 세단 외에 하이브리드 버전도 생산된다
7세대 어코드는 네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와 ABS를 기본으로 갖추고 듀얼 및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 등의 풍부한 안전장비를 마련했다. 북미에서 옵션으로 마련된 DVD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음성인식 기능이 있어 운전중 조작하기에 편하다. 뒷좌석 승객은 DVD 외에도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를 통해 다양한 멀티 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어코드는 혼다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2.4 모델은 ABS와 도난방지 및 무선 도어 잠금장치, 듀얼 에어백 등의 안전장비와 내장형 6CD 체인저 오디오, 운전석 및 동반석 열선장치, 자동 정속주행장치, 가죽시트 등을 갖추고 있다. 3.0 모델에는 TCS와 사이드 커튼 에어백, 리어 코너 센서, 방향지시등 내장 아웃사이드 미러와 전동식 글라스 선루프 등이 더해진다. 값은 2.4 모델이 3천390만 원, 3.0 모델이 3천890만 원이다.
쏘나타는 북미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수출전략형 중형차인 만큼 세계적인 트렌트를 적극 담고 있다. 오랜 역사와 개성을 지닌 메이커라면 나름대로 고집스러운 스타일을 고수할 수도 있겠지만 후발업체인 현대는 아직 개성을 내세우기에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대신 쏘나타는 세계 여러 자동차들의 최신 트렌드를 가득 담고 있다. 쏘나타를 보면서 문득문득 특정 해외 자동차를 떠올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헤드램프
쏘나타
아우디 A6
사브 9-3
쏘나타의 헤드램프는 검은색 베젤 바탕에 메탈색 실린더 모양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헤드램프 커버를 투명한 유리로 만드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 특히 요즘에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헤드램프 속의 디자인도 중요해졌다.
리어 램프
쏘나타
르노 라구나
혼다 어코드
쏘나타의 리어 램프는 단순하게 붉은색과 흰색으로 분할된 가로로 긴 모양이다. 램프의 모양을 따라 보디 패널과 범퍼가 나눠지는 것 역시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디자인이다.
뒤 도어
쏘나타(듀얼 머플러 포함)
아우디 A8
폰티액 G6
보통 차들의 뒤 도어는 휠하우스를 따라 보디와 도어가 나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쏘나타를 비롯한 몇몇 차들은 도어 라인이 수직선을 그린다. 옆에서 볼 때나 도어를 열었을 때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듀얼 머플러
재규어 XJ
아우디 A6
머플러는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 곳에 자리하거나 보이지 않게 범퍼 아래 숨는 것이 보통이다. 쏘나타 2.4 모델은 배기량이 큰 고성능 차들이 즐겨 쓰는, 양옆으로 뽑아놓은 듀얼 머플러를 달고 있다.
엔진 배치
쏘나타
아우디 A3 2.0 FSI
폭스바겐 골프 1.6 FSI
쏘나타의 엔진은 보통 엔진과는 반대로 흡기 매니폴더가 앞쪽, 배기 매니폴더가 뒤쪽에 있다. 이 같이 배치를 하면 촉매가 엔진 가까이 자리하게 되어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이트식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
쏘나타
렉서스 LS430
어큐라 TL
쏘나타의 H매틱 자동변속기는 수동 기능과 게이트식이 혼합되어 있다. 게이트식을 쓰면 기어를 잘못 넣는 실수를 막을 수 있고 기어 노브에 별도의 버튼을 만들 필요도 없다.
전동조절식 페달
쏘나타
포드 프리스타
포드 윈드스타
체구가 작은 사람들은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너무 멀리 있다는 이유로 시트를 앞으로 바싹 당겨 운전을 하곤 한다. 이 같은 불편이 없도록 북미에서는 포드, 링컨, 도요타를 비롯한 많은 메이커들이 전동으로 페달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하고 있다.
수동변속기
쏘나타
폭스바겐 루포 GTi
BMW M3
요즘 국내에서는 수동변속기를 얹은 중형차가 많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수동기어의 비중이 높다. 새 쏘나타의 수동변속기는 유럽형 디자인으로, 후진기어가 1단 왼편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후진기어를 넣는 법도 유럽차들이 즐겨 쓰는 당겨 올리는 방식이다.
계기판 조명
쏘나타
BMW 7시리즈
도요타 캠리
독일을 비롯한 유럽차들은 전통적으로 계기판 조명에 붉은 색을 즐겨 쓴다. 4세대까지의 쏘나타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 조명을 넣었지만 5세대 모델은 은색 바탕에 오랜지색 조명을 썼다.
기사&사진제공 : 자동차생활 2004년 10월호(http://www.carlfie.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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