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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여행기

Taipei Report - 2. 꿩대신 닭으로 우리가 본 것은?

공항에서 열나게 지체되고 버스도 늦게 타고, 도착한 숙소에서 일행이 체크인하는 것도 쪼까 밀려서 후다닥 짐만 던져놓고 도망나온 우리 일행이 뛰어간 곳은 중정기념당. 미리미리 위치를 파악해놓은지라 타이베이 메인역[각주:1]에서 MRT 홍선(紅線)이라 불리던 단수이신이선(淡水信義線)을 타고 중정기념당역으로 향했다.

4번 출구로 빠져나와서 조금 무리수를 뒀다. 즉 뛰어서 국립희극원과 국립음악청 사이의 통로를 지나고 나니 마침 국기하강식이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은 열리지 않지만 대만에서는 아직도 진행되는 국기하강식. 물론 우리의 국기하강식은 망할 차지철이가 이번에 탄핵된 그분의 아버지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한 거니까 넘어가고....

대충 듣기로는 도착시간 오후 5시에 국기하강식이 열린다고 했으니 우리는 그 시기에 잘 도착했다.

(동영상이 중간이후로 영 화질이 좋지 못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여기서 울리는 곡은 중화민국 국기가로 우리가 흔히 국제경기때마다 듣는 곡이 이곡이다. 중화민국 국가는 따로 있지만 그 곡은 중국때문에 못 듣고 있고 꿩 대신 닭이라고 이 곡을 들으니까.

중정기념당이 5시에 문 닫을줄 알았다면 오산이었을 거다. 마침 중정기념당의 전시관은 1시간 더 운영되었고 우리는 즉각 중정기념당 전시관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장제스의 어린시절부터 황포군관학교 시절, 북벌기, 항일전쟁기, 그리고 국부천대 이후까지 웬만한 유물들이 있던지라 우리로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유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찾던 것은 따로 있었으니....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한 일등건국공로훈장. 정확히 말하면 건국공로훈장 중장, 현재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으로 1953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대만에서 장제스에게 수여한 훈장이다.

1943년 카이로에서 발표된 카이로 선언 당시 장제스는 미국과 영국에 대한민국이 독립국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누구나 다 아는 카이로 선언에는 바로 이러한 뒷이야기가 있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장제스에게 한국전쟁이 휴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승만이 훈장을 수여한 것이다.

설명은 중국어 정자체, 영어, 일어로 되어 있다.

참고로 이 훈장은 박정희 정부때 상훈법이 제정되면서 등급이 조정, 현재는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해당한다. 현재 받은 사람은 약 30여명.

그러나 그 인근에 있던 사진은 우리를 분노케 했으니 여행 당시 외신에 알려져 우리 일행의 뒷목을 잡게 만들었던 그분, 즉 수첩공주의 부친이었다. 다까끼 마사오라 창씨개명한 사실이 워낙 잘 알려져 우리가 맨날 욕하는 원조 각하인지라 그 사진을 굳이 찍어야 했는가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도 찍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올리지만...... 자괴감 드네....


중정기념당을 둘러보고 나서 향한 곳은 타이베이 101. 대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며, 한때는 아시아 최대 높이를 자랑한 그 건물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중정기념당역에서 다시 타이베이 101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의 경로
1일차 : (대한민국)안양 - 인천국제공항 -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 타이베이 M 호텔 메인 스테이션 - 중정기념당 - ??

다음편 : 타이베이 101과 시먼딩 애니메이트를 가다.



  1. 한국으로 치면 서울역에 해당한다. 타이베이 철도관리국 관할 역으로 TRA, TRH, MRT 등이 모두 이곳을 경유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