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제 61회 프랑크푸르트쇼가 9월 12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파리살롱, 동경모터쇼와 함께 격년제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쇼는 세계자동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이 주가 되는 쇼인만큼 양적인 규모는 물론이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주목을 끄는 쇼다.
올해 쇼에는 44개국에서 1000여개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참여했다. 유럽시장 전반의 흐름은 물론이고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의 미래까지도 점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올해의 프랑크푸르트쇼 역시 예년과 다름없이 다양한 볼거리와 예상 이외의 컨셉트카들로 전 세계에서 몰려든 미디어 관계자들을 들뜨게 했다.
2005 프랑크푸르트모터쇼 1신은 우선 전체적인 트렌드를 요약하고 2신부터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을 취할까 한다.
프레스데이 첫 날 테이프를 끊은 것은 폭스바겐 그룹. 체코 자회사인 스코다를 필두로 폭스바겐, 아우디의 순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마트, 크라이슬러가 차례로 각자의 성격을 살린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다음으로는 BMW그룹의 BMW와 미니, 그리고 람보르기니와 세아트, 미쓰비시 등이 신차를 발표하며 첫 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오늘 선보인 뉴 모델 중 주목을 끈 것은 폭스바겐 이오스를 비롯해 아우디 Q7,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 BMW Z4쿠페, 크라이슬러 지프 콤파스와 패트리어트, 미니 컨셉트카 등이었다.
독일의 주요 메이커들이 첫날 집중적으로 프레스컨퍼런스를 치르는 모양세는 예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그로 인해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우선 올해 쇼의 트렌드를 크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세그먼트는 파괴하고 아이덴티티는 강화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상급 모델만을 만들고 대중차회사들은 저가 모델에 중점을 두었다. 미국 메이커들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픽업트럭과 SUV강점을 보였고 일본 메이커들은 경제형차가 장기였다. 이제는 그런 구분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런 구분 파괴를 합리화하는 방법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강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2. 디젤 엔진, 출력은 높이고 연비는 낮춘다.
최근 등장한 독일 메이커를 중심으로 한 유럽 메이커들의 디젤엔진들은 출력은 15% 높이고 연비는 10% 개선한다는 공식을 정형화 하고 있다. 가솔린 엔진의 기술 개발이 주춤하는 사이 디젤엔진은 더 빠른 속도로 앞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 디젤 엔진을 개발 생산할 수 있는 메이커와 그렇지 않음 메이커로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3. 디젤이냐 하이브리드냐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좌우
아우디가 SUV Q7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선보인 것과 BMW X3 하이브리드 컨셉트카가 등장한 것은 센세이셔널한 사건이다. 1800만대에 육박하는 유럽 시장의 60%를 점하고 있는 디젤의 힘이지만 단일 시장으로 연간 1700만대에 달하는 미국시장에서의 디젤차 판매의 제약은 유럽 메이커들로 하여금 하이브리드를 당연한 파워 트레인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4. 컨버터블은 이제 하드톱이 기본.
2인승 경량 로드스터를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나름대로 수익까지 올렸던 메이커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포르쉐, 혼다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쿠페 카브리올레, C+C, 트윈 톱 등의 표현을 쓰며 스포츠 로드스터를 만들고 있다.
5. 더 비중이 커져 가는 미국시장
유럽, 그것도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독일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서 미국시장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독일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모델 개발에 있어 기본적으로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이야기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우선 첫 날 느낀 전반적인 트렌드는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정리하다보면 중복되는 내용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를 항목별로 정리해서 하나씩 풀어갈 계획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싸움이 단순화되면 공격할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전세 판단이 비교적 용이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기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상대방의 수를 읽는 것이 어려워 자칫 판단을 잘못하면 판세를 완전히 그르칠 수도 있다.
지금 양산차 메이커들이 처한 입장을 그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990년대만 해도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중대형 고급차만을 주로 만드는 메이커로 인식되어왔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BMW와 아우디가 공격적으로 세그먼트 확장과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정신없이 많은 모델들을 쏟아 내면서 그나마 중저가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거나 하고자 하는 메이커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BMW의 경우 2000년 들어 X5를 필두로 X3, 6시리즈 등 비교적 중고가 모델들은 물론이고 소형차인 1시리즈까지 개발해 내놓으면서 저가시장 모델들의 신분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아우디도 A2는 접었지만 A3까지 보폭을 넓히며 세그먼트 확장을 시도하더니 급기야는 중형 SUV Q7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머지 않아 소형 SUV를 비롯해 또 다른 장르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방향은 좀 다르지만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은 울트라 럭셔리카인 마이바흐와 정 반대 방향인 미니멈카 스마트 등으로 모든 측면에서의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 양산차 메이커들에게 이런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전략은 결코 곱게 보일 것 같지가 않다.
물론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는 그나마 나름대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차세데 LS의 경우 메르세데스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재규어 XJ 등과 같은 가격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역 세그먼트 파괴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폭스바겐은 페이톤으로 프리미엄 럭셔리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 성패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결코 뒤질 것 없는 제품력과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브랜드 이미지로 인한 장벽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시장의 규모가 지금은 연간 25만대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판세가 커지고 있어 머지 않아 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장르별 세그먼트의 파괴도 이제는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이 선 보인 이오스는 하드톱 컨버터블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장르의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SLK나 BMW Z4등과 같은 본격적인 스포츠카 지향은 아니지만 컴팩트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공공연히 내 세우면서 영역 침탈을 노리고 있다. 폭스바겐 이오스는 2+2인승 개념의 모델이지만 리어 시트는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다. 그러니까.사브 9-3 나 BMW 3시리즈,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그렇다고 앞뒤 프로포션을 극단적인 스포츠카 형상으로는 하지 않는 누구나 접근이 쉬운 성격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푸조의 307 CC를 비롯해 볼보도 C70 차세대 모델을 쿠페 컨버터블로 개발하고 있고 닛산 마이크라 C+C 등 장르와 크기에 구분없이 지금 세계는 하드톱 컨버터블 바람이 일고 있다. 물론 양산 모델이 아님에도 이처럼 뛰어드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가장 큰 목적이다.
어쨌거나 이처럼 상대의 구역을 침범해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지금 세계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브랜드 전쟁을 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그동안 강한 브랜드 이미지가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던 일본, 미국, 한국 메이커들도 이제는 패밀리 룩에 대한 가치를 정립해 가고 있으며 그런 메이커들의 전략이 이번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물론 독일 이외의 메이커들까지 모두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사전 정보를 종합하고 아침 일찍 대부분의 부스를 돌아보면서 느낄 수 있는 현상이었다.
BMW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발표는 사전 정보가 있었지만 아우디가 새로 선보인 Q7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설정한 것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물론 두 모델 다 컨셉트카 개념이다. 2008년 이후에 양산할 것이라고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데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디젤이냐 하이브리드냐에 대한 지구촌의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현장에서 아우디 Q7 개발 담당자에게 하이브리드 버전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의 답변 중에서 ‘시장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것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당연한 임무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최근 BMW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GM의 하이브리드카 개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국내에서는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가솔린이나 디젤과는 달리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적인 파워 트레인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를 개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솔린과 디젤 등 기존 내연기관 엔진은 친환경적이라는 말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금 시각을 달리 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기존 내연기관 엔진과 하이브리드에서의 친환경이라는 것은 유해 배출가스를 대폭 저감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지만 유해 배출가스의 배출량은 연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연비가 좋은 차가 유해가스를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출가스의 저감을 목표로 하는 각국의 규제, 즉 유럽의 유로4라든가 미국의 SLUEV 등은 역으로 말하면 연비의 개선과도 직결된다. 반대의 논리로 연비를 개선시키면 유해가스의 배출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이것을 개량화 해 데이터를 제시한 것이 바로 이번 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장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디터 제체였다. 그는 크라이슬러의 CEO 시절 미국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채용이 증가하게 된다면 미국 전체적으로 8억 갤런의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연간 800만 톤 저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디터 제체가 이런 생각을 말하자 유럽의 자동차업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였지만 미국에서는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디젤 엔진의 개발 생산 능력의 차이이다. 20세기 말에 유럽 메이커들은 석유파동 이후 디젤엔진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데 반해 미국 빅3는 디젤차의 효용성과 시장성에 대한 판단을 잘못해 디젤 엔진 개발을 등한시하게 되었다. 같은 환경 문제의 대응에 대해 미국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 개발에 먼저 투자했었으나 1990년대 중반 전기차가 무공해차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접었다. 그리고 다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였다.
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점과 배출가스가 물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그야 말로 꿈의 친환경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미국 빅2의 주장과는 달리 연료전지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는 벌써 연료전지차를 리스로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기술적인 문제로 차량을 회수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는 일본의 토요타가 1997년 첫번째 양산 시판 모델 프리우스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첫 번째 양산 시판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등장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하이브리드는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카를 라인업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토요타는 10년 이내에 적어도 10개 차종의 하이브리드카를 추가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적어도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하이브리드가 토요타 브랜드 전체 판매 1/4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10년 이내에는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비율은 전체의 12~15%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해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세그먼트에서 업계의 리더로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런 토요타의 자신감에 찬 계획은 최근의 판매 상황을 보면 허황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첫 양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벌써 3세대 모델로 진화해 있고 해리어와 크루거의 하이브리드 버전도 미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2만대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토요타는 소형차에서 SUV까지 그리고 고급 세단에서 스포츠 모델까지 하이브리드 버전을 세계의 전 라인업에 채용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1997년에 탄생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는 어느정도 세계 시장에 보급되고 있을까. 데뷔해인 1997년에 일본에서 323대의 판매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미국시장에서 6,498대, 일본에서 12,513대 등 19,011대가 판매되었고 이후 에스티마와 알파드 크라운 로얄, 토요 에이스 등 다양한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추가되어 2003년에 53,292대, 2004년에 13만 4,799대 가 판매되어 합계 31만 8,625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거나 토요타는 함께 하이브리드카의 시장을 넓혀갔다. 그리고 2004년에는 포드가 SUV모델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의 모든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제는 연료전지만을 고집해 오던 미국 메이커는 물론이고 디젤엔진에 장점을 갖고 있는 유럽 메이커들까지 하이브리드카의 라인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대자동차그룹도 이 부문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 기술개발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하이브리드 핵심 기술이 대부분 토요타의 특허로 되어 있어 하이브리드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실제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토요타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상황이 되어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650여가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하이브리드카를 보는 시각도 있다. 다시 말해 2004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6,395만대였는데 그중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는 10만대를 조금 넘긴 수준으로 미미하다. 뿐 아니라 토요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추가적인 비용이 지금도 대당 3,0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의견도 있어 그 실용화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가솔린과 디젤엔진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는 어쩔 수 없이 석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정체가 심한 도심 지역 이외에서는 연비 개선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아우디와 BMW까지 하이브리드카 컨셉트 모델을 선 보이게 된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그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연비를 총량 규제한다. 미국은 한 메이커가 판매하는 전체 판매대수의 연비를 총량으로 계산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는 그런 대형 대 배기량차를 판매하기 위한 보조역할로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디젤엔진 개발에 대한 기회를 놓친 미국 메이커들의 입장으로 인해 미국시장에 디젤차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당장에는 쉽지가 않다. 때문에 미국에서 환경친화적인 차로 인식이 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은 초저공해 또는 완젼무공해차의 의무 비율을 높임과 동시에 미국시장에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하려면 생산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하이브리드카와 디젤차는 모두 보통의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비가 30%가량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카든 디젤차든 유해가스의 배출은 마찬가지로 그만큼 적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든 디젤차든 연비가 개선되고 그만큼 유해 배출가스가 적다면 당장에 해결하기 쉬운 문제부터 풀어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개발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하이브리드보다는 디젤차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이브리드냐 디젤이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느냐는 앞서 설명했듯이 연간 판매대수 1700만대가 넘는 미국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비율은 유럽의 경우 전체의 60%에 육박해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시장쟁탈전에서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있다. 가솔린에 비해 연비가 30% 가량 좋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의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가솔린에 비해 30% 가량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인 이유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아우디와 BMW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선언했고 앞으로 이 분야의 기술 개발 경쟁 또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좌우하는 기술개발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61회 프랑크프르트모터쇼장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끈 인물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와 폭스바겐의 볼프강 베른하르트(Wolfgang Bernhard)였다.
두 사람은 물론 독일인.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 그룹과 합병한 이후 크라이슬러를 살리라는 특명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들은 탁월한 능력으로 수렁에 빠진 크라이슬러를 구해냈고 최근에는 미국의 빅2는 여전히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크라이슬러는 높은 판매 증가율과 함께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것은 디터 제체와 볼프강의 팀웍이 이루어 낸 산물이었다. 그들이 강조한 것은 역시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것. 매력적인 제품만이 가장 좋은 구조조정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실행에 옮겼고 크라이슬러의 300C와 매그넘 등은 아직까지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크라이슬러 회생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다시 독일로 불려 들어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필자는 두 경영인을 디트로이트 쇼장에서 만났고 자주 보는 얼굴이라 악수정도는 하고 지내는 사이였는데 그들을 이번에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쇼장에서 만났다.
물론 디트로이트쇼장에서는 둘이 팀웍을 이룬 퍼포먼스를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사람은 독일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장으로, 또 한사람은 역시 독일을 대표하는 대중차 브랜드 폭스바겐 브랜드의 총괄 책임자로 각기 다른 입장에 서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친만큼 많은 미니어들은 그들이 과연 공식 데뷔 석상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고 그들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자신들의 색깔을 표현해 냈다.
우선 먼저 얼굴을 내민 것은 볼프강. 폭스바겐이 새로 개발한 쿠페 컨버터블- 컴팩트 스포차카라고 폭스바겐은 표현-을 타고 무대 전면에 나선 그는 그가 타고 나온 이오스라는 모델의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물론 이번 쇼를 통해 선보이는 골프 GTi와 석유파동으로 인해 가솔린가격의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엔진의 개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10개의 뉴 모델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그의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이 10개의 뉴 모델은 기존 모델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더불어 그는 폭스바겐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런 폭스바겐의 정신에 충실한 모델전략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것은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가 페이톤과 투아렉 등 력셔리 모델에 비중을 두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땠든 그는 폭스바겐이 원래의 브랜드 이미지를 되살려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매력적인 신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는 점과 그 신제품들이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게 걸맞는 것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공개 선언함으로써 폭스바겐은 앞으로 조직의 구조조정은 물론 새로운 모델의 개발로 정신없이 바빠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어서 등장한 디터 제체는 AMG시리즈의 R과 M으로 말문을 텄고 이어서 강력한 이미지의 퍼포먼스와 함께 뉴 ,S를 선보이며 그의 의도를 드러냈다. 물론 볼프강에 비해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그의 플랜을 모두 제시할 수는 없었겠으나 우선은 프레스컨퍼런스의 퍼포먼스가 그동안과는 달랐다. 5층 높이의 높은 천정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용수들이 줄을 타고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연출한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도 많은 시선을 끌었다.
디터 제체는 6년 전에 프랑크푸르트쇼에 참석했었다며 이번 쇼는 그가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으로 치르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CEO를 맡은지 12만에 그가 소개하는 뉴 S클래스는 그의 욕심보다 훨씬 앞선 개념의 프레스티지카라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그리고 그는 메르세데스는 다임러크라이슬러에게는 보석과 같은 브랜드라며 앞으로 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익성의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선언했다.
자동차산업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인 들이 미국에서 만나 거대한 회사를 살렸고 이제는 다시 독일로 돌아와 서로 다른 성격의 브랜드를 살려내고 또 보수성이 강한 두 조직을 어떻게 회생시켜 나갈지 세계의 자동차인들은 주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뉴 모델 로체의 공식 데뷔와 함께 금방이라도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컨셉트카 멀티-S를 공개했다. 기아자동차의 유럽, 미국, 한국 디자인 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모델로 기아측은 이 컨셉트카를 CUV , 즉 Crossover Utility Vehicle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양산 시켜 버려랏! 카렌스의 후속이라고 뻥을 치든지 해서라도 양산 시켜랏!)
기본적으로 유럽 유저들을 고려한 디자인 특성을 취하고 있는 멀티 S의 S는 Sporty, Space, Smart를 의미한다고. CUV라는 용어를 쓴 것은 MPV와 SUV의 장점을 모두 갖춘 비즈니스와 레저활동 모두에 적합하게 설계된 모델이라는 의미에서라고.
중대형 SUV의 판매가 주를 이루는 미국시장과는 달리 유럽의 오너들은 적절한 크기에 주행성이 뛰어난 모델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한 차만들기가 보인다.
익스테리어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스포티인데 반해 인테리어는 IT•하이테크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물론 다양한 시트 변환을 통한 공간활용성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다.
인테리어의 구성은 다양한 수납공간과 첨단 안전사양을 적용하여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했다. ‘후석 공조시스템 (Rear Air Ventilation)’을 적용하여 2열과 3열 탑승객들에게도 쾌적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차량지붕에 유리를 적용한 ‘듀얼 글라스타입 루프(Dual Glass Paneled Roof)’는 외부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인 듯한 개방적 느낌을 준다.
물론 컨셉트카이기는 하지만 ESP( Electronic Stability Program)를 비롯해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TPMS, Ty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등 안전장비도 만재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로체 (수출명: 마젠티스, 옵티마)』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식 데뷔했다. 기아자동차의 정의선 사장이 모터쇼에서는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프레스컨퍼런스에 프랑크푸르트 시장이 참석해 기아자동차가 유럽 헤드쿼터를 프랑크푸르트에 건설하기로 한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도 해 그 어느때보다 많은 관심 속에 행사는 진행되었다. 금방이라도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CUV컨셉트카 멀티-S와 옵티마 후속 모델 마젠티스가 가장 주목을 끌었다.
이번에 선보인 로체의 가장 큰 특징은 파격보다는 이 등급의 세그먼트로서 취할 수 있는 무난한 차만들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쏘나타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면 로체는 좀 더 젊은 취향의 디자인을 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는 강력한 이미지의 캐릭터 라인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웨이스트 라인으로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프론트 엔드의 범퍼가 조금 더 정리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리어 범퍼로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면서 어느정도는 상쇄하고 있는 것 같다.
인테리어에서는 쏘나타에 비해서는 훨씬 스포티한 분위기가 강조되어 있다. 블랙과 그레이 투톤 처리, 블랙 톤 처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의 전체적인 분위기의 표현방법은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둔 터치가 보인다.
전체적인 질감과 구성에 있어서는 쏘나타와 차이가 없지만 디자인의 차이로 인해 그 성격은 많이 달라 보인다.
그런데 이런 디자인 면에서의 특징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승용차로서는 처음으로 6단 수동변속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물론 자동 변속기가 마찬가지로 5단이었다는 좋았을 것 같지만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6단 MT의 설정은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물론 국내 시판용 모델에도 조합되기를 기대해 본다.(이거 대박이닷!)
기아 유럽 관계자는 이 차가 유럽시장을 위한 여러가지 선택사양을 표준품목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한국차의 파워를 강조하는 역할을 했다. 커튼 타입 사이드 에어백 등 쏘나타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는 안전장비에 대한 내용도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다.
기아자동차 측은 로체, 현지명 마젠티스에 대해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실제 유럽 운전자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달리기 성능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엔진은 국내와는 달리 유럽시장에는 2.0리터와 2.7리터 가솔린 엔진과 2.0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기아자동차는 마젠티스의 경쟁 모델을 마쯔다6, 포드 몬데오, 푸조 407, 폭스바겐 파샤트 등으로 표방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직까지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가 없다는 점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브랜드 이미지 좀 잘 다져 보라고!! 자존심 상해서 미치겠단 말이닷!)
폭스바겐의 디자인 책임자 무라트 귀낙(Murat Günak)을 만났다. 양산차 메이커의 디자이너로서 많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폭스바겐의 디자인에 대해 혁신적이면서도 동시에 안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강한 헤리티지를 구축해 왔다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볼프강 베른하르트의 등장과 함께 예상외로 빨리 하드톱 컨버터블 이오스를 선보인 것을 게기로 그와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일문 일답형식으로 적는다.
대담•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Q :- 오늘날 많은 메이커들이 디자인을 통해 독창성을 강조한다. 폭스바겐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며 플랫폼을 공유하는 다른 모델들과 어떻게 차별화 하고 있는가?
A : 폭스바겐은 굉장히 감성적인 브랜드이다. 고객과의 감성적 차원에서의 교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성은 디자인의 새로운 언어로 떠오르고 있다. 폭스바겐의 디자인은 고객과 감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새로운 모델들에 표정이 있는 눈과 입 등 사람 얼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새로운 모델들의 사이드 패널 표면을 보면 새로운 각도로 빛을 반사해 고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차의 색이 변해 보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폭스바겐은 3리터카에서 페이톤까지 아주 다양한 모델을 만드는 자동차메이커이다.
그룹 내 모델들의 차별화는 전혀 문제가 없다. 골프와 아우디 A3, 세아트 레온, 등을 비교해보더라도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component를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된다.
Q : 볼프강 베른하르트의 등장으로 디자인에 있어 변화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그가 디자인 책임자는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A :일단 처음 왔을 때 벽에 좀더 많은 그림들을 걸고 싶었다. – 폭스바겐은 아주 강한 브랜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뒤엎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디자인 특성은 authentic, innovative, sympathy라는 3가지 요소로 정리가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탄탄한 전통을 바탕으로 폭스바겐만의 특별함을 표현해내고 있다. 폭스바겐 디자인은 전통적으로 깔끔하고, 심플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가 가는 디자인이었고 이러한 폭스바겐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 받아왔다. 또한 폭스바겐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골프 GTI, 시로코, 마이크로버스, 골프 카브리올레 등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시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형태의 디자인을 소개해냈다. 그러면서도 폭스바겐 디자인은 소비자들과 긍정적인 측면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오늘날의 디자인을 봐도 알 것이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패밀리 룩은 모두 미소 짓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미소짓고 있지만 비웃음이나 순진한 것이 아니라 교감할 수 있는 미소를 띄고 있다.
이렇듯 폭스바겐은 아주 탄탄한 브랜드이다. 변화는 있어야겠지만 급격한 변화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심사숙고하면서 진행 될 예정이다.
예전처럼 전 세대 모델에 다음 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디자인하는 관습이 폭스바겐에서 이제 바뀌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제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차량에 디자인 컨셉을 이어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카로 출시했던 컨셉 R 그리고 이후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컨셉 T 그리고 제네바 모터쇼에서의 컨셉 C와 2005년초 선보인 6세대 파사트, 오늘날의 이오스까지 그 디자인 컨셉을 이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Q : 뉴 비틀을 어떻게 업데이트 해 끌고 갈 것인가? 뉴 비틀은 단종될 것인가? 비율을 바꿔 다른 모델로 출시될 계획은?
A : 무대에 전시 되어있는 신형 뉴 비틀을 보았다면 알겠지만 더욱 모던하게 변했다. 기존 뉴 비틀이 좀 더 여성 취향적 요소들을 많이 사용했다면 이번 신형 뉴 비틀은 남성적인 터치를 좀 더 가미했다.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모델이라) 사람들이 비틀을 보면서 포르쉐를 상상한다. 포르쉐를 상상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살짝” 충족시켜주기 위해 변했다.
비틀의 전통을 이어받은 뉴 비틀은 단종시킬 이유가 없다. 비율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봤겠지만 뉴 비틀 래그스터같이 루프 모양을 달리해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Q : 폭스바겐은 마케팅이나 디자인보다는 엔지니어링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 책임자로서 이런 점이 디자인에 걸림돌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가?
A :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늘날 디자인은 자동차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동차라는 것은 기계이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혹은 지난 모델의 뼈대 위에 새로운 바디 디자인만을 얻는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이 경우 디자인은 습작만도 못하게 된다. 좋은 제품은 디자인과 기계 공학을 조화롭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그들의 지속적 관심을 받게 하는 것이다.
Q : 어제 베른하르트 박사가 폭스바겐의 뿌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전 피에히 회장과는 다른 방향인 것 같은데 ….
A : 베른하르트 박사가 얘기한 폭스바겐의 뿌리는 매스마켓을 위한 자동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드림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폭스바겐이 시로코, 골프 GTI, 마이크로버스 등으로 그랬듯이… 심플하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신뢰성 높은 제품. 모든 공업제품들은 더욱 완벽해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한다. 폭스바게은 실현 가능한 소비자들의 꿈을 자동차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베른하르트 박사는 일주일에 한번씩 디자인부서와 만날 정도로 디자인에 아주 깊은 관심을 갖는다.
Q : 자신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설명한다면?
A : 나는 특별한 나만의 스타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스타일보다도 나는 우리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믿는다. 내 스타일을 강요하기보다는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자이너들이 (더욱 창의적인 디자인을) 시도하고 도전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
Q : 이제 글로벌 기업이 된 폭스바겐이 골프 같은 모델을 좀 더 국제적인 감각에 맞춰 변화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골프 같은 해치백모델이 인기를 끌지만 한국의 경우 해치백은 별로 인기가 없는 편이다.
A : 세계 소비자들의 취향을 맞추는 것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각국의 취향에 맞는 밸런스를 찾아내는 것이 그만큼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고려할 점은 소비자들이 왜 특정 모델을 선호하는 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골프가 독일스러운 디자인의 독일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우 다양한 국가적 취향을 반영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면 그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다양한 취향을 연구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파리, 상해, 베를린 등지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해 각국의 취향을 디자인에 연계시키려고 하고 있다.
Q : 어떤 계기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었는가 ?
A : 어떤 특정 계기가 있어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항상 차를 좋아했고 그래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를 평생 꿈꿔왔다. 나는 터키 태생인데 항상 페라리 같은 수퍼카를 보면서 페라리 같은 차를 만드는 터키 자동차 메이커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었다. 이런 무모한 생각이 내가 사업가 기질이 없음을 보여준다.
기사&사진 제공 : 글로벌 오토뉴스(http://global-auto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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