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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Interview

BMW 디자인 총괄 책임자 크리스 뱅글

소장님의 BMW 띄우기? 디자인 총 책임자인 크리스 뱅글이 아저씨의 인터뷰입니다.(응?)



크리스 뱅글(Chris Bangle)이 서울에 왔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는 항상 아주 반갑게 사람을 맞이한다. 매체들의 인터뷰를 위한 사진 촬영 도중에 기자를 발견한 그는 손을 높이 들어 반가움을 표시한다. 이어서 두 손을 움켜쥐는 악수. 그는 사람을 만날 때는 언제나 그렇게 정이 가게 행동을 한다.

“상해모터쇼에 들렀다가 이어서 열리는 서울모터쇼에도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쇼장에 와서 느낀 것은 역시 오길 잘했다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보다 쇼장의 시설도 현대적이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 그는 상해모터쇼와 서울모터쇼를 모두 참관한 몇 안되는 자동차 업계의 영향력있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제스처 또한 확실한 사람이다. 손을 들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를 으쓱하거나, 상황에 맞는 제스처를 통해 친근감을 유도한다. 최근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BMW 라인업의 디자인만을 보면 그런 그를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크리스 뱅글은 지난 2001년 현행 7시리즈의 데뷔 이후 세계적인 존재가 되었고 수많은 논란 속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그것은 그가 BMW를 통해 표현한 차별화 때문이다. BMW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 뱅글은 BMW의 모델 라인업에 아주 강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을 하나의 논리적인 틀에 대입할 수 있는 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계획이 모든 것이 다른 것과 같아 보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역으로 모든 것이 다른 것과 달라 보일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그것이 디자이너가 의도적으로 시도했을 경우에는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7시리즈가 등장했을 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아주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었다. 그때까지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자인의 극치를 달렸던 BMW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기에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것은 당연했다.

“튀기 위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을 하는 것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아이덴티티가 강한 제품을 만들어 그것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한 시대가 가고 다른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페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컴퓨터의 발달로 이제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쪽으로 발전해 있다. 기계의 생각이 인간의 생각과 같을 수도 있는 시대라고나 할까. 이 때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은 내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New Industrial Humanism 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

시대적인 흐름이 그런 제품을 나오게 했고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고집이나 개성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에 대한 이해이다. 책상 앞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시장과의 관계를 통해 그것을 느끼고 그것이 반영되는 제품 구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두 가지 다른 방향의 스펙트럼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 하나가 7시리즈이고 다른 하나는 Z4라고 한다. 두 차는 확연히 다른 터치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모델들이 나왔을 때 크리스 뱅글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BMW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모터 저널리스트들, 그리고 자동차 경영진들까지도 뉴 7시리즈, 특히 트렁크 리드의 형상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다. 폭스바겐의 디자인 책임자인 Hartmut Warkuss는 뉴 7시리즈에 대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철판 덩어리’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BMW가 왜 가장 보수적인 모델에 그처럼 급진적으로 변화를 주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뱅글은 그런 비판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BMW 경영진과 이사회에서는 그의 디자인 방향에 대해 여전히 확실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그는 이처럼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것에 대해 그만큼 BMW모델이 독창성이 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BMW는 이런 두 가지 다른 터치를 이후 다른 모델에 일관되게 적용했다. 뉴 5시리즈를 시작으로 소형 SUV인 X3, 6시리즈 쿠페 등에서 약간씩의 표현 방법은 달라도 하나의 테마를 발견할 수 있다. 3시리즈 아래 세그먼트인 1시리즈와 6시리즈 컨버터블, 그리고 5시리즈 투어링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BMW 전 라인업에 대해 크기를 작게 한 모델이라는 기존 틀을 깼다. 다시 말해 5시리즈가 7시리즈의 소형 버전이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정한다. 그는 처음부터 접근 방향이 달랐다고 주장한다. 뉴 5시리즈는 이미 7시리즈가 데뷔하기 이전에 이미 대부분의 골격이 완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6시리즈는 7시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3시리즈와 1시리즈 등은 스포티, 다이나믹 그룹으로 규정한다.
3시리즈는 5시리즈보다는 Z4에 더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1시리즈는 3시리즈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외관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X3도 이 그룹에 속한다고 덧붙인다.

어떤 기업이든지 독자적인 색깔이 있어야 하고 그런 차별화된 스타일은 분명한 지향성이 있어 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장은 그의 이런 디자인 정책에 손을 들어 주었다. 2004년 BMW그룹 판매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 1사분기 역시 그 기세가 꺾어지 않고 있다. 1-3월기 BMW그룹의 전 세계 판매대수는 292,000대로 8.2%가 증가했으며 BMW브랜드의 경우 7.8% 증가한 239,000대, 미니는 7.3% 증가한 55,200대. 롤스로이스는 116대를 판매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1.2% 증가한 13,400대를 기록했다.

참고로 BMW 그룹 디자인팀은 시카고 아테네움 건축 디자인 박물관(Chicago Athenaeum Museum of Architecture and Design)에서 선정하는 ‘2003년 굿 디자인 상(Good Design Award)’을 수상했고, 상품 디자인 부문에 BMW 뉴 5시리즈와 Z4, 슬라이드카버(SlideCarver)가 각각 수상했다.

다음 단계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아주 간단하게 답한다.
'물론 또 다른 제품의 개발이다. 현행 모델의 모델체인지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세그먼트의 개발일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 디자이너가 할 일이고 하는 일이다. 물론 다음 제품 역시 소비자들과 끝없는 관계 형성을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크리스 뱅글은 독일 오펠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태리 피아트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는데 경쟁자들의 비판에 대해 너그러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 르노의 디자인에 대해 아주 높은 평가를 한다. 르노의 디자인 책임자는 패트릭 르 케망이다.


기사&사진 제공 : 글로벌 오토뉴스(http://global-aut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