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사로 무엇을 고를까 하다가, Mercedes AMG를 선택했습니다. 보시길 바랍니다.
AMG는 다른 독일 메이커의 워크스 튜너들과 달리 벤츠 전문 독립 튜너로 1967년 출발했다. 처음부터 벤츠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로 방향을 맞추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을 기본철학으로 삼았다. 현재는 벤츠의 고성능 모델 개발과 제작뿐 아니라 소량 주문개조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글·류청희 기자
메이커의 소속부서 또는 자회사로 해당 메이커 차의 모터스포츠 또는 튜닝용품 개발을 담당하는 곳을 워크스 튜너(Works tuner) 또는 팩토리 튜너(Factory tuner)라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워크스 튜너와 팩토리 튜너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많이 쓰이고 있는 워크스 튜너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어 그들의 발전과정과 활동, 주요 제품들을 통해 선진 튜닝문화를 짚어보기 위해 이 연재를 마련했다 <편집자>.
메르세데스 AMG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모델 개발과 개조, 주문제작을 맡고 있다. AMG 기술자가 새로 개발하는 고성능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메르세데스 AMG는 다임러크라이슬러 AG의 일원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성능 모델 개발과 개조, 주문제작 등을 맡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회사 내의 조직으로 시작한 다른 독일 메이커의 워크스 튜너들과 달리 AMG는 벤츠 전문 독립 튜너로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모터스포츠를 통한 기술력 입증을 기본 철학으로
AMG는 1967년 독일 그로샤스파흐(Groshasfach)의 낡은 방앗간 건물에서 출발했다. 창업자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Hans Werner Aufrecht)는 자신의 고향에서 에르하르트 멜허(Erhard Melcher)와 의기투합해 ‘경주용 엔진 설계 및 실험을 위한 기술 사무실’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렸지만, 두 사람의 성과 본거지 그로샤스파흐의 첫 글자를 딴 AMG라는 이름을 더 즐겨 썼다. 그들은 처음부터 벤츠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로 방향을 맞추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을 기본철학으로 삼았다.
1971년 벨기에 스파 프랑코르샹(Spa Francorchamp)에서 열린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그들이 개조한 벤츠 300SEL 6.9가 클래스 1위와 종합 2위를 차지하면서 AMG라는 이름은 독일과 유럽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검증된 품질과 내구성은 개성있는 벤츠를 원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고, 1970년대 벤츠의 성장과 함께 AMG도 성공의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1978년에 이르러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AMG는 현재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슈투트가르트 근처의 아팔터바흐(Affalterbach)로 근거지를 옮겼다.
AMG는 독립 튜너 시절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모터스포츠에서의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사진은 AMG에서 개발한 벤츠 경주용차들
벤츠에서 1982년 내놓은 소형차 190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며 벤츠뿐 아니라 AMG 고객의 폭을 넓히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190시리즈의 인기에 따라 늘어나는 튜닝 수요는 모든 벤츠 튜너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AMG는 회사의 철학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활용하기로 하고, 1984년부터 시작한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DTM: Deutsche Tourenwagen Meisterschaft)에 190E를 개조한 경주용차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1986년 시즌 2회 우승, 1988년 시즌 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자, 벤츠는 AMG와 모터스포츠 부문의 공식적인 제휴관계를 맺었다. 두 회사의 제휴효과는 곧바로 드러나, 1989년 시즌에 투입된 190E 2.5-16이 7회 우승을 차지하며 AMG 메르세데스 팀의 컨스트럭터 타이틀 획득을 이끌었다. 두 회사는 이후로도 FIA GT와 DTM에 CLK-GTR, CLK-DTM 등 공동개발한 경주용 차를 내보내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벤츠와 AMG의 협력관계는 모터스포츠뿐 아니라 완성차의 영역으로도 이어졌다. 1990년 두 회사는 AMG 제품을 AMG의 독자적인 판매망과 함께 메르세데스 벤츠의 판매와 서비스망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공급을 늘리기 위해 AMG는 1978년 제2공장에 이어 1990년 제3공장을 세웠다. 1985년 100여 명 수준이던 종업원 수는 불과 5년여 사이에 400여 명으로 늘어났다. 1993년에는 공동개발한 첫 완성차인 C36 AMG를 선보였고, AMG는 독일 특허국에 공식적인 상표로 등록되었다.
성능개선에서 주문개조까지 사업영역 넓어
아울러 성능개선을 위한 튜닝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차의 안팎을 꾸미는 개조사업도 확대하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세계 처음으로 자동차용 6채널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S55 AMG에 얹어 소개했고, 2000년에는 S클래스의 차체를 늘리고 실내를 화려하게 꾸민 S클래스 풀만을 만들었다. 이어 2001년에는 무선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장비를 결합한 AMG 어드밴스드 모바일 미디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 AMG의 현재 경영진. 왼쪽부터 후베르투스 트로스카 대표이사, 볼프 침머만 개발생산담당 이사, 도밍고스 피다드 판매마케팅담당 이사
협력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던 AMG와 벤츠는 1999년 창업자 아우프레흐트가 자신이 갖고있던 AMG의 지분 51%를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넘기면서 새로운 법인인 메르세데스 AMG GmbH로 한가족이 되었다. 이로써 AMG는 개발과 생산에 있어 메르세데스 벤츠의 품질기준을 그대로 따르고,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때에 시작단계에서부터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엔진, 흡배기계통, 에어로파츠, 휠, 브레이크, 서스펜션 부품 등 독자적인 튜닝용품 개발과 판매 및 마케팅 활동은 계속해나가고 있다.
최신작인 SL65 AMG. V12 6.0X 엔진에 두 개의 터보를 달아 604마력의 힘을 낸다
수제작 센터 마누팍투르는 벤츠의 실내외를 고객주문에 맞춰 개조하는 일을 한다
현재 메르세데스 AMG는 종업원 600여 명 규모로 성장했고, C32 AMG 스포츠 쿠페에서 CL65 AMG까지 A클래스를 제외한 모든 벤츠 라인업의 고성능 모델을 개발해 만들고 있다. 또한 수제작 센터인 마누팍투르(Manufactur)를 통해 벤츠 모델의 실내외를 고객의 주문에 맞게 개조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공하고 자동차용 PC를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부품을 개별적으로 제작해 다는 일도 이루어진다. 모터스포츠 부문은 창업자 아우프레흐트가 새로 설립한 H.W.A. GmbH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모터스포츠와 함께 통합 관리,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를 통해 E55 AMG가 수입,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