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uto/정보

[TopGear Korea/세피아의 자동차 연구소]Car of the Year 2008 - Spirra

뭐, 여러 차가 출시되었습니다만, 올 한해 전 이 차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운영자 추천 2008년 Car of the Year의 주인공은 바로 어울림모터스의 스피라입니다.

 

 

최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서킷에서 열린 GTM 레이스 제7전에서 스피라 GT가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경기 무제한급에서 포르쉐 튜닝카, M5의 5.0 엔진을 얹은 BMW M3 등을 제치고 지난 10월 제6전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스피라 GT는 올해 처음 '국산 최초 수제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경기에 참가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말이 스포츠카지 아직 양산된 적도 없이, 아무런 검증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경기에 나서는 건 무모함을 넘어 무지에 가까운 짓이었다.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대회 초반만 해도 순위는 둘째 문제고, 완주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순위가 아니라 양산형 스피라 내구성 테스트였다. 테스트가 이어지면서 스피라는 점점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거의 끝나 갈 무렵이었던 지난 10월 제6전 경기에서 시상대 맨 위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어울림 레이싱 팀 임형언 단장에 따르면, 처음부터 레이스 전용부품에 투자를 했다면 우승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 출전은 철저히 '양산형 스피라의 연구개발'을 위한 것이었고, 따라서 지금까지 모두 양산형 스피라와 같은 파워 트레인 및 부품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내구성에 자신이 생겼고, 양산형 모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 주행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하체 문제점을 거의 완벽하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9년 전 용인 한 구석의 프로토라는 작은 디자인 회사에서 시작된 스피라는 '된다, 안 된다', '가능하다, 포기하라' 등 엄청난 소문과 오해를 몰고 다녔다. 차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들고 없애기'를 부지기수로 해야 했고, 회사가 '망하고 인수되는 과정'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 루머는 사실로 둔갑했고, 그 어느 누구도 스피라의 생산을 믿지 않았다. 어울림 모터스가 스피라를 인수했을 때조차 돈만 날리고 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불신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쇼룸과 AS 체계가 세워지고, 엠블럼이 만들어졌으며 양산버전 부품이 공개되었다. '그래도 설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확인되면서 서서히 '이러다가 진짜?'라는 생각이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초, 드디어 <톱기어> 스튜디오에 스피라 S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래로 내려 깔린 스타일링, 길게 뻗어 내린 보닛, 수려한 루프라인, 디퓨저 타입의 리어 범퍼 등 스포츠카의 전형 그대로다. 브렘보 로고가 선명한 빨간색 캘리퍼에다 강화유리 보닛 덮개로 미드십 엔진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해 수퍼카 분위기까지 냈다.

 

여기에 두툼한 가죽으로 덮인 대시보드, 레카로 버킷시트, 모모 핸들, 실린더 타입의 각종 계기까지, 자동차 하나만을 보고 10년을 버텨온 이들의 고통이 한 눈에 보이는 듯했다. 400~500마력이라는 꽤 커보이는 수치, 그리고 이 수치를 바탕으로 한 움직임만 놓고 보면, 국산 첫 미드십 스포츠카는 세계 어느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커다랗게 박힌 '호랑이 엠블럼'이 한국산 호랑이로 다시 태어났고, 전세계를 호령하기 위해 어슬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스피라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약은 받고 있지만 아직 인증 문제 때문에 공식판매를 하지 못했고, 판매에 들어가더라도 물량을 확보할 능력이 있는지도 문제로 제기됐다. 인증은 충돌 테스트 등의 몇 가지만 남은 상태로, 올 12월이면 마무리 될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테스트는 한 대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다. 몇 대가 필요한데, 초기에는 수작업 위주였기 때문에 충돌 테스트를 위한 차를 확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 금형을 새로 깔면서 물량확보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선입견은, '어떤 대상에 대해 이미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고정적인 관념이나 관점'이다. 머리 속을 새로 부팅하지 않는 한 쉽게 깨지지 않는 게 선입견이라는 말이다. 과거 스피라의 숱한 시행착오를 지켜보며 '안 된다'는 선입견이 자리잡았고, 그 시작은 끝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 머리 속에 머물러 있다.

 

'절대 안 된다'에서 9년이 지난 지금 '어쩌면 될 지도 몰라'로 바뀌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며칠 뒤면 거리를 누비고 있는 스피라를 볼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이 차의 가능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그저 '위안'이라는 단어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건 너무 비겁한 일 아닐까.


에디터/최윤섭





2008년 Car Of The Year는 바로 어울림모터스의 Spirra입니다.



2008년 운영자가 올린 스피라 관련 포스팅들
2008/12/19 - [Auto Pics/Korea] - Oullim Motors Spirra
2008/10/13 - [Auto Pics/Auto movie] - 시사매거진 2580에 나온 스피라
2008/08/14 - [Auto/News] - 어울림 네트, 스피라 8천만원대 - 20대 한정판 출시.
2008/07/08 - [Auto/Interview] - 대한민국 1호 카레이서 ‘서킷의 신사’ 박정룡 - 한국에서 최초로 모터스포츠 개척하다
2008/05/26 - [Auto/정보] - 스피라 홈페이지에서 퍼온 FAQ
2008/05/25 - [Auto/정보] - Spirra S in Topgear
2008/05/13 - [Auto/News] - [Motor Sports]아악!!! 감독님. ㅠ.ㅠ
2008/04/17 - [Auto/News] - '뉴스피라 GT270' 어울림레이싱팀 창단식 가져
2008/01/23 - [Auto/News] - 출시 임박 스피라(SPIRRA) 엠블렘, 슬로건 공개
2008/01/15 - [Auto Pics/Auto movie] - 스피라의 아버지 '김한철씨'
2008/01/03 - [Auto/정보] - 드디어 올 것이 왔다!!(스피라 GT)


사진/기사 : 톱기어 2008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