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형준 사진 | 정진호
Style
폭스바겐의 고급화 노선을 이끄는 미드사이즈 럭셔리 SUV 투아레그(이게 미드사이즈라고? 그럼 쏘렝이는 꼬맹이네, 꼬맹이야.)
구김살 없이 매끈하고 심플한 보디라인
페이튼을 연상시킬 만큼 단정한 프론트 마스크
볼륨 있는 허리라인이 풍만함을 더한다
바이크세논 타입의 헤드램프
방향지시등을 갖춘 사이드미러
타이어는 255/55 R18 사이즈의 브릿지스톤 투란자
70년대 중반 골프와 파사트 등 품질 좋은 중소형차를 앞세워 유럽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폭스바겐은 93년, 페르디난트 피에히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를 맞이했다. 계열사인 아우디를 거쳐 그룹 총수에 오른 피에히는 아우디의 체질 강화와 람보르기니, 부가티, 벤틀리 등 호화 브랜드의 영입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핵심 브랜드 폭스바겐에게 벤츠, BMW와 동등한 수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원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신호탄은 9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인 컨셉트카 D1. 2000년 W8 4.0X 엔진의 파사트 W8로 어퍼미들 세그먼트를 채운 폭스바겐은 2년 뒤 D1의 양산형인 대형 럭셔리 세단 페이튼과 자사 첫 SUV 투아레그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투아레그는 북아프리카의 유목민족 ‘투아레그’(Tuareg)에서 따온 이름. 낙타와 함께 사막을 유랑하며 사는 투아레그족의 강인한 이미지는 럭셔리 세단과 스포츠카, 정통 오프로더의 성격을 고루 갖춘 폭스바겐 SUV에 무척 잘 어울린다. 디자인 모티브는 2000년 북미국제오토쇼에 등장한 AAC 컨셉트카. 화살촉을 떠올리는 보네트의 V라인, 부드럽고 단정한 헤드램프 디자인은 파사트와 페이튼을 통해 제시된 고급 폭스바겐의 얼굴이다. 길이×너비×높이 4천754×1천928×1천726mm로 듬직한 체격이지만 구김살 없이 매끈하고 심플한 보디가 맵시 있다. 오프로드를 위한 배려도 인색하지 않아 접근각과 이탈각은 28°나 되고, 에어 스프링으로 차고를 높이면 여유각은 최대 33.2°까지 늘어난다. 에어 서스펜션은 최소 160mm에서 최대 300mm까지 6단계로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고 헤드램프, 에어 인테이크 등에 철저한 방수처리가 이뤄져 580mm에 이르는 물길도 걱정 없이 헤집을 수 있다.
Award Winner, Touareg
Award Winner, Touareg
투아레그의 개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97년 무렵.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이 작업은 처음 시도하는 세그먼트인데다 경쟁 메이커들은 새로운 모델을 이미 시장에 투입한 터라 위험부담이 적지 않았다. 피에히는 폭스바겐과 오래 전부터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포르쉐에 공동개발을 제안했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기획중이던 포르쉐도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약 6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새 스포트-유틸리티는 4년여 뒤인 2002년 투아레그와 카이엔이라는 이름을 달고 파리 오토살롱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폭스바겐의 야심작 투아레그는 그 해 가을 유럽 시장 시판을 시작으로 각종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빠르게 스며들어갔다.
첫 번째 축전은 2002년 11월 독일 주간지 <빌트 암 손타그>(Bild am Sonntag)가 수여한 ‘골든 스티어링 휠’. BMW X5, 포르쉐 카이엔 등 SUV 부문의 강력한 라이벌을 따돌리고 거둔 영예였다. 이듬해 <빌트 암 손타그>의 선물을 안고 당당하게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투아레그는 숨돌릴 새 없이 현지 자동차 전문지인 <카 앤드 드라이버>가 고른 ‘베스트 트럭-럭셔리 SUV’ 부문에 선정되며 화려한 행보를 시작한다. <카 앤드 드라이버>의 선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투아레그 V8은 럭셔리 유틸리티가 지녀야 할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다. 매우 빠르고 핸들링은 날카롭다.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과 안락함까지 갖췄지만 신형 레인지로버보다 2만 달러나 싸고 같은 엔진을 얹은 아우디 A6보다도 비싸지 않다. 폭스바겐은 아주 유쾌한 가격표로 새로운 세그먼트를 성공적으로 개척했다.” 투아레그는 같은 해 10월 <모터 트렌드>가 선정한 ‘베스트 SUV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며 미국 시장 공식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투아레그의 수상 목록에는 이밖에 영국 리서치&테크놀로지 센터 댓챔(Thatcham)이 수여한 ‘도난 염려가 가장 적은 SUV’, 미국 여성 여행지인 <아메리칸 우먼 로드 앤드 트래블>이 선정한 ‘가장 생존확률이 높은 SUV’(Most likely to survive anything) 등과 같은 독특한 부문도 포함되어 있다.
Mechanism
투아레그는 익히 알려진 대로 카이엔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폭스바겐-포르쉐의 공동작업 모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출발 전부터 차의 바탕이 되는 부분만을 함께 쓴다는 원칙 아래 두 차의 개발은 컨셉트 구상에서 마무리까지 철저히 분리된 상태로 이루어졌다. 공유 부품은 플로어 패널과 구동 시스템 정도. 폭스바겐은 오히려 기함 페이튼의 부품 및 기술을 적극 활용해 최상의 품질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모든 공정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폭스바겐 공장에서 이뤄지고 카이엔의 보디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비틀림 강성과 진동 흡수력이 뛰어난 모노코크 섀시
Chassis : 유럽 및 미국 NCAP 충돌테스트 기준을 만족시키는 모노코크 섀시는 고강성 스틸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아연도금 및 레이저 용접 공법으로 마무리해 비틀림 강성과 진동 흡수력이 무척 뛰어나다. 최대 루프 하중은 경쟁 모델보다 25kg 정도 높은 100kg. 알루미늄 보네트는 무게 부담을 줄여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보행자 사고가 났을 때는 플라스틱 소재의 앞 범퍼·펜더와 함께 부딪힌 상대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헤드램프, 커넥터, 에어 인테이크, 엔진 통풍구 등은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완벽한 방수 처리를 거쳤고 도어 실 역시 3겹 구조로 이뤄져 물기 침입을 원천 봉쇄한다. 3중 도어 실은 페이튼에 처음 쓰인 방식. 방수는 물론 방음효과도 뛰어나 실내소음 유입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V8 4.2X DOHC 310마력 엔진은 5밸브 헤드의 아우디 계열이다
Engine : V6 3.2X와 V8 4.2X의 2개 휘발유 버전 외에 직분사 디젤 방식의 V10 5.0X TDI와 V5 2.5X TDI 등 모두 4가지 엔진이 마련되어 있다. 협각 15°의 V6 3.2X DOHC 220마력은 골프 R32, 페이튼이 함께 써온 폭스바겐의 명작 중 하나. 올해 모델 이어 변경과 함께 최고출력을 241마력으로 키워 0→시속 100km 가속 9.8초, 최고시속 211km로 주행성능을 한껏 끌어올렸다. V8 4.2X 엔진은 흡기와 배기 밸브를 각각 3, 2개씩 갖추고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를 얹은 아우디 계열 유닛으로 310마력/6천200rpm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3천~4천rpm에서 41.8kg·m. V10 5.0X DOHC TDI 엔진은 지난 5월 유럽에서 실시한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4.0X 이상 부문과 종합성적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펌프 인젝션 직분사 시스템을 핵심 기술로 가변 노즐 터보와 최신 엔진 매니지먼트를 곁들여 2천rpm에서 76.5kg·m의 최대토크를 토해내고 최고출력은 V8 4.2X를 능가하는 313마력. 엔트리 디젤 V5 2.5X TDI(투아레그 R5)는 1천850바의 펌프 인젝션 타입 직분사 시스템과 2개의 가변식 터보를 조합해 3천500rpm에서 174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40.8kg·m/2천~2천300rpm이다.
록킹 리어 디퍼렌셜을 선택장비로 마련했다(국내 시판 모델에서는 기본)
4XMotion : 정상급 온·오프로드 성능을 지향한 투아레그의 중추 기술. 폭스바겐의 풀타임 4WD 4모션과 달리 4X모션은 가변 다판 클러치 방식의 센터 디퍼렌셜에 로 기어용 트랜스퍼 케이스를 결합하고 리어 록킹 디퍼렌셜을 옵션(국내 시판모델은 기본)으로 마련했다. 전자제어식 센터 디퍼렌셜은 앞뒤 50:50의 토크 배분이 기본. 전자식 디퍼렌셜 록킹 시스템(EDL)은 시속 80km 이하에서 양쪽 휠의 속도 차이가 100rpm 이상 벌어질 때 브레이크와 엔진 제어로 이를 보정한다.
4X모션 시스템은 한쪽 바퀴에만 구동력의 100%를 집중시킬 수 있다
4X모션의 위력은 오프로드에서 더욱 돋보인다. 자동 혹은 수동으로 디퍼렌셜을 잠가 바퀴 하나에만 구동력 100%를 집중시킬 수 있고 2단 트랜스퍼 케이스가 침착한 험로 주행을 돕는다. 최대 등판각도는 45°. 센터콘솔의 ‘디퍼렌셜 록’ 버튼을 누르면 앞뒤 토크 배분은 50:50, 에어 서스펜션은 최대 높이인 엑스트라 하이 모드(300mm)로 고정된다. 힐 스타팅 및 다운 힐 어시스트 기능도 오프로드에서 무척 유용한 장비. 힐 스타팅 어시스트는 가파른 경사로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할 때 차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돕고, ‘다운 힐 어시스트’는 로 레인지 1단·시속 20km 이하의 내리막 주행에서 ESP의 제어 아래 차 속도를 시속 7km 이하로 억제한다.
지상고를 160~280mm 사이에서 6단계로 제어하는 CDC
CDC : ‘가변 댐핑 컨트롤’(Continuous Damping Control)의 약자인 CDC는 페이튼은 물론 아우디 A8과 올로드 콰트로 등에서 만나본 에어 서스펜션의 최신 버전이다. 기본 지상고는 215mm로 시속 125km 이상에서는 195mm, 180km를 넘어가면 180mm까지 낮아지고 오프로드 모드(시속 70km 이하)와 엑스트라 하이 모드(시속 25km 이하)에서는 반대로 차고를 245, 300mm까지 높여준다. 적재 모드에서는 짐을 부리기 쉽게 지상고가 160mm까지 내려간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구성의 스틸 서스펜션 버전 최저지상고는 237mm. 에어 스프링은 스카이후크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노면상황과 미세한 자세 변화 등을 차내의 각종 센서가 수집해 최적의 댐핑 강도를 제공한다. 에어 서스펜션의 댐핑 프로그램은 자동 제어를 기본으로 스포츠와 컴포트 2가지 모드가 함께 마련되어 있다.
4존 클리마트로닉. 실내 4곳의 온도를 약 4℃ 차이까지 독립 제어한다
Climatronic : 페이튼과 함께 쓰는 클리마트로닉 전자동 에어컨 시스템은 투아레그의 메커니즘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장비 중 하나. 2존 클리마트로닉은 7개의 서보 모터와 8곳의 온도 센서, 정밀한 온도 센싱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운전석과 조수석 온도를 개별 제어할 수 있다. 4존 클리마트로닉은 서보 모터만 18개에 이르고 온도·적외선 감지 센서와 열 교환기, 증발기, 환기 시스템 등이 각각 2개씩 마련된 다. 에어컨이 앞뒤에 하나씩 달려 실내 4곳의 온도를 약 4℃까지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송풍량을 피부로 거의 느낄 수 없는 간접 송풍 모드도 돋보이는 기능. 대시보드 패널을 따라 부드럽게 흘러나온 공기가 실내의 틈새공간까지 치밀하게 스며들어 최상의 쾌적함을 선사한다. 옆 창문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돕는 B필러 송풍구는 폭스바겐의 특허등록 상품.
Interior
아늑한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한 구성과 고급스런 분위기가 일품이다
스티어링 칼럼 좌우에 하나씩 달린 패들 시프트. 오른쪽이 시프트업이다
균형감과 시인성이 좋은 계기판
혼 패드에 마련된 다기능 컨트롤러
승용차 분위기의 운전석
로·하이 기어와 디퍼렌셜 잠금 기능을 제어하는 러닝기어 다이얼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수납함과 파킹 어시스트 바가 함께 마련되어 있다
매뉴얼 북 선반을 별도로 마련한 글러브박스
독일의 국민차 메이커 폭스바겐.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올곧게 실용적인 길을 걸어온 이들이 럭셔리 모델을 만들 수 있겠냐는 걱정은 그저 하찮은 조바심에 불과했다. 폭스바겐 스포트-유틸리티의 아늑하고 완성도 높은 거주공간은 4세대 골프가 풀어낸 인테리어의 모범답안과 럭셔리 기함의 개발 노하우가 만난 결과. 시원한 직선과 폭스바겐 특유의 부드러운 아치가 어우러진 대시보드 디자인은 페이튼을 꼭 닮았다. 심플하지만 단아한 멋이 살아 있고 나파 가죽과 호두나무 원목을 어울린 꾸밈새가 고급스럽다. 야간에는 연보라와 빨간빛의 다채로운 조명이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다. 넉넉한 인스트루먼트 패널 안에 마련된 계기판은 크고 작은 6가지 원형 미터를 균형감 있게 배치하고 난반사가 적은 미네랄 유리로 마감해 시인성을 높였다. 대시보드 정중앙의 센터페시아는 아기자기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현란할 정도로 많은 기능이 몰려 있지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덕분에 금방 손에 익고 스위치가 큼지막해 다루기도 편하다. 특히 클리마트로닉과 러닝 기어, 에어 서스펜션 조절 다이얼은 한 손에 꽉 차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크고 고급 메탈 소재로 테두리를 둘러 조작감도 그만이다.
시프트레버와 시동 버튼, 러닝·에어 서스펜션 컨트롤러가 모여 있는 센터터널
센터콘솔 덮개 안쪽에 달린 접이식 컵홀더. 1X들이 병까지 담아둘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를 눕혀 만든 1천570X 용량의 깔끔한 짐칸
4존 클리마트로닉의 뒷자리 전용 듀얼 에어컨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때는 에어 스프링과 연동된 잭(조수석 아래)에 컴프레서를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뒷자리는 거주성이 좋지만 운전석에서는 헤드레스트에 시야가 가려져 불편하다
키리스 액세스, 메모리 시트, 다기능 디스플레이 등은 승객을 모실 줄 아는 진정한 고급 편의장비들. 시동키는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 없이 도어 핸들에 손만 대도 문이 열리고 시동도 걸 수 있다. 차에서 내릴 때는 문을 닫고 도어 핸들을 잡아주면 30초 뒤에 자동으로 문이 잠긴다. 차내 전자 시스템과 컴퓨터 제어식 비상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운전편의를 제공하는 실력파 장비들. 차내 전자 시스템은 운전석 시트 아래의 시동용 배터리와 트렁크 플로어 밑에 마련된 차내 시스템 전용 배터리 두 가지를 함께 써 다양한 장비 운영에 필요한 전력 부담을 덜어낸다. 비상 프로그램은 전압이 떨어졌을 때 아이들링 상태에서 rpm을 상승시키고 에어컨, 시트, 열선 등 전력사용량이 많은 편의장치의 기능을 우선 차단해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낭패를 사전에 예방한다. 냉장 기능의 글러브박스에는 매뉴얼 북을 넣어둘 격납식 선반이 달려 있고, 센터콘솔은 최대 1X 크기의 음료수병까지 담을 만큼 큼직하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555X. 6:4 분할·더블폴딩 기능의 뒷자리를 모두 눕히면 최대 1천570X의 짐 공간이 마련된다.
Ride, Handling & Performance
97년 벤츠 M클래스의 등장을 계기로 불붙기 시작한 럭셔리 SUV 시장은 7년여가 지난 지금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SAV를 지향한 BMW X5가 스포츠 핸들링의 바람을 몰고 왔다면, 렉서스 RX300은 한없이 부드럽고 안락한 달리기로 럭셔리 세단의 영역을 침범한 주인공. 그리고 지난 2002년 랜드로버의 혁신적인 레인지로버가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은 럭셔리 SUV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듯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세련되고 안정된 달리기가 돋보이는 투아레그 V8
그러나 포르쉐 카이엔과 손을 맞잡고 등장한 투아레그는 일순 럭셔리 세그먼트의 라이벌을 긴장 상태로 몰아갔다. 힘찬 V8 엔진과 패들형 기어를 갖춘 6단 AT, 지능적인 에어 스프링과 록킹 디퍼렌셜 등 투아레그 안에는 SUV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담겨 있고, 이런 조건들을 조합해서 풀어내는 상황 또한 무척 다채롭다. 럭셔리 세단이거나 정통 오프로더인 투아레그는,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스포츠 세단처럼 돌변하는 매서운 질주 본능까지 지니고 있다.
시승 모델은 V8 4.2X 엔진의 투아레그 V8. 아이신의 6단 AT와 CDC 에어 스프링, 리어 록킹 디퍼렌셜 등 모든 장비를 갖춘 최상급 모델이다. 타이어는 255/55 R18 사이즈의 브릿지스톤 투란자. 시동은 센터콘솔의 반짝이는 크롬 버튼을 꾹 누르면 그만. 가볍게 시동이 걸리고 적당히 스포티한 배기음에 귀가 즐겁다.
시속 180km까지 단숨에 치고 나가는 가속성능이 눈부시다
2.46톤의 부담스런 체중은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가속에 깨끗이 잊혀지고, 속도계 바늘은 시속 180km까지 순조롭게 쌓여간다. 시속 100~120km를 오가는 고속으로 바나나처럼 휜 도로를 달려도 불안한 기색이 없는 안정감은 풀타임 4WD 4X모션과 운전자가 인식할 새도 없이 쪼그려 앉아 있는 에어 스프링 덕분. 댐핑 모드를 스포트로 돌리면 스포츠 세단이 부럽지 않은 과감하고 정교한 핸들링도 가능하다.
하체가 탄탄해 급코너링 때도 버거운 느낌이 적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지만 운전하는 내내 버거운 느낌이 없다. 매끄럽고 정확한 스티어링, 차선을 급하게 바꿔 타도 다부지게 자세를 고쳐 잡는 서스펜션 덕분에 날렵한 럭셔리 세단의 콕피트 안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까지 든다. 시속 130km부터 거칠어지는 풍절음이 귀에 거슬리지만 큰 차체를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 41.8kg·m의 최대토크를 3천rpm부터 끌어내는 V8 4.2X 엔진은 팁트로닉 6단 AT의 매뉴얼 모드 또는 스티어링 칼럼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에 부지런히 손가락이 오갈 때마다 후련한 추월가속을 뽑아낸다. 시프트레버를 맨 아랫단으로 내리면 변속 포인트를 3천~4천rpm까지 지연시키는 DSP 모드가 작동, 잔 손길 없이도 스포티한 주행을 만끽할 수 있다.
시승 당일, 도로는 폭포수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 물이 흥건히 고인 상태. 그러나 겁도 없이 시속 100~150km를 실용영역 삼아 달릴 수 있었던 데는 제동력이 확실한 브레이크 시스템의 공이 컸다. 시속 120km에서 억세게 브레이크를 밟아도 속도계 바늘을 충분한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차체가 비틀리거나 미끄러지는 모습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CDC 에어 서스펜션은 와인딩 로드나 고속주행 때뿐만 아니라 안정된 제동이 필요한 경우에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바퀴마다 달린 센서로 차축과 차체의 높이를 감지, 댐핑압을 조절하며 앞뒤 액슬의 높이를 항상 똑같이 유지하는 방식. 과속 방지턱을 고속으로 타고 넘어도 노즈 다운 현상이 거의 없고 거칠게 튀어 오르지도 않는다.
Across the Desert
Across the Desert
럭셔리 세단이 절로 떠오를 만큼 세련된 운전감각은 투아레그의 일부분일 뿐, 그 진가는 수심 580mm의 강을 건너고 크고 작은 모글이 함정처럼 늘어선 험로를 헤집을 때 더욱 빛난다. 2002년 폭스바겐은 투아레그를 시장에 내놓고 얼마 뒤, 투아레그 베이스의 경주차를 2003년 다카르 랠리부터 출전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 17개 경주 구간을 18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극한의 레이스에서 투아레그의 성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였다. 첫 출전 클래스는 개조범위가 넓은 수퍼 프로덕션 T2. 타렉이라 이름지어진 폭스바겐 랠리카는 강관 스페이스 프레임과 카본 보디에 4기통 1.9X 직분사 디젤 엔진을 미드십에 얹고 가혹한 다카르 사막에 뛰어들었지만 종합 6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듬해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2대의 신형 랠리카, 레이스 투아레그(사진)를 개발해 다시 한번 다카르 랠리에 도전했다. 레이스 투아레그는 타렉과 같은 T2 경주차로 고장력 스페이스 프레임에 보디와 서스펜션, 롤케이지를 직접 연결해 내구성과 강성을 높이고 직렬 5기통 2.3X TDI 228마력 엔진을 미드십에 올렸다. 드라이브 트레인은 시퀀셜 6단 변속기와 유성기어 방식의 센터 디퍼렌셜, 비스커스 커플링 앞뒤 액슬을 조합한 4WD 방식. 올해의 ‘텔레포니카 다카르 2004’에 처녀 출전한 레이스 투아레그의 성적은 종합 6위(브루노 사비)와 17위(유타 클라인슈미트). 전년보다 성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147대의 경쟁차 중 57%가 리타이어한 격렬한 레이스에서 2대 모두 완주한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결과였다.
Sales Guide
헤드램프 워셔가 기본
차체 안팎으로 충분한 조명을 갖췄다
트렁크 플로어에 담긴 배터리. 운전석 아래에 1개의 배터리가 더 있다
수트케이스 4개가 너끈히 들어가는 트렁크
투아레그 전용 루프랙
트레일러와 연결하는 토잉 바. 최대 견인하중은 3천500kg이다
실용적인 플립업 글라스
보디컬러
내장재
현재 국내 시판 모델은 V8 4.2X 310마력과 V6 3.2X 220마력 2가지. 엔트리 디젤 V5 2.5X TDI 174마력(2.5 TDI)과 V10 5.0X TDI 313마력(V10 TDI)은 내년 중 도입된다. 이밖에 올 가을에는 신형 5세대 골프가 국내에 상륙하고 대형 럭셔리 세단 페이튼과 골프 2.0 TDI가 2005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투아레그 V8 4.2는 4존 클리마트로닉과 에어 서스펜션, 키리스 액세스 등 거의 모든 옵션이 기본. V6 3.2 모델은 V8 버전 중 토잉 바와 크롬 패키지, 시프트 패들 등이 제외되고 4존 클리마트로닉 대신 듀얼 에어컨 2존 클리마트로닉이 마련된다. 투아레그의 보증수리기간은 거리 무제한에 3년. 폭스바겐의 모든 차종은 100% 아연도금 처리되어 있고 12년 동안의 차체부식보증 서비스도 함께 받는다. 이밖에 루프 스포일러(66만 원), 토잉 바(102만 원), 트렁크 분리대(39만 원)와 그물망(9만5천 원) 등 투아레그 전용 액세서리의 개별 주문 구입도 가능하다.
승용 디젤의 최고봉, V10 TDI가 온다
승용 디젤의 최고봉, V10 TDI
2005년 2.5 TDI와 함께 국내 상륙이 예고된 투아레그 V10 TDI는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직분사 디젤 엔진인 V10 5.0X TDI에 관심이 모아진다. V10 레이아웃은 이전까지 F1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방식. 휘발유 엔진 중에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최근 등장한 BMW의 신형 M5, 닷지 바이퍼 정도를 손에 꼽을 수 있고 디젤 중에는 폭스바겐의 V10 TDI 엔진이 유일하다. 아우디 계열의 직렬 5기통 유닛 2개를 연결한 구조로 크랭크샤프트는 공유하지만 흡배기 밸브와 터보, 밸런스 샤프트, ECU 등 거의 모든 엔진 부품이 뱅크마다 마련되어 독립적으로 제어된다. 분사 시스템은 폭스바겐 고유의 펌프 인젝션 방식. 실린더마다 하나씩 고압 펌프가 달려 있고 여기서 압축된 연료는 인젝터를 통해 최대 2천50바의 고압으로 실린더 안에 직접 뿌려진다. 제어 프로그램과 인젝터 시스템은 모두 보쉬 제품. 보쉬 일렉트로닉 디젤 컨트롤은 좌우 뱅크를 통합 제어할 뿐 아니라 주연소 직전에 소량의 연료를 미리 뿜어주는 파일럿 분사로 진동과 질소산화물 발생을 최소화한다. 여기에 2개의 전동 가변 노즐 터빈을 더해 이끌어내는 313마력, 76.5kg·m의 성능은 커먼레일 방식의 벤츠 V8 4.0X CDI가 누려온 ‘최강 디젤’의 타이틀을 단숨에 앗아올 만큼 강력한 수준이다. 6단 AT와 조합한 성능은 최고시속 225km와 0→시속 100km 가속 7.8초. 휘발유 엔진 못지않은 정숙성과 매끈한 회전, 강력한 퍼포먼스 덕분에 유럽 현지에서는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 못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폭스바겐 전국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연락처
서울 강남 고진모터스 - (02)516-0033
서울 대치 고진모터스 - (02)568-6500
서울 성동 고진모터스 - (02)3425-0033
서울 대치 고진모터스 - (02)569-9696
서울 당산 에이브이서비스 - (02)2632-6238
분당 메트로모터스 - (031)718-2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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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카로오토모빌 - (051)611-3844
부산 유카로오토모빌 - (051)628-0056
대구 지엔케이모터스 - (053)744-7070
대구 한영모터스 - (053)744-7070
대전 티제이모터스 - (042)863-1991
대전 티제이모터스 - (042)936-1401
폭스바겐 투아레그 V6 3.2 구입 총비용
차값(부가세 포함) : 79,900,000
등록세(5%) : 3,631,818
취득세(2%) : 1,452,727
공채 매입시 : 3,631,818
할인시 : 835,318
부대비용 : 9,800
등록비용 합계 매입시 : 8,726,164
할인시 : 5,929,664
구입 총비용 매입시 : 88,626,164
할인시 : 85,829,664
(2004년7월 20일 현재)
폭스바겐 투아레그 V8 4.2 구입 총비용
차값(부가세 포함) : 101,000,000
등록세(5%) : 4,590,909
취득세(2%) : 1,836,364
공채 매입시 : 4,590,909
할인시 : 1,055,909
부대비용 : 9,800
등록비용 합계 매입시 : 11,027,982
할인시 : 7,492,982
구입 총비용 매입시 : 112,027,982
할인시 : 108,492,982
(2004년7월 20일 현재)
폭스바겐 투아레그 V8 4.2
dimension
길이 X 너비 X 높이 : 4754×1928×1726mm
휠베이스(mm) : 2855mm
트레드 (mm) : F 1652 R 1668mm
무게(Kg) : 2464kg
승차정원(명) : 5명
drive train
엔진 형식 : V8 DOHC, 4172cc
최고출력(마력/ rpm) : 310마력/6200rpm
최대토크(Kg·m/rpm) : 41.8kg m/3000~4000rpm
구동계 : 프론트 세로배치/4WD
보어 X 스트로크(mm) : 84.5×93.0mm
압축비 : 11.1
연료탱크(ℓ) : 100ℓ
변속기 : 자동 6단
기어비 ①/②/③ : 4.148/2.370/1.556/1.155
④/⑤/ⓡ/Final : 0.859/0.686/3.394/4.560
chassis
서스펜션 : 모두 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 랙 앤드 피니언(파워)
브레이크 : 모두 V디스크(ABS, EBD, BAS, ESP)
타이어 : 모두 225/55 R17
performance
최고시속(Km) : 218km
0→시속 100km 가속(초) : 8.1초
연비(Km/ℓ) : 6.7km/ℓ
price : 10,100만 원
기사&사진 출처 : 카비전 2004년 8월호(http://www.carlife.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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