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에 정식적으로 예약 주문을 받게 되는 스피라가 출시를 얼마 앞두고 다른 차량과의 비교 대상에 올라갔다는 것은 회사로서도 싫을 일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은 한국의 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두 차가 가지고 있는 차이를 딱 봐야 할 것이다.
글 : 이성필(=sephia, Seongpil.Lee@gmail.com )
프로토모터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는, 그런 회사이다. 전에 VJ특공대에 나오기도 한 회사라서 혹시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나, 자동차에 좀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스피라 이야기를 하면 아는 사람들이 있는 회사이다.
한국 완성차 업체 중 어딘가 독특해 보이는 이 회사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양산차를 공개한 녀석이 바로 스피라이다.
2005년 5월, 드디어 정식적으로 출격을 하는 이 녀석은 I4 2.0X, V6 2.7X, V8 4.6X,(전부 슈퍼차져를 얹었고, 이 엔진은 기본적으로 다른 회사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지만, 슈퍼 차져는 직접 얹은 것이다. 참고로 V8 4.6X 엔진은 포드사의 머스탱(Mustang)의 엔진을 채용했다.) 이 3가지 엔진을 얹고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차량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최근 람보르기니사의 가야드로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디자인, 완전히 다르다. 직접 보고 말하라!!
사진의 위쪽에 있는 녀석이 한국의 프로토모터스에서 개발한 스피라이고, 밑에 있는 녀석이 이탈리아 람보르기니사에서 출시한 가야드로이다.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지 않은가? 사실 프로토모터스가 스피라의 개발을 계획한 것은 1999년에 프로토사가 공개한 엘란 4인승, 당시 명칭 PS-1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에 개발한 PS-2가 바로 스피라의 프로토 타입인 것이다.
기아자동차가 내놓겠다고 했으나 아쉽게 불발로 그쳤던 뉴 엘란의 당시 랜더링 모습, 한번 지금의 스피라와 비교를 해 보면 얼마나 비슷하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아래의 내용은 기아자동차에서 카라이프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본 글은 자동차생활 2000년 12월호 기사임.)
사실상 단종 되었던 기아 엘란이 다시 한번 부활한다. 뉴 엘란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인승 로드스터에서 4인승 하드톱 쿠페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엘란을 생산하던 기아 모텍에서는 그 동안 여러 차례 2+2를 시도해왔고 프로토디자인도 지난 서울 모터쇼에서 엘란의 2+2 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
뉴 엘란은 차체가 조금 커졌고 날카로운 면들이 만나는 에지 디자인으로 단장했다. 이전의 1.8X T8D 엔진을 그대로 얹을 예정이고 티뷰론용 2.0X 엔진도 검토되고 있다. 데뷔 시기는 2001년 9∼10월경. 티뷰론 후속모델(프로젝트명 GK)과 경쟁하게 되며 시장간섭을 막기 위해 티뷰론의 아래 급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실제로 나오지는 못 했지만(그 이유 중 하나는 엘란의 생산 라인이 철거, 중국으로 옮겨졌고, 기아 모텍 마저도 다른 회사에 인수 된 탓이었다.), 프로토디자인에서 엘란의 2+2모델을 발표했다고 했으니, 프로토 디자인이 프로토 모터스를 가리키는 바람에, 결국 실제로는 스피라의 개발이 먼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미드십 구동 방식이 특징인 스피라는 스포츠카 계열이 어쩔수 없이 거의 비슷해지다 보니 그렇게 돼 버렸다는 것이 좀 골치 아픈 것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앞 모습 뿐만 아니라, 위에서 바라본 세부적인 디자인도 차이가 있다.
위의 것이 가야드로, 밑의 것이 스피라이다. 비슷해 보이는가?
엔진 라인업도 그렇다. 글쓴이가 알기로 가야드로의 라인업은 V10 4961cc의 엔진 1종뿐인데, 스피라의 엔진은 3종이나 갖춰져 있다. 물론 슈퍼카의 속도나 이런 면에서 스피라는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큼은 인정하자. 그것이 뭐냐 하면.
1. 국내에서 만든 최초의 슈퍼카라는 것이다. 이쪽에는 거의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가 알기에만 이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2. 스피라의 엔진 라인업이 좀 더 넓다. 사실 스피라와 가야드로의 엔진 라인업을 비교하자면, 가야드로의 엔진 라인업이 1종에 불과한데 반해 스피라는 최고 2.0X에서 최대 4.6X까지 얹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사람 입맛에 따라 골라 봐라.’ 라는 소리이니, 이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올해 서울 모터쇼의 현장을 노려라!
3. 프로토모터스는 별나면서도 멋지다. 용인에 본사가 있고, 디자인, 엔지니어링 센터가 거의 부근에 몰려있으니, 이건 연구를 본사 근처에서 할 수 있는 꼴이 아닌가? 거기다가 자동차가 곧 삶인 그들에게는 차가 곧 생명이다.
위의 3가지. 스피라가 만들어지기까지 개발진들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지를 생각한다면, 프로토모터스에게 박수는 치지 못할망정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프로토모터스도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자동차 회사요, 또 국내 최초의 슈퍼카 제작 업체이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프로토모터스는 올해 하반기에 첫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시킬 예정이다. 스피라의 출격이 늦어진 것은 국내 최초로 만드는 수 제작 미드십 스포츠카라 그런지 몰라도,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이러는 동안 상당히 개발 기간이 길어졌다. 이때, 회사가 망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들려와 오래 기다릴 줄 아는 맛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인 ‘원더풀 데이즈(Wonderful Days)’와 비슷한 사례가 되어 버린 것이 아까울 따름이다.
그리고 현재 프로토사는 중국의 자동차 업체에서 부탁한 프로젝트를 받아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형차 관련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것은 모르고 있다. 또한 프로토 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커스텀 차량을 만들어 온 회사로, 이 회사의 사이트에 가면 여러 가지 자료를 볼 수 있다.
프로토모터스 : http://www.protomotors.com
참고 : 프로토모터스의 연표
1997년 - 6월 14일 설립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다이너스티 리무진 개발
엔터프라이즈 리무진 개발
체어맨 리무진 개발
1998 - 티뷰론 리디자인 모델 RT-X 개발
현대자동차 기술협력업체 등록
기아자동차 기술협력업체 등록
1999 - 제3회 서울모터쇼 자체부스 단독참가(엘란 4인승, RT-X 발표)
엘란 4인승 모델 개발(PS-I)
에쿠스 리무진 개발
2000 - 금감원 법인 등록
국내 최초 Midship Sports Car PS-II 개발
2001 - 굿디자인 페스티벌 참가(PS-II)
1차 인터넷 주식 공모
스타크래프트 리무진 개발
2002 - 청와대 의전용 컨버터블 리무진 개발
2차 인터넷 주식 공모
제4회 서울모터쇼 컨셉트카 및 전시물 다수제작
제4회 서울모터쇼 자체부스 단독참가(Spirra 양산모델 발표)
2003 - 국내 6번째 완성차 업체 등록
Spirra 미국 수출 계약
Spirra 터키 수출 계약
Spirra 2.0 Turbo Charger 제작
부산모터쇼 참가
2004 - 북경 오토차이나 자체부스 단독참가(Spirra 전시)
카니발 리무진 개발
경기도 광주 엔지니어링 센터 설립
Spirra 2.7 V6 Super Charger 제작
Spirra 4.6 V8 Super Charger 제작
Spirra 말레이시아 수출 M.O.U.(양해각서) 체결
영국 AC 코브라 기술 M.O.U. 체결
2005 - 제5회 서울모터쇼 참가(스피라의 예약 주문을 받음.)
스피라 1호차가 고객에게 인도(9월 전후로 예정)
제공 : 자동차생활(http://www.carlife.net ), 프로토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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