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습니다. 으허허허!! 참고로 현재는 닛산까지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닛산-인피니티
0. 전초전에 불과한 일본3대 자동차 회사들의 행보
최근 국내언론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의 경우 국내에 들어온지 수년밖에 안되는 '신참'임에도 10년 이상 한국 수입차 시장에 참여해온 BMW와 판매순위 수위를 다투고 있으며 ES330은 국내수입차 시장에서 매달마다 판매 1위를 다투며 돌풍을 일으켰다. 금년 초부터 어코드 단 한가지 차종으로 시작한 혼다의 경우 이미 판매순위3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국내 언론의 관심은 당연하다 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초전에 불과하다. 토요타의 경우 렉서스 브랜드만 들여왔고 혼다의 경우 현재까지 어코드와 CR-V 두 차종밖에 안들여와있는 상태이며 닛산의 경우 토요타처럼 당분간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만 들여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 소형차인 토요타 카롤라나 혼다 시빅까지 들어오는 시점이 반드시 올 것이다. 최근 한국시장에 직접적인 진입을 선언한 독일의 폴크스바겐의 경우 현재 한국 수입차 시장이 고급형만 팔리는 기형적인 구조이지만 향후 저렴한 대중차들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까지 내놓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시장에서 연간 5천5백대를 팔 목표를 삼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하여 토요타, 혼다, 그리고 닛산 3사의 한국시장 진입에 대해 연속물로 적어보도록 하겠고 일단 내년 상반기에 한국 시장에 진입할 닛산에 대해서 언급해보고자 한다.
1. 태양은 떠오른다-닛산
최근 국내 언론에서는 닛산이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를 서울지역에서 판매할 딜러들을 선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닛산이 대중적인 닛산 브랜드보다는 인피니티를 우선 들여오는 이유는 경쟁자인 토요타가 한국시장에서 렉서스 브랜드로 예상보다 선방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처럼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은 후 닛산 브랜드의 대중차를 팔 경우 후광을 업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닛산의 경우 완전히 새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므로 영업망과 정비망등 초기 투자비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좀더 많은 고급차 판매가 현실적으로 맞을 것이다. 반면에 혼다는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를 들여오지 않고 좀더 대중적인 혼다 브랜드만 우선 들여왔다 (여기에 대해서는 혼다편에서 좀더 언급하겠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일단 인피니티 브랜드는 현재 전 세계에서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이외의 시장에 진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한국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듯 하다.
둘째로는 현재 한국에는 닛산차들을 나름대로 국산화시킨 SM5와 SM3을 판매하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있다. 혹자는 닛산과 함께 르노-닛산 동맹의 일원인 르노삼성자동차로 인해 닛산이 닛산 브랜드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상호간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회사이름처럼 르노삼성자동차는 모회사인 르노의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제품개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르노는 메간(Megane)과 같이 대중적인 소형차나 세닉(Scenic)처럼 실용적인 MPV(다목적처차량) 분야에서 강하기 때문에 르노삼성자동차의 제품군도 향후 이런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고, 닛산은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에서 보듯이 중대형차와 고급차, 트럭분야에서 강하기 때문에 이들 그룹 회사들의 직접적인 충돌은 생각보다 적은 편이라 하겠다.
2. 국내에 상륙하는 인피니티 차종들
그럼 일단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에서 판매될 인피니티 제품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예고된 것은 기함인 Q45, 최근에 일본에서 푸가(Fuga) 로 출시되어 내년에 미국에서 인피니티 브랜드로 팔릴 M45/35, 크로스오버 차량인 FX45/35, 그리고 G35시리즈 등 모두 네 개의 차종이다. 맥시마를 바탕으로 한 I35도 있지만 구형인데다가 르노삼성자동차의 SM7등과 겹치는 바도 있어 들어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1) 숨겨진 진주, Q45
일단 Q45는 미국에서 판매량이 월 수백대 밖에 되지 않는 비인기 차종으로 2007년경 풀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다. 1980년대말 1세대 모델의 경우 당시 동시에 출시된 렉서스 LS400과 대비하여 성능이 더 좋다는 평을 받았었다.
하지만 1세대 Q45의 광고를 애매모호하게 처리하는 실수를 범하여 그 이후 줄곧 저조한 판매를 보였고 나아가 브랜드 차원에서 잘못된 관리로 인하여 브랜드의 존폐를 논할 정도의 혼란속에 현 모델의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 있었기에 경영권을 인수한 르노측에서 크게 손을 볼수 없었던 비운의 모델이다. 고로 현 Q45는 인피니티의 기함자리를 구축하기 위한 일종의 '이미지 메이커'로 들어오는 것이겠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거듭나는 차세대 모델의 경우 G35나 FX씨리즈들처럼 매우 경쟁력있는 모습이 될 것이다.
국내 가격대를 예상할 때 Q45의 미국 내 가격이 LS보다는 조금 낮은 것으로 보아 국내에서도 LS보다는 더 저렴한 1억원 이하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되고, 더 나아가 렉서스 LS가 국내 판매시 초기 예상했던 8천만원대의 가격에서 갑자기 올렸다는 비판이 있음을 볼때 생각보다 더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나올지도 모르며 이 경우 Q45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
(2) BMW 5에 도전하라-M시리즈
M45/35의 경우 최근 일본에서 푸가(Fuga)라는 모델명으로 선보였으며 일본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어서 미국시장에서도 선전이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잡지인 Mag-X에서 실험차량으로 보이는 푸가가 BMW 5시리즈와 토요타의 신형 크라운 모델과 함께 운반트럭에 실린 사진이 실렸으며 고로 5시리즈와 크라운은 푸가/M시리즈에게 있어서 해외시장과 일본내수시장에서 라이벌로 보는 차종이라고 여겨진다.
M45와 M35의 명칭은 각각 4.5리터 엔진과 3.5리터 엔진을 뜻하는 것으로 3.5급의 경우 4륜구동이 옵션으로 주어져 실용성을 더하고 있다. 최신차량답게 첨단장비를 구비하여 앞 차량과의 거리를 자동조절해주는 Adaptive Cruise Control기능등을 내재, 인피니티의 인기를 한층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렉서스 GS의 경우 4.3리터 모델인 GS430이 국내에 안들어 온것으로 보아 4.5리터모델인 M45 의 국내시장 출시여부이고 M35의 경우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과 4륜구동 옵션의 존재로 인해 나름대로 인기를 끌 것이다.
(3) 카이엔과도 붙을만 하다-FX시리즈
FX는 미국시장에 처음 출시된 크로스 오버 차량(CUV)중의 하나로 3~4만불대의 가격임에도 더 고가인 포르쉐 카이엔, BMW X5등과 비교되는 모델이다. M시리즈와 같이 엔진도 두가지여서 FX45와 FX35가 있다. 더 나아가 FX45의 경우 20인치라는 엄청난 직경의 휠을 쓰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노면의 충격을 그대로 전해주는 매우 딱딱한 서스펜션을 채용하고 있다. 대신 FX35의 경우 18인치 휠직경을 가지고 있으며 서스펜션이 좀더 부드러워 미국기자들에게서 더 호평을 받은 모델이다. FX의 모습은 인피니티 말대로라면 치타를 닮은 모습으로 FX35의 경우 국내에서의 가격이 렉서스 RX와 비슷한 6000만원대를 이룰 것으로 보이며 야성적인 모습으로 인해 남성 구매자들을 많이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FX45는 사륜구동이 기본이지만 FX35의 경우 옵션으로 기본은 후륜구동이다.
(4) BMW 3시리즈를 넘은 첫 일본차량-G시리즈
마지막으로 언급될 차량은 G시리즈 차량으로 렉서스 ES만큼 높은 상품성을 보유한 차량이다. 미국내 가격은 2만불대 후반에서 시작(세금 제외, 기본모델)하지만 엔진은 3.5리터로 280(자동)~300(수동)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렉서스 ES와의 차이중 하나는 G35는 후륜구동으로 전륜구동인 ES보다 성능위주의 차량이며 1년전 미국 Car and Driver에서 행한 성능위주 세단 비교평가에서 BMW 3시리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2003년, 2004년 연이어 Car and Driver 10 베스트 차량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사륜구동을 옵션으로 달수 있게 되어 ES에 비해 또 하나의 장점을 보유하게 되었고, 국내에서 책정될 가격은 ES정도인 5천만원대로 예상되어 국내 베스트셀러인 ES와 대적할수 있는 인피니티 최대의 무기가 아닌가 싶다. 금상첨화로 쿠페형도 있으며 세단보다 더 날렵한 디자인을 뽐내고 있기 때문에 Audi TT같은 독특한 인기를 끌수도 있겠다. 쿠페형의 가격은 6000만원대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되고 이 경우 같은 가격대의 독일제 쿠페들에 비해 성능대비 가격이 우수하다고 생각되어 진다.
한가지 유심히 관심이 가지는 것은 G시리즈의 경우 일본에서 2.5리터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렉서스가 미국에서 파는 IS300대신 일본에서 파는 IS200을 한국시장에 대신하여 투입했듯이 G35외에도 G25가 한국에 들어올 지, 아니면 2.5리터만 들어올지도 모르겠다는 점이다.
3.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뭘했는지 잘 모른다.
위의 사항을 종합해 볼때 몇가지 특이사항을 보게 된다. 일단 Q45를 제외한 네개의 차종에서 공통적으로 3.5리터 엔진을 쓴다는 것이며 르노삼성자동차가 선보일 SM7차량에 들어가는 VQ35과 동일한 것이다 (참고로 VQ35는 르노의 라구나, 벨사티스등에도 쓰이고 있다). 고로 이들 차종의 정비가 르노삼성자동차에서도 가능할 수 있겠으며 SM7의 경우 닛산 티아나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인피니티 차량들에게 있어서 부품면에서는 다른 수입차들보다 유리한 면이 있을수 있겠다. 단지 SM7의 경우 전륜구동인 반면 인피니티는 기본적으로 모두 후륜구동이기 때문에 운전성의 차이가 있다.
인피니티의 한국시장 진출에 있어서 유리한 또다른 점은 국내 소비자들의 인피니티에 대한 중립적인 브랜드 인지도이다. 즉, 미국에서 10년 이상 쇠락하다가 부상하고 있는 인피니티의 역사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며 국내에서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고전했던 역사의 부담을 떨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국내에 들어오는 모든 수입차에 해당되는 것으로 아직 연판매량이 2만대 되지 않은 작은 수입차 시장 규모로 인해 여느 브랜드도 아직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지 않았다고 볼수 있겠다. 고로 마케팅에 따라 Q45와 같은 모델도 전세대 모델들이 지녀야 했던 불공평한 인식을 버리고 선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무덤덤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디자인관에 과감한 디자인과 고성능위주의 제품군으로 파란을 불러일으킨 닛산-인피니티의 한국 진출은 자동차 엔지니어로서 그리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대가 되는 일이다.
4. 한국에서 닛산의 미래
현재 닛산에게 있어서 한국시장에 인피니티를 들여오는 것 외에 닛산 브랜드로 들여올수 있는 차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닛산의 자랑이라고 할수 있는 VQ엔진의 대표작이 VQ35인만큼 닛산의 차량들은 고성능 대용량 위주가 아닌가 싶고 거기에 맞게 아직까지 미국시장이 주요시장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신 다음 시리즈에서 언급할 혼다와 토요타의 한국시장 행보와 르노삼성자동차를 자회사로 삼고 있는 르노의 한국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닛산 브랜드의 한국시장 진출시기는 예상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2005년 인피니티의 한국시장 진출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시장이외에서 처음으로 인피니티 브랜드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혼다-아큐라
0. Behind Story: 삼성과 손을 잡을뻔 했던 혼다
1980년대말, 삼성그룹은 자동차 사업 진출을 위해 삼성중공업을 통해 자동차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당시 삼성측이 자동차 사업을 위한 기술협력 차원에서 방문한 업체중 두개가 폭스바겐과 혼다였으며 이중 혼다의 경우 일반인에게는 쉽게 공개하지 않는 페인트 공장내부를 삼성 기획자들에게 개방할 정도로 삼성의 제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삼성측의 제안을 거부하게 된다.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1. 익숙한 이방인들, 혼다.
당시 상황을 본다면 혼다는 이미 영국에서 로버 자동차 회사와 함께 영국에서 합작사업을 하고 있었고 한국시장에는 이미 오토바이 사업으로 진출해 있었다.
또한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자로 발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며, 결국 삼성은 경영난으로 재정적인 지원이 급했던 닛산과 손을 잡게 되고 그 후의 얘기는 모두다 아는 바 대로이다. 반면에 혼다는 한국시장에 대한 간접적인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며 1990년대에는 대우와 손을 잡아 혼다의 최고급 세단이었던 미국명 아큐라 레전드를 녹다운(Knock down ;소위 KD) 방식으로 아카디아로 명명, 한국에 수출했으며 대림에서 어코드를 수입해오는 등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기에는 좀 미흡한 결과를 낳았을 뿐이며 결국 2003년, 한국 자동차 시장에 직접 진출을 함으로써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2. 현재 한국에서의 상황
혼다가 현재 한국에서 팔고 있는 차종을 보면 아쉬울 정도로 어코드와 CR-V 두 차종뿐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 두 차종이 혼다의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다.
(1) 어코드: 혼다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어코드의 경우 혼다가 혼다 브랜드로 가지고 있는 차종중 일본을 제외한 시장 -특히 미국시장 - 에서 기함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미국시장에서 혼다라는 브랜드로서 세단형 차량으로 최고 등급은 어코드밖에 없다. 경쟁 일본사인 도요타와 닛산이 미국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로 최고 세단이 아발론과 맥시마인 것과는 상이한 전략이다. 하지만 아발론과 맥시마가 도요타와 닛산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와 인피니티의 최저가격 차량들인 IS/ES와 GS시리즈와 거의 중복되는 가격대로 판매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을 보면 혼다의 선택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어코드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3000만원 초반에서 후반대로 수입차치고 생각보다 큰 부담없이 살수 있는 가격대이다. 반면에 어코드보다 엔진 출력이나 용량, 차체사이즈등 여러모로 열세에 있는 폭스바겐의 비틀이나 골프등이 어코드 판매가격대인 3천만원에 포진해 있다는 점을 볼 때 어코드의 가격책정은 분명 도전적이며 현재 국내 판매상황을 볼 때 성공적이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어코드의 옵션만을 볼 때 구매 메리트는 그다지 높지 않다. 매우 뛰어난 V6엔진을 탑재한 3.0 어코드를 보더라도 내비게이션이나 자동 와이퍼도 없으며 후방 감지 센서가 2개뿐이지만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3800만원대에 이른다. 즉,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신차종인 SM7을 비롯, 전통적인 판매강자인 그랜저의 후속기종인 개발명 TG, GM대우가 KD방식으로 들여올 호주 홀덴의 스테이츠맨(Statesman)등의 국내차종들과 비교할 때 가격대비 옵션등은 떨어지고 이런 점에서 어코드 구매층의 이탈은 시간문제일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혼다가 어코드를 한국에 첫 모델로 들여온 것은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의 진출을 예상하게 만든다. 즉, 어코드를 탄 고객층이 우수성에 만족을 했다는 가정아래 추후 한단계 높은 세단을 찾을 때에는 다시 혼다 브랜드를 찾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 혼다 브랜드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세단은 없기에 바로 이때쯤 아큐라를 선보인다면 고객의 이탈을 어느정도 방지할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혼다가 들여올수 있는 차량들
일단 혼다가 한국에 자체 브랜드로 들여놓을 제품군을 예상해보자. 혼다 브랜드로는 최고 세단(한국시장에 아큐라를 들여온다는 미국시장 기준이다)인 어코드로 혼다 브랜드를 시작한 이상 혼다 브랜드의 모든 제품이 국내 진출 가능목록에 올라간다. 소형 SUV인 CR-V의 한국시장 판매호조는 바로 윗단계 SUV인 Pilot의 진출을 가능케하고 렉서스 RX330보다는 저렴하며 향후 출시될 아큐라의 소형 CSUV(크로스 오버 유틸리티 차량)을 고려할 때4천만원대로 내년쯤 가능하지 않을 까 싶다 ? 이 가격은 어떻게 보면 '저렴'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미 지프 체로키의 디젤형 국내판매 가격이 4천만원대이다. 또한 어코드의 2도어 쿠페형도 내년정도 나오면 2005년 혼다의 한국 모델라인이 모두 4대 이상으로 일단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어렵지 않을 듯 하다.
또한 어코드보다 한단계 낮은 씨빅(Civic), 그리고 그 보다 한 단계 더 낮은 피트(Fit)등도 차후 예상이 가능하며 씨빅은 약 2천만원대, 그리고 피트는 1천만원대 후반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가격들은 국산 동급차에 비해 비싸지만 한일FTA등 현 관세장벽이나 시장상황에서 고려한 것으로 훗날 미국과 같이 수입차에 대한 장벽이 없어진다면 곧바로 현대의 엘란트라와 엑셀등과 견줄 수 있을 가격대를 형성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다만 현 시빅의 경우 모양새나 옵션으로나 한국시장에 들여오면 어려울 듯 하지만 현재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차세대 시빅에 대한 사진과 정보에 의하면 유럽적인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각종 편의사양도 보강될 듯 하여 이 경우의 얘기는 좀 틀릴수도 있을 것이며, 피트의 경우 한때 일본 시장에서 최고의 판매대수를 올렸을 정도로 탄탄한 차량으로 나름대로 매니아층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겠다. 스포티함으로 잘 알려진 혼다의 대표적인 스포츠카인 S2000의 경우 국내 모 장관의 아들이 샀다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으며 내년부터 동 차종이 국내 모터스포츠에 참여할 것이기에 국내에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혼다라는 대중 브랜드로 들어온 이상 대중적인 모델을 계속 출시할 것이며 흥미로운 것으로는 미니밴인 오디세이로 사이즈가 큰 미국형 오디세이, 그리고 세단과 같이 낮은 차체로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형 오디세이 2종이 있는데 한국시장의 경우 좁은 도로등이 유사하고 디자인도 미국형보다 더 스포티해 미국 혼다팬들의 군침을 돌게 하고 있다는 일본형이 맞지 않을 까 싶다. 현재 크라이슬러와 포드를 제외하고 미니밴을 수입해 오는 브랜드가 거의 없는데 혼다의 경우는 같은 아시아권 기업으로 이들의 미니밴은 한국소비자들에게도 잘 맞을 것으로 보여 미국권 기업들의 것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호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적인 차량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현 경제상황이나 FTA 미비준을 볼 때 언제라고 꼭 찍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모두 여건만 된다면 현해탄 하나만 건너면 되는 차량들이라는 것이다.
3. 판도라의 박스: 아큐라
앞에서 언급한 어코드 소유주들이 혼다 브랜드에 익숙해지고 나서 더 고급형을 찾을 때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 아큐라라는 브랜드의 한국진입을 점치게 되는 이유는 바로 한국시장에 들여온 어코드가 미국형이라는 점이다.
즉, 어코드 또한 앞서 언급한 오디세이처럼 미국형과 유럽형이 있으며, 만일 좁은 도로가 유럽과도 비슷하고 BMW가 판매수위를 지키는 한국수입차 시장 분위기대로라면 좀더 날렵하고 우수한 유럽형 어코드 (*미국형은 2.4리터 직렬 4기통 엔진과 3.0리터 V6 엔진으로 무장한 반면 유럽형은 차체도 좀더 작고 직렬 2.4리터급이다)가 합리적이었겠지만 굳이 미국형을 들여온 이유로 보이는 것은 차후 미국에서처럼 유럽형 어코드를 아큐라 TSX로 팔려고 하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문제는 혼다가 한국시장에 아큐라라는 브랜드를 들여올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큐라 또한 인피니티처럼 미국시장 외에 진출한 적이 없으며, 한국시장을 시작으로 중동, 러시아 및 유럽에 인피니티 브랜드를 진출시키겠다고 선언을 한 닛산과는 달리 아큐라 브랜드의 세계적 진출에 대한 혼다의 반응은 거의 없다. 더 나아가 최근 한국의 오토타임즈에 의하면 2005년경에 아큐라 RL을 아큐라 브랜드가 아닌 혼다 브랜드로 들여온다는 소식도 있는 바, 이럴 경우 일본명처럼 혼다 레전드로 들여오지 않을까 싶고 이 경우 아큐라 브랜드로 팔리는 모든 차량을 한국시장에서도 혼다로 팔 수도 있겠다. 그럼 왜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를 들여오지 않을 수 도 있을까?
그것은 현재 혼다 브랜드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는 마당에 굳이 아큐라까지 들여와 투자비를 중복 낭비할 필요가 없는 판단에 따른 것이며, 향후 한국 수입차 시장이 고급차 시장 위주에서 중저가 시장 위주로 재편될 것은 명확한 바, 토요타와 닛산에 앞서서 중저가 시장에 기반을 다진 후에라도 아큐라 브랜드를 등장시키는 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중저가 시장이 국산 차량들과 부딪힌 다는 것이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가전업체들이 최근 느끼는 바와 같이 더 이상 이 곳은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LCD, 핸드폰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전자산업과 더불어 수출 효자 상품인 한국 자동차 산업도 이미 미국시장등에서 이들 일본 경쟁자들과 붙은지 오래기 때문에 한국 중저가 시장에서의 충돌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혼다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
(*추신: 일본자동차 잡지인 Mag-X의 2005년2월호에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계를 다루는 코너에서 혼다가 애큐라를 들여오지 않고 혼다로 승부를 걸 것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결국 아큐라에 해당되는 차량들의 국내진출은 가능하더라도 아큐라 브랜드의 진출은 추후에야 가능하지 싶다)
4. 아큐라의 차종들
그럼 미국시장에서 아큐라로 팔리고 있는 차종들을 한번 살펴보자.
(1) 전설의 명성: RL
일단 최고급 모델인 RL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제1세대 모델이 대우 아카디아로 국내에 선보였었다. 현 모델은 2004년말에 새로 나온 모델으로 일본 카 오브 더 이어(COTY: Car Of The Year)상을 받았었으며 엔진은 V8탑재라는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V6 (300마력의 3.5L 엔진)를 채용하고 있다.
참고로 혼다는 자사 자동차 라인업에 V8엔진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RL의 미국 내 가격이 처음으로 5만불을 넘기고 있으나 이로 인하여 한국시장 판매시 나름대로 적절한 가격대로 선을 보일수 있겠으며 (7천만원대?) 아큐라 세단중에서는 처음으로 4륜구동을 장착, 뛰어난 실용성을 선보이고 있다.
거기다가 이 4륜구동 체제는 상황에 따라 전륜.후륜간의 토크 배분 외에도 좌.우 바퀴들간의 토크배분도 가능하게 되어 있어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것들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독일의 아우디 콰트로 세단들에 도전하는 첫 일본 고급세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혼다 코리아가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내년정도에 RL을 혼다로 들여올 계획이라는 소문이 있으며, 이 경우 일본과 마찬가지로 혼다 레전드로 팔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2) 아큐라의 주력차종: TL
다음으로 RL 바로 아래급의 TL 세단이 있다. 작년에 새로 바뀐 모델로 엔진은 270마력의 V6엔진을 탑재하였으며 파나소닉에서 만든 DVD-Audio용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여 뛰어난 음향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내 가격은 3만불 초반대로 한국시장에서는 렉서스 ES와 인피니티 G계열 차량들과 맞붙을 급의 차량으로 여겨지며 가격대는 거기에 맞게 책정(5천만원대)되지 않을까 싶다.
혼다의 모든 차량들이 그렇듯이 탄탄한 성능과 뛰어난 가격대비 상품성을 지닌 차량이지만 TL이 지닌 최대의 단점은 270마력이라는 고출력임에도 불구하고 앞바퀴 굴림을 채용하여 이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며 처음 선보였을 때 BMW와 혼다를 선호하는Car and Driver지의 동급차종 비교시 3위에 머무르는 수모를 당했다. 다만 TL에도 신형 RL에서 선보인 4륜구동 체제를 탑재할 시 이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향후 기대되는 차량이다.
(3) 혼다의 직렬4기통 위력을 느껴라: TSX
TSX는 미국외 시장에서 어코드로 팔리는 차량의 미국명칭이며 2.4리터 직렬4기통임에도 불구하고 200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포티한 서스펜션등으로 대변되는 탄탄한 성능은 매년 1월호에서 Car and Driver지가 뽑는 10대 차량중 2005년도에도 다시 포함되는 영광을 안겨주었다. 가격 또한 매력적으로 미국내 판매가격이 2만7천불대로 한국내 판매시 혼다 어코드 가격 바로 위인 3천만원 후반대에서 설정이 가능하겠다.
(4) 그리고 확실한, 그리고 불확실한 차종들
아큐라의 나머지 차종으로는 스포티 쿠페인 RSX, 혼다 최초의 슈퍼카인 NSX, 그리고 유일한 SUV인 MDX가 있다. RSX의 경우 현재 단종설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2도어 쿠페 차종으로 가격대비 메리트를 볼 때 현대 티뷰론에 비해 떨어져 국내 판매가 좀 어려운 차종이다. 또한 NSX의 경우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10년이상 된 차종으로 아직 후속차종에 대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일본내 루머에서 NSX 또한 국내 판매를 점치기 어려운 차종중 하나이다.(거기다가 생각해 보니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모델이고, 하지만 후계모델에 대한 자료가 조금씩 나오는 이 상황에서는 좀 더 기대를 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반면에 MDX의 경우 미국내 판매가 렉서스 RX만큼이나 호조를 이루는 차종으로 국내 판매가 확실한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RX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대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또한 2005년 1월초반의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일 MDX 주니어라고 별명이 붙은 MDX 아래급의 crossover SUV가 컨셉트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는 곧 아큐라 라인업에 소형 SUV의 추가를 의미하며 이 신형차량도 국내 판매도 점쳐진다.
5. 결론
이렇게 보듯이 국내시장에 맞는 아큐라 라인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미국판매 차종 6개중 RSX와 NSX를 제외한 4개 차종정도가 적합하고, 벤츠나 BMW, 아우디등의 독일 브랜드와는 달리 차종당 하나의 엔진을 고집하는 아큐라 브랜드 성격상 다양한 변종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큐라 브랜드를 더 늘리지 않는 한 국내 진출은 시기상조일수도 있겠다. 고로 아큐라 브랜드를 당분간 혼다 브랜드로 팔기에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부여된다고 볼수 있겠다.
참고로 아큐라 브랜드의 차량들은 타사 경쟁차종들에서는 옵션으로 붙이는 것들을 거의 모두 기본으로 장착하여 팔기에 가격대비 옵션을 볼 때 가장 충실한 브랜드가 아닌가 싶으며 이런 마케팅은 아큐라를 비롯한 혼다의 미국 내 판매가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하는 한 요인이 아닌가 싶다. 이런 면에서 아큐라 차종들을 비롯한 혼다차종들은 해외시장 대비 고가격을 책정하고 중.대형차에만 치중하는 듯한 수입차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킬 장본인들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즉, 국내 수입차 시장에 '이성'(reason)을 부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혼다라는 것이며 이런 면에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몇 안되는 수입차 회사라는 것이다.
토요타-렉서스
0. 서론: 앞으로 4~5년후
2004년 어느 날, 서울 강남의 B자동차(BMW?) 회사 대리점에 몇 명의 일본인들이 방문했다. 원래 A사(Audi?)의 고급자동차 대리점인 E매장에 들렸던 이들은 건너편에 위치한 B사 대리점에도 들렸고 이곳의 지점장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지점장은 대화를 통해서 이들이 토요타 본사에서 한국시장 파악을 위해 파견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수입차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한국 시장에 렉서스로 성공적인 진입을 한 토요타가 자체적인 브랜드로 언제쯤 진출할지 질문을 했다.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앞으로 4~5년쯤 후에.’
그들의 말대로라면 토요타는 한국시장에 2008년이나 2009년경 자체브랜드로 진출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에 토요타의 자체 브랜드 진출은 단순한 자동차 판매만을 목적으로 생각해서는 부족할 수도 있다. 왜냐면 이것은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그들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자동차 업계에 대한 한국에서의 압박용 전략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토요타의 한국시장 진출
그 동안 세계 시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칙이 존재하고 있었다. 즉 한 시장에 있어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어느 후발 업체가 뛰어난 가격대비 품질을 이루어 내어 기존의 업체를 위협하게 된다. 결국 후발업체가 기존업체를 밀어내고 우위에 서게 되지만 이들 또한 상승하는 인건비로 인하여 그들이 밀어낸 ‘기존’업체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되고, 또 다른 후발 업체들의 뛰어난 가격대비 품질로 인하여 자신들 또한 입지가 약화된다는 시장상황의 반복이 그것이다.
이 상황은 현재 미국시장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던 GM과 포드와 같은 빅3라는 기존업체들이 일본업체들에게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며, 반면에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일본업체들이 미국시장에 처음 진입했던 중저가 세그먼트에서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더욱이 GM의 경우 최근 자사 디비젼인 뷰익 또는 폰티액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를 없애야 할지도 모른다는 밥 루츠 부회장의 ‘실언’은 이들 두 브랜드 고객층의 한국 브랜드로의 이탈 가능성을 높여 일본 업체들의 한국 업체들에 대한 경계심은 더 높아만 갈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그들의 공세를 피해 중저가 세단 세그먼트를 ‘버리고’ SUV와 같은 트럭 분야로 ‘도피’했던 미국 업체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그들은 렉서스, 인피니티, 아큐라와 같은 상급 브랜드로 독일 업체들이 위치한 시장의 윗부분, 즉 고급 세그먼트를 공략하는 동시에 일본 국내 시장용의 중저가 소형차들을 투입하여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위치한 아랫부분, 즉 중저가 세그먼트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피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미국시장을 위하여 사이언(Scion)이라는 제3의 브랜드를 만들어 토요타 브랜드가 부모님 세대 차라고 생각하며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가격을 중시하는 이들의 현대-기아로의 편입을 막고자 하고 있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소형차 시장용으로 내놓은 bB와 같은 사이언 제품들이 박스와 같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미국시장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 달리 사이언을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입시켰으며, 그들이 계속해서 사이언 브랜드로 내놓고 있는 제품들이 현재 현대가 내놓고 있는 제품들과 겹치고 있다는 점은 토요타의 대 한국자동차 제품들에 대한 견제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의 예가 사이언 tC로 만불 후반대의 이 차량은 토요타 캠리의 엔진을 손보아 현대 티뷰론보다 더 높은 마력수(tC기본형의 경우 2.4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은160마력, 2.0리터 직렬 4기통엔진의 티뷰론은 138마력)를 보이고 있으며, 터보를 비롯한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는 등 성능적으로 우수하지만 캠리등을 비롯한 다양한 자사 차량들과의 부품공유를 통해 티뷰론과 가격적으로 별 차이를 안보이고 있어 ‘티뷰론 죽이기’ 모델이라는 의혹을 갖게 하며, 더 나아가 미국 언론들 또한 tC의 비교차량으로 티뷰론을 꼽는다.
하지만 토요타가 한국업체들에게 직접적인 견제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바로 한국시장 진출로 이미 TPS(도요타 생산방식)으로 국내에서 꽤 유명한 토요타가 마침내 자체 브랜드로 한국시장을 진입한다 함은 자사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나 경쟁사인 혼다의 한국시장 진입보다 더 많이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 토요타 브랜드로 들어올 수 있는 차량
토요타가 한국 시장에 들여올 수 있는 차량은 그들이 전세계에 팔고 있는 차량 모두가 후보가 되는 것으로, 일본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회사답게 비츠, 코롤라 등 수십종의 일본시장용 차량들을 비롯, 툰드라(Tundra), 시에나(Sienna), 세콰이아(Sequoia)등의 미국시장용 차량들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제품군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의 성격은 햄버거와 김치와 같이 다른 것으로, 이미 진출해 있는 혼다처럼 한국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선정, 한국화시켜 팔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혼다의 경우 한국에 팔고 있는 어코드는 미국시장의 어코드와 생산지와 옵션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용은 일본 내수용으로 팔리고 있는 어스파이어(Aspire)로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미국형 어코드와 달리 일본에서 생산된 것이다. 또한 옵션도 미국형 어코드에서는 주어지지 않는 후방 감지 센서나 벤츠처럼 측면 거울에 방향 지시등이 달리는 등 한국시장을 고려한 흔적이 있다. 결국 토요타도 한국시장에 맞는 차량을 들여온다는 유추가 가능하고 혼다처럼 어코드 급의 차량인 캠리와 혼다 CR-V의 경쟁차종인 RAV등의 한국 진출이 기본적으로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 저가 차량의 진출이다. 즉,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은 ‘비이성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으며 고급차량들이 해외 판매가격보다 배이상으로 받고 팔리는 고가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박리다매식의 저가격 대량판매 위주로 개발이 된 차량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수입차 시장의 ‘이성화’와 더불어 시장확대를 가져오는 도화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상이 되는 일본 차종들은 (전에도 언급했듯이)혼다의 경우 씨빅(Civic), 피트(Fit), 토요타의 경우 코롤라(Corolla), 최근에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엔 그룹(PSA)와 합작, 일본국내 시장에서 성공리에 판매에 들어간 비츠(Vitz)등 후보들이 꽤 많다. 흥미롭게도 얼마전 혼다 코리아에서 소형차 피트의 국내도입을 검토했었다는 소식이 있었으며 폴크스바겐의 경우 자사 라인업중 가장 저가격인 폴로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었기에 한국 수입차 시장에 저가 수입차 차종의 도입은 단순한 소비자의 염원만은 아닌, 시장의 현실이 될 것이다.
3. 렉서스 - 세계 정상을 향한 도요타의 화신
향후 국내시장에 들여올 차종이 불확실한 도요타와는 달리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국내시장에 확실한 안착을 하였다.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대전 - 통영간 고속도로상에서는 매일 캐리어에 운송되어지는 수십대의 렉서스 차량들을 목격하는데 이중 5천만원대의 ES330이 가장 많이 눈에 띄인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 수입차중 판매1위를 차지하는 차종이 바로 이 것이다. 하지만 ES330은 도요타의 ‘빵’에 비교되는 중형세단 캠리를 바탕으로 고급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 단점이 있고, 그동안의 렉서스 제품들은 도요타의 차종들과 중복되거나 일본 시장에서는 아예 도요타 브랜드로 팔리는 약점을 앉고 있었다. 즉, 한국시장을 비롯한 미국시장등에서는 이미 고급브랜드로 진입하고 있는 렉서스는 정작 일본에서는 도요타 브랜드로만 팔리고 있었다.
이처럼 단순히 도요타의 전설적인 품질이 바탕이 되는 상급 브랜드로 여겼던 렉서스는 작년부터 디자인 및 연구/개발(R&D)분야를 도요타에서 별도로 독립시켰으며 금년부터 일본시장에서 렉서스라는 별도의 판매망을 개설하여 이제서야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의 길을 걷게 되었다. 또한 필자의 ‘좋은 디자인을 달라’라는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요타의 다른 부서 영향을 많이 받아야 했던 렉서스의 디자인은 L-Finesse라는 새로운 테마를 제품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미 국내에서도 출시된 신형 GS를 시작으로 금년말이내 내년초 출시될 신형 IS에 전폭적으로 반영 되었다. 더 나아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기함 LS의 Full Mode Change에서 그 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바, 미국 렉서스의 임원에 따르면 ‘1세대 LS가 시장에 미쳤던 영향과 같이 신형 LS도 그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에는 없던 롱휠 베이스 모델, 아우디와 같은 상시4륜 구동 채용, 5.0리터의 V8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채용이 예정되어 있다. 그 결과 LS500h는 600마력을 내면서도 동급차종 대비 ‘뛰어난’ 연비를 낼 것이라니 사양만 보더라도 매우 특이한 차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렉서스 차종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채용될 RX400h가 국내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며, 도요타와 렉서스가 지속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여 수입차 시장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 차종면에서는 변형 및 차종의 확장, 엔진군의 확대를 통해 판매신장을 꾀할 것이다. 현재의 IS, ES, GS, RX, SC, LS 등은 5개 차종(미국시장의 경우 LX포함)은 발매되었거나 예정인 신형 GS와 IS를 비롯, 향후 4년 이내에 모두 풀 모델 체인지가 예정되어 있으며, IS의 경우 쿠페등 3개 이상의 변종(variation), 유럽시장을 위한 렉서스의 첫 디젤형 생산등을 통한 변종 및 및 엔진의 확대, BMW X3등과 경쟁하기 위한 RX 한 단계 아래의 소형 크로스오버차량 개발, 벤츠 S클래스등과 본격적인 경쟁을 가능케 해줄 LS의 롱휠베이스 버젼 및 10만불대의 LS 상급차종 개발설등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처럼 렉서스의 국내 시장 안착 및 위치 고정화로 인하여 도전받는 것은 국내 메이커들의 고급 브랜드화 전략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한국 수입차 시장에 이미 진입해 있는 가운데 이들을 선호하는 고소득 층을 향후 자체 고급 브랜드로 끌어들여야 하는 국내 메이커들에게는 어려움이 뛰다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렉서스 브랜드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피할수 없는 ‘큰’ 장애물이 되어 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4. 춤도 출 수 있는 ’800파운드 짜리 고릴라’, 도요타.
영어에서 절대강자를 말할 때 쓰이는 것이 ‘800파운드 짜리 고릴라’ (800 pound gorilla)이다. 요즘 이 표현은 미국 언론들이 도요타를 일컬을 때 자주 쓰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 1위인 GM을 누르는 것이 시간문제로 점쳐지는 도요타는 그 덩치와 걸맞지 않게 수 많은 소비자들의 ‘변덕스러운’ 취향을 잘 맞추어 주고 있으며, 더 나아가 최근 디자인에 대한 그들의 각종 투자는 FJ 크루저, 미국형 아발론등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도요타의 '뒤늦은' 디자인 중시는 결국 그들이 세계 자동차 업계1위가 되는데 매우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도요타는 렉서스를 통해서 이미 한국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국내외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도요타 생산방식 등은 자체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층 키워놓은 상태이다. 사실 도요타는 이미 한국시장에 들여온 경험이 있다: 1960년대에 신진자동차와 손잡아 한국에 녹다운(KD)방식으로 수출했었던 이들이기에, 도요타의 한국시장 진입은 ‘재진입’이라고 해야 함이 옳을 듯 하다. 2005년, 세계 자동차 생산대국(6~7위)인 한국 시장을 향한 도요타 브랜드의 움직임은 한국 국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매우 계산적이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며, 이미 한국시장에 진입해 있는 혼다와 마찬가지로 자사 브랜드를 투입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아니, 어쩌면 2004년 도요타 본사의 사람들이 서울의 B지점장에게 말한 대로라면 그 시간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기사 : 글로벌 오토뉴스(http://global-auto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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