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테일 소개 - 쇼퍼 드리븐 부럽지 않은 럭셔리 세단
">1. 디테일 소개 - 쇼퍼 드리븐 부럽지 않은 럭셔리 세단
닛산 티아나보다 175mm 늘어난 르노삼성 SM7. 볼륨 넘치는 유선형 보디에 크롬 몰딩을 둘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르노삼성 SM7은 베이스 모델인 닛산 티아나보다 길이, 너비가 각각 175, 25mm 늘어났다. 볼륨 있는 앞모습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하이 오너용 세단을 지향한다. 풍부한 안전, 편의장비를 갖추었고 블루 스웨이드 시트 등 젊은 감각으로 꾸민 스포티 모델도 더했다. SM7에 얹힌 네오 VQ 엔진은 2.3X가 170마력, 3.5X가 217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값은 2.3 모델이 2천440만∼2천730만 원, 3.5 모델이 3천120만∼3천510만 원이다
글·최민관 기자
르노삼성 SM7은 데뷔전부터 무성한 소문에 휩싸여 있었다. 베이스 모델로 닛산 티아나를 쓰고 풍부한 편의·안전장비를 얹는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정보는 데뷔전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인터넷에 스파이사진이 떠돌면서 세간의 관심은 더 커졌고 르노삼성측은 한술 더 떠 티저 광고로 구매자의 궁금증을 키웠다.
지난해 11월 30일, 드디어 베일을 벗은 SM7은 예상대로 오너 드라이버를 위한 최고급차의 모습이었다. 단순하고 깔끔한 티아나의 이미지는 현해탄을 건너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얼굴로 거듭났다. 닛산의 풍부한 안전장비와 뛰어난 메커니즘이 SM7에 자리를 잡았고 알루미늄 휠과 센터페시아 등이 바뀌었다. SM5와 마찬가지로 품질보증제를 적용하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모델과 좀더 스포티하게 꾸민 모델로 라인업을 나눠 선택의 폭을 넓혔다.
스타일
SM7에는 르노삼성의 제품 컨셉트가 될 ‘V’ 형태의 디자인이 처음으로 쓰였다. 앞모습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대형 엠블럼, 사다리꼴 헤드램프와 네모난 안개등으로 볼륨감이 넘친다. 앞으로 튀어나온 범퍼에는 커다란 공기흡입구가 뚫려 있고 모서리는 크롬 몰딩을 둘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쿼터 글라스를 갖춘 SM7 아치형 윈도라인
긴 휠베이스가 인상적인 옆모습은 유선형으로 설계되어 세련된 스타일링을 뽐낸다. 아치형의 윈도 라인은 개성이 뚜렷하고, 높은 벨트 라인이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준다. 측면 방향지시등은 몰딩과 이어지게 배치해 깔끔하다.
시인성이 뛰어난 LED 타입의 리어램프
시인성이 높은 LED 타입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살렸다. 굴곡을 넣은 트렁크 리드에는 커다란 르노삼성 엠블럼이 붙어있다. 크롬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 범퍼 아랫부분에는 듀얼 머플러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를 유선형으로 다듬고 뒷부분은 각을 살려 안정감이 느껴진다.
인테리어
‘모던 리빙’ 컨셉트로 설계된 독특한 인테리어는 SM7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부분이다. 세련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잘 짜놓은 2단 서랍장 같다. 대시보드가 낮아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시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앞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는 넓은 실내공간을 더욱 넓게 느끼도록 해준다. 현대적인 가구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얇고 긴 버킷시트는 인체공학적 설계가 돋보인다. 등받이가 얇아 뒷좌석 레그룸이 넓고 시트 쿠션이 탄탄해 승차감이 편안하다.
SM7 최고급형 모델인 RE35 실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잘 짜놓은 2단 서랍장 같다
파란색 스웨이드 시트와 갈색톤으로 꾸민 XE35 실내
인테리어 소재와 색상은 모델별로 다르다. 최고급형 RE35 모델은 갈색 전용 가죽시트에 검정색 우드그레인으로 실내를 꾸며 고급스럽고 XE35 모델은 파란색 스웨이드 시트와 갈색톤의 인테리어로 스포티한 분위기다.
메커니즘과 동력성능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을 써서 무게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수명이 반영구적인 사일런트 타이밍체인을 써서 작동 소음을 크게 줄였다
SM7은 닛산이 전략적으로 개발한 네오 VQ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17마력(네오 VQ 3.5)을 낸다.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을 써서 무게를 낮추고 속도에 따라 밸브 타이밍을 제어해 흡기 효율을 높인 엔진이다. 다른 SM시리즈는 반영구적인 타이밍 체인을 쓰지만 SM7은 한층 개량한 톱니 모양의 사일런트 체인을 써서 구동 소음이 크게 줄었다. 전자제어 드로틀 시스템은 주행상황에 따라 필요한 구동력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준다. 아울러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고밀도 촉매장치를 더했다.
수동 모드로 쉽게 바꿀 수 있는 5단 자동변속기
SM7 보급형 모델에 얹은 네오 VQ 2.3 엔진
배기량 3.5X 모델은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로 적극적인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변속 성능이 매끄럽고 변속 응답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2.3X 모델은 4단 자동변속기를 얹는다. 차속감응 파워스티어링(EPS)은 전자제어 방식으로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어떤 속도에서나 스티어링 휠을 안전하고 편하게 돌릴 수 있다.
스트럿 방식의 앞 서스펜션. 구조가 간단하고 충격흡수력이 뛰어나다
앞 서스펜션은 단순한 구조의 스트럿 방식이다. 속이 빈 스테빌라이저 바를 써서 무게를 줄이고 위 아래 암을 ‘ㄷ’자 형태로 용접해 지지강성을 높였다. 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방식. 서스펜션이 결합되는 서브프레임을 우물 정(井)자로 설계해 뒤틀림을 막고 알루미늄을 써서 무게를 낮추었다. 하이드로포밍(액압성형) 공법으로 만들어 용접부위가 거의 없다. 강도가 일정하고 작동 소음도 적다.
NVH 대책으로는 엔진룸 소음을 막기 위해 대시패널을 이중으로 만들고 하부소음 차단을 위해 아스팔트형 인슐레이터를 플로어 패널에 고루 뿌렸다. 도어 필러 부위는 발포성 인슐레이터를 쓰고 유리창 두께를 늘려 풍절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안전장비
SM7의 섀시는 ‘고 에너지 흡수구조’로 이루어졌다. 사고 때 세이프티 존(실내공간)의 변형을 최대한 줄이고 크럼플 존(엔진룸, 트렁크)에서 충격을 대다수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국제 충돌테스트 기준(NCAP)으로 자체 테스트한 결과 별 다섯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차체 자세제어 시스템(VDC)은 적극적인 운전을 위한 능동형 안전장비다. 휠 센서와 차속감응 센서 등 차체 여러 군데에 달린 센서가 위험한 움직임을 감지한다. 예를 들어 언더 스티어가 나타나면 브레이크를 조절하거나 엔진 출력을 낮춰 위험을 막아준다. 눈길이나 빗길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운전석 및 조수석과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 등 모두 6개의 에어백을 갖추었다
수동형 안전장비로는 운전자의 자세와 충돌 강도 및 방향을 감지해 폭발력을 2단계로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백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달았다. 운전석 및 조수석 에어백과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 등 모두 6개의 에어백이 터져 앞, 옆에서 승객을 보호한다. 그 중 사이드 에어백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옆면 충돌 때 가슴뿐 아니라 골반까지 보호하는 기능을 갖췄다.
제동력보조장치(BAS)를 더한 EBD ABS도 돋보인다. BAS는 적은 힘으로도 뛰어난 제동성능을 보이도록 압력을 키워주는 장치. 제동력배분장치(EBD)는 차체의 무게중심을 체크해 각 바퀴에 걸리는 제동력을 조절해준다.
시트 고정기를 갖춰 유아용 시트를 단단히 맬 수 있다
추돌사고 때 승객의 목 부상을 줄여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이밖에도 SM7은 유아의 안전을 위한 시트 고정기(ISO 기준부합)를 갖추고 추돌사고 때 앞으로 움직여 승객의 목 부상을 줄여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야간 안전운전을 돕는 코너링 램프 등 다양한 안전장비를 마련했다.
편의장비
키 없이도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카드
스마트카드 시스템은 카드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키가 없이도 차의 문을 열고 닫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장비다. 카드마다 고유 신호가 들어있어 등록된 카드 외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모빌라이저 기능을 갖추고 있다.
DVD와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결합된 멀티미디어 시스템
DVD와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결합된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RE35 모델을 빼고는 옵션으로 마련된다. CD가 아닌 대용량 DVD 방식을 쓴 내비게이션은 3차원 입체영상 모드를 갖추어 그래픽이 깔끔하다. 7인치 TFT 모니터로 TV와 DVD를 감상하고 카메라를 통해 뒤쪽 상황을 볼 수 있다. 모니터가 켜져 있을 때 후진기어를 넣으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빗물의 양을 재는 센서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는 뒷유리 블라인드
운전석 전동시트는 8방향, 보조석 시트는 4방향으로 움직인다. 메모리 시트도 기본이다. 겨울철 와이퍼가 얼어붙지 않게 앞유리 열선이 들어 있고 빗물의 양을 재서 와이퍼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레인센싱 와이퍼를 갖추었다. 이밖에 창문을 올릴 때 사람의 손이나 팔이 끼어 있으면 자동으로 내려가는 지능형 파워 윈도가 달려 있고 온도와 습도, 유해가스 센서를 갖춘 좌우 독립식 전자동 에어컨이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든다. 뒷유리 블라인드는 운전석과 뒷좌석에서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고 모든 창문은 솔라 컨트롤 유리보다 자외선 차단율이 높은 UV 차단 유리를 썼다.
품질보증
르노삼성은 4번에 걸친 50만km 주행 내구테스트를 통해 SM7의 파워트레인 품질에 자신감을 얻었다. 차체는 방청 강판을 많이 썼고 전 모델에 불소도장을 입혀 오염물질의 침투나 흠집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배기가스로 부식되기 쉬운 머플러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었고 수명이 반영구적인 타이밍 체인과 백금 점화플러그 등 내구성이 뛰어난 부품을 많이 쓴 점도 돋보인다. SM7의 품질보증은 표면 부식 3년, 관통 부식 5년이다.
값과 옵션
제논 헤드램프는 기본형 SE와 XE 모델에 옵션으로 달 수 있다
알루미늄 휠 중 SE·LE에 달리는 16인치 사이즈
SM7의 모델은 2.3X 엔진을 얹은 SE, XE, LE와 3.5X 엔진의 XE35와 RE35 등 모두 5가지다. 기본형 SE(2천440만 원) 모델을 골라도 대부분의 안전, 편의장비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BAS를 갖춘 ABS, VDC, 자동 헤드램프와 코너링램프,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과 LCD 모니터 등 풍부한 장비가 기본이다. 옵션으로 운전석 파워시트(48만 원), 제논 헤드램프와 EPS패키지(104만 원), 가죽 패키지(106만 원), 6매 CD 플레이어(38만2천 원)를 고를 수 있다.
알루미늄 휠 중 XE·XE35
LE(2천730만 원) 모델에는 SE 모델의 장비에다 EPS와 제논 헤드램프, 천연가죽시트, 운전석과 조수석 파워시트, 공기청정기 등이 추가된다. 스포티한 감각이 돋보이는 XE(2천630만 원) 모델에는 SE의 장비에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전용 사이드 엠블럼, EPS, 블루 스웨이드 시트, 운전석 파워시트, 3스포크 가죽 스티어링 휠을 더했다.
알루미늄 휠 중 RE35 전용인 17인치 사이즈
XE 모델에 3.5X 엔진을 얹은 XE35(3천120만 원)는 수동겸용 5단 자동변속기, 제논 헤드램프, 솔라 컨트롤 글라스, 운전석 메모리시트, 조수석 파워시트가 기본장비다. 최고급형 RE35(3천510만 원)는 옵션으로 자동 선루프(54만 원)만 마련되었을 정도로 풍부한 장비를 자랑한다. XE35의 장비에 17인치 전용 알루미늄 휠, 뒷좌석 열선, 뒷유리 블라인드, 공기청정기, 7인치 TFT 모니터, DVD 내비게이션 등을 더했다.
패키지 옵션으로는 7인치 TFT 모니터와 DVD 내비게이션 등이 들어있는 프레스티지 팩(313만 원)과 운전석 메모리 시트와 뒷유리 블라인드 등이 포함된 메모리 팩(87만 원)이 있다. RE35를 제외한 전 모델에서 프레스티지 팩을 선택할 수 있고 메모리 팩은 LE와 XE 모델에 마련된다.
보디컬러는 전 모델에 백진주색과 순은색, 검정색이 있고 카키색과 깊은 바다색(아틀란틱 블루), 네오 블랙은 RE35와 LE, SE 모델에서 고를 수 있다. 익스트림 블루는 XE35와 XE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 SM7 SE23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945×1790×1475mm
휠베이스(mm) : 2775mm
트레드 앞/뒤(mm) : 1540/1545mm
무게 : 1555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형 6기통, 2349cc
보어×스트로크 : 85.0×69.0mm
성능
최고출력(마력/rpm) : 170마력/6000rpm
최대토크(Kg·m/rpm) : 23.0kg·m/4400rpm
0→시속 100km 가속 : 11.6초
연비 : 9.8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4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BAS)
타이어 앞/뒤 : 모두 205/65 R16
값(만원) : 2,440만 원
르노삼성 SM7 RE35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945×1790×1475mm
휠베이스(mm) : 2775mm
트레드 앞/뒤(mm) : 1530/1535mm
무게 : 1580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형 6기통, 3498cc
보어×스트로크 : 95.5×81.4mm
성능
최고출력(마력/rpm) : 217마력/5600rpm
최대토크(Kg·m/rpm) : 32.0kg·m/3500rpm
0→시속 100km 가속 : 8.6초
연비 : 9.8km/ℓ
트랜스미션 : 수동겸용 자동 5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BAS)
타이어 앞/뒤 : 모두 215/55 R17
값(만원) : 3,510만 원
2. 새차발표회&인터뷰 - 뜨거운 관심 쏠린 SM7 데뷔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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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르노삼성 SM7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SM7의 개발 과정 설명, 상세한 제품 소개가 있었고 르노그룹 루이 슈웨체르 회장이 참석해 “르노삼성을 아시아지역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르노삼성 제롬 스톨 사장은 축사를 통해 “SM7은 운전재미가 살아있는 최고급 세단”이라며 “선진형 품질보증제를 운영하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최민관 기자 사진·임근재 기자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르노삼성 SM7 발표회 모습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르노삼성의 새 준대형차 SM7의 발표회가 열렸다. 데뷔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던 SM7의 발표회장은 새차를 보러온 관계자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동안 준중형차와 중형차만 내놓던 르노삼성에게도 준대형차 SM7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야심작이다.
SM7 상세히 소개하고 마케팅 전략 밝혀
르노그룹 루이 슈웨체르 회장(오른쪽)과 르노삼성 제롬 스톨 사장이 SM7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르노삼성 제롬 스톨 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SM7은 운전재미가 살아있는 최고급 세단으로 멋진 디자인과 최고의 품질, 뛰어난 연료효율성을 자랑한다”며 “르노삼성 R&D 센터가 디자인을 맡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기술이 녹아든 럭셔리 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르노삼성의 서비스마인드를 바탕으로 선진형 품질보증제를 운영하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벽면을 가득 메운 스크린에는 SM7 티저광고가 펼쳐졌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으로 ‘새차 효과’를 크게 높인 이 광고는 SM7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SM7 발표회는 영상메시지를 통한 시민들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진은 SM7을 설명하는 르노삼성 영업본부 오정환 부사장
이어 무대 중앙으로 연결된 통로에 SM7이 등장하고 스크린에 시민들이 등장해 SM7의 디자인 컨셉트, 야간 주행성능, 충돌 안전성, 실내 정숙성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르노삼성 영업본부 오정환 부사장은 “V자형으로 꾸민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공기흡입구는 앞으로 르노삼성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을 예정”이라며 “SM7의 디자인 컨셉트는 고급스러운 품격과 인간 중심적인 설계로 인테리어는 내 집처럼 편안한 실내를 본떠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SM7은 야간주행 때 제논 램프와 코너링 램프를 써서 뛰어난 시야를 확보했고 NCAP 기준 차체 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뛰어난 충돌 안전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행소음에 대해서는 “2중구조의 대시패널과 아스팔트형 흡음제를 뿌린 차체바닥, 발포형 흡음제를 두른 도어필러 등이 차체 소음을 철저히 막아 고급 세단에 걸맞은 정숙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SM7은 닛산 티아나를 베이스로 만든 르노삼성의 첫 준대형 세단이다. 개발기간은 모두 24개월이고 개발비는 3천억 원이 들었다. 공장은 2개 차종을 동시에 조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갖추었다. SM7은 지난 12월 1일에 출시되어 보름만에 계약 1만 대를 넘어서는 등 뜨거운 반응 얻고 있다.
인터뷰 - “SUV 선보이고 새 휘발유 엔진 생산하겠다”
르노그룹 루이 슈웨체르 회장
르노그룹의 루이 슈웨체르 회장
지난해 11월 30일 르노삼성 SM7 새차발표회에 참석한 르노그룹 루이 슈웨체르 회장은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고 르노삼성을 아시아지역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에 걸쳐 모두 6천억 원을 투자, 르노의 새 SUV를 한국에서 만들고 새 휘발유 엔진공장을 세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르노가 닛산과 합병한 지 5년이 되었다. 지난 5년을 평가한다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세계 자동차시장 점유율 9.3%를 기록해 자동차생산업체 5위에 올라 있다. 생산설비 및 제조공정을 통합, 부품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해 원가를 낮추고 폭넓은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양사의 뚜렷한 개성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더욱 살려 높은 영업이익과 고성장을 이뤄 세계 3대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다.
르노삼성 SM7과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지만 우리는 한국과 르노삼성의 미래를 확신한다. 르노삼성의 기술을 바탕으로 태어난 SM7이 힘찬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3년 전 한국을 찾았을 때 3년 동안 매년 1천200억 원의 투자 등 몇 가지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03∼2005년까지 매년 1천200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고 현재(2004년 12월) 이미 투자액을 넘어섰다. SM5와 SM3을 이은 새차의 개발계획은 SM7의 당당한 데뷔로 실현되었다. 르노의 차를 수입하려던 계획은 수익성이 없다는 조사에 따라 다른 프로젝트로 대체되었고 아시아 지역 르노 디자인센터는 예정대로 건립되어 르노와 르노삼성이 협력해 운영하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상호교류를 높이려는 노력도 결실을 맺어 2003년 19명이던 르노삼성 파견 임직원이 2004년 10월 45명으로 늘었다. 르노삼성을 르노그룹 아시아 허브로 키우는 프로젝트는 진행중이다. 앞으로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중국 프로젝트의 선봉을 맡게 되며 현재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르노그룹의 첫 SUV H45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5년부터 3년 동안 매년 2천억 원씩 모두 6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빠르면 2007년 나올 SUV는 생산분 절반을 르노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새로운 차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새 휘발유 엔진을 부산공장에서 만들 예정으로 이 엔진은 르노 모델에서 얹혀 유럽으로 수출되고 르노삼성차에도 쓰이게 된다.
르노삼성은 지금껏 내수판매에만 의존했지만 높은 효율성과 국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르노그룹 새차 개발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우리 그룹의 완벽한 일원이 되었고, 르노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르노삼성을 통해 자리매김할 것이다.
간담회 - “르노삼성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SM7 개발·영업 주역들로부터 듣는 뒷이야기
르노삼성의 프로젝트 디렉터 김중희 상무(인 듯?)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 2∼3일 경북 경주로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SM7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를 열었다. 시승 후에는 SM7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르노삼성 영업본부 오정환 부사장과 프로젝트 디렉터 김중희 상무가 이 자리에 참석, 개발과정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가장 먼저 쏟아진 질문은 역시 닛산 티아나와의 차별성 문제. 김중희 상무는 “SM7은 닛산 티아나를 베이스 모델로 삼았지만 르노삼성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대형차”라며 “티아나에 비해 안전성을 높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범퍼의 길이를 늘리고 디자인을 손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인 V형 앞모습은 르노삼성에서 내놓을 다음 모델에도 쓰이는 등 고유의 디자인 컨셉트로 자리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중희 상무는 SM7에 네오 VQ 3.5X 엔진을 얹으면서 출력이 다소 낮아진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르노삼성의 투명한 기업문화와 신뢰성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까다로운 인증(주행거리 0km에서 테스트)을 거치면서 일본에서 잰 결과와 다른 출력 수치가 나왔으며, 수없이 테스트를 거쳐 나온 평균치를 공인 측정치로 내세웠으므로 한치의 오차도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비를 높이기 위한 세팅도 그 이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품의 국산화 정도와 품질에 대해서는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가 적게 들도록 부품단가를 낮추려 노력했지만, 일본 닛산이 요구하는 품질수준과 같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관련 답변은 영업본부 오정환 부사장이 맡았다. 실제 타깃이 될 소비자와 경쟁모델에 관해 묻자 그는 “SM7은 하이 오너를 위한 럭셔리 세단으로 현대 그랜저 XG와 후속모델 TG, 기아 오피러스를 경쟁모델로 삼고 넓게는 동급 수입세단과도 경쟁한다”고 밝혔다. 또한 풍부한 옵션에 비해 값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에는 “최대한 값을 낮춰 판매대수를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며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풍부한 안전, 편의장비를 생각하면 차값이 얼마나 싸게 매겨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오정환 부사장은 또 택시 모델이 나오면서 SM5에 대한 호평이 널리 퍼졌는데, SM7 택시도 준비하고 있는지 묻자 “택시 모델을 내놓으면 많은 고객들이 차를 실제로 타보게 되는 장점이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3. VQ 엔진 이야기 ">3. VQ 엔진 이야기
르노삼성의 SM7에 얹은 Neo VQ 3.5X 엔진.
10여년 만에 닛산을 대표하는 엔진으로 자리잡은 VQ 엔진은 동력성능과 반응이 뛰어나면서 강화되는 미국과 일본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4년 선보인 세피로/맥시마에 처음 쓰인 이후 세단, 스포츠카, 크로스오버 카 등 다양한 차종과 구동계통에 얹혔다. 르노삼성은 SM5부터 VQ 엔진을 쓰고 있다
글·류청희 기자
VQ 엔진의 역사는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닛산은 동력성능과 반응이 뛰어나면서 점점 강화되어가는 미국과 일본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본차들이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닛산은 주력차종으로 내세울 중형차 맥시마(Maxima)의 VE 엔진을 대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무게와 크기 줄이고 회전반응 개선에 초점
개발단계부터 VQ 엔진의 출력을 비롯한 동력성능, 내구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졌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던 주철 대신 고압 사출 알루미늄 합금으로 엔진을 만들었다. 가벼운 소재를 쓴 덕분에 구형 VE 엔진보다 무게가 50kg 정도 가벼워졌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 피스톤의 왕복거리가 피스톤 지름보다 짧은 숏 스트로크 설계를 쓴 것도 VQ 엔진의 특징이다.
엔진의 회전반응을 좋게 하기 위한 기술들도 쓰였다. 실린더의 왕복질량과 마찰손실을 줄이기 위해 피스톤 무게를 줄이고, 여러 부품에 경주용 차의 엔진 기술을 응용한 몰리브덴 코팅과 미세가공기술을 썼다. 아울러 흡배기의 정확성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캠샤프트와 크랭크를 벨트 대신 체인으로 연결했고, 조립의 정확성을 높이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부품수를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설계했다.
VQ 엔진이 처음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1993년 도쿄 모터쇼지만, 실제 차에 얹힌 것은 1994년 초 미국 판매를 시작한 1995년형 맥시마에 얹힌 3.0X가 처음이다. 뒤이어 8월에는 맥시마와 형제차로 개발된 일본 내수용 2세대 세피로(Cefiro)가 나왔다. 세피로의 데뷔와 함께 나온 VQ 엔진은 2.0X, 2.5X, 3.0X의 세 종류로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 V6 DOHC 24밸브 구성이었다. 뒤이어 윗급인 세드릭(Cedric)/글로리아(Gloria)에 2.5X, 대형 고급승용차인 시마(Cima)에 3.0X 터보, 미니밴 프레사주(Presage)에 3.0X가 얹히며 오래된 V6 엔진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시장의 고출력 대배기량 엔진 수요가 늘면서 3.5X와 일본 내수용 직접연료분사방식 2.5X, 3.0X가 더해졌다. 2003년에는 중형차 티아나(Teana)의 데뷔와 함께 새로 개발한 2.3X가 2.0X를 대체했다.
현재 VQ 엔진은 일본 내수용 9개 모델에 7가지 세팅의 4개 배기량(2.3X, 2.5X, 3.0X, 3.5X), 미국용 11개 모델에 9가지 세팅의 2개 배기량(3.5X, 4.0X)으로 얹히며 명실상부한 닛산의 간판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쓰이는 차종과 구동계통도 다양해, 4도어 세단인 세피로/맥시마에 가로배치 앞바퀴굴림 방식에 맞게 처음 나온 이후 신형 스카이라인(Skyline)/페어레이디 Z(Fairlady Z; 수출명 350Z)의 세로배치 뒷바퀴굴림에 이어 지금은 크로스오버 카 무라노에 네바퀴굴림 방식용으로도 쓰이고 있다. VQ 엔진을 생산하는 닛산의 이와키 공장은 지금까지 300만 개가 넘는 VQ 엔진을 만들어왔다.
뒷바퀴굴림 FM 플랫폼과 함께 닛산 이미지 높여
닛산을 대표하는 엔진으로 자리잡은 VQ 엔진은 뒷바퀴굴림 FM 플랫폼에 쓰이면서 닛산의 이미지를 높였다. 사진은 FM 플랫폼을 쓴 스포츠카 닛산 350Z
그러나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닛산을 대표하는 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VQ 엔진이 주로 얹힌 세피로/맥시마의 판매가 많았을지언정,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큼 특징있는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개선과 변형을 통해 성능이 높아지고, 닛산의 여러 차종에 얹혀 설계의 유연성과 우수성을 입증하면서 주가를 높이기 시작했다. 특히 닛산이 FM(Front Midship) 플랫폼 개발에 힘을 싣기 시작한 것이 세계적인 성공의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뒷바퀴굴림 방식용 VQ 엔진. 기본설계는 앞바퀴굴림 방식과 같다
FM 플랫폼은 닛산이 르노에 합병된 이후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본설계 중 하나다. 앞차축 뒤에 엔진을 얹어 차체의 앞 뒤 무게를 균형있게 배분할 수 있는 이 설계는 뒷바퀴굴림 방식의 주행특성을 잘 살릴 수 있다. 원래 VQ 엔진은 앞바퀴굴림 방식을 위한 가로배치 설계로 만들어졌지만, 닛산은 작고 가벼운 엔진의 특성을 살려 뒷바퀴굴림 방식의 FM 플랫폼 차에 쓸 수 있도록 설계를 바꾸었다. 이렇게 VQ 엔진과 FM 플랫폼을 결합해 만든 차가 페어레이디 Z와 스카이라인/인피니티(Infiniti) G35다. 이들은 독일산 뒷바퀴굴림차들과 견줄 수 있는 주행특성과 성능을 내며 닛산과 인피니티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VQ 엔진은 1995년 이후 올해까지 11년 연속 미국 워즈 커뮤니케이션이 매년 선정하는 10대 우수 엔진(10 Best Engine)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95년형 맥시마에 얹힌 3.0X 엔진 이후 2005년형 인피니티 G35 쿠페에 얹힌 3.5X 엔진까지, 차종은 매년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한해도 빠짐없이 목록에 오른 것은 VQ 엔진이 유일하다.
1998년 르노삼성이 SM5에 얹었던 1세대 VQ 엔진
르노삼성은 1998년 데뷔한 SM5 시리즈부터 VQ 엔진을 써오고 있다. 1994년 데뷔한 세피로/맥시마를 기초로 만든 SM5 중 SM520V와 SM525V에 각각 2.0X(형식명 VQ20DE)와 2.5X(VQ25DE) 엔진이 쓰였다. 이번에 선보인 SM7의 엔진은 2.3X(VQ23DE)와 3.5X(VQ35DE) 모두 연속가변밸브제어장치, 가변흡기장치, 전자제어 드로틀 등의 기술을 쓴 2세대 네오 VQ 엔진이다.
4. ROAD IMPRESSION - 쾌적하고 세련된 달리기에 빠져들다
">4. ROAD IMPRESSION - 쾌적하고 세련된 달리기에 빠져들다
SM7은 스타일과 인테리어 모두 모던한 감각이 돋보이는 차다. V6 2.3X 170마력 엔진은 매끄럽고 무난한 성능을 지녔지만 풀 드로틀이나 고속에서 꾸준하게 가속할 때는 조금 더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닛산 350Z에도 얹히는 3.5X 유닛은 사뭇 달랐다. 강력한 발진이나 고속주행에서의 여유는 전형적인 고급 고성능 세단의 진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글·최주식 편집장 사진·정진호 기자
르노삼성 SM7의 프레스 시승회는 경주 일대에서 열렸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대구에서 내려 준비된 SM7을 타고 경주로 향하는 프로그램. 최고시속 300km를 내는 KTX는 빨랐지만 터널을 지날 때마다 소음이 너무 컸다. 동대구역에서 내려 SM7을 타는 순간, 지나가던 젊은 부부가 묻는다. “이거 맥시마 후속모델 아닌가요. 한국에서 팔려요?” 호주에서 거주할 때 닛산 맥시마를 탔다며 보인 관심이다. 왜 SM7을 보고 맥시마를 떠올렸을까?
얘기는 이렇다. 맥시마는 세피로의 수출형 모델이고, SM5는 세피로를 베이스로 해서 만들었다. 그리고 SM7은 세피로의 후속모델인 티아나를 베이스로 만들었다. SM7을 둘러싼 대형차 논란의 근거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SM7의 주요 타깃은 르노삼성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현대 그랜저 XG다. 그랜저 XG는 준대형차급으로 분류된다. 사실 SM5시리즈에서도 최상급인 525V는 준대형차급에 가까웠다. 따라서 SM7의 포지션 문제는 조금 애매할 수도 있겠다. 물론 태생이 다른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샤프한 인테리어, 2.3X 엔진은 매끄럽고 적당한 파워 내
마케팅 전략이겠지만 굳이 SM7을 대형차라고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오히려 새로운 개념의 럭셔리 세단을 표방하고 나섰으면 불필요한 대형차 논란에는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본질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SM7은 이전에 선보인 SM5나 SM3과 달리 스타일이 눈에 띈다. 닛산 350Z를 연상시키는 루프 라인과 하이 데크의 기능적 스타일 등 최근 닛산 디자인의 전형을 담고 있다. 언뜻 봐도 종래의 국산차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여서 마치 수입차를 대하는 듯한 반응을 얻게 된다. 이 점은 보수적인 또는 무난한 디자인으로 국산차와 쉽게 어울린 SM5나 SM3과는 구분되는 요소다. 그리고 가장 최신의 모델을 베이스로 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부분, 즉 첨단 메커니즘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게 사실이다.
실내는 샤프한 느낌이 나는 나뭇결무늬의 센터 패널 등 방에 가구를 둔 것 같은 이미지다
도어 패널의 안쪽을 움푹 파이게 해 팔이 놓이는 공간을 넓게 했다
후진할 때 모니터에 후방을 비추게 해 주차를 돕는다
인테리어는 최근의 미국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직선 위주의 심플한 구성으로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시트나 샤프한 느낌이 나는 나뭇결무늬의 센터 패널 등은 방에 가구를 둔 것 같은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도어 패널의 안쪽을 움푹 파이게 해 팔이 놓이는 공간을 넓게 하고 아치형 루프로 운전자의 시야도 좋게 했다.
몸에 꼭 맞는 시트와 아치형 루프로 시야가 좋다. 대신 뒷좌석은 조금 좁은 듯 하지만 깊숙이 파묻히므로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고급차 이미지에 걸맞다
대신 뒷좌석 승객의 헤드룸이 작아지는 단점이 있는데, 앉았을 때 쿼터클라스 뒤 C필러 쪽으로 푹 파묻히는 느낌이어서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고급차 이미지에 걸맞다.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관련 스위치류는 복잡해 보여 익숙해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계기판은 다소 평범한 모양. 아무튼 안팎으로 모던한 차다.
경주로 가는 경부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먼저 2.3 모델을 탔다. 블랙 메탈릭의 보디 페인트는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시트에 앉으니 몸에 딱 맞는 느낌이고, 보통의 세단보다 시야가 더 넓은 것 같다. 스마트 카드 시스템을 채용해, 실내에 카드가 있으면 키를 꽂지 않고 시동 노브를 돌리는 것만으로 엔진 시동이 걸린다.
엔진은 부드럽게 회전하기 시작하고, 출발은 산뜻하다. 기어는 스텝게이트식 자동 4단으로 각 단에 꽂히는 감각이 명확하다. 대구에서 경주간 경부고속도로는 폭이 좁고 굴곡이 많은데다 노면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SM7은 고르지 않은 노면을 능숙하게 달려갔다. 하체의 움직임은 활발하고 로드 노이즈를 잘 억제하고 있었다.
SM7은 여유 있고 다이내믹한 동력성능을 보여준다. 2.3 모델은 꾸준한 가속 때 조금 더딘 반응을 보였다
V6 2.3X 170마력 엔진은 1천555kg의 차체를 밀고 나가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적어도 시속 160km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그 이상의 고속으로 밀어올릴 때는 액셀러레이터의 반응이 늦었다. 추월가속이나 순발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풀 드로틀을 시도하거나 꾸준한 가속에서 조금 더딘 감각은 아무래도 2.3X 엔진의 한계인 듯 보였다.
3.5 모델의 파워는 닛산 350Z와 흡사할 만큼 강력해
V6 3.5X 217마력의 파워는 강력하다
경주에 도착한 다음 코스에서는 3.5 모델을 탔다. 시승코스는 와인딩 로드와 직선로 등으로 다양하게 짜여졌다. 3.5는 액셀러레이터에 살짝 발을 디디는 것만으로 가볍게 나아갔다. 2.3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V6 3.5X 217마력의 파워 트레인은 적지 않은 배기량 차이를 그대로 실감케 했다. 닛산 350Z(페어레이디 Z)에도 얹히는 VQ35 유닛은 세단용으로 다시 세팅되었다. 최대토크는 조금 작아졌지만 좀더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가 터지는 식으로 동력성능을 조정했다. 실제 3.5를 타면서는 몇 달 전 타보았던 350Z가 생각났다. 물론 스포츠 쿠페의 패키징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지만 파워와 퍼포먼스는 상당히 흡사한 느낌이다.
배기량이 큰 앞바퀴굴림차라 발진가속 때 약간의 토크 스티어가 나타났다. 하지만 혼다 어코드처럼 움찔할 정도는 아니다. 생각보다 앞서 나가는 속도에 액셀러레이터를 누르는 힘이 저절로 느슨해진다. VDC는 트랙션 컨트롤 기능이 있으므로 거의 휠 슬립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만큼 마음놓고 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VDC의 개입은 꽤 강력하게 이루어지지만, 한 템포 늦은 감이 있다. 물론 센서의 반응시간도 있고, 너무 빨리 개입해서도 곤란할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전자장비가 안전을 높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너무 의존해도 안 된다는 점이다.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링에서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무척 좋다고 생각하는 순간 타이어는 그립을 잃고 있었다. 카운터 스티어로 금세 자세를 추슬렀지만 하체가 받쳐줄 수 있는 한계를 타이어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이즈의 문제는 아니다.
승차감은 무난한 편이다. 차체 무게가 가벼워서인지 묵직하게 파묻히는 감각은 덜하다. 로드 노이즈는 2.3과 마찬가지로 조용하지만 고속에서의 풍절음이나 엔진 소리는 생각보다 큰 느낌이다. 시속 100km에서의 순항은 2천rpm을 넘지않아 연비도 꽤 높다는 게 SM7의 큰 장점이 되겠다.
강력한 발진이나 정확한 핸들링, 고속주행에서의 여유와 쾌적함은 전형적인 고급 세단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좋은 세단을 타보면 가끔 RV에 마음이 기울다가도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SM7 역시 그랬다. 다만 SM7을 사게 된다면 비용이 들더라도 좀더 고급 퍼포먼스 타이어를 끼우고 싶다. 물론 일반적인 주행을 위해서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취향의 문제이고, 그만큼 SM7이 하이 퍼포먼스 세단의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5. ROAD IMPRESSION 비교시승 - 색깔과 특성 서로 다른 4대의 고급 세단
">5. ROAD IMPRESSION 비교시승 - 색깔과 특성 서로 다른 4대의 고급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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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7 XE35는 넉넉한 출력과 독특한 인테리어로 젊은 분위기가 물씬한 고급 세단이다. 데뷔한 지 오래된 현대 뉴 그랜저 XG S30은 지금 봐도 스타일이 뛰어나고 성능도 무난하다. 오피러스 GH350은 XG보다 차체가 크지만 운전감각이나 편의장비는 XG와 비슷하다. 렉서스 ES330은 모난 부분이 없는 무난함과 정숙성이 가장 큰 매력이다
글·박지훈 기자 사진·정진호 기자
르노삼성 SM7의 등장으로 국내 고급차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하나 더 늘었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 인기 있는 주요 고급차들을 한데 모아 시승하기로 했다. 그러나 차종을 선정하는 일은 무척 까다로웠다. SM7은 V6 2.3X 와 V6 3.5X 엔진을 얹고 값이 2천440만∼3천510만 원이다. 값으로만 따지면 현대 뉴 그랜저 XG와 일부 겹치지만 3.5X 모델은 기아 오피러스의 최고급 모델과도 경쟁한다. XG와 오피러스는 각각 국내 준대형차와 대형차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또한 배기량 3천cc 전후의 고급차를 얘기할 때 최근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렉서스 ES330도 빠질 수 없다.
차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고급차 4대의 개성적인 얼굴. 왼쪽부터 르노삼성 SM7, 렉서스 ES330, 기아 오피러스, 현대 뉴 그랜저 XG
고민 끝에 V6 3.5X 엔진을 얹은 SM7 XE35와 현대 뉴 그랜저 XG S30, 기아 오피러스 GH350, 렉서스 ES330 등 4대를 한데 모았다. 현대 뉴 그랜저 XG는 준대형차 시장에서, 기아 오피러스는 대형차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렉서스 ES330은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급 대표 모델들이다. 물론 모델간의 차값 차이가 2천만 원이 넘고 배기량 편차도 500cc나 되지만 이들 모두 배기량 3천cc 이상, 차값 3천만 원 이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고려해봄직한 모델인 것이다. 배기량과 차급이 조금 높은 현대 에쿠스는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르노삼성 SM7 XE35
성능과 젊은 감각 돋보이는 스포티 세단
215/55 R17 사이즈의 금호 솔루스 타이어를 신었다
4대 가운데 눈매가 가장 크다. 범퍼 아래에 코너링 램프가 달렸다
르노삼성 SM7은 베이스 모델인 닛산 티아나의 앞뒤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일단 티아나보다 고급스럽게 변신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하다. SM7을 보다 티아나를 보면 티아나가 단순하고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SM7은 고급스럽게 보이면서도 베이스 모델이 지닌 스포티한 스타일은 그대로 남은 것이 재미있다. 앞으로 툭 튀어나온 범퍼와 그릴을 보니 오래 전에 단종된 대우 브로엄이 떠오른다. 르노삼성이 듣기 좋아할지(?) 싫어할지 모르지만, SM7은 대우 프린스의 범퍼와 그릴을 늘려 만든 브로엄과 닮은 구석이 있다.
제각각의 특색을 지닌 테일램프의 모습. 르노삼성 SM7
뒷모습에서는 원래 트렁크 패널에 달려 있던 번호판을 뒤 범퍼 속에 넣은 것이 눈에 띈다. SM5 역시 518과 520은 트렁크 패널에 번호판을 달았고, 고급형인 520V와 525V는 아랫급 모델과 달리 뒤 범퍼에 번호판을 달았다. 그렇다면 SM7을 베이스로 선보일 SM5 후속모델은 번호판이 트렁크 패널로 올라가리라는 예측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머플러가 보이지 않는 티아나와 달리 SM7은 두 개의 머플러를 달아 스포티한 멋을 냈다.
시트와 대시보드 위쪽을 파란색 스웨이드로 치장한 SM7 XE35의 개성 있는 실내
센터 페시아가 앞으로 튀어나와 각종 스위치들을 조작하기 편리하다
SM7의 실내는 어느 국산차와도 닮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이다. 티아나의 실내 역시 다른 닛산 모델과 닮지 않은 개성 있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일자형 대시보드와 수평으로 두텁게 장식한 우드그레인은 스타일의 좋고 싫음을 떠나 상당히 독특하다. 센터 페시아가 앞으로 튀어나와 팔을 뻗지 않아도 손쉽게 스위치들을 조작할 수 있지만 파워윈도 스위치는 운전석 도어트림 끝 쪽에 자리해 조작하기 위해서는 팔을 조금 부자연스럽게 뻗어야 한다. 시승차인 XE35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6매 CD체인저, 트립 컴퓨터, TV 및 MP3 등을 갖춘 풀옵션 모델이라 센터 페시아가 조금 복잡하다. 그러나 각종 스위치들이 일목요연하게 자리해 사용법을 한번 익혀 놓으면 다루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뒷좌석 공간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수준. 다만 루프라인을 살리는 디자인 때문에 헤드룸이 조금 손해를 봤다
디자인이 독특한 시트는 몸도 편안하게 받쳐준다. C필러 뒤쪽에 쿼터 글라스가 달려 있어 뒷좌석 시야가 좋지만 키가 조금 큰 사람이 허리를 세우면 어김없이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컵홀더와 전용 송풍구, 재떨이, 파워 아웃렛 외에는 뒷좌석 승객을 위한 별다른 장비가 없다.
수동겸용 5단 자동변속기는 반응성이 매우 뛰어나다
르노삼성 SM7 XE35의 전반적인 동력성능은 함께 모인 4대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엔진 힘은 여태 몰아본 국산차 가운데 최정상급이다. 3.5X VQ 엔진은 회전수를 높여도 불쾌한 진동과 소음을 내지 않고, 저속에서의 토크도 충분하다. 특히 트랜스미션의 반응이 아주 만족스럽다. 변속 과정에서 출력 손실이 적고 시프트 업&다운 때의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 액셀 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시속 220km 정도까지 전혀 스트레스 없이 가속할 수 있고, 시속 200km 언저리까지는 바람소리도 그리 크게 들리지 않는다. 특히 급차선 변경이나 급한 코너링에서 SM7은 함께 시승한 4대의 차 가운데 가장 민첩한 반응을 보였다.
SM7은 고급 대형차에 버금갈 만큼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 앞좌석 승객에 집중되어 있다. 여러 장비 중 특히 후진할 때 뒤 상황을 모니터로 보여주는 시스템은 다른 시승차에서 볼 수 없는 돋보이는 편의장비다. 길이가 긴 SM7에 매우 유용한 장비이지만 XE 모델에서 달려면 313만 원이나 하는 프레스티지 팩을 선택해야만 한다.
450ℓ 크기를 지닌 SM7의 트렁크. 입구가 조금 좁다
이밖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시트 열선을 2단계로밖에 조절할 수 없고 천장에 달린 어시스트 그립의 재질은 값싸 보이는 플라스틱이다. 또한 같은 일본 태생인 렉서스 ES330과 비교하면 전자장비의 작동음이 조금 크다. SM7의 소음이 크다기보다 ES330이 평균치를 훨씬 밑돌 만큼 정숙하기 때문일 테지만.
르노삼성 SM7 XE35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945×1790×1475mm
휠베이스(mm) : 2775mm
트레드 앞/뒤(mm) : 1530/1535mm
무게 : 1580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6 DOHC, 3498cc
보어×스트로크 : 95.5×81.4mm
성능
최고출력(마력/ rpm) : 217마력/5600rpm
최대토크(Kg·m/rpm) : 32.0kg·m/3500rpm
0→시속 100km 가속 : 8.6초
연비 : 9.0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5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15/55 R17
값(만원) : 3,120만 원(시승차는 풀옵션 포함 3,546만 원)
현대 뉴 그랜저 XG S30
세그먼트 평정한 준대형차의 선두주자
지난 98년에 데뷔한 현대 뉴 그랜저 XG는 고급차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모델이다. 대형차와 중형차 사이를 메우기 위해 개발된 그랜저 XG는 6기통 엔진과 넉넉한 실내공간, 다양한 편의장비를 앞세워 국내에서 ‘준대형차’란 차급을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동그란 사이드 미러의 모양에서 패션카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정한 눈매. 헤드램프와 안개등 주변에 크롬 테를 둘렀다
제각각의 특색을 지닌 테일램프의 모습. 현대 뉴 그랜저 XG
XG의 디자인은 데뷔 후 7년이 지난 지금 봐도 멋스럽다. 2002년 얼굴을 조금 손보고 테일램프를 ‘ㄴ’자 모양으로 만들었다가 반응이 신통치 않자 2003년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단종되는 해인 올해까지 거의 본래 모습 그대로 생산된 것은 애초 디자인이 잘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세히 뜯어보면 윈도 테두리를 비롯해 범퍼와 도어 몰딩, 안개등과 측면 방향지시등의 테두리에까지 크롬을 둘러 조금 남발한 느낌도 주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운전석 메모리 시트 스위치가 자리한 XG S30의 도어트림
검은색 내장재와 무늬목으로 꾸민 그랜저 XG 실내. 가죽시트가 미끄러운 편이다
평범하고 무난하지만 질리지 않는 맛이 있다
차체 크기에 비해 뒷좌석 거주성은 좋은 편이다
큰 변화 없이 7년을 맞이한 실내 디자인 역시 지금 봐도 단정하고 고급스럽다. 시트가 상당히 여유 있고 뒷좌석 헤드룸이나 레그룸도 넉넉하다. 검은색 가죽시트는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실내를 어둡게 만들고, 가죽의 질감이 다른 차들에 비해 조금 미끄러운 점이 아쉽다. 앞 뒤 시트의 크기나 실내공간의 여유는 한 급 위의 차와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다. 다만 전동시트나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가 작동할 때 나는 소음이 조금 거슬리고, 특히 전동 시트의 조절 스위치가 앞 시트 옆쪽 깊숙한 곳에 자리해 조금 불편하다. 앞좌석 센터 콘솔에 음료수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쿨박스를 마련해놓았지만, 그 덕택에 센터 콘솔이 크게 줄어들었다. LED 계기판과 전동식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등 운전자를 위한 편의장비는 물론 조수석의 위치와 각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워크인 스위치나 센터 암레스트에 별도로 마련한 오디오와 열선 시트 조절 스위치 등 뒷좌석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들은 다양하다.
V6 3.0ℓ 시그마 엔진. 정숙하지만 조금 오래된 티가 난다
뉴 그랜저 XG의 심장인 V6 3.0X 182마력 엔진은 92년 선보인 뉴 그랜저 시절부터 얹어왔던 시그마 엔진이다. 그동안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숙성되었지만 조금 오래된 구형 엔진인 것은 분명하다. 올해 선보일 XG의 후속모델인 TG는 시그마 엔진 대신 현대가 새로 개발한 V6 3.3X 람다 엔진을 얹을 예정이다. 시그마 엔진은 출력과 효율이 최근에 개발된 엔진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정숙성은 크게 나무랄 데 없다. 다만 rpm을 높이면 엔진음과 함께 약한 진동이 실내에 그대로 전달된다.
현대 뉴 그랜저 XG S30은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스포티한 운전에서 다소 불안한 거동을 보인다
출력이 조금 부족한 듯한 2.5X 모델과 달리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S30의 출력과 가속력은 나무랄 데 없다. 저회전에서의 토크는 비교적 넉넉하지만 고속에서는 조금 부족한 느낌. 시속 180km까지 스트레스 없이 가속할 수 있고 그 이후부터는 조금 뜸을 들인다. 서스펜션과 타이어는 출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스포츠와 노멀 2단계로 서스펜션을 조절할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급차선 변경이나 급코너링에서 한계가 있다. 대체로 하체가 출력을 버텨내지 못하는 느낌이다.
적당한 크기를 지닌 뉴 그랜저 XG의 트렁크. CD체인저 때문에 바닥 공간이 조금 좁다
XG는 고급차의 대중화에 기여한 모델이다. 손수 운전은 물론 XG를 쇼퍼드리븐카로 쓰기에도 무리가 없다. 특히 XG의 최고급형인 시승차는 LED 계기판과 시동을 껐을 때 좌석이 밀려나는 이지 엑서스 기능 등 대형차가 부럽지 않은 편의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스타일은 여전히 신선하지만 스포티한 운전에서 다소 불안한 거동을 보이는 것은 데뷔 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 뉴 그랜저 XG S30 수퍼형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875×1825×1420mm
휠베이스(mm) : 2750mm
트레드 앞/뒤(mm) : 1540/1530mm
무게 : 1666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6 DOHC, 2972cc
보어×스트로크 : 91.1×76.0mm
성능
최고출력(마력/ rpm) : 182마력/5500rpm
최대토크(Kg·m/rpm) : 25.7kg·m/3500rpm
최고시속 : 210km
연비 : 8.5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5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05/60 R16
값(만원) : 3,174만 원(시승차는 풀옵션 포함 3,231만 원)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의미로 4대의 전면부를 감상(?)하시라
기아 오피러스 GH350
크기가 갖는 넉넉함이 미덕인 대형 세단
오피러스는 기아를 인수한 현대-기아 그룹이 현대 그랜저 XG와 에쿠스 사이를 메울 목적으로 개발한 첫 대형차다. 오피러스에 앞서 현대가 대형차 에쿠스를 내놓았지만, 이때만 해도 어쨌든 직·간접적으로 제휴선인 미쓰비시의 입김이 들어갔다. 그러나 오피러스는 현대-기아가 순수 독자적인 힘으로 개발한 대형차다. 이 때문에 겉모습은 새롭지만 실내 디자인이나 장비는 에쿠스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커다란 그릴은 아직도 눈에 익지 않는다
두 개의 원형 헤드램프와 크롬 몰딩, LED 방향지시등 등으로 멋을 부렸다
제각각의 특색을 지닌 테일램프의 모습. 기아 오피러스
오피러스의 디자인은 데뷔 초부터 논란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네오 클래식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오피러스의 디자인은 조금 애매하다. 재규어를 닮은 앞모습은 그렇다 치더라도 속이 듬성듬성 드러나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은 데뷔 후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눈에 익지 않는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루프와 C필러 라인은 멋있지만 테일램프는 뒷모습 라인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느낌이다.
베이지색 가죽시트와 밝은 우드그레인으로 꾸민 오피러스의 실내
조금 산만한 느낌을 주는 센터 페시아. 무늬목 장식과 기어레버 주변의 플라스틱이 모두 번들거린다
대형차를 목표로 태어난 오피러스의 실내는 함께 시승한 4대의 차 가운데 가장 여유 있다. 일자형 대시보드, 특히 센터 페시아의 디자인은 현대 에쿠스와 거의 같고, 낮에도 선명한 빛을 내는 LED 계기판이나 전동식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 등 편의장비들도 풍부하다.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춘 기아 오피러스의 뒷좌석
내비게이션 유닛 때문에 글로브 박스가 좁다
뒷좌석은 쇼퍼드리븐카로 손색없을 만큼 4대의 시승차 가운데 가장 넓고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시승차인 GH350 최고급형은 앞좌석 센터 암레스트 위에 뒷좌석용 7인치 모니터까지 갖춘 풀옵션 모델이다. 뒷좌석 승객에게는 유용한 장비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솟아오른 모니터 때문에 센터 콘솔박스의 크기가 작아져 그다지 반갑지 않다. 시승차 가운데 유일하게 선루프를 달지 않은 덕도 있지만, 뒷좌석은 쇼퍼드리븐카로 쓰기에 손색없을 만큼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뒤 윈도를 가리는 커튼이나 AV 전용 잭, 나무무늬 장식을 더한 어시스트 그립, 조수석 등받이 옆에 달린 전동 조절 스위치 등 대형차에 쓰이는 고급장비들도 많다. 4대의 시승차 가운데 뒷좌석 윈도가 완전히 내려가는 차는 오피러스가 유일하다.
정속 주행할 때는 나무랄 데 없이 안락하지만 와인딩 로드에서는 하체와 상체가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아이들링 때의 정숙성은 상당히 뛰어나다. 오피러스의 V6 3.5X 203마력 엔진은 SM7의 심장보다 출력과 효율이 떨어지지만 넉넉한 토크로 인해 힘 부족을 느낄 수 없다. 특히 정속 주행할 때는 나무랄 데 없이 안락하다. 그러나 오피러스로 와인딩 로드를 스포티하게 달리는 것은 버겁다. 서스펜션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노멀이나 스포츠 어느 모드에 놓든 차체의 출렁임이 XG보다 조금 더한 느낌이다. 급한 스티어링 휠 조작으로 차체가 균형을 잃으면 즉시 주행안정장치(VDC)가 작동하는데, 작동과정이 다른 차들에 비해 매끄러운 편이다. 그러나 주행안정장치의 도움을 받더라도 하체와 상체가 겉도는 느낌이 강해 과격한 운전은 망설여진다.
오피러스의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나 바닥이 높은 편이다
오피러스는 시승차 가운데 쇼퍼드리븐카로 쓰기에 가장 적당한 차다. 앞 뒤 모두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뒷좌석 승객을 위한 AV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다. 트렁크는 크지만 바닥이 깊지 않아 많은 짐을 싣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플라스틱 부품을 쓴 일부 내장재의 재질이 고급차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체적으로 고급 대형차란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직접 운전대를 잡는 차로 쓰기에도 큰 무리가 없으나, 그러기에는 차가 조금 크다는 느낌이다. 실제 앞좌석에서 느끼는 오피러스는 덩치가 커진 것 외에 현대 뉴 그랜저 XG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아 오피러스 GH350 최고급형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980×1850×1485mm
휠베이스(mm) : 2800mm
트레드 앞/뒤(mm) : 1570/1560mm
무게 : 1830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6 DOHC, 3497cc
보어×스트로크 : 93.0×85.8mm
성능
최고출력(마력/rpm) : 203마력/5500rpm
최대토크(Kg·m/rpm) : 30.4kg·m/3500rpm
최대시속 : 220km
0→시속 100km 가속 : 9.2초
연비 : 7.3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5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25/60 R16
값(만원) : 4,608만 원
렉서스 ES330
무난하고 흠잡을 데 없는 ‘메이드 인 도요타’
렉서스 ES330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차다. 실제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서울 강남을 돌아다니다 보면 ES330(구형인 ES300 포함)이 날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강남 아줌마들의 표준차’였던 현대 그랜저 XG를 렉서스 ES330이 서서히 밀어내고 있는 듯하다. 물론 아줌마뿐만 아니라 아저씨들도 ES330을 많이 탄다.
3분할 계기판과 우드·메탈 그레인으로 은근히 멋을 부린 렉서스 ES330
실내는 평범한 듯하면서도 3분할 계기판 등으로 멋을 냈다
길쭉한 모양의 눈매가 독특하다
무늬목과 메탈 그레인으로 꾸민 센터 페시아. 각종 스위치들의 크기가 큼지막해 쓰기 편하다
제각각의 특색을 지닌 테일램프의 모습. 렉서스 ES330
ES330은 차체 길이가 4천855mm로 시승에 나선 4대의 차 가운데 가장 짧지만 거주공간이 크고 트렁크 리드와 벨트 라인이 높아 SM7이나 XG보다 오히려 커 보인다. 앞뒤로 시원시원하게 뻗은 커다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도 차가 커 보이는 데 한몫 한다. 실내는 평범한 듯하면서도 3분할 계기판과 우드·메탈 그레인으로 은근히 멋을 냈다. 가죽시트를 비롯한 내장재가 모두 짙은 회색이라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럽고 차분한 편. 스티어링 휠을 감싼 가죽 여기저기에 진짜 가죽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주름이 들어간 것이 인상적이다.
조수석에도 2가지 위치를 기억시킬 수 있는 메모리 시트를 마련해 놓았다
렉서스의 주무대가 미국이라는 것은 실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다란 센터 콘솔이나 디지털 나침반을 내장한 룸미러, 리모컨 키의 위험 경보기능, 큼지막한 사이즈의 컵홀더 등은 모두 북미 오너들이 선호하는 장비. 조수석 쪽 센터 페시아 벽면에 마련한 핸드백 걸이나 동반자를 운전자 수준으로 고려한 조수석 메모리 시트, 열선과 통풍 모두 가능한 앞좌석 시트 등에서는 일본차다운 세심한 배려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선보인 2005년형 ES330은 한국과 일본에서 선호하는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까지 갖추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렉서스는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를 달지 않는다.
시승차 가운데 유일하게 뒷좌석 가운데 시트에 헤드레스트가 달렸다
ES330의 실내 역시 XG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일색이다. 벨트라인이 높아 뒷좌석에 앉으면 아늑한 느낌이 든다
윈도 라인이 높게 자리해 있어 뒷좌석에 앉으면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뒷좌석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 모두 넉넉하다. 고급차의 필수품이 되다시피 한 전동식 뒷좌석 햇빛가리개를 마련했지만 전용 송풍구와 센터 암레스트에 자리한 컵홀더 외에는 별다른 뒷좌석 편의장비가 없다. 다만 시승차 가운데 유일하게 뒷좌석 가운데 자리한 헤드레스트는 이 차가 쇼퍼드리븐카가 아니라 패밀리카란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519ℓ 크기를 지닌 ES330의 트렁크. 깊고 높아 큰짐을 실을 수 있다
ES330의 V6 3.3X 엔진은 정숙하기로 이름나 있다. 엔진 음 뿐만 아니라 실내 곳곳에서 나는 소음, 예를 들어 파워 윈도나 전동 시트를 작동할 때 나는 소음까지도 경쟁차들의 기를 죽일 정도로 작다. 이 같은 정숙성과 꼼꼼함이 렉서스가 추구하는 철학이며 장점이다. 가속할 때에도 정숙성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4천rpm이 넘어서야 엔진에서 올라오는 약한 진동과 소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 접지력이 떨어졌을 때 작동하는 주행안정장치(VSC)의 반응은 매끄럽지만 급제동 때 작동하는 ABS는 조금 거칠다.
정숙성은 뛰어나지만 서스펜션이 대체로 부드럽고 핸들링이 날카롭지 않다
서스펜션의 감쇠력은 딱딱한 스포츠 모드(2단계)와 표준보다 부드러운 컴포트 모드를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 놓았을 때는 기아 오피러스보다 조금 더 딱딱한 느낌이고 컴포트 모드로 놓으면 시승차 가운데 가장 출렁거리는 승차감을 보인다. 그러나 어느 모드에서든 대체로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2005년형 모델부터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구형보다 개선되었다지만 그리 예리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핸들링 성능은 스포티한 몸놀림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만일 수 있지만 편안한 승차감에 길들여진 대다수의 국내 오너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렉서스 ES330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 X 너비 X 높이 : 4855×1810×1455mm
휠베이스(mm) : 2720mm
트레드 앞/뒤(mm) : 1545×1535mm
무게 : 1560kg
보디 : 4도어 세단, 5인승
엔진
형식·배기량 : V6 DOHC, 3311cc
보어×스트로크 92.0×83.0mm
성능
최고출력(마력/rpm) : 228마력/5600rpm
최대토크(Kg·m/rpm) : 33.2kg·m/3600rpm
최대시속 : 230km
0→시속 100km 가속 : 7.2초
연비 : 10.2km/ℓ
트랜스미션 : 자동 5단, 앞바퀴굴림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타이어 앞/뒤 : 모두 225/60 R16
값(만원) : 5,750만 원
맺음말
각각의 지향점 뚜렷한 고급차들
루프라인과 C필러 모양에서도 서로 다른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왼쪽부터 현대 뉴 그랜저 XG, 기아 오피러스, 렉서스 ES330, 르노삼성 SM7
국내 오너들이 고급 세단에 바라는 점은 무척 많다. 멋진 스타일과 넉넉한 실내공간, 푸근한 승차감과 뛰어난 동력성능, 다양한 편의장비 등 일일이 나열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4대의 고급차를 눈여겨볼 고객들은 이미 여러 대의 차를 타면서 다름대로 분명한 잣대를 세워놓은 까다로운 소비자들이다.
르노삼성 SM7은 참신하다. 특히 시승차인 XE35는 고급차의 표준장비에 가까운 가죽시트 대신 개성 있는 파란색 스웨이드로 시트를 치장한 젊은 감각이 돋보인다. 90년대 중반의 구형 맥시마를 기본으로 만든 SM5가 국내 시장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린 것을 감안하면 참신한 스타일과 첨단 장비, 더욱 강력해진 심장으로 다듬은 SM7은 한층 매력적인 구석이 많은 차임에 분명하다. 특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SM5 오너들은 누구나 한번쯤 SM7을 눈여겨볼 것이다. 다만 많은 수는 아니겠지만 SM525V를 운전기사를 두고 탄 사람들은 SM7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SM7의 뒷좌석 거주성은 사실 평범한 중형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 뉴 그랜저 XG는 올해 모델 체인지를 앞두었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구석이 많다. 그러나 날로 다양해지는 요즘 고급차들의 편의장비를 떠올리면 모델 체인지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사소한 편의장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주행안정장치가 없는 것은 요즘 고급차 시장에서 큰 약점이다.
예상했던 바대로 기아 오피러스는 현대 뉴 그랜저 XG의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입문용 대형차의 성격이 짙다. 덩치가 크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숫자도 XG보다 적으니 고급차란 인상이 훨씬 강하다. 그러나 뉴 그랜저 XG가 워낙 다양한 편의장비를 얹고 있다보니 오피러스로 업그레이드하더라도 그 이상의 편의성을 기대하기는 힘들 듯하다. 다만 차체가 크기 때문에 공간적인 여유가 조금 더 있고, 시승 모델인 GH350 최고급형처럼 뒷좌석에서 AV시스템을 즐길 수 있는 등 뒷좌석 편의성이 조금 높은 데 만족해야 한다. 주행성능 역시 XG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시승차인 오피러스 GH350의 엔진 출력은 XG S30보다 더 크지만 굴곡진 도로에서의 반응은 XG보다 못해 적극적인 운전을 하기에는 망설여졌다.
렉서스 ES330은 흠잡을 데가 거의 없다. 엔진 성능이나 정숙성, 내장재의 질감, 트렁크 크기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평균치를 뛰어넘는다. XG나 오피러스처럼 안락하면서도 운전감각은 국산 고급차와 그리 다르지 않다. 특히 정숙성은 시승한 차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ES330이 국내에서 단일 수입 모델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ES330의 뒷좌석은 절대 사장님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사&사진 제공 : 자동차생활 2005년 1월호(http://www.carlife.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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