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류청희 기자(chryu@carlife.net)
임프레자는 수평대향 4기통 엔진과 AWD를 고집해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사진은 1997년형 세단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과 함께 1990년대 후반 세계 랠리 선수권(WRC)의 강자로 군림한 스바루 임프레자 WRX는 고집스러운 수평대향 엔진과 AWD를 바탕으로 한 탁월한 핸들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랠리 출전차 개발에 쓰인 기술을 양산차에 접목시킨 WRX 모델 중에서도, 스바루의 워크스 튜너인 스바루 테크니카 인터내셔널(STi)에서 튜닝한 WRX STi는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는 임프레자의 양산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WRC 출전차와 나란히 선 2003년형 스바루 임프레자 WRX STi
임프레자 WRX STi의 역사는 1994년 1월에 시작되었다. 1993년 처음 WRC에 투입된 임프레자가 첫 출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자 STi는 일반시판용 모델을 랠리카의 성능에 가깝게 튜닝한 임프레자의 최상위 모델 WRX STi를 주문생산하기 시작했다. 1994년 11월에 나온 WRX 타입 RA STi부터는 운전자가 앞 뒤 바퀴로 전해지는 토크배분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를 다는 등, 경기규정에 맞는 안전장비만 갖추면 바로 랠리에 출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1995년의 WRC 매뉴팩처러즈 및 드라이버즈 타이틀 획득을 기념하는 한정판 특별 모델 이후로 WRX STi는 WRC 제패의 상징이 되었다.
1998년에는 WRC 규정개정에 발맞춰 2도어 쿠페도 나왔다. 사진은 2000년형 2도어 쿠페
1996년 8월에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성능을 강화한 새 모델이 나왔다. 1997년 1월 2도어 쿠페 모델을 추가한 이후, 1998년까지 엔진과 구동계 중심으로 약간씩 개선되어왔다. WRC 출전차의 세팅은 이전까지 영국 프로드라이브에서 맡았지만, 1997년부터는 STi가 개발을 넘겨받으며 시판용 WRX STi의 개발도 적극성을 띠게 되었다. 규정 개정으로 1998년 WRC 시즌에 2도어 쿠페 랠리카를 내놓으면서 WRX STi에도 2도어 쿠페가 추가되었다. 1998년 3월에 선보인 이 모델은 엔진과 구동계,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은 물론 기본형 WRX보다 넓어진 차체까지 모두 WRC 출전용 차와 기본적으로 같은 것이었다. 이 차는 판매에 들어간 지 이틀만에 한정판매된 400대가 모두 예약이 완료되는 기록을 세웠다.
2000년에는 모델 체인지가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WRC 출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이 모델은 달라진 디자인과 새로운 설계의 엔진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배기량은 2.0X로 줄었지만 가변밸브타이밍 기술과 흡배기 튜닝을 통해 280마력의 최고출력을 유지했고, 강성이 뛰어난 6단 수동변속기를 달았다. 2002년에 나온 WRX STi 리미티드는 고출력용으로 세팅한 ECU와 경주용 에어 인테이크, 엔진오일 쿨러 등을 달고 안팎으로 WRC 출전차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었다. 11월에는 앞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엔진의 최대토크를 높인 새 모델이 나왔다. 이후 지금까지 기본적인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한 채 세부적인 성능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10년간 두 세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른 임프레자 WRX STi는 대부분 한정생산 모델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일본 내수시장에서만 팔렸지만 WRC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01년 영국에 이어 올해는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며 세계적인 스포츠 세단으로 도약하고 있다.
BMW M5는 20년 세월을 거치며 최강의 고성능 세단으로 자리잡았다. 한자리에 모인 M5 네 세대 모델들
‘정장입은 스프린터’ BMW M5는 4도어 세단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는 차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M5가 최강의 퍼포먼스 세단으로 매니아들을 열광케 한 것은 아니었다.
E28 섀시의 535i 세단을 바탕으로 만든 첫 M5의 공식 데뷔무대는 1985년 2월에 열린 암스테르담 모터쇼였다. 수퍼카 M1용으로 개발되고 M635CSi에 쓴 직렬 6기통 3.5X 286마력 엔진을 얹고 스포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및 캘리퍼를 보강해 성능을 높였지만, 겉모습은 M 엠블럼과 선택장비인 스포일러를 빼면 535i와 전혀 다른 것이 없었다. 0→시속 100km 가속 6.5초로 당대 4도어 세단 중 가장 빠른 차였지만, M5는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도, 큰 인기를 얻지도 못했다. 1988년 6월까지 만들어진 초대 M5는 2천180대에 불과했다.
M5의 명성을 높인 E34 섀시의 2세대 M5는 1988년 10월 파리 오토살롱에 모습을 드러냈다. 1989년형으로 선보인 첫 모델은 535i에 얹은 직렬 6기통 엔진의 스트로크를 늘린 3.6X 315마력 엔진을 얹었다. 이 엔진은 밸브 타이밍과 리프트를 조절하고, 무게를 줄인 단조 크랭크축을 달아 뛰어난 회전반응을 보였다. 1992년에는 엔진 배기량을 3.8X로 키우고 최고출력이 340마력으로 높아지면서 0→시속 100km 가속은 6.3초에서 5.9초로 빨라졌다. 왜건 형태의 M5 투어링도 이때 등장해, 20년 M5 역사속에 유일한 왜건 모델로 기록되었다. 1995년에는 같은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와 핸들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뉘르부르그링 서스펜션를 기본으로 달아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1995년 7월까지 만들어진 2세대 M5는 모두 1만2천여 대에 달했다.
명실상부한 최강의 고성능 세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3세대 M5는 1998년에 등장했다. 이 모델은 540i의 V8 엔진을 BMW M GmbH에서 대대적으로 손본 S62 4.9X 엔진을 얹었다. 이 엔진에는 더블 바노스 가변 캠샤프트 및 밸브조절기술을 썼고, 실린더마다 개별조절되는 스로틀을 달아 성능을 높였다.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으로 0→시속 100km 가속 4.9초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서스펜션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핸들링 특성을 개선했다. 속도감응식 M 서보트로닉 파워 스티어링과 버튼으로 엔진과 서스펜션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M 드라이빙 다이나믹스 컨트롤 기능도 갖췄다. 판매도 가장 성공적이었던 3세대 모델은 6단 수동변속기 모델만 나왔다.
지난 9월 파리 오토살롱에 선보인 4세대 M5
신형 M5의 V10 5.0X 엔진. 양산차용 첫 V10 엔진으로 최고출력 507마력을 낸다
최신형 4세대 M5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 컨셉트카로 등장한데 이어 9월 파리 오토살롱에 양산버전이 선보였다. 새로 개발한 S65 V10 5.0X 엔진은 양산차용 첫 V10 엔진으로 최고출력 507마력, 최대토크 53.0kg·m의 폭발적인 힘을 낸다. 최고출력은 3세대 V8 엔진보다 25% 이상 높은 것이다. 경주용차 수준의 X당 100마력의 힘을 내는 것은 물론, 마력당 무게비도 동급 최고수준이어서 0→시속 100km 가속을 4.7초에 끝낸다. 기본으로 달리는 7단 SMG Ⅲ 변속기, 3가지 세팅의 DSC 구동력 제어장치. 차의 주행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M 드라이브 버튼과 i드라이브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새로운 퍼포먼스 세단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1974년 파리 오토살롱에 포르쉐가 내놓은 911 터보는 많은 관람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당시만 해도 양산차에 터보 차저를 쓰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일반 911 모델과는 구별되는 넓은 차체 뒷부분과 독특한 모양으로 튀어나온 공기흡입구 일체형 대형 리어 스포일러는 겉모습만으로도 강력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고래 꼬리’라는 별명을 얻은 이 스포일러는 이후 911 터보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가 되었다.
1974년 처음 선보인 1세대 911 터보. ‘고래 꼬리’라는 별명을 얻은 대형 스포일러가 눈길을 끈다
첫 911 터보의 3.0X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으로 최고시속 250km를 기록하며 한동안 독일 최고속 도로주행용 스포츠카의 자리를 차지했다. 터보차저가 만드는 폭발적인 가속력과 강력한 제동성능 때문에 운전이 쉽지 않은 것이 흠이었지만, 애초 GT 경주 출전을 위한 자격조건인 400대 양산기준에 맞춰 생산하려던 계획은 수요가 늘면서 바뀌어 결국 1977년까지 2천876대가 만들어졌다.
1977년 930 섀시 모델로 넘어가며 엔진 배기량은 3.3X 로 커지고 인터쿨러를 개선해 최고출력은 300마력에 이르렀다. 성능과 함께 연비도 개선하는 등 발전은 꾸준히 이루어졌다. 1987년에는 타르가와 컨버터블 모델이 추가되었다. 1988년에는 4단 수동변속기 대신 5단 변속기를 달아 0→시속 100km 가속을 5.2초로 당겼다. 1989년까지 만들어진 1세대 911 터보는 2만1천여 대에 이르렀다.
2세대 911 터보는 0→시속 100km 가속 4.8초의 성능을 내며 4초대에 진입했다
2년 동안의 생산공백기를 지나 1991년에 선보인 2세대 911 터보는 964 섀시에 3.3X 320마력 엔진을 얹었다. 커진 차체 때문에 무게는 1977년 모델보다 135kg이나 늘었지만, 최고시속 270km, 0→시속 100km 가속 5.2초의 준족은 여전했다. 1993년에는 배기량이 3.6X로 커지면서 최고출력도 360마력으로 높아졌고, 0→시속 100km 가속 4.8초의 성능을 내며 4초대에 진입했다.
다음 세대 911 터보는 993 시리즈로 1994년 선보였다. 이 모델의 엔진은 911 카레라의 3.6X 공랭식 엔진을 바탕으로 두 개의 터보차저를 더해 5천750rpm에서 408마력의 최고출력을 냈다. 최고시속은 293km, 0→시속 100km 가속은 4.5초였다.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개의 촉매와 4개의 산소센서를 달고도 성능은 더 좋아졌다. 3세대 911 터보에 쓰인 가장 획기적인 기술은 911 카레라 4로부터 가져온 네바퀴굴림 장치다. 993 터보 시리즈의 전체 생산대수는 6천314대였다.
2000년 등장한 4세대 911 터보는 수랭식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 305km를 기록했다
996 섀시의 최신 911 터보는 네바퀴굴림 장치와 트윈터보 기술을 이어받아 2000년에 선 보였다. 엔진은 4밸브 기술을 쓴 수랭식으로 바뀌었고, 캠샤프트를 조절해 최적의 성능을 얻는 바리오캠 플러스 기술을 써 최고출력 420마력에 최고시속 305km를 기록했다. 데뷔와 함께 복합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PCCB)를 선보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포르쉐 911 터보 S. 포르쉐 라인업 중 최고의 성능을 내는 최신형 모델이다
올해 선보인 터보 S 모델은 최고출력이 450마력으로 높아졌고, 0→시속 100km 가속 4.2초에 최고시속을 307km까지 끌어올려 역대 터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낸다. 997 시리즈 신형 911을 바탕으로 한 터보 모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1964년 등장한 포드 머스탱은 1년 동안 42만여 대가 팔려나가며 미국 자동차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60년대 중반, 미국 스포츠카시장은 시보레 코베트와 포드 선더버드 등 대형 고성능 모델이 주름잡고 있었다. 스피드에 열광하던 베이비붐 세대 젊은이들에게 이런 고급 스포츠카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드 머스탱은 달랐다. 여느 스포츠카의 절반 값에 멋진 스타일까지 갖춘 이 차는 대대적인 TV 광고에 힘입어 판매를 시작한 첫날 2만 대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26만 대, 1년 뒤인 1965년 4월 16일까지 42만여 대가 팔려나가며 미국 자동차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당시 포드 부사장이었던 리 아이아코카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머스탱 프로젝트의 성공은 대중차 팔콘의 섀시와 엔진을 바탕으로 개발과 생산비용을 줄였기에 가능했다. V8 4.3X 엔진을 얹어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캐롤 셸비를 비롯한 많은 튜너들이 고성능을 낼 수 있는 부품들을 개발해 내놓으면서 스피드 매니아들에게는 값싸고 훌륭한 튜닝의 재료가 되어 인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포드도 이에 발맞춰 4.7X, 7.0X 등 큰 배기량의 고성능 엔진을 얹은 모델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석유파동의 타격에 머스탱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체와 엔진이 모두 작아진 1975년형 머스탱Ⅱ
3세대 머스탱은 날렵하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바뀌며 재기의 꿈을 다졌다. 사진은 1981년형 쿠페
1970년대 들어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미국 자동차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고, 머스탱도 살아남기 위해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1974년에 등장한 머스탱Ⅱ는 모든 면에서 카리스마가 사라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엔진은 고출력을 기대할 수 없는 2.3X 와 2.8X 였고, 시장 침체의 여파로 불과 4년만에 단종되는 비운을 겪었다. 1979년에 나온 3세대 모델은 좀더 날렵하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바뀌었고, 석유파동의 여파가 가시기 시작한 1980년 4.2X, 1983년 5.0X 엔진을 얹으며 재기의 꿈을 다지기 시작했다.
1992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오토쇼에 선보인 포드의 컨셉트카 마하Ⅲ은 머스탱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멋진 스타일과 저렴한 값에 성능도 좋은 스포츠카를 원하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한 것이었다. 결국 1994년, 4세대 머스탱이 컨셉트카의 인기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유행에 따른 둥근 차체를 갖고 있었지만, 전성기 머스탱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가져와 전통을 잇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 스포츠카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1999년에는 엣지 스타일로 변신하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엔진은 V6 3.8X, V6과 4.6X V8로 정리되었다.
올해 선보인 5세대 머스탱은 1960년대 후반 모델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네오 클래식 스타일이 특징이다
2002년 선보인 컨셉트카를 바탕으로 2004년 획기적으로 바뀐 5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새 모델은 큰 인기를 얻었던 1960년대 후반 모델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네오 클래식 스타일이 특징이다. 시보레 코베트와 함께 오랜 세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온 미국 스포츠카의 아이콘 머스탱의 최신 모델에 많은 미국인들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옛 스타일을 오늘에 되살렸지만, 값싼 스포츠카의 개념을 벗고 고급스러운 대형 GT카로 바뀌었다. 기본 모델은 V6 4.0X 202마력, GT 모델은 V8 4.6X 300마력 엔진을 얹고, 내년 중 선보일 SVT 코브라 모델은 V8 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400마력 이상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SL클래스는 50년 동안 편한 운전감각의 소형 컨버터블에서 대형 럭셔리 컨버터블로 발전해왔다
메르세데스 벤츠 SL은 대형 컨버터블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1954년 뉴욕 오토쇼에 등장한 W198 새시의 메르세데스 벤츠 300SL은 1951년 경주용차로 개발되었던 W194 300SL을 바탕으로 만든 2도어 쿠페였다. 경주용차에 뿌리를 두었던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했지만, 실내공간은 좁고 운전하기가 까다로웠다.
메르세데스 벤츠 SL클래스의 시발점이 된 1954년형 300SL. 갈매기 날개모양의 ‘걸윙 도어’로 유명하다
그러나 300SL을 명차의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은 위로 들어올려 여는 양쪽 도어였다. 차체의 곡면을 따라 크게 굽은 도어는 열었을 때의 모습이 갈매기의 날개를 연상시켜, ‘걸 윙’(Gull wing)이라는 별명을 만들어냈다.
실질적인 SL클래스의 시작인 190SL은 300SL과 함께 1954년 뉴욕 오토쇼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SL은 ‘경량 스포츠’(Sport, Licht)의 줄임말로, 소형 컨버터블인 190SL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최고출력 105마력의 1.9X 엔진을 얹은 1세대 SL은 스포츠카의 성능을 내지는 못했지만 편안한 주행감각과 스포티한 스타일로 사랑받았다.
1963년 제네바 모터쇼에는 후속모델 230SL이 선보였다. 새로 선보인 SL은 앞에서 보았을 때 수직으로 길게 솟은 헤드라이트와 함께 지붕 양끝이 위로 치켜 올라간 형태가 동양의 탑을 떠올리게 해 ‘파고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1967년에는 2.5X 엔진을 얹은 250SL이, 1968년에는 2.8X 엔진을 얹은 280SL이 라인업에 더해졌다. 1971년까지 만들어진 파고다 시리즈 SL은 이전 모델인 190SL의 두 배에 가까운
4만9천여 대였다.
1971년 선보인 R107 SL클래스는 1989년까지 18년간 장수했다
1971년에 나온 R107 SL클래스의 첫 모델은 350SL이었다. 이때부터 차체가 커지면서 대형 컨버터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게가 늘어나면서 큰 엔진을 얹을 필요가 생겼고, 새로 개발된 V8 4.5X 엔진을 얹은 450SL이 1973년에 등장했다. 그러나 곧 불어닥친 석유파동의 여파로 배기량이 큰 차가 인기를 잃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1974년에 2.8X 엔진을 얹은 280SL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1980년 제네바 모터쇼에 350SL을 대신해 등장한 380SL을 시작으로 R107 SL클래스는 2기를 맞이한다. 스타일의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업그레이드된 새 엔진들이 속속 추가되었다. 1985년 마이너 체인지 모델에는 2.8X 엔진이 3.0X로, 3.8X 엔진이 4.2X로 바뀌었다. 3세대 SL의 최종 모델은 5.0X 엔진과 5.6X 엔진을 얹은 500SL과 560SL이다. 18년 동안 장수한 R107 모델은 전세계적으로 23만7천여 대가 팔렸다.
기술중심주의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지막 모델로 불리는 R129 섀시의 4세대 SL
1989년에는 기술중심주의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지막 모델로 불리는 R129 섀시의 4세대 SL클래스가 데뷔했다. 직렬 6기통 3.0X 엔진의 300SL을 시작으로 V8 5.0X 엔진의 500SL과 V12 5.5X 엔진의 600SL이 뒤를 이었다. 1994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명 체계가 바뀌면서 각각 SL320, SL500, SL600의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날렵함과 고급스러움을 고루 갖춘 R129 SL은 전복 때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롤 오버 바를 비롯해 다양한 안전장비를 갖추고 최고급 컨버터블의 자리를 지켰다.
최신형 5세대 SL클래스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SL65 AMG
2001년에는 현재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R230 SL이 선보였다. 새 SL의 가장 큰 특징은 전동개폐식 하드톱이다. 쿠페와 컨버터블의 스타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 장치는 1996년 선보인 SLK 이후 세계적인 유행을 만들었다. 2인승 컨버터블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내는 차 중 하나로 꼽히는 최신형 SL은 현재 SL350, SL500, SL600과 함께 고성능 모델인 SL65 AMG가 나오고 있다. SL65 AMG는 V12 6.5X 트윈터보 612마력 엔진을 얹어 0→시속 100km 가속 4.2초, 0→시속 200km 가속 12.9초의 탁월한 성능을 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양산 로드스터로 꼽힌다.
기사&사진 출처 : 자동차 생활 2004년 12월호(http://www.carlife.net )
'Auto >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nault Samsung SM7 특집 (5) | 2005.02.23 |
---|---|
2005 북미국제오토쇼 (4) | 2005.02.17 |
Mercedes-Benz SLK (7) | 2005.01.30 |
VW TOUAREG (5) | 2005.01.27 |
기아車, 스포츠카 전용공장 검토 (0) | 2005.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