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을 탑재한 기아 프라이드가 출시되었다. 한국차로서는 처음으로 디젤엔진 사양의 세단형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이미 유럽시장에는 수출이 되어 판매되고 있는 엔진이지만 국내의 조건으로 인해 이제야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공해와 연비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오해가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앞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1.5리터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탑재한 프라이드 세단형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왜 디젤인가?
디젤에 대한 인식은 각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환경과 경제적인 문제로 디젤엔진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반해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똑 같은 환경 문제로 인해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인다.
미국의 환경론자들은 디젤차로부터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암을 유발한다는 캘리포니아 규정을 근거로 디젤차의 확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동경 도지사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가스 규정을 조례로 정해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다. 우리나라도 그 동안 대형 버스나 트럭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로 규정해 환경론자들을 중심으로 디젤 승용차의 시판을 막아왔다.
하지만 유럽은 다르다. 2004년 기준으로 EU 및 유럽 제국 출고 차량의 55% 가량이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고 많게는 85% 이상이 디젤차인 나라도 있다. 유럽의 소비자들은 디젤차가 실용영역에서의 파워가 좋고 연비가 우수하며 가솔린 엔진보다 환경 친화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배출가스 중 규제 대상이 되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등은 매연, 즉 입자상 물질, 분진과 질소산화물에 대한 규제가 강하고 유럽은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 이산화탄소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해 각국에서는 환경운동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그로 인해 규제를 강화하는 물질의 종류가 달라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법으로 규제하는 쪽에 대해 주로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디젤엔진을 탑재 비율은 10%가 채 안 된다. 승용차와 경 트럭의 경우는 0.2%만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유럽의 45% 이상과는 아주 큰 차이이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유해 가스는 크게 탄소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매연 등으로 크게 구분한다. 이중 탄화수소와 이산화탄소 등은 가솔린 엔진에서 20~30% 가량 더 배출되고 질소산화물과 매연은 디젤엔진에서 더 많이 배출된다.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매연 등은 배출된 지역의 대기를 오염시킨다. 그래서 서울 하늘과 지방의 하늘 색깔이 다르고 공기의 맛도 다르다. 이것을 지역 공해라고 한다. 이에 반해 이산화탄소 등은 어디에서 내뿜든지 온실가스를 만들고 그로 인해 오존층을 파괴한다. 그 결과는 이상기온 등으로 나타나며 이로 인한 피해는 지구 전체에 미치게 된다. 이것을 지구 공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양쪽 모두 유해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어떤 형태로 환경을 파괴하느냐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것, 즉 지역공해에만 국한되어 논의를 해왔으나 최근에는 환경이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 되면서 지구공해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연비가 좋은 차가 유해가스 배출도 적다.
그런데 최근에 나타난 현상들을 보면 단순히 흑백논리로 어느쪽이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오존층 파괴로 인해 전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온이 발생해 순식간에 엄청난 숫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2003년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한해 동안에만 2,78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없이 많은 참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보고되고 있다.
눈으로 보이는 매연보다 이산화탄소는 더 무서운 재앙으로 우리를 벌하고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 비율은 산업체와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 70%를 넘고 운송기관에서 배출되는 비율도 20%가 넘는다.
그런데 우리는 단지 자동차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만을 공해라고 여기고 있다. 매연도 유해한 물질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탄소에 대한 대책을 더 시급히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고로 디젤과 가솔린, LPG 차량 등의 배출가스 배출량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디젤이 가장 많은 유해 배출가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총량 배출량에서 이산화탄소를 제외하고도 가솔린 엔진에서 디젤의 두 배에 달하는 배출가스를 내뿜는다. 이는 연비로 추정할 수 있다. 연비가 좋은 차는 배출가스를 적게 배출한다.
따라서 적어도 이 시점에서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솔린 엔진의 저 배기량화와 디젤엔진의 개량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 미국 크라이슬러의 CEO 디터 제체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채용이 증가하게 된다면 미국 전체적으로 연간 8억 갤런의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800만 톤 저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은 정당한 정치적 경제적인 환경이 갖춰진다면 10년 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경유 품질 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디젤 연료는 유황 함유량이 50ppm 이하인데 미국은 330에 달한다. 저유황 디젤 연료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정부의 보조로 일반 경유보다 더 낮은 가격의 저유황 경유를 출시했으나 사회적인 관심 부족으로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어쨌든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 등에서 디젤 엔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디젤 엔진의 기술적인 발전과 연소효율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데서 기인한다.
그런 지식이 없는 우리나라 정부 당국에서는 작년 경유 가격을 가솔린 가격의 85% 수준까지 인상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한국조세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의 `제2차 에너지세제 개편방안' 연구용역 결과 휘발유와 경유, LPG의 가격비율은 100 대 85대 50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어쨌든 지금 이순간에는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커먼레일 시스템의 도입과 분진 필터의 개발 등으로 인해 최근에 등장하는 중소형 디젤엔진 들은 ‘클린 디젤’이라고 불릴 정도로 깨끗한 배출가스를 생산한다. 참고로 커먼 레일 디젤 엔진은 디젤 엔진의 발명자인 루돌프 디젤이 1912년에 완벽한 정의를 했었지만 그것을 실현하는데는 80년이 걸렸다.
Exterior
흔히들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만든 차가 근육질적인 외관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기 원한다. 표현 방법이 다르지만 아마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렇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라이드는 근육질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타원 모양의 돌덩어리 같다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특히 세단형은 그런 이미지가 강하다. 품위를 중시하는 일반적인 세단형처럼 앞뒤가 길게 뻗은 것이 아니라 압축적이라는 얘기이다. 앞뒤 짧은 오버행이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하고자 하는 차들은 프로포션(Proportion: 비율)에 있어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으로 설계한다. 그 결과는 물론 운동성능의 민첩성으로 나타난다. 해치백에 비해 태생적으로 한 수 아래일 수밖에 없는 세단형으로 달리기 성능을 우선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전제 조건이다. 프라이드 세단도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난다. 게다가 밸런스도 아주 좋다.
그래서 프론트의 디자인도 화려함보다는 단단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하니컴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아래쪽의 에어 인테이크가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간결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일조를 하고 있다.
헤드램프를 차체에 비해 크게 설계한 것과 범퍼 가드를 두텁게 처리한 것도 그런 의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드 실루엣에서는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아치형상으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오늘날 유행하는 ‘쿠페 라이크’가 아니다. 그래서 트렁크 쪽이 짧은 것과 약간은 언밸런스한 듯이 보이기도 한다. 전형적인 로 노즈, 하이 데크의 풀 웨지형상이 돋보인다.
헤드램프 위쪽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한 것으로 인해 차체가 약간 높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형 프라이드를 톨 보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게 한다. 역시 블랙 사이드 가니시가 엑센트로 작용하고 있다.
리어의 테일램프와 트렁크 리드의 선, 그리고 범퍼 가드 등은 프론트의 이미지와 일치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돌출된 라인을 사용한다거나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뉴 프라이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디자인도 물론 그렇지만 경제형 소형차에 걸맞는 차만들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뒤 모두 범퍼와 펜더가 분리형으로 처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접촉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는 이 등급 운전자를 배려한 것이다. 이런 세심한 배려는 루프 가운데 설계된 안테나에서도 나타난다. 자동 세차 등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240×1,695×1,470mm, 휠 베이스 2,500mm, 과거 프라이드의 세단형 모델인 베타가 3,935×1,605×1,455mm, 휠 베이스 2,345mm, 선대 리오가 4,215×1,675×1,440mm, 휠 베이스 2,410mm 였으므로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nterior
문을 열고서 본 운전석, 센터페시아가 비스듬하게 보인다.
같은 방식으로 본 뒷좌석, 그동안의 소형차와는 격이 다르게 보인다.
실내의 분위기는 더 이상 그동안 보아온 소형차의 그것이 아니다.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편의장비가 채용되어 있다. 사이드 미러도 옵션으로 전동 접이식이 채용될 정도이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그뿐 아니라 40km/h가 넘으면 도어가 자동으로 잠기는 속도감응형 오토도어록과 파킹 어시스트인 후방 경보장치까지 채용하고 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독창적이다. 특히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계기판과 조수석쪽의 라인 처리가 돋보인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쪽으로 비스듬하게 설계되어 있다. 위쪽에 메탈 트림 바탕에 오디오 컨트롤 유닛이 설계 되어 있으며 그 아래에 두 개의 다이얼을 중심으로 완전자동 에어컨의 디스플레이 창을 가진 원형 패널이 신선하다. 그 아래쪽에 수납함을 마련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파워 아웃렛의 설계와 분리형 재털이를 만들고 있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물론 오늘날 유행하는 컵 홉더도 두 개나 있다.
오디오 시스템도 MP3를 들을 수 있는 CD플레이어도 당연한 듯이 채용되어 있다.
틸팅 기능이 채용된 3스포크 파워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감싸여 있어 경제형 소형차임을 의심케 하고 있으며 패드 좌우에 역시 메탈 트림 바탕에 오디오 리모콘을 설계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디자인도 역시 새로운 감각이다. 각종 디스플레이창의 바탕색을 오랜지 계통으로 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브레이크와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알루미늄 커버를 씌운 것도 뉴 프라이드가 추구하는 성격과 어울리는 것 같다.
시트는 직물+ 세미 가죽 시트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디자인 및 컬러의 조화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소형차다운 감각이 느껴진다.
프론트 시트는 좌우 히팅 기능이 채용되어 있으며 운전석 시트에는 암레스트도 설계되어 있다. 이 암레스트는 전체적인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프라이드의 성격상 앞좌석 중심의 설계이기는 하지만 뒷좌석도 성인 두 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는 프론트 시트의 시트백을 얇게 한 때문으로 보인다.그렇다고 여유있다고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센터 암레스트가 설계된 것도 이 등급의 차로서는 흔치 않은 내용이다.
트렁크의 처리는 휠 하우스 부분을 최대한 정리를 해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리어 시트 뒤쪽에 설계된 두 개의 스피커가 트렁크 쪽으로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리오 때와 달라지지 않은 내용이다. 스피커를 고정하는 날카로운 나사못 역시 리오에서와 마찬가지다.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는 쎄라토는 플라스틱으로 감싸고 있다. 도어에 부착된 씰의 이음매가 거칠게 되어 있는 것도 리오 때도 지적했었으나 여전히 개선이 되어 있지 않은 점이 거슬린다.
이는 펜더와 트렁크 도어 사이의 간극에서 한 단계 향상된 질감을 보여준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 대목으로 좀 더 세밀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실용영역 중시한 출력 특성
기아 프라이드에 탑재된 디젤엔진은 1,493cc VGT.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란 가변용량 터보차저 엔진으로 2003년 현대 싼타페에 처음 채용되었던 시스템이다.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해 흡입공기를 가압해 흡기되는 공기량을 증대시켜 출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여기에 인터쿨러를 장착하면 공기 충진효율이 커져 성능이 더 향상된다. 다음 단계가 WGT(Waste Gate Turbocharger)다. 고압의 연료를 전자제어 방식으로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커먼레일 시스템과 결합된 것을 말한다. 연료공급을 전자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연소효과를 더욱 높여 효율과 출력을 동시에 높이며 유해 배기가스 배출도 저감시켜 주는 것이다.
VGT는 그 다음 단계로 연료공급만 전자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터보차저도 전자식으로 바꾼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엔진 회전속도와 관계없이 터보차저를 전자 제어해 최적의 동력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토크 증대로 인해 가속성능이 향상되고 터빈의 구동력을 높여줌으로써 출력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최적연소 조건으로 인해 매연 및 배기가스가 저감되며 더불어 연비가 향상된다.
프라이드 1.5X VGT에 얹혀진 4단 자동 트랜스미션.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별난 자동변속기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트랜스미션은 4단 AT. 저 배기량의 디젤엔진에서는 특히 수동 변속기가 더 어울리지만 한국의 오너들은 MT를 다루기 싫어한다.
이그니션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의외로 조용한 시동 음에 다시 한번 시도해 보았다. 기대 이상으로 조용하다. 회전 저항이라든가 소음, 진동 수준도 쏘렌토 등에서보다 한 단계 더 향상되어 있는 느낌이다. 아예 디젤엔진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가솔린과는 다른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냥 운전한다면 가솔린 엔진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했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2,000rpm을 약간 넘는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500rpm을 약간 넘으면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발진 가속감이 가솔린과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계회전이 낮은데도 레드존까지 도달하는 감각은 비슷하게 느껴진다.
42km/h 에서 2단, 87km/h 에서 3단, 142km/h 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킥 다운을 시도하면 3,000rpm 이상 엔진회전이 상승하는 일반 가솔린 엔진과는 달리 1,000rpm 정도만 상승한다. 순간적으로 끌어 올려 주는 감각과는 다르다. 그래서 중속 영역에서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스피도미터의 바늘이 160km/h까지는 긴 호흡으로 가속이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반동에 의한 가속. 170km/h까지 가까스로 도달하면 엔진 회전은 3,500rpm.
얼마 전 시승했던 가솔린 엔진에 비해 빠른 변속 포인트다. 하지만 디젤엔진다운 토크감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냥 매끄럽게 상승한다. 최대토크 발생지점인 2,000rpm부근에서도 강력한 토크감으로 운전자를 감동시키는 타입은 아니다. 수치상으로 2,000rpm 부근에서 24.5kgm으로 1.6리터 가솔린 엔진의 두 배에 가까운 토크 특성이지만 강력하게 밀어 붙이는 타입은 아니다. 그보다는 부드럽게 밀고 올라가는 특성을 보인다.
이처럼 토크감을 손해 본 대신 노린 것이 있다. 소음과 진동의 저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프라이드는 엔진룸, 대시보드, 도어 주변 등 주요 취약 부위에 2중, 3중의 흡음재와 절연재를 적용해 소음과 진동 대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또한 중량이 가볍고 진동 흡수력이 뛰어난 마그네슘 재질의 스티어링 휠을 채용하고 있는 것도 포인트.
일반 오너들이 디젤엔진을 꺼리는 이유 중 중요한 것이 소음과 진동이다. 특히 가속 시에 ‘ 고 ~ 오’ 하는 코고는 소리 비슷한 소음은 오른발에서 느껴지는 회전저항과 함께 과거 디젤엔진이 갖고 있던 아킬레스 건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디젤엔진들은 커먼레일 시스템을 채용하고부터 이 부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필자의 경우도 가끔씩 디젤엔진을 가솔린 엔진 사양으로 혼돈할 때가 있다.
프라이드 디젤은 저 배기량의 한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실용영역에서의 연비와 그로 인한 유해 배출가스 저감, 정숙성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유럽의 중형 디젤차를 운전해 본 사람이라면 약간은 답답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차는 1.5리터 사양이다.
고속 주행 시 3,000rpm 이상의 회전역에서 뻗어 주는 가속감은 의외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한편 자동변속기라는 점은 실제의 성능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다. 수동변속기라면 토크특성을 충분히 살리면서 연비에 대한 이익도 더 많이 누릴 수 있을텐데… 실제 이 모델도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연비 차이가 적지 않다.
한편 기아차는 경유 가격이 가솔린 대비 85% 수준까지 인상된다 하더라도 프라이드를 기준으로 디젤 사양이 가솔린 사양 대비 연간 유류비가 61~64% 정도에 그친다는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라이드 디젤은 경제성과 기동성을 중시하는 유저를 타겟으로 확실히 한쪽으로 세팅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기대 이상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차의 성능을 0-100km/h 가속성능으로 순위를 매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리 받아 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엔진의 폭발 특성이 가솔린과 달리 오랜 시간 운행했을 때 변화의 정도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실제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할 대목이다.
프라이드 1.5 VGT의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40×1,695×1,470mm
휠 베이스 : 2,500mm
트레드 앞/뒤 : 1,485/1,475 mm
차량 중량 : 1,101kg
실내 장×폭×고 : 1,835×1,395×1,210mm
엔진 : 1,493cc 직렬4기통 DOHC VGT
보어×스트로크 : 75×84.5mm
압축비 : 17.8:1
최고출력 : 112ps/4,000rpm
최대토크 : 24.5kgm/2,000rpm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5단 MT/ 4단 AT
기어비 (4AT) : 2.919/1.551/1.000/0.713/ 후진 2.48/ 최종감속비 3.333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브레이크 : 앞/뒤 디스크/드럼(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0-100km/h : 12.7초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5.0m
타이어 : 195/55R15
연비 : 20.5 km/ℓ(MT)/16.9km/ℓ(AT)
연료탱크 용량 : 45리터
트렁크 용량 : 337리터
차량가격 : 1.5 VGT 디젤 1,146만원~1,214만원
기사&사진 제공 : 글로벌 오토뉴스(http://global-auto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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