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덜. 일본도 아니고 한국에서 V6 머신들이 레이싱을 펼친다고? 그것도 원메이크? 그게 가능할 것 같냐!! 하시는 분들! 미안하다. GT Masters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그 기사 공개!!
투스카니 엘리사로 서킷을 달리겠다고? 국산 V6 경주차가 본격적으로 탄생하는 것인가? 얼마 전 GTM 경기를 주최하는 ROM에 방문했을 당시, 이 기가 막힌 소식을 전해 듣고선 잠시 묘한 흥분에 사로잡혔다. 서킷에서 2.0 투스카니의 활약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V6 엘리사라니. 튜닝이나 모터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분명 솔깃한 가십거리가 아닌가. 그런데 GTM이나 ROM은 아직 그렇게 낯익은 이름은 아니다. 잠깐 살펴보면 예전 클릭 페스티벌의 프로모터인 KMSA는 수퍼카 레이스인 GTM을 기획하면서 ROM이라는 레이싱 오거나이저 메니지먼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포르쉐나 BMW M3 등이 격돌하는 경기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고 얼마 전 제1전을 치러냈다.
그런데 ROM은 제2전을 앞두고 돌연 수퍼카 레이스에 엘리사를 들고 나오겠다고 선언했다. 그것도 참가팀마다 제작을 담당해서 퍼포먼스 레이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수퍼카들의 잔치에 엘리사 V6 레이싱카를 어떻게 봐야 좋을까? 혹시 닛산 스카이라인이 포르쉐와의 격돌을 통해 불패신화의 전설을 남긴 것 같은 스토리를 만들지 않을까? 수많은 상상이 이어지지만 일단은 수퍼 엘리사끼리 붙는 퍼포먼스 엘리사 클래스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엔진 내구성이나 세팅의 우수성이 인정되면 아마 고성능 수퍼카 등과 대결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흥미진진하리란 것은 누가 봐도 뻔한 이야기다. 어쨌든 이 괴물 같은 엘리사를 자세히 뜯어보면 꽤 분주한 손길이 닿은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엘리사 순정 V6 2.7 엔진에 내구레이스 대응을 위한 대용량 라디에이터와 오일쿨러를 달았다. 여기에 대용량의 공기를 빠르고 깨끗하게 빨아들이기 위해 itg에서 개발한 엘리사 전용 흡기 시스템도 얹었다. 그리고 원활한 배기효율과 V6엔진의 강렬한 사운드를 완성하기 위해 오버부스트에서 만든 레이싱 타입 배기시스템이 달려 나온다. 이쯤 되면 엔진이 얼마나 원활하게 호흡을 할 수 있을지 짐작이 간다. 또한 이를 통해 얻어지는 간접적인 파워 상승도 기대해본다.
트랜스미션은 순정 6단 수동에 DTM 스피드의 강화클러치와 경량 플라이휠을 달고 차후 LSD를 더할 예정이다. 서스펜션도 강화한다. 쇼크 업소버와 스프링은 T&P 제품으로 선택했으며 지난달 <톱기어>에 소개된 씨드 xR 개발 주역 인커스의 레이싱 스테빌라이저 제품을 투스카니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탄탄한 발목과 함께 궁합을 맞출 오피셜 타이어로는 금호 17인치 슬릭 타이어가 쓰인다고 한다. 이렇듯 엔진 구성과 서스펜션 등이 완벽하게 레이싱을 위한 컨셉트로 일관된다. 특히 대부분의 파츠가 수입품이 아닌 우수한 국산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OMP의 스티어링휠, 버킷 시트 등을 달아 안전에 관한 신뢰도를 높였다. 여기에 엔진 튜닝보다 중요한 경량화 작업도 빼놓지 않았다. 이를 위해 경량화 소재 전문 회사인 콤포텍에서 도어, 트렁크, 보닛 등을 카본 및 파이버글라스 등 복합소재로 바꾸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레이싱카의 생명인 브레이크 시스템은 최근 국내에 선보인 WP-Pro 제품이 사용된다. 브레이크 전문 브랜드인 WP는 엘리사 전용 단조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통해 완벽한 제동력을 선사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보니 ROM은 유망한 튜닝 업체들을 한자리에 모아, 말하자면 드림팀을 구성한 셈.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엘리사를 일약 모터스포츠계의 새로운 풍운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확실히 V6 엘리사는 일반적인 2천cc 엔진과는 다른 느낌을 선물할 것이다. 우선 배기음이 주는 무게부터가 뚜렷한 차이가 난다. 엘리사 클래스의 활성화는 국산 고배기량 레이싱카의 확대를 위해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다. 그리고 침체되어있는 국내 튜닝 업체들의 기술개발에도 일정부분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눈앞에 있는 이 엘리사가 조만간 서킷을 달린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굉장히 박력 넘치는 배기음과 함께 말이다. 작업장의 열의로 볼 때 조만간 서킷에서 수퍼카를 잡는 엘리사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분하다. GTM 레이스를 누빌 엘리사의 선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