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아의 자동차 연구소

누군가가 고른 10대 JDM 엔진에 대한 이야기(Part 1. 토요타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3. 닛산 RB26DETT

(나가노 소재 프린스 스카이라인 박물관에 전시된 엔진) 

탑재 차량 : Nissan Skyline GT-R BNR32, BCNR33, BNR34, Nissan Stegea 260RS WGNC34改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직렬 6기통 DOHC 트윈터보, 2,568cc(약 2.6ℓ)

최고출력 : 280PS(206kW)/6,800rpm
최대토크 : 36kg⋅m(353N⋅m)/4,400rpm

양산시기 : 1989년~2002년(2013년까지 닛산기공에서 파이널 에디션용으로 생산)


솔직히 더 이상 자세한 말이 필요한가 싶은 엔진이 바로 이 엔진이다.

1980년대부터 추진해온 닛산의 901 운동[각주:1]의 성과 중 하나가 바로 닛산 RB엔진의 등장. 그리고 그 당시에 많이 나왔던 신차들인데, 문제는 이 RB26DETT는 말만 RB엔진 계열이지 완전 별개의 엔진이다. 오직 스카이라인 GT-R을 위해 들어간 엔진으로 뉘르부르크링에서 열심히 굴렸던 엔진인데, 사실 양산용 차량에는 특이하게 다연 스로틀을 탑재하고 있으며, 명칭은 Response Balance 2600cc DOHC Electronic Twin Turbo의 앞글자만 따왔다.

그룹 A 참가를 위해 만들어진 이 엔진은 1989년 출시 후 1년 뒤에 일본의 그룹 A 투어링카 부분을 완전히 초토화 시켰는데, 그 전에 이 부분 최강자라 불리던 포드 시에라 RS500을 울린 것으로도 모자라서 전일본 투어링카 챔피언십 디비전 1[각주:2]을 스카이라인 GT-R 천하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다만 그에 대한 댓가는 커서, 호주에서는 V8 슈퍼카 챔피언십이라는 대회가 새로 생겨서 유럽 및 일본의 투어링카들이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여담이지만, 이거 참 특이한게, 일본은 배기량별로 세금이 달라지는데, 이게 보통 빡빡한게 아니다.[각주:3] 그런데, 2.6리터면 3리터와 같은 세금을 내는데도, 굳이 이렇게 한 이유는 레이스 규정이 한 몫 했는데, 원래 JTC에서는 배기량마다 클래스를 구분하는데, 1988년 기준으로 그 구분은 아래와 같았다.

디비전 1 : 2.5리터 이상
디비전 2 : 2.5리터 이하, 1.6리터 초과
디비전 3 : 1.6리터 이하
(터보는 배기량에 1.7을 곱함. 그 이전에는 1.4였음.)

그래서 이 디비전 대로 타이어 사이즈와 최저 중량도 결정되는 형태라, 당초 닛산은 배기량이 이보다 작은 RB24의 스트로크[각주:4]를 줄여서 배기량을 2.35리터로 만들고 여기에 터보차져를 탑재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배기량이 약 3.995리터가 되니 그룹 A에서는 4리터 클래스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하필이면 그 당시 새로 채용할 예정이던 4륜구동 제어 시스템인 아테사 E-TS가 탑재되면서, 차체 무게가 FR 베이스이던[각주:5] 4도어나 2도어 쿠페 스카이라인에 비해 100kg 증가하고, 경량화 해도 4리터 클래스의 최저중량인 1,180kg를 한참 오버해버리고, 출력도 목표치인 600ps를 못 맞추니, 그냥 한단계 윗급인 4.5리터급[각주:6]으로 노선을 변경, 배기량을 지금처럼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단점이 뭐냐면, 전용 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그래서, 닛산은 2013년까지 닛산공기에 생산 및 정비 라인을 갖추고 있는 상황. 이전에는 닛산자동차 요코하마 공장에서 생산했지만, 2001년에 닛산기공으로 이전한 뒤에도 2013년까지 양산이 이뤄졌다.

강한 내구도를 가진 엔진이고 다른 차에도 많이 쓰인 엔진이고[각주:7], 엔진의 부품을 다른 엔진에 써먹기도 했지만, 약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길이 및 무게로 인해 고질적으로 앞부분이 뒤에 비해 무거웠고, 이 때문에 첫 코너에서는 다른 차에게 밀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게다가 실린더 블록 자체는 경쟁엔진이던 토요타 2JZ-GTE처럼 주철이었고, 이 때문인지 JGTC[각주:8] 말기에는 코너의 첫 출발 시에 라이벌 차량에게 뒤떨어지는 경우가 다수 있었고, 연비도 상당히 안 좋았던 편.[각주:9] 게다가 오일 관리 문제도 크다는 점 등의 트러블이 꽤나 많은데다가 원래 그룹 A용으로 만들어진 덕에 여러 튜닝 업계에서 트러블 방지를 위한 파츠도 튀어나온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RB26DETT의 파츠들은 성능 뿐 아니라 트러블 방지를 위한 것도 많은 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엔진이지만, 닛산의 6기통 엔진으로서 한시대를 풍미한 엔진임에는 틀림이 없다.


4. SR20DET

(유럽형 200SX S14에 들어간 SR20DET)

탑재 차량
FR용 : 180SX 중기형, 실비아 S13 후기형~S15
FF용 : 블루버드 U12~U13, 펄사 GTi-R N14, W10 아베닐 Salut!, M30 르넷사
        M12 프렐리 리버티

엔진 형식 및 배기량 : 직렬 4기통 DOHC 싱글 터보, 1,998cc

최고출력 : 250ps(184kW)/6,400rpm
최대토크 : 28.0kg·m(275N·m)/4,800rpm[각주:10]

양산시기 : 1989년~2002년



아니 최대토크가 뭐 이래? 하실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거 닛산이 여러 차종에 다 박아 넣어서 이 꼴이다.(……)

닛산 SR엔진은 본디 CA엔진의 후계 기종으로 개발되었고, 2리터급을 대표하는 DOHC 엔진으로 1989년 12월 U12형 블루버드에 처음 탑재된 것을 시작으로 터보 엔진도 내놨는데…… 함정이 있다면 후륜용하고 전륜용하고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까 위의 탑재 차량 명단에서도 실비아/180SX용하고 다른 차량용하고는 다른 엔진이라는 거다. SR엔진 자체가 FF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세부적으로 차이도 있어서 바로 탑재하는 것은 어렵고 가공과 전용 부품이 많이 들어가고 그 반대에도 마찬가지라고(……)

그런데도 이게 JDM 10대 엔진에 포함된 것은 순전히 S13 후기형~S15의 공이 크다 할 것이다. 심지어는 조립 라인도 다르다고 하는데, 일단 FR 엔진 위주로 알아보자.

S13형에 처음 탑재된 적색 헤드 사양은 가렛트제 T25G 터빈을 탑재, 6,000rpm에서 최고출력 205ps을 냈고, 여기에 370cc 인젝터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S13이 단종된 이후, 흑색 헤드로 변경된 S14 실비아용과 180SX용은 차이를 보이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가렛트제 T28 터빈을 탑재, 여기에 가변 캠 타이밍 기구 또는 VCT가 탑재되었는데, 지역에 따라 다른 터빈이 탑재되었으며[각주:11] 370cc의 인젝터가 사용되었다. 180SX용은 그대로 가렛트제 T25G 터빈이 탑재.

S15는 180SX와 S14의 통합 후속으로 S14때처럼 동일한 VCT, 6단 수동 변속기용으로도 나왔으며, 480cc 인젝터를 사용하고 흡기 매니폴드를 다시 설계했다고 하니, 닛산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이하게 SR20DET는 모두 싱글 터빈이지만, 일부 튜닝 키트 중에는 트윈터보 구성으로 개조한 것이 있는데, 그만큼 손볼 것이 많다고…….

어찌보면 이녀석의 성공은 이니셜D나 여러 튜닝 업계의 영향이 클지도 모른다. 다만, 닛산이 과거 이 차로 GT 챔피언십에 나갔고 D1에도 이 차가 예전부터 많이 보였으니 그럴지도 모를일이다.



본 자료는 영문/일문 위키를 참조했습니다. 심심할 때마다 나옵니다.



다음편 : 혼다 트리오(B16B, K20A, F20C)

  1. 1990년대까지 기술세계 1위를 목표로 한다는 닛산의 운동. 1990년대까지 개발된 전 차종을 대상으로 섀시, 엔진, 서스펜션, 핸들링, 디자인, 그리고 품질 향상 등의 기술개발에 주력했으나 버블 붕괴와 환경대책 문제로 인하여 종료할 수 밖에 없었다. [본문으로]
  2. 배기량 2,501cc 이상 [본문으로]
  3. 구간 자체가 한국보다 더럽게 빡빡하다. [본문으로]
  4. 실린더 내에서 피스톤이 왕복하는 길이. [본문으로]
  5. 스카이라인 시리즈는 FR 베이스이다. [본문으로]
  6. 최저중량 1,260kg, 타이어 11인치 [본문으로]
  7. 실제로 RB엔진은 닛산이 1980~2000년대 초반에 많이 쓴 엔진이다보니, 닛산의 로렐, 세피로(A31), 크루 설룬 뿐 아니라, 이전세대 스카이라인에도 들어갔다. [본문으로]
  8. 전일본 GT 챔피언십, 현재 슈퍼 GT의 전신 [본문으로]
  9. 괜히 이니셜 D 1기에서 후지와라 분타가 '휠과 관련된 전반적인 튜닝이나 드라이빙 테크닉으로 어물쩍 넘기려 해도 고된 다운힐이 지속되면 반드시 프런트 타이어와 브레이크에 무리가 오지.'라 한게 아니다. 뭐, 작가가 GT-R 까인가 싶긴 하지만, 실제로 JGTC 시절에도 저런 문제가 나온걸 보면…… 꽤나 고질적인 거로 보인다. [본문으로]
  10. 출력과 토크는 S15 실비아 수동변속기 모델 기준. [본문으로]
  11. 호주 및 유럽은 저널 베어링, 일본은 볼 베어링.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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